<단독> 국정원 눈치 보는 공무원연금공단 속사정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18 11:00:40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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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소리 못하고 오히려 혼쭐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공무원연금공단은 전‧현직 공무원 및 가족의 생활안정과 노후생활을 보장키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주로 국가기관이 인사명령 처분을 내리면 이를 기초로 적법절차를 거쳐 퇴직금 등을 지급한다. 반대로 타 국가기관 처분이 있을 때까진 독자적으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연금공단의 무리한 법 해석으로 전직 국정원 요원은 권리행사 어려움에 빠진 상황이다. 

국정원서 퇴직 공작을 당한 A씨. A씨는 기자에게 분통을 터트렸다. “공무원연금공단이 국정원 눈치만 본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이하 연금공단)이 무리하게 법을 해석해 자신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권리행사 방해?

A씨는 2007년 9월5일자로 의원면직(사직서 제출, 본인 의사로 그만둠) 됐다고 믿었다가 4개월 뒤인 2007년 12월26일 국정원 공작에 의해 징계해임을 당한 인물이다. 고등법원까지 가는 해임취소 소송서 A씨는 승소를 했지만 국정원은 2010년 7월로 복직시키지 않고 해임날짜인 ‘12월26일 자로 A씨를 의원면직 시킨다’는 불법적 인사명령을 내렸다. 

A씨는 이 같은 인사명령에 대한 무효소송을 진행했고 법원은 (2012년 2월1일 자로 그 인사명령은) ‘처분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각하를 명령했다. 법원의 판결로 A씨는 전직도 현직도 아닌 붕 떠있는 상태다. 

문제는 법률상 퇴직직원이 아닌 A씨를 공무원연금공단이 퇴직 직원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 있다. 처분이 없음에도 A씨의 연금정보는 관리되고 있었고 등록된 A씨의 퇴직일은 2007년 12월26일이다. 

이는 국정원이 주장하는 A씨의 퇴직일일 뿐 처분이 없다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2007년 12월26일은 퇴직일이 될 수 없다. 
 

2015년 A씨는 연금공단에 퇴직일 수정을 요청하며 급여 재심 청구를 했다. 연금공단은 “A씨에게 퇴직금은 이미 지급했다”며 “법원이 인정한 귀하의 퇴직일은 2007년 9월5일이므로 퇴직급여청구권은 없다”고 답했다.

연금정보에 2007년 12월26일을 퇴직일로 등록해 놓은 연금공단이 2007년 9월5일이 퇴직일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나온 것이다.

연금공단이 주장하는 법원이 인정한 퇴직일이란 A씨가 해임 취소소송서 법원이 판결문에 명시된 한 줄짜리 내용에 불과하다. 인사혁신처에 따른 의원면직 처분이란 ‘사의표시만으로 공무원관계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임용권자에 의한 면직처분이 있을 때까지는 공무원 관계가 존속된다’고 나와 있다. 

퇴직급여지급 두고 엇갈린 해석
양측 외면한 사이 ‘공중에 붕∼’

이에 대해 A씨도 “임면권자인 국정원장의 의원면직 처분이 부존재함을 확인한 상태서도 일방적으로 퇴직일을 2007년 9월5일로 확정하고 시효를 운운했다”며 “퇴직금을 부지급 통보하는 것은 공무원 연금법 관련 법령을 정면 위반하는 월권행위”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처럼 A씨가 전례없는 상황에 직면한 데는 국정원과 연금공단의 수상한 업무 처리에 있다. 우선 국정원은 2010년 A씨의 해임이 취소된 이후 연금공단 측에 해임처분 취소 통보를 보냈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국정원은 ‘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55조에 의거 우리 원 퇴직자의 해임처분 취소를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해임처분 취소 인사명령서 사본을 연금공단에 보냈다. 

공무원연금법시행령 제55조는 ‘형벌 등에 따른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감액’에 관한 사항을 다룬다. 국정원은 해임이 취소된 A씨를 마치 형벌을 받아 퇴직수당 감액 대상이 되는 것처럼 연금공단에 공문을 보낸 것이다.
 

A씨가 국정원에 문서의 부당함을 항변하자 그제야 국정원은 부랴부랴 제55조를 42조로 고쳤다. 42조는 ‘퇴직급여청구’를 다룬다. 하지만 이 문서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의원면직 대상자인 A씨의 면직인사명령서 사본과 자필서명이 있는 공단퇴직급여청구서를 공단 측에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국정원의 연금공단 공문시행 문서는 제목과 법조문 내용이 일치 하지 않았다”며 “연금공단은 최초 공문을 받았을 때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연금공단이 국정원에게 혼쭐이 난 사건도 있다.

2012년 3월13일 연금공단은 A씨가 ‘퇴직급여지급 및 청구사유 정정 업무처리’에 대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국정원에 A씨의 정확한 퇴직사유와 퇴직일자를 요청했다. 

국정원은 유선으로 연금공단에 “국정원은 앞서 인사명령을 통보했으므로 더 이상 공단에 인사명령을 통보할 것이 없다”며 “국가기관에서 정당한 인사명령을 시행하였음에도 이를 재차 확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 이상 공문시행 자제 해 달라”고 전해왔다. 

처분이 합당하기 때문에 더 이상 국정원을 보채지 말라는 의사표시였다. 

이에 연금공단은 한 발 물러서 A씨에게 ‘퇴직급여지급 철회에 대해 국정원의 정확한 퇴직사유와 퇴직일자 회신이 오면 그 회신결과와 그에 대한 충분한 법적검토를 거친 후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문을 보냈다. 

국정원 회신은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오지 않았고, A씨는 국정원에 기준으로 2007년 12월26일자 퇴직자로, 연금공단 기준에 따르면 2007년 9월5일 퇴직자로 남아있는 상태다.

A씨는 이미 퇴직 공작과 해임과정서 불법을 저지른 국정원은 차치하더라도 연금공단의 행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씨가 국정원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서 연금공단이 처분도 없는 A씨를 마치 처분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협조 요청에 “자제해달라”
다시 공문 보내자 묵묵부답

A씨는 “국정원서 확실하게 처분이 올 때까지 연금공단은 유보적 입장에 있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나를 의원면직으로 해놓는 것은 연금공단이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금공단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원칙은 연금취급 기관인 국정원의 처분이 있고 난 뒤 연금공단이 연금 정보를 작성해야만 한다. 즉 연금공단은 처분에 대한 행정을 이행할 뿐 자체적으로 퇴직자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기관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연금공단은 처분이 없는 A씨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해임 취소 당시 판결문에 나온 한 줄짜리 내용을 가지고 A씨를 퇴직자로 만들었다. 
 

공무원연금법 제85조에 따르면 공단은 급여를 적정하게 하기 위해 연급취급기관(국정원)에 필요한 사항을 통보하게 하거나 관계서류를 제출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금공단은 국정원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A씨는 공단의 이 같은 행위를 두고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일련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기자와 A씨는 연금공단을 방문했다. 

A씨가 연금공단 관계자에게 ‘연금정보상 퇴직일과 본인에게 통보한 퇴직일이 다른 이유’ ‘처분이 없음에도 퇴직자로 본 점’ 등에 대해 물었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우리는 힘이 없는 기관이다” 등으로 대답을 회피했다. 

A씨가 계속해서 불만을 표하자 공단 측은 “우리가 (국정원 처분이 아닌) 판결문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연금정보를 작성한 부분에 대해 법률가의 자문을 구해보고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법 위반한 월권”

공단 측 반응에 A씨는 “내가 연금공단에 퇴직 처분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나는 해임이 취소됐고 잘못된 인사명령(의원면직)에 대한 소송서 처분이 아니라고 나왔다. 그렇다면 나를 해임이 취소된 사람으로 관리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공단이 국정원과 내 사이에 끼어서 나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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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