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G저축은행 수상한 영업 추적

“걸리면 끝장”구원군 행세로 점령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상호저축은행법 1조에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 편의를 도모한다’고 명시돼있다. 저축은행은 서민에 대한 금융 지원을 주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고위험 투자금융에 대한 배팅은 예사고 기업 대출에 열 올리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대출을 빌미로 기업의 존폐를 결정짓는 결단을 내리기도 한다. S저축은행과 G저축은행 역시 예외는 아니다. 
 

T사는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정보기술(IT)기업으로 꼽힌다.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T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65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 연출된다. 자체 사업으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5억원에 불과하다. 
 
무서운 두얼굴
입닦고 손털어

나머지 이익분은 누가 책임졌을까. 100% 자회사인 S저축은행과 G저축은행의 활약이 지대했다. S저축은행 대주주는 2012년 8월23일자로 T사(100%)로 변경됐다. G저축은행은 지난해 2월 70억원에 T사 품에 안겼다. 

두 회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238억원, 217억원에 달했다. 특히 G저축은행의 행보는 놀라움 그 자체다. 2015년 순손실 3억원을 기록했던 G저축은행은 T사에 인수된 지난해 26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물론 저축은행 본연의 임무인 서민금융 대출은 S·G저축은행 실적 고공행진의 큰 축이다. 하지만 수익으로 연결된 비중으로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업대출 의존도가 훨씬 높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 사업에 집중 투자한 덕분이다.  

S사의 유가증권 담보대출은 전체 대출의 34.29%, G저축은행은 26.15%를 차지하고 있다. 유가증권 담보대출은 크게 ‘주식연계대출(스탁론)’과 ‘주식담보대출’로 나뉜다. 

스탁론은 저축은행이 증권사와 연계해 개인들의 증권계좌와 예수금을 담보로 저금리(약 2∼6%)이고, 주식담보대출은 주로 기업들의 보유 지분을 담보로 한 10∼18%대 고금리 대출이다. S·G저축은행의 기업 대출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G저축은행은 T사에 인수된 이후 유가증권담보대출 비율이 급증했고 흑자로 전환됐다”며 “S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사업을 G저축은행도 그대로 이어받은 구조”라고 언급했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들어 대주주의 반대매매로 피해사례가 속출한 회사서 S·G저축은행의 이름이 연이어 거론됐다는 사실이다. 이 무렵부터 S·G저축은행에 대한 주목도가 한층 높아졌고 몇몇 회사는 S·G저축은행의 ‘반대매매’ 타깃이었다는 뒷말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1년 만에 적자서 200억 흑자로
피해 보기 전 발뺌…편법 대출?

지난 2월6일 코스닥상장사 W사의 최대주주인 SA사가 보유주식 전량을 반대매매 당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필수 공시 지침인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대출 계약도 6개월 이상 하지 않았다. 
 

당시 SA사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 W사 지분 5.47%(주식수 422만 4946주) 전량이 반대매매 됐다고 밝혔다. 담보권 실행자는 S저축은행과 G저축은행 등이었다. 반대매매로 W사 최대주주는 SA사에서 개인으로 변경됐다. 

SA사가 대대주에게 반대매매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저축은행은 지난 2015년 11월 W사 주식 171만1963주를 담보로 대출에 나섰다가 지난해 6월3일, 주식 반대매매에 나섰다. G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 100만7194주를 담보로 맡았다가 3개월 만에 모두 처분했다. 

지난 8월14일 코스닥 상장법인인 C자산관리서 배임·횡령 혐의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주가가 추락하면서 C자산관리 회장이 대출하느라 담보로 잡혔던 지분이 반대매매로 출회됐다. 

곧바로 6개 주식담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주가 하락에 따른 기준가격 미달을 이유로 담보제공 주식 103만9900주에 대한 반대매매를 진행했다. 이 과정서 S·G저축은행이 거론됐다. 

이틀 뒤인 16일에는 주가가 29%이상 급락하자 삼성증권, S·G저축은행 등 3개 금융기관이 담보주식 245만8843주에 대한 반대매매에 나섰다. 16일 종가는 역대 최저가인 901원이었다. 결국 지난 9월18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ST사도 반대매매로 곤혹을 치렀다. S저축은행은 대주주인 김씨가 담보로 제공해 온 주식 830만주 가운데 647만주를 반대매매로 처분했다. 김씨가 가진 지분도 11.55%서 2.59%로 줄었다. ST사는 C자산관리와 동일한 날짜인 18일부터 주식거래를 정지당했다. 

형님께 배운
고금리 대출

S저축은행은 I사에도 돈을 빌려줬다가 반대매매로 회수에 나섰다. 6월14∼16일 세 차례에 걸쳐 대주주부터 담보로 받은 주식 98만주 가운데 82만주를 팔았다. 반대매매가 이뤄진 사흘 동안에만 주가가 12% 넘게 빠졌다.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투자심리는 싸늘해진다. 대주주가 경영권을 지킬 최소자금도 없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내부서 문제가 불거질 경우 투자자 입장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 최소화를 위해 투자자가 주식을 처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문제는 반대매매 후 선뜻 납득하기 힘든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데 있다. SU건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S·G저축은행은 지난 3월21일부터 양일간 담보로 잡았던 SU건설 주식 1279만주를 반대매매했다. 이 기간 주가는 단숨에 39% 넘게 내렸다. 

그렇다고 SU건설과 S·G저축은행의 관계가 끝난 건 아니었다. 

이후 S·G저축은행은 바뀐 SU건설 최대주주에게 대규모 대출을 실행했다. 지난 8월25일자 SU건설 전자공시 내용을 보면 S·G저축은행은 SU건설 최대주주인 M파트너스에게 주식 1953만4987주를 담보로 142억원을 대출해줬다. S·G저축은행의 대출액수가 각각 70억원, 72억원이다.  

대출이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 8월18일 기준 SU건설 주식은 종가 836원을 형성하던 상태였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1953만4987주의 평가액은 약 163억3124만원이다. 담보율을 115%로 책정해 대출을 승인한 셈이다. 

금융권서 주식담보대출 실행 시 담보비율이 통상 170∼200% 수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다만 M파트너스라는 회사가 과연 이 같은 거액을 대출받을 만한 자격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M파트너스는 자본금 1억7500만원, 자본총액 2억원에 불과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 

혼란 주고
잇속 챙기기

S·G저축은행은 자본금의 800배에 가까운 금액을 선뜻 내주자 몇몇 금융권 관계자는 편법에 가까운 대출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만약 반대매매로 주식이 갑자기 풀리면 외부 세력이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대주주가 교체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하는데 저축은행이 이 같은 고리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S·G저축은행 측은 항간에 떠도는 이 같은 의혹에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공시자료서 나타나지 않지만 대출은 정상 승인 절차를 거쳤고 담보율 역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S저축은행 관계자는 “법규상 S·G저축은행의 대출 한도는 각각 100억원이고 이 기준에 따라 대출이 이뤄졌다”며 “담보율이 낮은 건 M파트너스서 유상증자를 할 때 이 부분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인데 이런 부분은 공시의무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과정서 표면상 오해의 소지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되자 1980∼90년대 ‘명동사채’ 시장의 행태를 저축은행이 넘겨받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들린다. 당시만 해도 M&A 시장서 특정 회사를 인수하는데 100억원이 필요하다면 본인 자금 1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명동 사채로 끌어들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명동의 사채업자는 높은 이자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형태가 현재의 최근 몇몇 저축은행의 자금 대출과 묘하게 비슷하다는 뜻을 품고 있다. 실제로 몇몇 차입자들은 S·G저축은행이 주식담보대출을 진행하면서 18%에 달하는 고금리를 유지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관계자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명동 사채가 기업 M&A에 절대적인 자금 융통책으로 사용됐다는 건 사실에 가까운 비밀”이라며 “불법 대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명동 사채가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고 나선 게 바로 저축은행”이라고 지적했다.  

사채 따로 없네…반대매매 논란
회사 흔들고 전환사채로 잇속

반대매매로 인한 피투자사의 피해 가능성은 꺼지지 않은 불씨나 마찬가지다. ‘전환사채(CB, 채권+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를 통한 주식담보대출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2016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S저축은행이 전환사채를 발행한 상장법인은 27개, G저축은행이 전환사채를 발행한 상장법인은 총 16개에 달한다. 이들이 전환사채를 발생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두 회사로부터 동시에 대출을 받기도 했다. 

G저축은행은 전환사채 발생 총 규모가 260억원대라고 밝힌 상황이다. 최근 주식담보대출 비중을 낮추던 S저축은행의 전환사채 발행 규모는 이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S·G저축은행을 통해 M&A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양상은 9월말을 기점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S·G저축은행이 지난달부터 M&A를 위한 자금 대출 업무를 중단한 까닭이다. 

하지만 올해 9월말까지도 주식담보대출은 꾸준히 이어졌다.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 결과 올해 들어 S저축은행은 11개 업체, G저축은행은 12개 업체에 주식담보대출로 자금을 지원했다. 

확인된 대출금액만 S저축은행이 451억원, G저축은행은 707억원 수준이다. G저축은행 측 관계자는 올해 9월까지 승인된 자사 주식담보대출의 총 규모가 1700억대로 지난해보다 약 200억원 증가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심지어 국내 M&A 시장서 발생하는 계약의 8할을 S·G저축은행이 담당해 자금을 융통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저축은행서 자금을 끌어들였다가 2년 이내 상장폐지된 회사의 상당수가 S·G저축은행과 연관돼있다는 소문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S·G저축은행이 대출을 승인한 업체 가운데 3개사는 주식거래중지 상태다.

손만 대면
죽어나간다

한편 S·G저축은행은 이 같은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10% 중반대 대출이자율을 두고 명동사채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는 금융권의 생리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S·G저축은행 관계자는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충당해주던 역할이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당장 기업투자를 줄이기로 한 회사 방침이 본격 시행되면 피해를 입는 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기업이고, 명동 사채시장이야 말로 환호성을 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대매매란?

반대매매란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 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했는데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안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말한다. 

통상 미수거래일 때에는 3일, 신용거래일 때에는 1∼5개월 정도를 상환 기한으로 정한다. 이 기간에 상환하지 않거나 담보 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하락할 때에는 증권사에서 임의로 반대매매를 한다. 

반대매매에는 현금 미수금 변제를 위한 현금 반대매도와 미상환 융자금 상환을 위한 신용매도 상환이 있다. 미수 발생 당해 종목(복수 종목을 매수한 경우에는 종목 번호가 빠른 것부터 결제되므로 종목 번호가 나중인 것이 미수 발생 당해 종목이 됨)을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동일 종목이 없는 경우에는 장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종목 번호가 빠른 것을 하게 된다. 반대매매 금액은 미수 원금에 제 비용(반대매매 이후 결제 시점까지 연체료)을 더한 금액(단, 매도 처분에 소요되는 제 비용은 제외)이며, 전일 종가 하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때 거래정지 종목은 선정 대상서 제외된다. 복수 종목에 대해 미수가 발생하면 종목별 미수 금액을 대조, 해당 미수 금액과 반대매매 금액이 최적화되게 계좌별 반대매매 금액을 산정하게 된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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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