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①서울 문래창작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다시, 예술로 피어나다!

서울 도시 재생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한때 철강산업으로 바삐 돌아가던 영등포구 문래동은 낡고 그 기운을 잃었다. 그런데 최근 이곳이 젊은 미술 작가들이 터를 잡으면서 아름다운 조형미로 명소가 되었다. 또 대통령의 수제화로 유명세를 탄 구두 장인들이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 골목도 도시 재생 사업으로 옛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는 경성방직을 비롯한 면직물 공장이 힘차게 연기를 뿜어냈다. 해방 후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문래동의 공장은 다시 돌아갔다. 이번에는 면직물 대신 철강 제품을 만들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철강이 문래동 공장단지에서 생산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도시를 뒤덮은 개발의 열풍이 지나간 20세기 말, 문래동의 공장도 하나둘 이사하거나 문을 닫았다. 군데군데 이가 빠진 공장 지대의 허전함을 예술가들이 채웠다. 
 

넓은 공간을 싼값에 쓸 수 있다는 매력에 그림이나 조각,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입주했다. 그러자 철 지난 공장 지대의 삭막한 풍경이 조금씩 바뀌었다. 공장 담벼락과 철문, 거리 곳곳에 그림과 조형물이 생긴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예술가들이 모이면서 이곳은 ‘문래창작촌’이란 이름을 얻었다.

공장자리엔 벽화·조형 예술품

새로 이주한 예술가와 터줏대감인 철공소가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 점이 흥미롭다. 여전히 1000여개 철공소가 있는 이곳에는 100여개 작업실에서 3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활동한다. ‘문래창작촌 인포메이션’ 부스 옆에는 거대한 망치와 못, 커다란 용접 가면이 방문객을 반긴다. 


예술가들이 입주한 낡은 공장 건물 옥상마다 텃밭 겸 꽃밭이 들어서고, 그 옆으로 벽화와 철제 조형물이 자리 잡았다. 덕분에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문래동을 찾는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졌고, 이들의 취향에 맞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생겼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래예술공장을 비롯해 문래창작촌 곳곳에 들어선 갤러리와 극장에서 1년 내내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펼쳐진다. 
 

문래동의 도시 재생을 예술가들이 이끌었다면,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섰다. 성수동에 수제화 매장이 모이기 시작한 때는 1990 년대다. 일제강점기 서울역 인근 가죽 창고에서 시작한 수제화 매장은 1970~ 1980년대 명동에서 전성기를 맞았다가, 이후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성수동으로 대거 이동했다. 

 예술품·철공소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
‘수제화거리’ 만들어 수제화 메카 자리매김

현재 이곳에는 수제화 매장과 공방뿐 아니라 가죽과 부속 업체까지 모여 대한민국 수제화의 메카가 되었다. 한때 대한민국 수제화를 대부분 생산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외환 위기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2009년 서울성동제화협회를 설립하면서 다시 한 번 도약 중이다. 협회의 노력에 지자체도 화답해 성수동 일대를 ‘수제화거리’로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 마련된 구두 테마 갤러리 ‘슈스팟 성수’다. 수제화거리를 찾기 위해 성수역에 내린 사람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수제화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성수역을 나서면 수제화 공동 판매장 ‘from SS’가 방문객을 맞는다. 강남의 명품 숍 못지않은 외관에 ‘대한민국 수제화 명장 1호’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를 만든 유홍식 명장을 비롯한 여러 장인이 직접 운영한다. 


맞은편에는 새로운 수제화 공판장 ‘SSST’가 자리 잡았다. 11개 구두 공방이 마을 기업을 만들어 운영하는 곳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다양한 제품을 원 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다. 

성수동 수제화거리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서울숲의 ‘나비정원’도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수명이 다 된 정수장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해,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나비가 가득한 정원을 만들었다. 

각종 덩굴식물이 콘크리트 기둥을 장식하듯 싸고도는 정원은 사진 동호회의 단골 출사 장소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서울숲에선 추석 연휴 기간에 민속놀이와 재즈 음악회 등이 열린다(나비정원은 월요일 휴관). 
 

성수동과 문래동 중간쯤에 자리 잡은 명동 ‘재미로’는 예술로 다시 태어난 또 다른 공간이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에서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600m 거리를 만화 캐릭터로 꾸몄다. 

여기에 만화 박물관 ‘재미랑’, 만화 체험 공간 ‘삼박자만화공방’ 등이 들어서 재미를 더한다. 재미로가 끝나면 만화 세상을 본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이어진다(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월요일·공휴일 휴관). 
 

도시 재생 결과물 ‘나비정원’

한글날 나들이 계획을 잡았다면 용산에 자리한 국립한글박물관이 어떨까. 올해는 10월 8~9일에 ‘세계의 유산 한글, 아이들과 함께’라는 주제로 한글날 571돌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글 티셔츠 만들기 체험, 한글날 특별 공연 〈세종, 인재를 뽑다〉 〈햇님 달님 이야기>, 어린이 특별 전시 해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문래창작촌→재미로→성수동 수제화거리→서울숲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문래창작촌→재미로→서울애니메이션센터→국립민속박물관 
[둘째 날] 성수동 수제화거리→서울숲→국립한글박물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등포구 문화관광 http://tour.ydp.go.kr
- 문래예술공장 http://www.sfac.or.kr
- 성동구 문화·관광 http://www.sd.go.kr
- 서울숲 http://parks.seoul.go.kr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http://www.ani.seoul.kr
-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
- 국립한글박물관 http://www.hangeul.go.kr

문의 전화
- 영등포구청 문화체육과 02)2670-3131
- 문래예술공장 02)2676-4300
- 성동구청 문화체육과 02)2286-5193
- 서울숲 02)460-2905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02)3455-8342
- 국립민속박물관 02)3704-3114
- 국립한글박물관 02)2124-6200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6번 출구서 도보 5분.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서 도보 1분. /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 
* 문의: 서울매트로 1577 -1234, http://www.seoulmetro.co.kr
[버스] 6211번·6516번·6625번 간선버스나 영등포05번·영등포12번 마을버스, 문래자이아파트상가 정류장 하차. / 2016번 지선버스나 성동10번 마을버스, N62간선버스 성수역 정류장 하차. 
* 문의: 서울시교통정보센터 http://topis.seoul.go.kr 

자가운전
- 서해안고속도로 금천 IC→철산대교→디지털로9길 좌회전→신도림지하차도→문래동사거리→문래창작촌
-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여수교차로→모란사거리→탄천 IC→건대입구역→성수동 수제화거리 

숙박 정보
- 호텔M: 영등포구 국회대로70길, 02)783-2271, http://www.hotelm.co.kr(굿스테이)
- 라이프스타일E호텔: 영등포구 경인로108길, 02)2675-1985, 
http://www.lifestylehotel.co.kr
- 콘래드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02)6137-7000, http://www.conradseoul.co.kr
- 호텔아띠 성수: 성동구 성수이로, 02)2205-0702, http://attihotel.com
- JJ호텔: 성동구 자동차시장1길, 02)2245-3355, http://www.jjhotel.net

식당 정보
- 문래돼지불백 본점(돼지불백): 영등포구 당산로, 02)2677-2509
- 영일분식(칼국수): 영등포구 도림로141가길, 02)2636-9817
- 양키스버거(수제 햄버거) : 영등포구 도림로, 070-7758-6263
- 대림창고갤러리컬럼(파스타): 성동구 성수이로, 02)498-7474 
- 성수족발(족발): 성동구 성수일로10길, 02)464-0425

행사 정보
세계의 유산 한글, 아이들과 함께: 2017년 10월8~9일, 국립한글박물관, 02)2124-6200

주변 볼거리
대림동 차이나타운, 여의도 둘레길, LG사이언스홀, 수도박물관, 응봉산, 살곶이다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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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이 ‘윤석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 걸려 있는 사진은 그대로지만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잘’ 지내고 있다. 경호원들을 대동하면서 자신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커뮤니티센터를 자유롭게 활보 중이다. 연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가 하면 관련 영화까지 챙겨 봤다. 반대로 일부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모양이다. 사라진 팻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는 아직 윤 전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달 9일 <일요시사> 취재진이 확인한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2022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촬영했던 사진이다. 행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해 4월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입주민 가운데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준 이 사진의 팻말인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 (2022.5.5)’는 지워져 있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A씨는 “관리소에 철거를 요청했었는데 안건으로만 상정됐지,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철거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철거될 예정이기에 팻말을 떼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코바나컨텐츠 앞 한 갤러리를 사실상 집무실로 사용 중이다.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아크로비스타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 안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바뀐 건 지난달부터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드나들면서 정문을 잠그고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방음벽 등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민 “철거 요청” 이행될진 미지수 바로 앞 갤러리 사실상 윤 집무실 과거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 경호 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를 두고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동과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 근처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같은 달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이 갤러리를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도 지난달과는 다르게 사복 차림으로 윤 전 대통령을 경호 중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입주민 A씨는 “대다수의 입주민들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활보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불편을 표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파트 인근서 늦은 새벽까지 라이브 방송을 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소란을 벌이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도보 산책을 무서워하는 입주민들이 적지 않다. 112에 여러 번 신고해도 경찰이 소란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만 주고 떠나는 등 대응이 미비한 게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를 떠나지 않으면 현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으나 최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 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에는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내부 공간 안 보이게 방음벽 설치 직원들 사복 차림 입주민 눈치 보기? 검찰이 아크비스타를 압수수색했던 건 이달 초다. 김씨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지만 김씨가 불응하면서 대선 이후에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곧바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고,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김씨 휴대전화와 메모 등 관련 자료들도 확보해 분석한 만큼 김씨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지난 2월부터 김씨 측에 구두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달하다가 지난 14일 검찰청으로 와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김씨 측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증빙할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공천 개입에 관한 내용인 만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유서에 담았다. 선거 기간에는 정치적 수사를 중단해 온 관행을 고려해 조사 시점을 6·3 대선 후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검 신중 모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지난 3월13일 직무에 복귀했다. 그는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돼있던 기간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고, 복귀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기 수사 중인 서울고검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도 대선 전 김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