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에 푹 빠진 대한민국③

대한민국이 한탕주의에 빠진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봉에 쪼들리고 빚에 치여 텅 빈 통장잔고를 한방에 채워보겠다는 희망이 이들을 각종 사행성 게임에 매달리게 하고 있다. 끝 모를 경제난은 사행산업의 최대 호황기를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카지노, 경마, 복권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각종 사행산업이 크게 성장하게 된 것. 이들이 배를 불리는 동안 서민들은 도박중독과 함께 마지막 희망까지 잃어버리는 상실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방을 노리다 한방에 무너진 서민들의 사연을 통해 도박공화국의 실태를 조명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떨어져 지방에서 살고 있는 A양(19)은 아버지의 도박중독 때문에 가정이 휘청거린다고 호소한다. 아버지가 도박에 빠져 있다는 걸 눈치챈 것은 지난 5월. 그때는 매달 자신과 어머니에게 오던 생활비가 2개월째 끊긴 상태였다.

사업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다고 여기던 A양의 생각이 틀렸단 걸 알게 된 것은 친척들에게 빚 독촉 전화가 오고부터다.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보내야 한다”며 1억원에 가까운 돈을 여러 친척들에게 나눠 빌렸고 돈을 받지 못한 친척들이 A양의 어머니에게 독촉전화를 한 것.

일확천금 꿈꾸다 패가망신 빚쟁이 전락

A양의 아버지가 1억원이 넘는 돈을 날린 까닭은 강원도 카지노에 출입을 하기 시작해서다. 올해 초부터 사업이 조금씩 기울면서 자금난을 겪던 아버지는 우연한 기회에 카지노에 출입하게 됐고 게임으로 돈을 따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잃는 돈이 커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채를 빌려 쓰는 바람에 카지노를 뜨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다 A양의 이모, 삼촌 등 친척들에게까지 손을 벌렸고 그 돈을 갚지 못하자 돈을 빌려준 친척들이 A양의 어머니를 압박한 것이다.

A양은 “이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고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다”며 “한탕을 노리고 가족들마저 등진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A양의 아버지처럼 많은 이들이 ‘한방’을 노리고 각종 사행성 게임에 발을 들이고 있다. 사행성 산업이 다양화되고 그 규모가 커지면서 도박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사람들마저도 쉽고 가볍게 도박에 빠져들고 있어 사행성 게임으로 인한 피해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이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행성 게임 중 하나는 경마다. 경마는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하는 사업이기에 시작이 다른 것들보다 쉽다는 이유에서 많은 이들이 발을 넣고 있기도 하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 받은 습관성 도박자 치료센터인 ‘유캔센터’의 방문상담 내담자 조사 결과, 전체 9백50명 가운데 24.2%인 2백30명이 처음으로 경마를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별 생각 없이 시작한 경마는 많은 이들을 중독에 빠지게 만들고 또 다른 도박에 손쉽게 접근하는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마장에서 수억 원을 잃은 30대가 ‘경마장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 3일 한국 마사회에 협박전화를 건 혐의(협박)로 김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쯤 한국마사회 콜센터에 휴대전화를 걸어 “안산경마장을 불을 지르고 내 인생도 끝내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그는 안산시에 있는 TV경마장에서 지난 12년 동안 4억원 상당을 탕진하자 술에 취해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기준 의원은 “국가가 법률로 인정하는 레저스포츠가 도박 중독의 가장 커다란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라며 “경마가 도박의 수단으로 전락해서 많은 국민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재산을 탕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이용객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강원랜드 카지노의 순 매출액은 5천1백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천7백12억원)보다 39.3% 증가했다. 올해도 이용객은 꾸준히 늘어 지난 9월 한 달 입장객이 7천6백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백명 늘었다.

강원랜드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부작용도 심각하다. 도박빚에 쫓기다 자살하는 사람들과 돈을 잃어 강원랜드를 떠나지 못하고 노숙자로 전락하는 이른바 ‘카지노 노숙자’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것.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송훈석(무소속) 의원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강원랜드 실태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랜드 개장 이후 모두 25명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한해에만 모두 6명이 도박빚 때문에 자살했다.

송 의원은 “집계된 25명의 경우 유서, 주변탐문 등으로 사유가 도박빚 등으로 밝혀진 사례이며 실제 자살자는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감위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노숙자도 급증하고 있다. 카지노 노숙자 수가 서울지역 노숙자의 수인 3천여명과 비슷한 2천여명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 것. 그리고 이들로 인해 벌어지는 범죄도 꾸준히 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선 지역의 전체 범죄에서 사기, 절도 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14.3%, 2005년 27.5%, 2006년 31.5%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탕주의의 상징인 로또 판매율도 증가하고 있다. 매년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던 로또판매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경기불황속에서 복권판매율이 증가한다는 속설지난 9월5일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이 로또를 판매하고 있는 전국 1백50개 자체 점포의 로또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로또 판매율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카지노 이용객 늘면서 카지노 노숙자 2천명 육박

세븐일레븐 측은 “로또가 1게임당 2천원에서 1천원으로 낮아진 2004년 8월 이후 2005년 12.2%, 2006년 -22.6%, 2007년 -12.5%의 저조한 판매율을 나타낸 반면 물가상승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올해 4월부터는 오히려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7, 8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각각 4.7%, 8.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안방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도박의 규모가 커진 것도 한탕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도박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긴 배경에는 바다이야기 철퇴 사건이 있다. 풍선효과로 인해 단속과 법망을 교묘히 피할 수 있는 사이버공간으로 도박장이 옮겨온 것. 때문에 온라인 도박사이트는 꾸준히 늘어 지난해 12월 기준(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으로 1천6백여 개가 넘는 도박사이트가 음지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도박 검거건수도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정갑윤 의원(한나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검거건수는 2004년 64건, 2005년 2백77건이었던 것이 2006년 5천8백74건, 2007년 2천7백14건, 2008년 8월까지만 2천4백6건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온라인 도박과 관련된 이들은 검거된 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적발이나 단속이 쉽지 않은 탓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온라인 도박사이트들이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다는 것.

이들은 국내의 법망을 피하기 위해 도박사이트 개설이 자유로운 동남아시아나 호주 등지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운영해 설사 적발된다 하더라도 교묘하게 단속의 손길을 피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들은 1주일에 한 번씩 IP주소를 바꿔 단속에 혼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사이트 운영자들 대부분이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사행성게임은 많은 이들을 도박중독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는 카지노와 경마, 경륜, 경정, 복권 등 사행산업 이용객의 절반 이상이 도박중독자라는 조사결과로도 나타난다. 한선교 의원(한나라당)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분석’에 따르면 카지노 이용객의 79.3%가 당장 치료가 필요하거나 상담을 해야 하는 도박중독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조사 의뢰한 ‘사행산업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인구의 도박중독 유병율은 9.5%(문제성 도박자 2.3%, 중위험도박자 7.2%)인 3백5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인 10명 중 1명이 도박에 중독되었거나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명 중 1명 도박중독자 치유기관 절대 부족

도박중독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상담을 받은 이들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강원랜드, 한국마사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운영 중인 도박중독 치료 및 예방센터를 찾은 상담자가 2004년 대비 4.3배나 증가한 것.

송훈석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 감사에서 “강원랜드, 한국마사회,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각각 운영 중인 도박중독센터의 상담자가 2004년 1천8백41명에서 지난해 7천9백70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늘어나는 도박중독자만큼 그들을 치유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 현재 도박중독자들을 위한 시설의 대부분은 카지노, 경마 등 사행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도박, 불법사행게임 등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시설은 전무후무한 것이 현실이다.

한편 정부는 사행사업 연간 매출액을 14조원 선으로 제한시키기 위해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사행산업 매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행산업 총수익 비중 0.67%를 단계적으로 낮추어 2011년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인 0.58% 수준에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사행산업 영업장 허가?승인시 위원회와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도록 관련법을 추진하고 이용객의 과도한 베팅을 막기 위해 고객전용 전자카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경마?경륜?경정 장외발매소(매장) 운영제도를 개선하고 사행산업 광고 규제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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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