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32>

도박으로 추락…여성전용 클럽으로 다시 ‘비상’

전국 2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 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낸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책 발행에 앞서 책 내용을 단독 연재한다.

 ‘확률상 지고야 마는 게임, 도박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인간쓰레기? 나, 김동이는 반드시 다시 일어 난다’

■ 도박으로 잃은 5억
그렇게 한 순간 좌초했던 나는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동생이었던 배진이에게 연락이 왔다. 200만원만 빌려주면 며칠 뒤에 400만원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몰라도 어떻게 며칠 만에 200만원이 갑자기 400만원이 된단 말인가. 그런데 배진이는 정말로 며칠 뒤에 400만원을 가지고 왔다. 그러더니 또다시 주말에 2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고, 월요일날 300만원을 돌려줬다.
“야, 배진아. 너 어떻게 하는 거냐?”
처음에 배진이는 제대로 말을 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그런 게 있다’는 것이 전부였다. 배진이의 놀라운 재주는 계속됐다. 여러 번 물어본 결과 배진이는 ‘도박’을 한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경마였다.
사실을 알게 된 직후에는 그런 배진이에게 실망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도박에 빠져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배진이가 경마장으로 바람을 쐬러 가자고 했다. 처음에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도박은 나쁜 것, 인생 패륜아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딱히 할 것도 없는 상태에서 머리나 한번 식히러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나는 택시에 몸을 싣고 있었다.
처음 본 경마는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 사람들의 함성 소리, 그리고 짜릿한 배당금. 나는 처음 그곳에 간 순간부터 경마의 매력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문제는 돈을 잃어가는 횟수가 많을수록 점점 더 오기가 생겼다는 데 있다. 경마에 이어 경정, 경륜에까지 손을 뻗었다.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도박장으로 출근을 하다시피했다. 그때만큼은 일을 한다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매일 밤 힘들게 술을 마셔가며 여자들과 떠드는 것 자체가 피곤한 일처럼 생각됐다. 이렇게 짜릿하고 흥분되는 일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어두침침한 밀폐된 방에서 그 짓을 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생각만큼 돈을 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통장 잔고는 점점 더 줄기 시작했지만 나는 마지막 남은 200만원을 들고 또다시 도박장으로 향했다. 승률을 확신했지만 허탈하게도 남은 200만원마저 모두 잃었다. 나는 또다시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남은 것은 BMW. 승부욕이라는 것은 때로는 좋은 것이지만 또 때로는 인생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차를 몰고 강원랜드로 향했다. 사북의 차가운 겨울만큼이나 내 마음도 얼어 있었다. 호스트빠 선수 시절 가끔씩 재미삼아 블랙잭을 한 경우가 있었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강원랜드는 나의 구세주인 것처럼 생각됐다.
‘이곳에서 그간 잃었던 돈을 모두 되돌려 받을 테다!’
물론 처음에는 제법 많은 돈을 땄다. 이런 식이라면 하루에 몇 백만원 따는 것은 일도 아닌 것 같았고, 그렇게 몇 달만 지나면 이제까지 잃었던 돈을 모두 다 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3개월 후, 나는 또다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얼마간 땄던 돈도 모두 잃어버리고 BMW마저 차대출로 날려먹었다. 사채업자에게 3000만원을 빌려 다시 강원랜드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 돈도 모두 일주일 만에 잃고 말았다.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때 대한민국에 있는 거의 모든 도박책을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시 누나에게 1000만원을 빌렸다. 결과는 마찬가지. 다시 열흘 만에 돈을 모두 잃었던 것이다. 그 후 나는 수많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도박에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어떤 도박이든 결국 게임의 룰 자체가 지게끔 설계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확률상 반드시 지고야 마는 게임, 그것이 바로 도박인 것이다. 그래서 도박은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잃게 되어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늘도 돈을 잃기 위해 도박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미 5억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전부 다 잃고 난 뒤였다.

■ 에덴에서 YX클럽으로
모든 것을 다 잃은 내 모습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도박에 빠져 있었던 지난 1년간 나는 돈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까지 모두 잃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심정으로 한강을 찾은 것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절망의 시간을 오갈수록 더욱 더 강렬하게 나의 뇌리를 자극하는 것은 ‘나, 김동이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자신감이었다.
지금 급한 건 빚부터 갚는 일이었다.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름 아닌 마이낑을 다시 받고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그 누구도 나와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때의 나는 ‘인간쓰레기’로 전락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행운의 여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청담동의 모 호스트빠 업주와 미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나보다 세 살 아래의 업주였지만 사업적인 수완만큼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가 마이낑의 액수를 물었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야기했다. 이제 나는 바닥이었기에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이낑은 7000만원입니다. 물론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또 안 된다고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자신감만큼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배포 크게 이야기했다.
“좋습니다. 그럼 김동이씨를 한번 믿어보도록 하죠.”
그가 운영하고 있던 청담동의 에덴이라는 호스트빠는 애초에 나이트클럽의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었다. 17개의 룸과 무대, 그리고 홀은 당시 국내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공간을 보고 있자니 내 심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과연 어떻게 현재의 이 업소를 성공시킬 것인가가 가장 큰 화두였다. 장고의 시간이 흐른 뒤 내가 내린 결론은 ‘여성전용 나이트 클럽’이었다. 사업제안서를 들고 업주를 찾아가자 그는 반색을 했다.
“정말 대단하군요, 김동이씨!”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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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