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화장발에 속는 투자

요즘은 유소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성인이 화장을 한다. 남성들도 로션 등 기본 화장은 한다.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지하철에서까지 화장에 정성을 들이는 여성을 자주 본다.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눈을 치켜뜨며 ‘달인’급의 실력으로 눈 화장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치열하게 사는 것은 좋은데 화장은 은밀하게 하는 것 아닌가?

“아름다움을 위해 하는 작업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뤄진다는 게 아름답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프랑스 여자처럼’의 저자는 사람들 앞에서 화장하는 여자를 ‘화장실 문을 살짝 열고 볼일 보는 여자’에 비유했다.

화장을 하거나 안 하거나 물론 자유지만 여인에게 화장은 기본 예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기업도 재무제표에 일종의 화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물론 불법이고 눈속임인데 화장발에 속은 투자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이른 바 분식(粉飾)이 그것인데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방법은 허위 매출이다. 있지도 않은 물건을 판 것처럼 위장해서 허위 매출을 장부에 올리는 방법이다. 한 개 팔고 세 개를 판 것처럼 속이거나 개당 100원 제품을 1000원에 판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또는 아예 없는 제품을 거래한 것처럼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거래처의 부도 등 매출채권(외상값)을 정상적으로 회수하지 못할 것인데도 회계상에 이에 대한 반영 즉, 대손충당금을 쌓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 비용 항목인 대손상각비를 작게 인식하므로 이익이 많이 난 것처럼 보이고 매출채권의 크기도 과거나 업종 평균보다 크게 나타난다.


건설사처럼 공사 진행에 기준을 설정하는 기업은 진행률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매출액을 조작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높여 분식한다. 이 같은 분식을 통해 조작된 재무제표는 기업 가치가 실제보다 높은 것처럼 보여 투자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한다.

‘주식해부학(배문호 회계사 저)’에서는 재무제표에서 회계조정과 분식 징후를 발견하는 방법을 이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제품 수명주기에 비해 제품이 지나치게 잘 팔리고 있지 않은가?’다. 해외 매출액을 부풀려 금융회사에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힌 사기사건을 일으켰던 ‘모뉴엘’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둘째는 ‘현금흐름이 적절하게 발생하고 있는가?’다.

셋째는 건설 공사나 조선 수주 등 ‘진행기준을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진행률이 과거와 비슷한가?’다. 배 회계사는 “‘기업이 마음먹고 분식하면 잡아내기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으면 확인하거나 투자를 미루는 것이 최선이다.

자신의 기업을 믿고 투자한 주주를 속이고 배신하며 사욕을 채우는 기업주는 마치 국가를 위해 올바른 정치를 하라고 표를 준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고 국가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정치인과 마찬가지의 양상군자다.

한국경제는 내수가 매우 어려운 반면 수출은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2월1일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이 지난 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출의 쌍두마차인 자동차와 휴대전화의 부진을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메웠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와 석유화학주가 높은 상승률을 보인 이유가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이 급등한 것이 큰 기여를 했다. 중국도 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예상 수익 부분을 주가에 반영할 때까지 관련주들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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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