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주도주 참여와 리스크

2010년 다니던 회사를 나온 뒤 당시로서는 새로운 개념의 창업을 하며 기대에 부푼 적이 있었다. 많은 사업 초심자들이 그렇듯 사업은 초기부터 예상치 못한 복병들을 만나며 힘겨운 나날이 이어졌다. 당시 지인 중 한 명이 사업장을 방문해 한 말이 생각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업을 하면서 항상 돈을 버는 게 아니고 벌 때는 따로 있지. 사업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한때 왕창 벌고 다른 때는 현상유지만 하는 경우가 많지”라며 나를 위로했다. 주식 투자의 경우도 비슷하다.

과거 코스닥에 광풍이 불었던 시절이 있었다. 1999년 코스닥에 상장한 새롬기술은 상장 이전 세 차례 증자로 자본금을 배로 늘린 다음 200% 무상 증자를 실시했다. 이 회사는 인터넷으로 국제전화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화사용 중의 광고 수입으로 이익을 낸다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었다.

1999년 10월 1890원이던 주가는 11월에 3만원 그리고 12월에는 12만원으로 뛰어 올랐다. 그리고 상장 8개월 뒤인 2000년 3월 초에는 28만2000원이 됐는데,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하면 무려 282만원의 주가가 됐다.

유무상 증자를 뺀 단순 주가 상승이 6개월 만에 150배가 된 것이다. 이는 증권 시장 개장 이래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이 기업은 사실 수년간 계속해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향후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언론보도와 소문에 기대어 주식을 앞다퉈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수년간의 적자 회사의 주가가 삼성전자 주가보다 훨씬 높았으니 가히 그 위세는 대단했다. 새롬기술보다는 못 하지만 싸이버텍홀딩스(40.6배), 다음(지금의 다음카카오, 36배), 장미디어(지금의 네오아레나, 35배) 등 과거의 급등주들은 가히 상상을 뛰어 넘는 폭발력을 보여 줬다.


이러한 종목들의 대주주들과 초기 매수자들은 엄청난 수익을 거뒀지만 뒤늦게 매수에 가담한 많은 투자자는 큰 손실을 입었다. 당시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나 이익 등을 보지 않고 미래 성장성과 기업 공시만을 보고 비이성적인 매수 행태를 보였다.

2000년대 초반에는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종목들이 장세를 주도했다. 차화정 종목들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실적도 좋아지며 주가가 상승했다. 작년에는 제약, 바이오 종목들이 큰 상승률을 보였다.

물론 특정 종목들에는 호재와 내용이 확인된 공시도 있었지만 기업 실적과 관계없이 제약, 바이오군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상승한 종목들이 많다. 어떨 때는 우선주가 그럴 만한 이유도 없이 급등하기도 한다. ‘강남스타일’라는 노래가 뜨면서 가수 싸이의 부친이 근무한다는 코스닥회사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제 서서히 대통령 선거가 다가 오면서 소위 대선테마주가 이미 급등락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대선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언론에 부각되면 ‘안철수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기업 내용의 변화가 없는 데도 달아오른다.

안 의원이 설립한 ‘안랩’은 물론이고 안랩 출신이 대표인 ‘써니전자’는 그렇다 쳐도 나머지 회사들은 억지로 테마에 갖다 붙이는 격이다. 다른 테마주들도 비슷한 형국이다. 이런 테마에 동참해 재미를 보는 경우도 많지만 반복될 경우 큰 손실로 이어 진다.

거품이 소멸되며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 가는 과정에는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의 한숨과 눈물이 함께 한다.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주식투자를 하며 항상 수익을 낼 수는 없다. 주도주에 동참하는 것은 맞지만 뒤늦은 거품 투자로 큰 손실을 입지 않도록 주가 PER나 PBR 값을 살펴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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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