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스러진 달 (49) 거사일

영웅과 파렴치한의 기로에 서다

소설가 황천우는 지금까지 역사소설 집필에 주력해왔다. 역사의 중요성,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또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과정에서 ‘팩션’이란 장르를 만들어냈다. 팩트와 픽션, 즉 사실과 소설을 혼합하여 교육과 흥미의 일거양득을 노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사건을 들추어냈다. 필자는 그 사건을 현대사 최고의 미스터리라 칭함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1974년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영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다.

경수가 쑥스럽다는 듯 싱거운 미소를 보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해.”

“그러면요.”

“글쎄, 속단할 수 없지만 뭔가 다른 사연이 있을 듯 싶어.”

석원이 탄 택시가 오래지 않아 동일의 예감대로 자갈치 시장에 멈추어 섰다.


동일이 경수에게 눈치를 주었다.

급히 주차할 곳을 찾아 차를 멈추자 동일이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는 차에서 내려 천천히 석원 일행을 뒤따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경수가 동일 곁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팀장님, 시간 좀 보십시오.”

시계를 들여다보자 세 시 삼십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올라가는 교통편은 어떻게 되는가?”

“비행기는 여덟 시 삼십 분까지 시간대 별로 있고 고속버스는 다섯 시에 막차가 출발합니다.”


잠시 시계를 들여다보던 동일이 앞을 바라보았다.

시장을 배회하던 석원 일행이 한 횟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동일이 그 집이 훤히 바라보이는 장소를 찾아 자리 잡았다.

그리고는 이내 경수에게 손짓을 보냈다. 경수가 석원이 들어간 횟집에 들러 잠시 이곳저곳을 배회하다 돌아왔다.

“빠져나갈 곳은 없습니다. 그리고 년 놈이 다정하게 자리 잡고 주문하는 모습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경수와 함께 간단하게 회를 시켜 먹으면서 석원 일행이 나오기를 노심초사 기다렸다.

그러나 다섯 시가 육박해도 그들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동일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하고 석원이 있는 횟집으로 이동했다.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석원이 계산을 마치고 나오고 있었던 터였다.

“잠시 뒤를 따라보세.”

두 사람의 얼굴 그리고 주변 정황을 둘러보고 천천히 그 둘의 뒤를 따랐다.

한여름 대낮에 마신 술로 얼굴이 붉게 물든 두 년 놈의 행보가 훤하게 그려졌다.


그런데 이외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석원이 중심가가 아닌 바닷가로 이동하고 있었다.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서울행 고속버스는 이미 끊긴 상태였다.

아울러 올라가는 비행기 좌석은 예약하지 않았다.

더 이상 여유 가질 시간이 없음을 판단한 동일이 한적한 곳에 이르자 경수에게 고개를 돌렸다.

“시작하세.”


동일이 짤막하게 답하자 경수가 신속하게 움직여 다정하게 팔짱 끼고 걷는 두 사람의 뒤에 자리 잡았다.

“고타로!”

동시에 두 사람 앞에 다가선 동일이 선글라스를 벗고 나직하게 석원을 불렀다.

순간 석원이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추었다.

“잠깐 보게나!”

짤막하게 말을 끝내고 천천히 앞서 나갔다.

석원이 동일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나이, 일전에 만경봉호에서 마주쳤던 소름끼치는 모습을 띤 경수의 출현에 완전히 주눅이 들어 본능적으로 여인의 손을 풀고 엉거주춤 동일의 뒤를 따랐다.

“따라와!”

석원이 동일의 뒤를 따르자 여인 역시 갑작스럽게 변한 상황에 넋이 나갔는지 어물거리다가는 흐느적거리며 경수의 뒤를 따랐다.

“내일 거사는 포기하는 건가!”

싸늘한 표정 그리고 쇳소리가 묻어나오는 동일의 목소리 아울러 거사 포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지 석원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게…그게 아닙니다.”

“그게 뭔가!”

“거사 포기는 절대로…아닙니다.”

동일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적한 곳을 찾아 상당한 거리를 이동했는데 때가 때인지라 여기저기 행락객들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

“결정하게!”

“무엇을 말인지요?”

거사 하루전…자갈치 시장서 조우
무거운 마음으로 상경…암살 강요

“내일 거사를 진행할 건지 아니면 일본으로 돌아갈 건지!”

동일이 싸늘한 시선을 주며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할 것입니다.”

그 상태서 어느새 창백하게 변해버린 석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짓말 같지는 않아보였다. 동일이 다시 손을 꺼냈다.

“따라와!”

“저, 함께 온…”

동일의 싸늘한 표정에 더 이상 말이 흘러나오지 못했다.

그저 잠시 여인이 있던 방향을 주시했다가는 이내 체념한 듯 동일의 뒤를 따랐다.

주차시켜 놓은 곳에 이르자 이미 경수가 도착해 있었다.

동일이 석원에게 승용차에 타라 지시했다.

석원이 경수의 모습을 다시 살피더니 섬뜩한 느낌이 들었는지 동일이 지시한 대로 엉거주춤 승용차 뒤 왼쪽에 자리 잡았다.

“무슨 사연이었나?”

동일이 담배를 꺼내 물고 한쪽으로 이동했다.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뭔데?”

“저 놈이 조만간에 일본으로 보내준다고 하기에 돈도 받지 않고 몸까지 고스란히 바치며 선선히 따라나섰다 합니다.”

“뭐라, 일본으로!”

“일본에서 몸 팔면 돈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그렇다면 결국 바닷가에서 그 짓거리 하려고 내려왔다는 말인가!”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동일이 시선을 차로 주었다. 석원이 동일의 시선을 받자 슬그머니 고개 숙였다.

“여인은?”

“죽어서도 함구하라 했습니다.”

“하기야 그 일을 제 입으로 발설 못하겠지.”

동일이 일곱 시 반에 석원의 방을 찾았다.

석원이 어제 일이 있어 그런지 일찌감치 일어나 외출차비를 마친 상태였다.

석원에게 권총과 실탄을 건네고 이어 강철로부터 받은 초청장을 전하면서 다시 여러 사항에 대해 단단히 주의를 주고는 정각 여덟 시에 호텔 룸을 나서도록 했다.

석원의 모습이 멀어지자 룸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어지러웠다.

급하게 자신의 룸으로 돌아가 상자를 들고 다시 석원의 방을 찾았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린 물건들을 한데 모아 준비해간 상자에 집어넣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어 그동안 문석원과 관련한 여러 집기들을 정리하여 여행용 가방에 넣자 경수가 가지고 룸을 벗어났다.

문이 닫히자 동일이 갑자기 뒤바뀐 방을 둘러보다 침대에 걸터앉았다.

지난 저녁 무렵 승용차로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 번도 쉬지 않고 서울로 이동했다.

호텔에 도착하여 경수를 보내고 석원의 룸에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동일이 권총을 꺼내 실탄을 장전하고 석원을 겨누었다.

그 모습을 살핀 석원의 얼굴이 창백하다 못해 잿빛으로 변해갔다.

“나카소네 상, 아니 지도원 동…”

동일이 싸늘한 표정으로 주시하자 순간 무릎을 꿇었다.

“제발…”

동일이 석원의 이마에 권총을 가져다 댔다.

석원이 마치 자신의 이마에 닿은 총구를 피하기 위함인지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상체를 숙였다.

“고개 들어!”

잠시 무거운 침묵을 지키던 동일이 낮은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석원은 그 상태서 상체만 움찔거릴 뿐 고개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개 들라 하지 않았는가!”

순간적으로 쇳소리가 함께 묻어나왔다.

석원이 마지못해 고개 들어 동일을 바라보았다.

석원의 얼굴에 눈물인지 콧물인지 분간 못할 이물질이 가득 배어 있었다.

“영웅이 되겠는가 아니면 조국과 가족의 파렴치한으로 남겠는가!”

“당연히…조국이 시키는 대로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석원이 다시 고개 숙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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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진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지니스램프에 공통 투자했다. 지니스램프에 대해선 “자두 맛·수박 맛 제품 생산 과정에서 외국산 농축액을 사용해놓고, 상품 정보에 ‘국산’이라고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대표와 진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고발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하면,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