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스러진 달 (48) 부산행

홀연히 기차에 타다

소설가 황천우는 지금까지 역사소설 집필에 주력해왔다. 역사의 중요성,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또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과정에서 ‘팩션’이란 장르를 만들어냈다. 팩트와 픽션, 즉 사실과 소설을 혼합하여 교육과 흥미의 일거양득을 노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사건을 들추어냈다. 필자는 그 사건을 현대사 최고의 미스터리라 칭함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1974년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영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다.

온 신경을 집중하여 드문드문 내용을 추론한 바 통화를 나누는 당사자가 청평에서 잠자리를 함께했던 호스티스였음이 밝혀졌다.

이어지는 통화에서 보고 싶다는 등의 대화가 들렸고 자주 일본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말미에 여인으로부터 저녁에 만나자는 통화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하여 행여나 무슨 일이 발생될지 몰라 강철과 경수를 호출하여 함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녁 여덟 시 경이 되자 문제의 여인이 석원의 방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확인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흡사 사지에서 돌아온 젊은 연인이 만난 것처럼 곧바로 격정의 순간으로 접어들었다.

이어 길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난 둘은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테이블로 이동했다.

어지러운 테이블 위에 음식과 술이 준비되어 있었다.

소진된 기를 보충하듯이 허겁지겁 술과 음식을 먹어대던 두 년 놈이 다시 엉켜 붙기 시작했다.

그날 밤 세 사람은 그야말로 오리지널 포르노 영화를 감상하며 연신 하품을 뿜어냈다.

그리고는 자정이 가까워오자 세 사람이 번갈아 당번을 정하여 관찰하기로 하고 동일과 경수가 먼저 취침에 들어갔다.

“저 연놈들 마약한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밤새 한숨도 자지 않고 그 지랄을 하니 거참.”


아침 일찍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비비자 강철이 푸석한 얼굴로 동일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렇다고 이 특보께서 내처 불침번을 선겁니까, 깨우지 않으시고.”

“그렇게 귀한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데 잠이 옵니까. 그래서 내친 김에 제가 밤새웠습니다.”

“허허, 이거 고맙다고 해야 할지 혹은 아쉽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동일이 능청스럽게 답하자 순간 웃음이 일어났다. 웃음소리에 경수 역시 비시시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로 대단합디다. 진짜 마약하고 저 짓거리 하는 듯합디다.”

“나이 탓이겠지요.”

동일이 막 자리에서 일어난 경수에게 슬그머니 시선을 주었다.

“팀장님 말씀이 마냥 틀리지는 않습니다.”

경수 역시 능청거리며 답하자 두 사람의 시선이 경수의 아랫도리로 행했다.

경수의 아랫도리가 불룩 솟아 있었다.

물론 취침 후 발생한 젊음의 징표였다.


그를 바라보기를 잠시 이내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졌다.

잠시 후 정색하고 모니터로 시선을 주었다.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를 살피며 강철을 주시했다.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설마 그곳에서도 그 짓거리하는 거는 아니겠지요.”

“그야 모르는 일이지요.”


강철이 능청스럽게 말을 받자 다시 웃음이 일어났다.

이어 웃음기가 사라지는 시점에 두 사람이 막 물기를 닦으며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나와서는 서로의 젖은 몸을 닦아주기를 잠시 석원이 전화기를 들었다.

동일이 급하게 도청기를 들었다.

어제 도청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급하게 임시변통으로 손을 보아 그런지 흐릿하게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호텔 프런트와 통화를 하며 식사를 주문하고 있었다. 물론 2인분이었다.

그러기를 잠시 후 석원이 다가온 여인을 힘껏 끌어안았다.

여인이 석원의 품에 안기면서 한손을 아래로 내려 석원의 가운데를 거칠게 다루기 시작했다.

석원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호텔 내에 있는 여행사였다.

석원이 금일 오후 두 시 발 부산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있었다.

순간 동일의 온 신경이 귀로 집중되었다.

상대방에서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는 이내 부산행 티켓 두 장을, 아베와 박경숙 명의로 예약이 되었다는 말이 이어졌다.

석원이 전화기를 내려놓는 동시에 동일 역시 도청기를 내려놓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팀장님, 무슨 일입니까?”

서울 호텔서 여인과 격정적 하룻밤 보내
부산으로 떠난 석원, 밀항일까 여행일까

“지금 저 친구가 식사 주문과 함께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두 시 발 부산행 비행기 표를 예약했네.”

동일이 두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모니터에 주었다.

두 사람이 다시 테이블에서 함께 뒹굴고 있었다.

“무슨 의미일까요?”

강철이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안타깝게도 룸에서의 대화내용은 도청이 불가하기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가벼이 여길 사항은 아닌 듯합니다.”

“어찌 대처하겠습니까?”

강철의 질문에 동일이 경수를 주시했다.

“김 군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겠습니다. 그러니 이 특보께서 수고스럽지만 이곳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수고라기보다도, 두 사람으로 되겠습니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 현지에서 지원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김 군, 우리 서두르도록 하게나.”

동시에 시계를 바라보았다.

일곱 시 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막상 서두르자고는 하였으나 시간 여유가 있음을 판단하고 포트에 물을 끓여 커피를 탔다.

경수가 거들어 주려는 행동을 제지하고 동일이 직접 커피를 타서 돌렸다.

“팀장님 말씀대로 진짜 살얼음판입니다.”

강철이 커피 잔을 기울이며 모니터로 시선을 주었다.

비록 들리지는 않지만 여인의 입 모양으로 보아 야릇한 소리가 방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을 듯했다.

동일이 경수에게 차에 남아 있으라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가까운 곳에 멈추어 출구를 주시하며 시계를 바라보았다.

두 시 오십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서서히 사람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한 떼의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석원과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석원의 차림을 살펴보았다. 잠시 전 강철과의 통화에서 확인했지만 석원의 행장이 단출했다.

그저 몸 하나 달랑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밀항을 시도하고자 했다면 뒷정리를 대강이라도 해야 할 일이건만 그는 아닌 듯했다.

한순간 석원의 지난 행적을 떠올렸다.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였다.

가벼이 한숨을 내쉬며 그 둘의 모습을 추적하기를 잠시 석원 일행이 공항 건물을 벗어나 택시를 잡았다.

동일 역시 서둘러 차에 올랐다. 이미 경수가 그들 뒤에 차를 대기시켜놓고 시동을 켠 상태였다.

“이런 일 익숙하겠지?”

“이 일로 밥 먹고 살고 있습니다.”

동일이 핸들을 잡고 있는 경수를 근심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자 경수가 확신에 찬 표정을 보이며 답을 이었다.

“가세.”

경수가 서서히 액셀을 밟자 미끄러지듯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 상대가 전혀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로 거리를 두며 뒤따르기 시작했다.

동일이 조수석에서 가만히 차의 진행 방향을 살펴보았다.

부산시내 중심부로 향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교통체증은 일어나지 않고 있어 무리하게 미행을 감행하지 않아도 좋을 듯했다.

스쳐 지나가는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따라가기를 잠시 후 석원이 탄 차가 용두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갔다.

“혹시 자갈치 시장!”

순간적으로 동일의 머리에 회가 떠올랐다.

“그러면 저 미친놈이 회 먹자고 부산까지 비행기 타고 왔다는 말입니까?”

경수가 말해놓고 허탈한지 혀를 찼다.

“그런 경우 회만 먹고 말겠는가.”

“그러면?”

“당연히 그 짓도 해야 한다고 봐야 않겠는가?”

“밤 새 그 짓하고도요.”

“왜, 자네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은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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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진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지니스램프에 공통 투자했다. 지니스램프에 대해선 “자두 맛·수박 맛 제품 생산 과정에서 외국산 농축액을 사용해놓고, 상품 정보에 ‘국산’이라고 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대표와 진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고발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하면, 원산지표시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아울러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서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