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23 12:32
새해가 밝으면 사람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공부를 시작하고, 운동을 시작하며, 관계를 정리하고 인생 2막을 열겠다고 다짐한다. 새해 첫날의 결심은 언제나 단단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그 시작이 실제 삶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데 있다. 우리는 왜 매년 같은 출발선에서 같은 선언을 반복하는가. 오래된 격언 중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마음만 먹고 시작하면 절반은 이미 해낸 것이라는 의미다. 이 문장은 우리를 위로하고, 망설임을 밀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26년의 문턱에서 이 격언은 다시 질문받을 필요가 있다. 정말 시작은 반인가? 아니면 우리는 ‘시작’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 주부 K씨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보자. K씨는 런닝머신 옆에 ‘시작이 반’이라는 문구를 붙여 놓고 30일 다이어트 계획에 들어갔다. 작심삼일은 넘겼고, 일주일도 버텼으며 열흘도 채웠다. 그러나 13일째 되는 날, 체중계 위의 숫자는 기대만큼 줄지 않았다. 실망이 밀려왔고, “이 정도면 충분히 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이 반이다’를 영어로 옮기면 “Well begun is half
2026년 새해에 시행되는 주요 법안들은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법이 아니다. 그동안 누구에게 떠넘겨졌는지를 숨겨왔던 책임의 주인을 드러내는 법들이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플랫폼 노동자 보호, 인공지능 기본법, 상법 개정안 등은 더 이상 개인과 약자에게 위험을 미루지 않겠다는 방향을 가리킨다. 이 변화는 곧 정치의 시험대가 된다. 책임을 넓히겠다는 법 앞에서 누가 감당할 준비가 돼있는가. 특히 2026 지방선거는 약속을 늘어놓는 선거가 아니라,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권력을 가려내는 선거가 될 것이다. 말이 아니라 선택과 결과로 그 준비가 검증되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은 ‘입법의 해’ 아닌 ‘책임 재정의의 해’ 2026년에 새롭게 시행되거나 본격 적용되는 법안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면, 규제 강화나 복지 확대가 아니라 ‘책임의 이동’이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드러난다. 누가 어디까지 부담져야 하는지, 그 책임을 정치와 제도가 어디에 내려놓을 것인지라는 질문이 모든 법안의 바탕에 깔려 있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플랫폼 노동자 보호법, AI 기본법, 상법 개정안은 서로 다른 영역의 법처럼 보이지만, 기존에 개인·하청·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