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23 12:32
이재명 대통령의 1월 외교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중국과 일본이 서로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두 나라를 모두 방문했느냐’였다. 나아가 ‘어떻게 한쪽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쪽을 만날 수 있었는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외교 수사나 개인적 친화력에서 나오지 않는다. 답은 병법에 있는데 바로 <손자병법>이다. <손자병법>은 전쟁의 기술서로 알려졌지만, 그 본질은 ‘충돌을 관리하는’ 책이다. 손자는 싸움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싸움을 피하는 구조, 갈등이 폭발하지 않도록 배치하는 기술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최근 출간된 <손자병법>의 저자 박병영은 병법이란 상대를 쓰러뜨리는 기술이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와 오판을 막는 설계라고 설명한다. 이번 외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읽힌다. 중국과 일본은 구조적으로 불편한 관계다. 역사와 영토 문제,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두 나라는 언제든 긴장 상태로 돌아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국가의 지도자가 양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은 자칫하면 ‘선택’이나 ‘편 가르기’로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1월 외교는 그런 오해를 피하는 데 성
2026년 새해 벽두, 한국 외교의 좌표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9년 만의 방중이고, 일정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시기도 우연이 아니다. 4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중·북을 둘러싼 한반도 질서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중은 단순한 양자 외교 일정이 아니다. 미·중 관계, 북핵 문제, 동아시아 안보 질서가 동시에 얽힌 지점에서 한국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묻는 시험대다. 그리고 이 질문은 더 근본적인 물음으로 이어진다. 한국을 여전히 ‘중간국가’로 부를 것인가, 아니면 ‘문명 교차 국가’로 다시 정의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한국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호출되는 개념은 여전히 중간국가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놓여 있고, 해양과 대륙의 경계에 위치하며, 강대국 경쟁의 압력을 동시에 받는 나라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개념은 이제 설명이 아니라 굴레에 가깝다. 한국을 중간국가로 규정하는 순간, 한국은 스스로를 수동적 존재로 고정시키게 된다. 중간국가라는 말 속에는 늘 같은 전제가 숨어 있다. 선택을 강요받는 나라, 줄을 서야 하는 나라,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