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6.19 15:30
영화 한 편을 보고 극장을 나섰는데 온 세상이 달라진 것만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또는 미술관에서 감상한 그림 한 점이 자꾸 마음에 남아있던 적은, 한 곡의 음악을 듣고 세상의 색깔이 변한 듯한 느낌은 어떠한가. 도스토옙스키와 체호프의 소설, 피카소와 샤갈의 그림, 타르콥스키의 영화, 베토벤의 교향곡과 피아졸라의 탱고. 예술가의 창조적 영감에서 태어난 작품들은 시시때때로 우리를 황홀한 모험으로 인도한다. <예술 수업>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유했던 천재들의 빛나는 통찰과 남다른 감각을 온전히 읽어내고 느낄 수 있도록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성균관대의 최고강의상인 티칭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는 인문 교양과목 ‘예술의 말과 생각’을 토대로 구성하였다. 100여 컷의 미술작품과 도해, 다양한 음악과 영상,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전문 등을 수록하여 피카소처럼, 또 예술가처럼 보고 듣고 생각하는 법을 직접 느끼게 한다. 예술을 논하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우리 삶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아홉 번의 강의를 듣노라면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이 내 안에 흘러드는 진귀한 경험을
국세청이 발간한 2014 연말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창업한 사업자는 102만7000명이다. 신규 개업 업종으로는 소매업(17.9%), 음식점업(17.2%), 부동산업(14.2%)이 전체의 49.3%를 차지했다. 통계치가 말하듯, 3분의 1이 넘는 많은 창업자들이 소매점과 음식점을 개업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배경지식이 적더라도 왠지 쉽게 해볼 만하기 때문일까? 단언컨대 만만하게 보고 시작했다면 누구든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 고객은 그것이 얼마나 정성들여 나온 제품과 서비스인지 금방 알아채기 때문이다. 고객의 눈은 정확하다. 나아가 고객의 귀와 입은 강력하다. 그렇다면 세심하게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을 한 사람들은 백이면 백 성공을 거머쥘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그 또한 장담할 수 없다. 오늘의 감탄이 내일엔 탄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21세기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고객의 마음은 초단위로 바뀌고 있으며, 성공했다 한들 모방하는 이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곤 한다. 조세현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마케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익숙한 말, 마케팅! 말은 쉬우나 매출까지 이어지는 전략을 추진하려
한겨울에 떠나는 담양 여행은 종합 선물 세트 같다. 온기를 품은 음식과 계절, 거슬러 올라간 듯 아름다운 풍경, 느릿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한데 버무려져 소박하지만 마음 가득 풍성한 추억을 안겨준다. 담양까지 와서 국수를? “일단 한번 잡숴봐~ 진한 멸치 육수에 간장 양념 곁들여 ‘후루룩’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국수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담양 국수거리에는 관방천을 따라 국숫집 12곳이 늘어서 있다. 50년 전부터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국숫집이 어느새 담양의 명물 음식 거리로 자리 잡았다. 담양까지 와서 웬 국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국수 한 그릇 안 먹고 가면 섭섭하다. 담양 국수거리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물국수, 비빔국수, 약달걀이다. 특히 멸치 국수에 간장 양념을 풀어 먹는 물국수는 겨울철 인기 메뉴다. 국수거리 원조라 할 수 있는 ‘진우네집국수’는 질 좋은 멸치를 넣고 센 불과 약한 불에 번갈아가며 국물을 끓이는데,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 외에 다른 재료는 사용하지 않아 잡맛이 없다. 삶은 국수사리에 진한 국물을 붓고 직접 만든 간장
1965년 미국에서 발표된 후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잊혀졌던 작품이 유럽 출판계와 평론가,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50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미국과 유럽 그리고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 <스토너>의 이야기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을 사랑했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던 윌리엄 스토너. 세상의 기준에서 실패자와 다른 없는 삶을 산 한 남자의 이야기가 발표된 지 5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을 떠난 지 20년 만에 비로소 빛을 보게 된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는 그가 쓴 네 편의 소설 가운데 가장 사적인 작품이다. 명확한 문장과 지적인 면모, 그다지 가망 없어 보이는 소재를 넉살 좋게 극화했다는 점에서 극찬을 받았다.
사람은 미완성의 존재로 태어나 자신을 완성해가야 한다. 올바른 사람이 되었다고 반드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성공을 일군 사람이 올바른 됨됨이를 갖추었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더라도 자신을 완성하고 사회적 성공을 조화롭게 이루는 것이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완수해야 할 숙명일 것이다. <눈물이 나더라도 인생 앞에 무릎 꿇지 말라>는 이에 대한 로드맵을 쉽게 제시하는 에세이 같은 자기계발서이다. 책은 총 4장에 걸쳐 ‘인내하고 노력하는 삶’ ‘인품을 수양하는 삶’ ‘마음을 다스리는 삶’ ‘인격을 다스리는 삶’을 다루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과 역사적인 사실 등을 인용해 다양하고 풍성한 교훈을 전하고,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널리 알려진 친숙한 이야기를 통해 처세철학과 인생의 지혜를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세상은 자기의 마음을 잘 전달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로 잘 표현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잘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마다 전달방식과 표현방법이 다르므로 오해가 생기거나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에 저자는 <내 인생을 변화시키는 소통의 기술>을 통해 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중산층의 희망을 대변하는 단어 ‘아메리칸 드림’. 하지만 지금 세계는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 바닥난 연금과 연금 축소, 줄줄 새는 세금 등 중산층이 붕괴가 시작된지 이미 오래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도널드 발렛과 제임스 스텔은 미국의 중산층의 꿈인 ‘아메리칸 드림’이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 <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에서 밝힌다. 이 책은 정부의 잘못된 조치나 무관심 때문에 가혹한 대가를 치르는 분야들을 서술했다. 그 사례 중 애플은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 좋은 기업이며 높은 급여와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혁신적인 회사는 대부분 미국노동자들을 버리고 떠났다. 애플의 경우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버렸으며 중국의 노동자들은 비참한 노동조건에서 근무하고 미국의 노동자들은 탄탄한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미국의 성공적 기업이 미국의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면 중산층의 미래는 어떻게 된다 말인가, 1% 들의 탐욕스러운 정책으로 고통받는 99%의 희망을 위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공부, 대학, 취직, 결혼, 출산, 은퇴…. 모두가 한 목소리로 남들과 발맞추어 인생의 단계를 밟으라고 말하는 시대다. 이 중 하나라도 못하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일쑤다.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일까? 단 하나뿐인 내 인생을 남들과 비슷한 결로 맞추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한 번은 원하는 인생을 살아라>는 카이스트 윤태성 교수가 방황하는 직장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인생강의다. 이 책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어 윤태성 교수의 답변으로 완성되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라 답답하거나, 취업을 했는데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또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등 청년들의 47가지 질문 속에는 이 시대 월급을 받고 일하는 모든 직장인들의 고민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또한 직장인, 유학생, 도쿄대 교원, CEO, 교수로 변모하며 일본, 헝가리 등 다양한 국제경험까지 갖춘 윤 교수의 경험도 생생하게 녹아 있어 일과 인생에 대한 다양하고 양감이 풍부한 해법을 보여준다. 윤 교수는 “인생이 여러 개의 산으로 이루어진 인생산맥이며 그중에서 하나쯤은 본인이
‘눈 본 대구 비 본 청어’라는 속담을 아는 미식가들은 겨울이면 거제 외포리로 모여든다. 찬바람이 부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대구 산란기고, 이때 잡히는 대구가 가장 맛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외포리는 대구 산란기에도 조업과 위판이 허용되는 유일한 곳이다. 큰 입, 부리부리한 눈, 얼룩덜룩한 무늬 입 호사시키고, 풍경으로 눈 행복하게 경남 거제 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외포리는 전국 대구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집산지다.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로 둘러싸인 진해만이 대표적인 대구어장이다. 진해만에서 부화한 새끼대구가 찬 바닷물을 따라 멀리 베링해까지 나갔다가, 성어가 되어 산란하러 돌아오기에 겨울철 거제도는 대구가 풍년이다. 한때 지나친 어획으로 대구가 잡히지 않은 적도 있었다. 대구 한 마리 값이 쌀 한 가마니를 호가하기도 했다. 멸종 위기에 몰린 대구를 살리기 위해 인공수정으로 방류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대구가 거제 앞바다로 돌아왔다. 요즘 대구잡이 배는 매일 새벽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간다. 어장에 설치한 그물을 걷어 올리기 위해서다. 대구잡이에는 통발 모양 호망을 사용한다. 호망은 길그물과 포위망, 그리고 끝에 원추형
현대문학상과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심상대의 첫 장편소설 <나쁜봄>. 낙원이자 감옥인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거슬러 쫓으며, 개인과 욕망이 억압된다면 과연 그곳이 낙원일 수 있는지 묻는 소설이다. 2013년 5월부터 7월까지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했던 글을 다듬어 묶어낸 것으로 저자가 앞으로 펼쳐갈 새로운 작품세계의 서막을 연다. 세상 어딘가에 있으리라 여겨지지만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실체는 있지만 이름이 있고 경험이 아니라 생각을 통해 건설한 이상향 ‘우리고을’. 저자는 치밀한 구성과 묘사로 유토피아이자 디스토피아인 기묘한 고을의 이야기를 구현해냈다. 명료하면서도 힘을 빼 쉽게 읽히는 문장들, 확연히 달라진 호흡과 저자만의 사유의 묘미까지 느끼게 한다.
<도서관 옆 철학카페>는 2013년 2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네이버캐스트’에 연재한 <성장을 위한 철학노트>의 원고를 새롭게 다듬어 출간한 것이다. ‘이상한 인간들만 만나는 이유’ ‘지겨운 직장 생활을 못 그만두는 까닭’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보았음직한 고민부터 ‘아이들의 짧은 교복 치마’ ‘집단폭력’처럼 묵직한 사회적 쟁점까지 두루 다루면서, 연재 종료 후 누적 조회 수 760만 건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소크라테스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철학자이자 10여권의 철학 교양서를 출간한 대표적 인문 저자인 안광복은 공들여 뽑은 35권의 책에서 삶의 불안과 고민을 덜어낼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낸다. 세네카부터 알랭 드 보통까지, 걸출한 사상가들의 저작을 통해 철학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중섭 사랑, 가족>은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 거장 이중섭의 평전이자 서간집이다. 1916년에 태어나 1956년까지 살았던 이중섭은 식민지 백성 피란민으로 그리고 식민지 주종국 여자와 결혼해 가족을 꾸린 가장으로 또 그림을 그리며 살아 온 사내로 길지 않은 생속에서 가족과 사랑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애시절인 1940년 말부터 1943년까지 그림으로만 전한 100여 남짓 엽서 중 일부와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일본에 있던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와 그림의 담긴 진심은 현재 우리에게 가족에 대한 행복과 사랑을 다시금 깨우치게 한다.
<안철수는 왜?>는 안철수의 지난 3년의 과정과 일정 부분을 함께 했던 네 사람의 진술과 대담을 허심탄회하게 엮었다. 국민의 관심과 언론의 주목을 받은 그에게 많은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안철수가 정치판에 등장한 순간부터 최근에 제기된 ‘소통’ 부재. ‘언론대응’의 미숙함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안철수는 그동안 팩트위주의 자기변명 내지 타인의 원망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안철수 현상’이 죽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지금 개혁을 꿈꾸었던 그때의 국민들의 열광을 되살릴 수 있는 힘과 길은 무엇인지 찾아야 할 때이다. 저자들은 안철수가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왜 포기하였는지, 안철수가 독자 창당을 포기하고 어느 일요일 오전에 갑자기 ‘민주통합당’과의 합당을 전격 선언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 후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로서 4개월 만에 지지율 바닥이라는 최악의 추락에 이르기까지 ‘안철수 현상’의 성공과 실패를 저자들이 직접 듣고 본 사실들을 중심으로, 생생한 대담과 직접 진술의 방식을 통해 ‘그날’의 일들을 다시 되짚
부드럽고 따뜻하며, 정감 있고 소박하다. 음식에 성품이 있다면 두부가 딱 그렇다. 찌개에 넣으면 뜨거운 국물에서 건져 후후 불어가며 먹는 맛이고, 잘 익은 김치를 올리면 입안에서 몽글몽글 부드럽게 녹는 맛이다. 따뜻한 순두부 한 그릇은 두꺼운 겨울 코트도 막지 못하는 마음의 추위를 녹여주는 착한 음식이다. 움츠러든 어깨를 펴게 해주는 두부 요리를 만나러 충북 청주의 상당산성으로 간다. 그날 쓸 양만 만들어 끓여내는 비지찌개 식당 손님 아니어도 누구나 즐기는 순두부 상당산성 안에 자리한 산성마을은 닭백숙을 비롯해 청국장, 두부 요리 등 토속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는 한옥 마을이다. 대부분 식당으로 개조되어 전통 한옥의 멋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상당산성 동문 아래 언덕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겨울 풍경이 정겹다. 산성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온 여행자들이 두부김치와 막걸리 한 사발로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고, 구수한 청국장찌개와 비지찌개로 기운을 얻는 식당도 곳곳에 있다. 마을 입구의 ‘상당집’은 직접 만든 두부와 청국장, 비지장을 내는 식당으로 점심시간이면 대기하는 줄이 길다. 닭백숙 집을 하던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두 아들이 1997년
노리즈키 린타로의 중편소설 <녹스머신>. 2013년 3월 일본에서 출간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논리력, 추리력으로 무장한 네 편의 SF 미스터리가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네 편의 소설은 시간여행과 양자역학 그리고 미래사회에서의 소설 읽기에 이르기까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긴밀히 연결된 이야기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상상력을 풀어나간다. 불멸의 고전 추리물에서 주인공인 셜록 홈즈와 에르큘 포와로의 조수로 등장하는 왓슨 박사, 헤이스팅 대위 등 이른바 들러리들이 모여 추리소설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미스터리의 최고 거장 애거서 크리스티와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30여 년간 나무 연구자로 살아온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은 ‘나무의 철학’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세대에게 화두를 던진다. 평생 직업으로도, 취미로도 나무와 산, 그리고 숲을 찾았던 저자는 세상의 각종 파편들을 모아 나무에 대한 생각을 꾸려나갔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세상을 돌아보았다. 그 모든 것들이 응축된 책이 <다시, 나무를 보다>이다. 책에서 저자는 나무의 인생학, 사회학, 생명학을 이야기하기 위해 기형도의 시, 작자미상의 시조, 본인의 자작시, 여러 철학자들의 개념, 해외의 과학실험, 국내 연구자들의 저작물 등 다채롭게 스크랩해온 자료들을 풀어놓았다. 두툼한 한 권의 책으로 성실하게 완성된 저자의 글은 ‘실로 높은 단계의 문장력으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것이 틀림없다’는 고은 시인의 표현처럼 섬세한 감수성으로 빛난다.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박사가 돌아왔다. 나이듦의 진정한 의미와 유쾌한 노년의 삶을 전했던 저자는 이번에는 인생을 4계절로 나누어 ‘오늘을 사는 지혜’를 전한다. 25세까지의 봄은 학습, 50세까지의 여름은 적응, 75세까지의 가을은 참회, 그 후 겨울은 자유의 시기다. 현대의 가족에겐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것이 ‘대화’다. 팔순의 저자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를 경험을 빌어 알려 준다.
<소비를 그만두다>는 자신의 생활을 통해 생각을 증명하는 행동하는 지식인 히라카와 가쓰미가 소비자본주의의 모순과 개인의 삶에 맞닿을 자본주의의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소비’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며 ‘탈소비’라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여기서 ‘소비’란 먹고사는 데 돈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원하고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돈을 벌어 쓰는 행위를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현대경제사를 풀어 놓으며 자본주의의 본질과 모순을 통찰한다. 전후 소비 1세대의 탄생으로 시작해 TV보급과 주5일제에서 비롯된 소비문화의 확산, ‘동네’라는 사회 공동자본의 소멸, 부가가치 창출 산업만을 강요하는 경제상장론 등 이 시대를 모두 겪은 저자는 이 모든 것이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이러한 병든 사회를 바꾸기 위해 행동을 바꾸라고 주문하는데 바로 ‘소상인’과 ‘탈소비’이다. 이 개념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저자의 제안은 기존의 이론과 정책에 주목한 책들에 비해 자본주의
좌파가 집권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선 아직 꿈같은 이야기지만, 지구촌 곳곳에 진보정치를 천명한 좌파정권들이 당당히 들어서고, 또 사라졌다가 다시 출현하고 있다. 진보좌파 세력이 어느 국가에선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절차를 거쳐 집권하고, 또 어느 국가에선 피와 눈물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정권을 잡는다. 우리가 아직 순전한 진보좌파정권을 맞이하지 못한 것은 아직도 흘려야 할 피와 눈물이 남아서일까? 아니면 우파정권의 철벽을 뛰어넘을 만큼 좌파의 역량이 부족해서일까? 혹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빨간 색을 덧칠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선 우파의 한 분파(어쩌면 중도 우파?)이지 순전한 진보좌파라고 말할 순 없다. 그런 점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내놓는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은 갈림길에 처한 한국 좌파나, 방향성을 잃은 대중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이 책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판이 발행하는 격 월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Manière de voir)> 124호의 <집권좌파의 역사(L’histoire des gauches au pouvoir)>를 기본 텍스트로 삼았으며, 이 주
요즘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는 도치, 장치, 곰치가 한창이다. 생김새가 추해 ‘못난이 삼형제’라 불리는 녀석들이 명태가 사라진 동해에서 겨울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해장국 재료로 애주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곰치와 달리 도치, 장치는 내륙 출신 사람들에게 맛은커녕 이름조차 생소하다. 외지에 내다 팔만큼 많이 잡히지 않을뿐더러, 예부터 어부들의 겨울 밥상에 단골로 오르던 생선이라 대부분 산지에서 소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해안 겨울 별미 삼총사를 만나려면 포구 여행이 필수다. 곰치국으로 지난밤 숙취 말끔히 해소 부드럽게 씹히는 알의 식감 도치알탕 동해 최북단 포구인 대진항과 고성 최대 거진항은 해 뜰 무렵 경매와 함께 하루가 시작된다. 대진항은 거진항에 비해 규모가 작아도 도치와 장치, 곰치 거래량이 훨씬 많다. 경매가 끝난 도치와 장치, 곰치는 대부분 인근 식당으로 팔려간다. 세 못난이 중 모양이 가장 독특한 놈은 도치다. 막 잡은 도치는 몸을 빵빵하게 부풀려 공처럼 보인다. 물에 둥둥 떠서 헤엄치는 모습이 귀엽다. 장치는 뱀과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어부들조차 외면하던 생선이다.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버려지던 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