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6.19 15:30
프랑스의 여류 작가 세실 오브리의 TV드라마 <벨과 세바스찬>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소설이다. 떠돌이 개 ‘벨’과 양치기 소년 ‘세바스찬’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양치기 소년과 개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전쟁을 겪고 있고, 전쟁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내야 하는 어른들의 다양한 캐릭터를 각각의 입장에 따라 생동감 있게 묘사하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조국에 충성을 해야 하지만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번뇌하는 독일군 장교, 군복을 입고 지위를 남용하는 비겁한 병사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약자를 돕는 청년 의사, 옳지 않음 속에서 침묵하는 마을 사람들이 그려지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현대인들에게 온라인에서의 삶은 제2의 삶으로 자리 잡았고, 온라인 속의 삶이 실제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순간의 실수로 올린 정보들이 디지털 낙인이 되어 우리의 삶을 옭아매는 현상들도 적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디지털 흔적을 지워주는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유출된 개인정보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는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잊혀질 권리에 대한 기본 개념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만 무성할 뿐, 정작 일상에서 이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 <잊혀질 권리>에서는 일상에서 개인정보 유출의 피해를 줄이는 예방법 및 디지털 흔적을 지우는 방법부터,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우리가 미처 몰라서 이용하지 못했던 인터넷 사이트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아버지는 말하셨지>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작가로 유명한 송정연·송정림 자매가 엮은 내 인생을 바꾼 아버지의 한 마디를 담은 책이다. 얼마 전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낸 자매가 아버지를 추억하며 썼다. 아버지가 가슴속에 꾹꾹 담아 놓았다가 어렵게 어렵게 입 밖으로 꺼내 딸들에게 전했던 사랑의 말들을 책으로 엮었다. 인생의 고비마다 때로는 따끔한 회초리가, 때로는 나침반이, 그리고 때로는 따뜻한 손전등이 되어준 아버지의 조언들을 자신의 친구들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쓴 책이다.
<우리는 우리 뇌다>는 세계적인 뇌 과학자 디크 스왑이 우리가 자궁 안에 태아로 있을 때부터 성인기를 거쳐 죽음에 이르기까지 뇌가 삶의 단계에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즉 뇌가 우리의 성격과 특성, 능력, 한계를 어떻게 규정짓는지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놓고 있다. 저자는 뇌는 우리 몸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 자체라고 말한다. 때문에 우리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뇌 연구를 통해 활용할 수 있으며 이 책은 곧 우리 자신에 대한 탐색이다. 이 책은 뇌는 자궁 안에서부터 성격적 특성, 재능, 한계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여기에 지능 지수, 반사회적인 태도, 정신 분열증, 우울증, 자폐증과 같은 뇌 질환이 걸릴 위험성도 포함된다. 또한 우리의 뇌의 초기 발달단계에서 성 정체성과 성적 취향, 신체 도식이 형성됨을 연구 결과를 통해 들려준다. 그러므로 뇌의 차이를 드러내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뇌 과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도발이고 논쟁을 유발할 수 있는 주장을 스스럼없이 펼쳐나가며 뇌에 대한 이해와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는 구글 인사 책임자인 라즐로 복 수석부사장이 인간 중심적인 조직문화와 인재 등용의 비결을 공개한 책이다. 구글이 직원을 어떻게 대하고 지난 15년간 무엇을 배웠는지 밝히고,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실천적인 지침을 곁들여 명쾌한 문체로 풀어낸다. 직원 채용에서 역량 계발 지원, 동기부여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사람운영 부문을 총괄하는 저자는, 최신 경영 이론과 심리학, 행동경제학을 접목해 구글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어떻게 인재를 길러내는지 나름대로 해석한 업무 규칙을 내놓는다. 복 수석부사장이 입사한 후 구글 직원은 6000명에서 5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검색엔진에서부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무인자동차 그리고 헬스케어에 이르기까지 구글 직원은 지속적인 혁신과 개선의 자기복제 문화 체계를 구축했다. 구글의 핵심에는 인간은 선하다는 믿음이 있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하고 기꺼이 다른 직원을 돕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엄격하게 검증된 자료와 그에 입각해 진행된 연구조사가 바탕이 된다. 구글의 가장 큰 자산
우리나라에서 서구식 근대무용을 도입한 신무용의 선구자 조택원의 회고록이다. 보성전문학교 법과를 다니던 조택원은 1927년 일본 무용가 이시이 바쿠의 신무용 공연에 매료된 후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작정 도쿄에 유학, 모질고 쓰라린 방랑의 한 평생을 시작한다. 전설의 무희로 알려진 최승희와 함께 이시이 바쿠의 제자가 된 그는 일찍이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한국 춤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평생을 한국 춤을 알리는 데 바쳤다. 193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 각지를 떠돌아다니며 우리의 신명을 세계에 떨친 그의 삶은 지금으로서도 놀라움 그 자체다. 일제 강점기에 세계를 떠돌며 수백 회 공연을 통해 한국춤을 알린 '춤의 선구자' 조택원의 삶과 사랑이 담겨져 있다.
첫 목적지 내연산계곡은 봄 풍경을 만끽하며 트레킹을 즐기기 좋다. 계곡 따라 산길이 이어지는데, 곳곳에 폭포가 즐비해 지루할 틈이 없다. 내연산계곡의 입구 격인 보경사에서 경상북도수목원까지 12.8km 숲길에 데크 로드와 안전 펜스 등이 설치되어 남녀노소 모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봄 나들이 떠나기 좋은 내연산계곡·기청산식물원 내연산계곡의 좋은 점은 굳이 모든 코스를 걷지 않아도 된다는 것. 연산폭포까지 다녀와도 내연산계곡의 하이라이트는 다 구경하는 셈이다. 아이와 함께 걸어도 왕복 2시간이면 넉넉하다. 내연산계곡 최고 절경은 연산폭포다. 연산폭포 가기 전에 구름다리가 아찔하게 걸려 있고, 그 아래로 관음폭포가 흘러내린다. 출렁이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굉음과 함께 쏟아지는 연산폭포를 만난다.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불리는 겸재 정선이 청하현감으로 재직할 때 〈내연산삼용추도〉라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니, 내연산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내연산 절경 연산폭포 내연산계곡에서 나와 찾을 곳은 기청산식물원이다. 아름다운 식물원으로 손꼽히는 이곳에는 토종 들풀과 수목, 각종 꽃 등 식물 2500여종이 자란다. 5~6월이면 작약, 초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가 들려주는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기다리는 집>. 가정이고 가족인 ‘집’을 배경으로 인간의 상처는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관계는 다름 아닌 가족과 가족 간의 끈끈한 정과 사랑이라는 변하지 않는 가치임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동네의 흉물인 감나무 집에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한 남자가 찾아와 감나무 집을 치우고, 고치고, 세우기 시작한다. 묵묵히 집 고치는 일에만 열중하던 그의 집이 완성될 무렵 누군가 집에 불을 지르고, 피하지 않던 남자는 병원에 실려 간다. 이후 정체불명의 남자와 동네 사람들 그리고 감나무 집을 둘러싼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글은 그 종류를 막론하고 독자가 단시간 안에 목적을 파악하고 핵심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짧은 분량으로도 독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SNS나 블로그 등 새로운 글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미디어 환경이나, 사안을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지어야 하는 직장에서는 횡설수설한 글, 어렵고 복잡한 보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소설이나 시를 제외하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대부분의 글은 타고난 재능이 아닌 ‘훈련’만으로도 얼마든지 잘 쓸 수 있다. <심플>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멈추고 일단 글을 내뱉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훈련법을 소개한다. 매일 한 단락씩 생각을 자유롭게 글로 풀어내고, 다양한 수사법을 활용해 글을 확장해나가다 보면 글쓰기 근육이 키워지고 어느새 글 한 편을 거침없이 써 나가는 기적을 만나게 될 것이다.
허영만 화백의 데뷔 40주년 기념작 <커피 한잔 할까요?> 제1권. 심층 취재를 통해 만화를 그리며 그때마다 화제를 몰고 오는 허영만 화백의 열정과 노력이 응축되어 있는 기념적인 만화책이다. 원두의 산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커피 이야기부터 화려하지만 때로는 고되기도 한 바리스타들의 이야기 등 다양한 사람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커피 한 잔에 녹여냈다. 전국의 다양한 카페를 직접 취재하고 로스팅 등 커피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공부한 허영만 화백은 그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과학은 지겹고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사이언스 웹툰 xkcd에서는 그러한 편견을 깨준다. 이곳에서 저자 랜들 먼로는 궁금했지만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는 기상천외한 질문들에 답을 해준다. ‘실제로 광속구를 던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 ‘몸속 DNA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등 물리학, 화학, 천체물리학 등을 아우르는 황당하고 엉뚱한 과학이 랜들 먼로와 함께라면 과학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수 있다. <위험한 과학책>은 랜들 먼로가 운영하는 사이언스 웹툰 xkcd에 올라오는 황당하고 엉뚱한 질문과 랜들의 흥미로운 과학적 답변을 모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항공우주국에서 로봇 공학자로 일했던 저자의 답변은 상당수 위험하다. 체르노빌 사태 때의 몇 천 배가 넘는 방사선을 배출하는 핵폭탄 낙진이 떨어지기도 하며 급속한 면역 체계 붕괴로 며칠 내에 사망하기도 한다는 식이다. 위험하지만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특유의 유머와 풍자, ‘막대 모양 캐릭터’를 활용해 랜들 먼로만의 웹툰을 완성하고 있다. 궁금한 여러 가지 가상의 질문에 대한 답을 모아 놓은 이 책은 과학에 대한 모든 편견을 깨뜨
<하버드 마음 강좌>는 어느 하나에도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산만함의 시대에 삶의 질서와 여유를 되찾아주는 하버드 정신과 교수의 조언, 하버드대 코칭연구소 소장의 마음 관리법을 소개한 책이다. 지식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는 정보화의 시대, 새로운 기술과 혁신의 등장으로 펼쳐진 멀티태스킹의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지구촌이 하나가 된 듯한 세상은 한층 더 복잡해져 가고, 점점 더 빨라져 가는 변화의 물결이 정신을 못 차리게 한다. 더구나 저성장으로 인한 불황의 늪은 우리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점점 더 산만해져 간다. 뭔가를 해야 한다며 바쁘게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지만, 실상 결과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이 성공도 행복도 멀어져 간다. 지금부터라도 변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당신의 마음에 있다. 당신의 마음은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단지 방법을 모를 뿐이다! 저자들은 정신의학과 신경과학, 심리학을 바탕으로 참을 수 없는 산만함의 시대에도 마음의 평화를 찾고 지혜로운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길을 과학적으로 밝히며, 실생활에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함
남원은 춘향의 고향이자 <춘향전>의 발상지다. 마을의 면면 역시 두 사람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을 닮았다. 봄날에는 ‘남원 춘향제’ ‘지리산 운봉 바래봉 철쭉제’ 등이 열려 한층 풍성하다. 한우와 추어탕, 흑돼지 등 먹거리도 다양해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춘향의 고향에서 느끼는 봄날의 정취 <춘향전> 몸소 체험하는 춘향테마파크 첫 목적지는 역시 광한루원이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처음 만난 장소로, 광한루원은 광한루가 있는 정원을 부르는 말이다. <춘향전>의 무대라 귀에 익지만, 눈으로 보기 전에는 그 매력을 알 수 없다. 계절마다 작심한 듯 표정을 바꾸니 한 번 봤다고 모두 아는 것도 아니다. 남문으로 들어서면 푸른 잔디와 완월정이 반긴다. 완월정은 팔작지붕을 인 2층 누각으로, 옛 남원의 남문인 완월루의 이름을 땄다. 춘향제의 주요 행사가 치러지는 무대다. 광한루는 옥황상제의 궁전 광한청허부를 지상에 재현했다. 완월정의 북쪽으로 둘 사이에는 저수지가 있고, 오작교와 방장정, 영주각 등이 삼신산을 이룬다. 물가로는 버드나무 고목이 줄지어 수면 위로 몸을 기울인다. 물에 어린 초
현대의 거의 모든 SF 소설과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존재, 로봇. 철이나 특수 재질로 만들어지고 인간은 아니며 어딘가 감정이나 행동이 경직되고 어색한 인조물이라는 로봇 이미지의 원형이 된 작품은 바로 카렐 차페크의 희곡 <로봇>이다. 과학자 로숨이 만든 생산 공정에 따라 로봇을 대량생산하는 회사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 인권연맹 회원으로 로봇을 해방시키려는 목적을 품고 찾아온 로숨의 아들 헬레나는 로봇 제작의 비밀이라 할 수 있는 로숨의 친필 원고를 태워버린다. 그러던 중 제조 과정의 실수로 사람처럼 감정을 갖게 된 로봇들이 동료 로봇들을 선동하고 지휘하여 반란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로봇 제작의 비밀이 담긴 로숨의 친필 원고로 로봇과 협상하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하루 동안 사람은 무려 수만 가지에 달하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중 95%는 어제 했던 것과 같은 생각이라고. 그렇게나 ‘끊임없이’ 생각하지만 ‘똑같은’ 생각만 반복하는 내 머리. 남들과 다르게, 조금 더 재미있게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한 글자> <불법 사전>의 저자이자 카피라이터 정 철이 ‘인생’ ‘사랑’ ‘사람’ ‘세상’ ‘여유’ ‘격려’ 등을 주제로 우리의 굳은 머리를 말랑하게 풀어 줄 글들을 선보인다. 2009년 출간 이래 10만 독자들의 머릿속에 시원한 단비를 내린 <내 머리 사용법> 이 안팎으로 완전히 새롭게 단장, ‘버전(ver.) 2.0’이라는 별칭을 달고 출간되었다. 초판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확 달라진 새 책은 글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더욱 힘을 발휘하도록 구성하여, 글뿐 아니라 이미지에도 메시지를 담았다.
고전은 오래된 글이나 책을 이르기는 하지만 그저 오래된 것을 모두 고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고전이라고 하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옛사람들의 글 또는 책을 뜻하여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양고전과 대화법의 결합을 시도한 <말공부>의 저자 조윤제가 이 책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를 통해 세상사 전반으로 관심을 넓혀 고전을 공부하였고, 자신이 고전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밝히고 있다.
흔히들 독서를 개인적 차원의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촌철살인 서평가’로 우리 앞에 나타난 서 민의 생각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그에 의하면, 독서는 개인을 넘어 사회를 향해야 하고, 그러려면 책은 자신만의 공간인 집을 나가 더 큰 세상 속에서 다른 이의 손을 잡고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 나간 책>의 의미는 이렇다. “책은 집구석에서 읽을지라도 앎을 통한 실천은 집 밖에서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서민의 읽기와 쓰기의 근본적인 이유이자 지향점이다. 제1장 ‘사회’ 편에서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출범,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 쌍용차 정리 해고 등 우리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닫게 한 22개의 사건과 그 실상에 대해 예리하게 분석한다. 제2장 ‘일상’ 편은 여성을 향한 외모 비하, 애견인이 겪는 애로 사항 등 서민이 생생하게 겪은 15개의 편견과 그 극복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겨 있다. 제3장 ‘학문’ 편에서는 기생충과 그 영향에 대한 그릇된 인식 등 기생충 박사이자 학자로서 체감한 17개의 오해와 그 해소에 대한
이 책은 정말 특별하고도 재미있다. “특별하고도”라고 말한 것은 이런 책을 다우어 드라이스마 이외에 누가 감히 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재미있다”고 말한 이유는 정신의학과 신경학계 질환들의 시조명들을 추적한 일종의 역사서인데 마치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집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적확한 내용은 부제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사람의 이름을 갖게 된 마음의 병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정신의학과 신경학 관련 병명들의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가를 탐구한 책이다. 우선 병명의 시조가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초의 발견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저자는 물론 추천사를 쓴 정재승 교수도 언급한 것처럼 과학이나 수학 분야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를 ‘스티글러 법칙’이라 하는데, 과학적 발견의 공로가 최초 발견자를 빗겨가는 걸 꼬집는 이 법칙에는 어떤 과학적 사실에 이름을 붙일 때 그저 최초의 목격자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숨어 있다. 이는 자신의 관찰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다른 발견과 구별되는 새로운 현상임을 증명하고, 수많은 사
‘한국의 마추픽추’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 가면 전통신전수관이 있다.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 17호로 지정된 화혜장 안해표 장인의 공방이다. 백성이 주로 신은 신이 짚신과 미투리라면, 왕가나 양반층은 가죽신을 신었다. 이 가죽신을 화혜라 부르는데, 화(靴)는 신목이 있는 신발이고 혜(鞋)는 신목이 없는 신발이다. 쉽게 얘기하면 화는 목이 긴 신발, 혜는 목이 없는 신발이다. 예로부터 화혜를 만드는 사람을 각각 화장, 혜장이라 불렀고, 순우리말로는 ‘갖바치’다. 3대째 가업이어 전통 신 만들어온 장인 다양한 전통 신이 전시된 전통신전수관 화혜장 안해표 선생은 40년이 넘게 전통 신을 만들어온 장인이다. 선생의 할아버지가 경남 합천에서 관청에 납품할 화혜를 만든 뒤,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물려받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장인의 길을 걸었던 것은 19세 되던 해, 지금의 용두산공원 아래에서 전통 신 가게를 운영하던 김현경 선생에게 전수한 뒤로 부터다. 지금은 그의 아들이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우리 전통 신은 좌우가 없는 게 특징이다. 유럽이나 중국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
중인은 양반과 평민 사이에 있는 중간 계층으로 사대부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 평민이나 천민에게 존중받지 못한 경계인이었다. 비록 왕실과 사대부 양반을 보좌하거나 나라의 한직을 채우는 인물로 취급받았지만 그들의 일과 예술에 대한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조선의 중인들>은 저자 허경진 교수가 조선 후기 위항문학을 연구하면서 수집한 수많은 중인 관련 기록과 문헌을 토대로 조선의 문예부흥과 근대화를 주도한 중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중인과 친분을 두텁게 쌓아온 흥선대원군은 권력층 경제를 위해 ‘아전정치’를 펼쳤다. 중인을 정치적 야욕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이는 중인 출신 관리들의 탁월한 행정 능력을 인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