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6.13 07:36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살목지>가 때 이른 서늘함으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누적 관객 수 323만명.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장화, 홍련>을 23년 만에 넘어, 국내 공포영화 흥행 기록 1위로 올라섰다. 이 기세에 합승하려 진짜 여름 영화들이 시동을 걸고 있다. 공포영화 좀 본다는 사람들은 ‘팝콘’ 얘기를 종종 한다. 무서울 때마다 놀라서 팝콘을 엎거나 쏟았다며 호들갑을 떠는 식이다. <군체> 개봉 전까지 이런 영화관 팝콘 수익은 <살목지>가 대부분 가져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 개봉해 314만 관객을 끌어들인 <장화, 홍련>은 국내 공포영화계 전설로 회자된다. 전개도 부족함 없이 깔끔하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방식과 영상미도 탁월하다. 오죽하면 부동하는 공포영화 1위 자리를 20년이 넘도록 유지했을까. 체험형 <살목지> 2000년대 중반부터 공포영화의 시장 전망이 암울하다는 기사가 종종 나왔다. <장화, 홍련>은 물론 “내 다리 내놔”로 유명한 KBS <전설의 고향>을 능가할 만한 공포물은 좀처럼 나와주지 않는다는 실망감을 토로하는 이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우리가 알던 좀비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질 않나, 키보드를 두들겨 검색하질 않나. 역대급 지능을 가진 좀비들이 끈적한 액체를 뿜으며 휘젓는 아포칼립스. 그곳에서 살아나온 사람 이야기를 담은 영화 <군체>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가 심상치 않다. 연 감독이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 신드롬을 만들어낸 이후 10년 만에 또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영화는 정체불명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생존자들이 진화하는 감염자(좀비)들과 맞서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혁과 고수, 신현빈과 김신록 등 출연진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천만 관객 기대 상승 <군체>는 지난 28일 집계 결과 1일 관객 수 12만5435명, 누적 관객 수 250만3198명을 기록했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이로써 가뿐하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관객 19만9759명을 동원해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찍더니,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스코어도 달성했다.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에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1991년생 성호씨(가명)가 직장을 그만둔 시기, 그와 서른 살 차이가 나는 아버지 1961년생 은상씨(가명)는 오래 해오던 일에서 은퇴 시점을 헤아리고 있었다. 이들 부자는 유럽 섬나라 한 곳을 여행하기로 했다. 부자가 함께 이국땅에서 보낸 스물한 개 밤사이. 30년, 한 세대 차는 좁혀졌을까? 아들 성호씨는 4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막 나와 방황하던 시기였다. 한동안 “조직이 잘되면 나도 잘되는” 것이라 여기며 몸과 마음을 바쳤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조직과 사람에게 걸던 기대를 놓게 됐다. 그는 “동력 엔진이 꺼져버렸다”고 표현했다. 60년대생 평생직장 아버지 은상씨는 젊어서부터 영업 일을 해왔다. 지방 출장이 잦아 집을 며칠씩 비우는 일이 왕왕 있었다. 성호씨는 어렸을 때 젊은 아버지가 무슨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궁금하지 않았다. 일하는 아버지를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듯하다고 했다.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부자는 여행을 떠났다. 성호씨는 몇 번인가 이미 여행한 곳이었기에 익숙한 그 섬에 아버지와 가고 싶었다. 여행하면서 부자는 여행지에도, 날씨에도, 서로에게도 더 익숙해질 수 있었다. 1961년, 소련(현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유미가 성공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시즌3가 최종회 시청률 2.5%로 막을 내렸다. ‘윰록 커플 케미’ ‘하트 피버 타임’ ‘응큼세포’ 등 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화제가 됐다. 웹툰 기반 드라마로서 원작 훼손 논란 없이 세 시즌을 거쳐 잘 마무리된 최초 사례가 됐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결국 ‘공감’이었다. 배우 김고은도 극 중 유미와 또래이고 비슷한 삶의 결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다. 그 공감대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유미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생 같은 친근한 인물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반짝이는 지점도 있다. 그런 결을 잘 살려내고 싶었다.” 공감하는 반짝이는 2021년 첫 시즌을 선보인 이후, 최근 세 번째 시즌을 마무리하며 <유미의 세포들>을 완결 지은 이상엽 감독이 한 말이다. 이 감독은 원작 웹툰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를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과 ‘그 안에 반짝이는 지점’이 키워드다. 시즌 세 개를 거치는 동안 유미는 조금씩 더 성장한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유미는 그토록 바라던 작가가 되고, 과거보다 성숙한 연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고작 중학생이다. 한창 자랄 나이인 14세. 왕서윤이 대학부와 실업팀 언니들을 모두 따돌리고 올해 국내 여자 100m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포츠 애니메이션 주인공과 같은 나이라 현실판 ‘달려라 하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2일 전라남도 목포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 여자 중학생 여덟명이 날렵하고 가벼운 몸에서 긴장을 덜어내려 온몸을 두 손바닥으로 두드리고 있다.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3일 차, 여자 중등부 100m 결선이 치러지기 직전이다. 타고난 유연성 ENG 카메라 기자가 1번 레인부터 순차적으로 각 선수를 촬영하며 소개한다. 그때마다 긴장한 얼굴들이 잠깐씩 풀어지며 수줍으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표정이 나온다. 영락없는 중학생이다. 그중에서도 6번 레인에 선 12번 선수가 제일 눈에 띈다. 두 손으로 카메라를 향해 하트를 그리며 웃는 여유까지 보여준다. 준비 시간을 모두 소진하기까지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긴장을 푼다. 신호에 따라 스타팅 블록에 두 발을 올리고, 두 손으로 땅을 짚는다. 딱! 신호총 소리에 상체를 편 선수들이 일제히 결승선을 향해 쏟아진다. 초반에는 비슷하게 달려 나가는 것 같더니 50m 라인을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1인당 42만원짜리 디너 코스로 식사하던 중 와인이 잘못 나왔다. ‘탁월한 요리’에 매기는 미슐랭 별 두 개를 받은 식당에서였다. 정황상 더 저렴한 와인인 줄 ‘알고도 바꿔치기’한 듯하다는 게 고객 증언. <흑백요리사> 시리즈로 단숨에 예능계 ‘별’로 떠오른 안성재라는 이름에 깊은 흠집이 남았다. “상상력과 정교함, 섬세함의 균형이 한결같은 셰프의 정체성이 담긴 요리를 맛보는 순간 그 완성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26년 판 <미쉐린(미슐랭) 가이드>는 안성재가 총괄하는 식당 ‘모수’에 별 두 개를 주며 이렇게 소개했다. 파인 다이닝 배드 페어링 마지막에는 “요리만큼이나 섬세한 서비스,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 와인 페어링이 잊지 못할 다이닝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번 말썽은 이 ‘와인 페어링’에서 생겼다. 안성재가 총괄 운영하는 모수 서울에 최근 방문한 A씨. 1인 42만원 디너 코스를 주문하고, 음식과 와인을 페어링해 제공받는 과정에서 와인에 문제가 생겼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했다. 심지어 와인 페어링 비용은 별도. A씨는 “정말 아끼는 지인들과 방문해 매장에
[일요시사 취재2팀] 김유미 기자 =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1일 취임식에서 각오를 밝혔다. 그가 인사청문회 당일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첫 후보자라는 오명은 벗은 셈. 신 총재는 취임 후 숨 고를 틈도 없이 곧장 중동발 3고(고유가·고금리·고환율) 위험성이라는 시험대로 자리를 옮겨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통화경제국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까지도 달고 있던 이름표다. 신 총재는 40여년간 해외 경제학계와 국제기구 등을 거치며 쌓은 명성과 이력, 거시경제와 통화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목됐다.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지녀야 할 전문성과 경제 정책 방향성에서는 대체로 긍정 평가가 나온다. 탁월한 국제 감각 이재명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 사유서에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뛰어난 통찰과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 탁월한 국제 감각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물가안정과 금융 안정을 통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