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거함 구제옷 괴담 오해와 진실

죽은 사람이 입던? 입으면 재수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중고의류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중고의류는 구제옷이라 불리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구제옷과 관련된 괴담들이 번지면서 일부 사람들에게 부정적 인식으로 자리 잡히기도 했다. <일요시사>는 구제 옷과 관련된 괴담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항간에 온라인상에서 구제옷이 ‘죽은 사람이 입던 옷인 경우가 있다’라는 괴담이 돌았다. 이밖에 ‘옷에는 사람의 혼이 담겨 있다’ ‘남이 입던 옷을 함부로 입으면 재수 없다’라는 말 등은 구제옷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야기다. 괴담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서울의 수입구제 메카 광장시장을 지난달 29일 찾았다.

가격 천차만별

구제옷에 대해 묻기 위해 구제옷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소비자의 숫자가 적은 영향으로 자리를 비운 매장주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남자 옷을 판매하는 광장시장 A매장 관계자에게 구제옷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고 묻자 “캐나다, 일본 등지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하다가 판매되지 않은 물건은 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성 정장 구제를 판매하는 B매장 관계자에게 조심스레 구제옷 괴담에 대해 물어봤다. B매장 관계자는 “그런 말이 떠도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구제옷이 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이기 때문에 얼룩이 지거나 해진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광장시장 내 수입구제의 경우 일반 소비자가 주로 구매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세탁이나 다림질을 한 경우가 많다. 발걸음을 조금 옮기자 여성 구제옷 매장이 펼쳐졌다. 상당히 많은 수의 여성들이 옷더미를 뒤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옷을 고르던 이모씨에게 구제옷을 찾는 이유를 물었다.


이씨는 “가격이 저렴해서 좋다”며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아이들 옷을 구매하러 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제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과 주인과 흥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씨에게 구제옷에 대한 편견은 없냐고 묻자 이씨는 “그런 생각을 하면 구제옷은 못 입는다”면서 “되도록 깔끔해 보이는 옷 중에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고 나서 세탁을 하면 새 옷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구제옷의 경우 상품 가격표도 떼지 않은 옷이 있는 반면에 색이 심하게 바래거나 얼룩이 있는 경우도 있다. 옷을 구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옷의 지퍼와 단추에 이상은 없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반면에 구제옷에 대한 거부반응을 가진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구제옷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박모씨는 “예전에 구제시장에서 청바지를 구입했는데 알고 보니 일본에서 만들어진 옷이었다”며 “일본 어디 지역에서 온 줄 알지 못하고 혹시나 방사능 사고가 난 후쿠시마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청바지를 버렸다”고 말했다. 방사능에 대한 높은 우려 때문에 일본산 구제옷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인 것이다.

특히 광장시장에 수입구제옷 매장을 살펴본 결과 일본산 구제옷의 비중이 캐나다나 다른 나라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장시장 구제 소매업주는 “주로 일본산이 많다”며 “여성복이 특히 일본에서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구제 도·소매시장을 형성하는 일산 식사동 구제거리를 방문해 가장 먼저 눈에 띈 점은 사람들 양손에 든 큰 검정비닐 봉지였다. 식사동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량의 구제옷을 사들고 차에 실었다.

오프라인 중고의류 거래 활발
떠도는 소문으로 부정적 인식

이처럼 식사동에서 구제옷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제옷 괴담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구제 도매 창고로 향했다. 창고에는 포대자루에 담긴 옷더미가 쌓여있었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옷 쌓아두는 창고는 더러워서 쥐나 벌레들이 많이 돌아다닌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창고 곳곳을 살펴보니 쥐나 바퀴벌레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위생이나 청결 문제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수시로 들어오는 물건들을 도매업주 혼자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모습이었다. 도매업주에게 구제옷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물었다. 도매업주는 “전국 각지에서 온다”며 “직접 수거를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류수거함에 있는 옷도 여기에서 다룬다”며 “옷마다 어디에서 왔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옷에 얼룩이나 피가 묻어 있을 수도 있냐는 질문에 그는 “여기는 세탁을 해서 물건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며 “세탁이나 다림질은 소매업주 분들이 개별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구제옷이 도매로 거래될 당시에는 세탁을 하지 않지만 소매업주들이 판매를 위해 자발적으로 세탁을 한다는 것이다. 창고 안의 옷을 둘러봤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말처럼 피 얼룩이 있거나 심하게 훼손된 옷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도매업주는 “옷 상태가 엉망인 것들은 팔 수 없다”며 “소비자들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구매하고 싶기 때문에 외견상 하자가 있는 물건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제 도매점에서 거래되고 있는 새 옷처럼 보이는 한 청바지를 살펴봤다. 주머니에서 지난해 1월23일자 택시요금 영수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옷의 최초 구매자가 최소 2015년에는 옷을 입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각지에서 모인 물건들이 해외로 나가냐는 질문에 도매업주는 “여기서 따로 수출을 하지는 않는다”며 “수출은 무역회사들이 수거업자들을 통해 구제옷을 구입한 후 수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량이 부족할 때에는 도매점에서 구매해 가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구제옷의 경우 동남아 등지로 팔려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식사동을 찾는 사람들이 일반 개인 소비자인지 아니면 소매업주인지 여부에 대해 도매업주는 “식사동 구제거리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소매업자들”이라며 “그분들이 직접 와서 좋은 물건들을 골라간다”고 말했다. 도매에서 소매로 넘어갈 때 가격을 묻자 “브랜드 있는 구제옷을 제외하고는 옷은 종류별로 kg 단위로 매매된다”며 “kg당 2000~5000원에 이른다”라고 말했다.

세탁은 소매상이

도매업주에 따르면 국내산 구제옷이 소비자를 만나는 과정의 키 포인트는 의류수거함이다. 의류수거함을 통해 일반시민들은 현재 입지 않거나 유행이 지난 옷을 의류수거함에 넣는다. 의류수거함의 관리주체에 종합수거업체가 일정 부분의 금액을 지불하고 수거할 권리를 따낸다.

이때 의류만 전문으로 하는 수거업체가 종합수거업체에 또 일정 부분의 금액을 지불하고 재하청을 받는다. 이렇게 의류수거업체에서 수거한 옷들은 다시 무역회사가 1kg당 600원 정도에 사들인다. 여름옷의 경우 한 벌에 100원, 겨울옷은 500∼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류수거함 옷 꺼내면?

의류수거함에서 옷을 꺼내 입은 몽골 유학생들이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인천연수경찰서는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주택가 의류수거함에서 옷을 훔친 몽골 유학생 A씨 등 3명을 지난 16일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 중이다.

A씨 등은 지난 1월31일 영하 6.5℃를 기록한 날씨에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의류수거함에서 옷을 꺼내 입었다. 이들은 CCTV를 통해 경찰에 붙잡혔다. 버려진 옷은 폐기물로 취급돼 주워간다고 해도 절도죄 등 불법·위법적 요소가 성립되지 않지만 의류 수거함은 사유재산으로 수거함 내의 옷을 가져가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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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