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판' 전국 성범죄 위험지도 공개

옆집에 강간범이…변태 어디에 살까?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정부는 2000년부터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시작으로 2010년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했다. 2016년 현재 '성범죄알림e'에 공개된 성범죄자들은 총 4378명이다. <일요시사>는 성범죄자들의 실제 거주지를 분석했다.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2010년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는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성범죄알림e’를 개설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이하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법무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사진, 성범죄 요지, 성폭력범죄 전과 사실, 전자발찌부착여부 등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중랑구 최다
서초구 최소

공개 및 고지 대상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성인 대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자, 13세 미만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자 등이다. 

전국의 성범죄자는 2013년 3805명, 2014년 4200명, 2015년 4420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3월3일 현재 지난해보다는 50명 가량 줄어든 모습이다. 시·도별로 가장 많은 성범죄가 일어난 곳은 경기도 1051명, 서울 747명, 경남 295명, 부산 288명, 경북 276명, 인천 267명, 전남 236명, 충남 232명 순이다. 서울에서 구 별로 살펴보면 중랑구가 69명으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강북구와 관악구에 각각 46명이 거주하고 있다. 40명 이상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중랑, 강북, 관악, 은평, 강서 등 5개 구다. 서울시에서 가장 적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은 구는 서초구로 10명이 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적은 구는 종로구로 11명이 거주하고 있다. 3번째는 중구로 12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만명당 성범죄자 1명…2000년부터 확인     
정보공개 실시간 변동…매년 꾸준히 증가

서울의 1만명당 성범죄자 수는 0.79명으로 전국 평균 1.01명에 못 미치고 대전 0.63명, 대구 0.71명에 이어 3번째로 적은 비율이다. 서울 25개 구 중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전국 평균을 넘어가는 구는 중랑구, 영등포구, 금천구, 강북구 등 단 4곳에 불과하다.

각 구에 1만명당 성범죄자의 거주비율을 살펴보면 중랑구의 경우 1.69명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고 그다음 강북 1.41명, 금천구 1.42명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비율의 구는 서초구로 1만명당 0.2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구수 대비 가장 적은 숫자를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 0.31명, 송파구 0.44명, 마포구 0.47명이 뒤를 이었다.
 

성범죄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은 ‘낙후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곳이 다수를 이룬다. 지난해 서울 자치구별 재정자립도 평균은 31.5%였다.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난 중랑구의 재정자립도는 23.3%, 관악구 21.6%, 강북 18.6% 로 나타났다.

반면 적은 숫자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구인 서초구의 재정자립도는 57.4%, 강남 60%, 송파 42.1%, 마포 33.3%로 평균을 웃돌거나 평균의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가정구조 자체가 건실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구조에서 아동·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자 총 4378명
수원·부천 100명

경기도에는 1051명의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 전국 4378명의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원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95명의 성범죄자들이 살고 있다. 구별로 나누면 권선구 29명, 영통구 8명, 장안구 24명, 팔달구 34명이다.

2016년 1월 기준 수원시 인구는 117만7710명으로 이 중 95명의 성범죄자 숫자는 1만명 당 0.8명에 해당한다. 전국 성범죄자의 1만명당 평균인 1.01명에 비하면 조금은 낮은 수치지만 단순 성범죄자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도시인 셈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강력범죄 건수 연속 1위를 기록해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부천은 소사구 19명, 오정구 21명, 원미구 46명으로 총 86명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도시로 확인됐다.

서울 경기와 인접한 인천의 경우 총 267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인천 전체 인구는 292만8596명으로 1만명당 0.91명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부평구가 55명으로 가장 많고 남구 52명, 서구가 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옹진군은 4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1만명당 성범죄자가 1.92명으로 인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낙후지역·재정자립도 낮은 지역 거주
과천·화천·장수·영양…청정도시 4곳

제 2의 수도 부산에는 총 287명의 성범죄자가 있어 1만명당 0.81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산의 16개 구 중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가 전국 평균을 넘는 곳은 북구 1.29명, 사상구 1.57명, 서구 1.14명, 동구 1.11명 등 4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4월 기준 부산지역 622개 초·중·고교 가운데 반경 1km 이내 6인 이상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학교가 136개교로 전체의 21.8%에 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장군과 강서구에 해당 학교가 없는 점을 볼 때 지역별로 성범죄자가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서 의원은 “성범죄는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이 높아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성범죄자에 대한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미래세대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구는 총 162명이 거주하고 있다. 달서구가 45명으로 가장 많고, 중구가 6명으로 가장 적게 집계됐다. 광주는 총 144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북구 44명, 광산구 40명, 남구 23명, 동구 16명, 서구 21명 순이다. 

대전은 총 118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대덕구 11명, 동구 22명, 서구 26명, 유성구 10명, 중구 23명으로 집계됐다. 1만명당 성범죄자는 5개 구 모두 전국 평균인 1.01명에 미치지 않았다. 울산은 남구 18명, 동구 15명, 북구 7명, 울주군 15명, 중구 13명으로 자치구별로 고르게 분포된 모습이다. 강원도는 총 155명이 거주 하고 있다.

강릉시 32명, 원주시 24명, 춘천시 23명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의 1만명당 성범죄자 숫자는 전국 평균을 웃도는 1.05명을 기록했다. 충북에는 총 127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 서원구가 26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청주시 흥덕구가 20명으로 뒤따랐다. 충북에서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도시도 청주시 서원구로 나타났다. 서원구는 1만명당 1.19명이 거주하고 있다.

1만명당 무주 최대
광역시·도 전남 최대

충남에서는 당진시와 서산시가 나란히 26명의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도시 각각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1.58명, 1.53명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그리고 공주시는 1만명당 범죄자가 2.18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충남의 16개 도시 중 전국 평균보다 높은 도시는 9개 도시에 달했다. 또한 충남의 1만명당 범죄자 수는 1.17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사는 시는 김제시로 조사됐다. 김제시는 33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다음 전주시 덕진구 28명, 익산시 27명, 전주시 완산구 25명이 뒤를 이었다. 전라북도의 1만명당 범죄자 수는 1.01명으로 전국평균과 동일하다. 무주군은 2.79명으로 전국에서 인구대비 가장 많은 성범죄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에 거주하고 있는 성범죄자 수는 236명이다. 전남에 성범죄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는 목포 39명, 여수 36명, 광양 19명 순이다. 전남은 1만명당 성범죄자 수가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1.24명이다. 이밖에 구례군과 장흥군은 각각 전국 평균 1.01명의 두 배가 넘는 2.59명, 2.18명의 비율을 보였다. 전남에서 가장 적은 숫자의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곡성군으로 1명이 거주하고 있고 그다음은 신안군 2명, 진도군 3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의 경우 성범죄자 수가 271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 가장 많이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곳은 포항시로 44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거주하는 인구가 많아 1만명당 성범죄자 수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는 않는다. 경북에 성범죄자가 1명씩만 거주하고 있는 곳은 군위군, 울릉군, 청도군이다. 

경남에는 모두 288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특히 거제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단일 시·군·구에서 가장 많은 55명이 살고 있다. 1만명당 인구수도 전국평균의 두배가 넘는 2.15명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경남의 1만명당 인구수 평균은 0.98명으로 전국의 평균을 밑돈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18명, 제주시 39명으로 집계됐다. 조사결과 50명 이상 성범죄자가 사는 시·군·구는 인구가 5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성범죄자가 살지 않는 도시는 경기도 과천시, 강원도 화천군, 경상북도 영양군, 전라북도 장수군 4곳뿐이다.

전북 장수군의 경우 인수구는 2만3165명, 강원도 화천군 2만6607명, 경북 영양군 1만7636명이 거주하고 있다. 과천은 6만8181명이 살고 있다. 과천의 경우 나머지 청정구역 3곳보다 3배가까이 인구가 많음에도 성범죄자가 없는 모습이다. 또한 대도시에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천시민의 높은 의식수준과 경찰의 성폭력 예방활동이 이 같은 결과를 낳게 했다는 평가다. 과천경찰서는 성폭력 등 범죄 예방을 위해 2개월마다 한 차례씩 수색을 벌이며 밤길 여성 안전귀가를 위해 범죄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타 범죄보다 재범률 높아”

과천경찰서 관계자는 “과천에는 성범죄자가 단 한 명도 거주하지 않지만 과천지역에서도 지하철 등지에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성범죄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범죄 유발지역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범죄유발 지역·공간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구 개발·적용 및 정책대안에 관한 연구(Ⅲ)> 보고서를 지난 2014년 12월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과 강제추행은 대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에서 일어난 성폭행은 1만905건, 경기도 1만7920건으로 수도권에서 전체의 47.7%에 달했다. 인구수를 감안하면 서울, 부산, 광주, 인천, 제주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경남, 경기 ,경북 등에서는 적게 나타났다. 성폭력 범죄의 공간적 특성을 살펴보면 ‘실내’가 73.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상업시설’ 41.5%, ‘주거시설’ 21.1%, ‘도로 및 교통시설’ 17.8%, ‘공공시설’ 11.3% 순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발생장소의 특징은 ‘복잡하고 좁은 공간’이 30.4%, ‘인적이 드문 곳’ 20.3%, ‘어두운 곳’이 15.0%로 과반 이상이 자연적인 감시가 어려운 장소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 성폭력 발생장소와 가해자 및 피해자의 관계를 살펴보면 ‘범죄자의 거주지와 동일하지 않은 장소’가 86.4%, ‘범죄자의 업무지와 동일하지 않은 장소’가 90.3%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경우는 ‘거주지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81.1%, ‘업무지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86.4%로 범죄자, 피해자 모두 거주지와 업무지가 동일하지 않은 장소에서 주로 범행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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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