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리 백태

뇌물 줄기는 커녕...유명무실 박원순법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서울시가 1000원 이상만 수수해도 바로 해임까지 가능케 하는 ‘박원순법’을 도입했지만 공무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더불어 박원순법  과잉 논란까지 일면서 실효성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득이하게 금품을 받게 된 경우 자진신고 하는 ‘클린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물품과 현금 등 123건, 1367만원 어치가 접수됐다.

허점투성이

서울시는 2014년 일명 ‘박원순법’이라 불리는 서울시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 공직자 지위를 이용해 100만원 이상 받거나 단돈 1000원이라도 적극 요구한 경우 해임 이상 중징계 처벌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자진신고 액수만 1367만원에 달해 모른 채 수수하거나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챙긴 금품은 액수는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되는 공사에 서울시 소속공무원들이 건설업체 대표에게 뇌물을 받아 챙겨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시 산하 한강사업본부 6급 최모씨 등 5명은 2010년 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7건의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주고 건설업체 대표 김씨로부터 16차례에 걸쳐 1억327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공사 전 과정에 관여해 건설업체 공사 대금을 지급하는 역할까지 하면서 건설업체로부터 지급한 공사대금의 2∼5%가량을 현금이나 차명계좌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공무원 비리에 강력히 대처한다고 했지만 공무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지난해 7월 건축물을 사용승인하면서 대가로 1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서울시 공무원 김모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0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건축물 사용승인처리와 건축 민원인 소개 등의 명목으로 건축업자로부터 총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1월이면 일명 박원순법으로 불리던 공무원행동강령이 적용되던 시기다. 하지만 해당공무원에게 박원순법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모습이다.

서울시 공무원의 뇌물수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 중구청 소속 공무원 이모씨와 김모씨 등은 2010년 1월부터 2014년까지 공문서를 조작 또는 누락하는 방법으로 불법 건축물을 정상 건물로 둔갑시켜주고 건물주로부터 1억46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묵인해준 서울 중구 일대 불법 건축물은 439곳으로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위반 건축물 사진을 수정하는 등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공무원은 구속된 2명을 포함해 총 8명이였다. 경찰은 “이들은 화재 위험이 크다며 지역 소방서에서 30차례 이상 철거를 요청한 건물에 대해서도 못 본 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시 공무원 강모씨가 항소심에서 징역5년 추징금 1억3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강씨가 취득한 이익이 1억3000만원이 넘는 거액이고 이 사건 범행으로 서울시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대한 공정성과 불가매수성 및 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훼손됐다”고 판시했다.

자진신고 123건…비리액 1367만원
공무원 수억 수수 사건도 잇달아

강씨는 2006년경 서울시청 토지관리과에 근무하던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 김모씨로부터 서울대공원 내 원숭이학교 부지를 장기임대 받아 골프연습장과 골프장을 건설할 수 있게끔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강씨는 서울대공원 부지 정보를 김씨에게 전달하고 대가로 45만원 상당의 휴대전화1대와 시가 3억7000만원 상당의 전원주택을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넘겨받았다.


박원순법으로 알려진 서울시 공무원행동강령이 과잉한 행정처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서울의 한 구청 도시관리국장인 박씨가 지난해 2월 한 건설업체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50만원의 상품권을 받아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에 적발됐다.

이 때문에 박씨는 해임처분을 받았다가 한 달 뒤 소청심사를 통해 강등으로 징계수위가 감경됐다. 이어 지난해 9월 서울행정법원은 강등 처분을 한 것은 지나치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 사건은 박원순법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법원은 “직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요구해 수수한 것이라기보다는 호의를 베푸는 것에 마지못해 응한 것”이라며 “강등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넘어섰다”고 판시했다. 

판결에 대해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렸다. 지난해 9월23일 금태섭 변호사는 CBS인터뷰에서 “박원순법은 매우 적절하고 지금 시대에 딱 맞는 법”이라며 “전체적인 부정한 네트워크를 깨려면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고쳐가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방송에서 노영희 변호사는 “전관예우는 나쁘지만 그 동안에 알아왔던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공무원의 경우에는 매우 엄격하게 법 적용을 요구하는 등 이중 잣대를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이 한 행동에 대해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모욕감을 주는 법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하는 측면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설 명절을 앞두고 25개 자치구와 합동 특별감찰반을 구성해 다음달 5일까지 본청을 비롯해 강도 높은 집중감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박원순법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업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인허가 관련 업무, 대민 접촉이 많은 규제·단속 관련 업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금품·상품권·선물·향응 수수행위, 공직자의 품위손상 행위, 근무시간 중 도박시설 및 당구장, PC방 출입 등 근무태만 행위를 집중 감찰한다.

또한 지역의 기관장들이 관내 주민들로부터 명절 선물을 받는 행위, 투자·출연기관 인사·회계분야 비리 등 불법적 관행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공직자들이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을 자진 신고할 수 있는 클린신고센터와 시민들이 직접 공직비리를 신고할 수 있는 ‘원순씨 핫라인’등을 운영한다.

특별감찰 실시

김기영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하는 이번 특별 감찰을 통해 투명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것이 공직자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상식임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밥그릇 챙기는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의 준예산 사태와 보육 대란이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후원회 도입관련 건의안을 발의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의회는 장동길 의원 대표로 후원회 도입을 위한 정치자금법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경기도의회는 “정치후원회는 ‘정치자금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나 유독 지방의원에게만 후원회 구성을 금지하고 있다”며 “헌법상의 평등원칙과 정치적 활동권의 제한으로 형평성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원회 제도를 지방의원에게도 예외 없이 도입하여 민주정치와 지방자치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 개정을 강력이 촉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지난 22일 공문을 통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행자부는 후원회 개설 자격을 확대할 경우 국고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검토 결과를 인용해 설명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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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