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리 백태

뇌물 줄기는 커녕...유명무실 박원순법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서울시가 1000원 이상만 수수해도 바로 해임까지 가능케 하는 ‘박원순법’을 도입했지만 공무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더불어 박원순법  과잉 논란까지 일면서 실효성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득이하게 금품을 받게 된 경우 자진신고 하는 ‘클린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물품과 현금 등 123건, 1367만원 어치가 접수됐다.

허점투성이

서울시는 2014년 일명 ‘박원순법’이라 불리는 서울시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 공직자 지위를 이용해 100만원 이상 받거나 단돈 1000원이라도 적극 요구한 경우 해임 이상 중징계 처벌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자진신고 액수만 1367만원에 달해 모른 채 수수하거나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챙긴 금품은 액수는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되는 공사에 서울시 소속공무원들이 건설업체 대표에게 뇌물을 받아 챙겨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시 산하 한강사업본부 6급 최모씨 등 5명은 2010년 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7건의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주고 건설업체 대표 김씨로부터 16차례에 걸쳐 1억327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공사 전 과정에 관여해 건설업체 공사 대금을 지급하는 역할까지 하면서 건설업체로부터 지급한 공사대금의 2∼5%가량을 현금이나 차명계좌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공무원 비리에 강력히 대처한다고 했지만 공무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지난해 7월 건축물을 사용승인하면서 대가로 1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서울시 공무원 김모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0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건축물 사용승인처리와 건축 민원인 소개 등의 명목으로 건축업자로부터 총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1월이면 일명 박원순법으로 불리던 공무원행동강령이 적용되던 시기다. 하지만 해당공무원에게 박원순법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모습이다.

서울시 공무원의 뇌물수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 중구청 소속 공무원 이모씨와 김모씨 등은 2010년 1월부터 2014년까지 공문서를 조작 또는 누락하는 방법으로 불법 건축물을 정상 건물로 둔갑시켜주고 건물주로부터 1억46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묵인해준 서울 중구 일대 불법 건축물은 439곳으로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위반 건축물 사진을 수정하는 등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공무원은 구속된 2명을 포함해 총 8명이였다. 경찰은 “이들은 화재 위험이 크다며 지역 소방서에서 30차례 이상 철거를 요청한 건물에 대해서도 못 본 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시 공무원 강모씨가 항소심에서 징역5년 추징금 1억3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강씨가 취득한 이익이 1억3000만원이 넘는 거액이고 이 사건 범행으로 서울시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대한 공정성과 불가매수성 및 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훼손됐다”고 판시했다.

자진신고 123건…비리액 1367만원
공무원 수억 수수 사건도 잇달아

강씨는 2006년경 서울시청 토지관리과에 근무하던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 김모씨로부터 서울대공원 내 원숭이학교 부지를 장기임대 받아 골프연습장과 골프장을 건설할 수 있게끔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강씨는 서울대공원 부지 정보를 김씨에게 전달하고 대가로 45만원 상당의 휴대전화1대와 시가 3억7000만원 상당의 전원주택을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넘겨받았다.


박원순법으로 알려진 서울시 공무원행동강령이 과잉한 행정처분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서울의 한 구청 도시관리국장인 박씨가 지난해 2월 한 건설업체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50만원의 상품권을 받아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에 적발됐다.

이 때문에 박씨는 해임처분을 받았다가 한 달 뒤 소청심사를 통해 강등으로 징계수위가 감경됐다. 이어 지난해 9월 서울행정법원은 강등 처분을 한 것은 지나치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 사건은 박원순법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법원은 “직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요구해 수수한 것이라기보다는 호의를 베푸는 것에 마지못해 응한 것”이라며 “강등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넘어섰다”고 판시했다. 

판결에 대해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렸다. 지난해 9월23일 금태섭 변호사는 CBS인터뷰에서 “박원순법은 매우 적절하고 지금 시대에 딱 맞는 법”이라며 “전체적인 부정한 네트워크를 깨려면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고쳐가야 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방송에서 노영희 변호사는 “전관예우는 나쁘지만 그 동안에 알아왔던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공무원의 경우에는 매우 엄격하게 법 적용을 요구하는 등 이중 잣대를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이 한 행동에 대해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모욕감을 주는 법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하는 측면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설 명절을 앞두고 25개 자치구와 합동 특별감찰반을 구성해 다음달 5일까지 본청을 비롯해 강도 높은 집중감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박원순법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업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인허가 관련 업무, 대민 접촉이 많은 규제·단속 관련 업무 담당자를 중심으로 금품·상품권·선물·향응 수수행위, 공직자의 품위손상 행위, 근무시간 중 도박시설 및 당구장, PC방 출입 등 근무태만 행위를 집중 감찰한다.

또한 지역의 기관장들이 관내 주민들로부터 명절 선물을 받는 행위, 투자·출연기관 인사·회계분야 비리 등 불법적 관행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공직자들이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을 자진 신고할 수 있는 클린신고센터와 시민들이 직접 공직비리를 신고할 수 있는 ‘원순씨 핫라인’등을 운영한다.

특별감찰 실시

김기영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하는 이번 특별 감찰을 통해 투명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것이 공직자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상식임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밥그릇 챙기는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의 준예산 사태와 보육 대란이 해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후원회 도입관련 건의안을 발의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의회는 장동길 의원 대표로 후원회 도입을 위한 정치자금법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다. 경기도의회는 “정치후원회는 ‘정치자금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나 유독 지방의원에게만 후원회 구성을 금지하고 있다”며 “헌법상의 평등원칙과 정치적 활동권의 제한으로 형평성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원회 제도를 지방의원에게도 예외 없이 도입하여 민주정치와 지방자치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 개정을 강력이 촉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지난 22일 공문을 통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행자부는 후원회 개설 자격을 확대할 경우 국고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검토 결과를 인용해 설명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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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