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석 저 /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 1만2000원
99% 비슷해도 비슷한 것은 가짜다!
FBI 인정 세계 최고의 ‘위폐감별사’
오늘날 우리는 가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신정아 씨의 학력 위조 사건의 뒤를 이어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가 세간의 화제다. 그뿐인가? 여성으로 첫 14좌 완등이라는 기록을 세운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의 의혹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가짜 정치가, 기업인, 교수, 연예인 등 온통 가짜가 판을 친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참기름이나 꿀, 보석과 그림, 하물며 휘발유도 가짜인 세상이다.
맹목적인 목표의식과 1등만이 최고라는 이 시대의 병폐가 부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필시 진짜는 진짜이고 가짜는 분명 가짜이다. 여기 우리에게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 묻는 이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서태석은 40여 년 동안 위폐를 감별해온 장인이다. 1분에 달러 200장을 감별하니 1년에 적발되는 위폐만 해도 평균 15만 달러이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내는 데 평생을 바쳐온 저자가 온종일 세균 덩어리인 돈을 만지면서 느껴온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이 주목하는 점은 바로 이것이다. 99% 비슷해도 비슷한 것은 결국 가짜이다. 그래서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 없는 진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이 책에는 위폐감별 40여 년 동안 저자가 느낀 진짜와 가짜에 대한 인생철학이 가득하다. 거짓말 같지만 저자는 위폐를 만나면 첫인상에서부터 감이 온다고 한다. 자꾸 눈을 피하는 사람에게 우호적일 수 없듯이 지폐 또한 감지되는 저마다의 표정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손을 등 뒤로 뺀다든지 시선을 다른 데로 두면서 딴청을 피우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때는 백발백중 위폐로 판명된다. 도저히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돈을 통해 많은 사람과 넓은 세상을 만났지만 돈도 사람도 가짜 행세를 그만두면 한결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저자가 세상에 기대하는 것이다.
이 책은 진짜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저자의 바람처럼 세상이 조금 더 근사해지지 않을까? 그는 오늘도 돈을 맛보고, 냄새 맡고, 만져 본 끝에 진폐와 위폐를 당당히 구분해낼 것이다. 비슷한 것은 가짜이다. 답은 역시 기본에 있다.
저자는 중학교 중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차별받았고 오로지 외화 위폐감식을 천직으로 알고 외길을 걸어오면서 학력이 포장하지 못하는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학력위주의 사회에 철퇴를 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학력으로 포장된 겉모습이 아니라 그 인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 밝히며 읽는 독자들에게 용기와 도전 정신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