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해바라기 그리는 서양화가 권인영

희망과 행운이 가득한 붓질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서양화가 권인영의 그림에는 희망이 깃들어 있다. 해바라기처럼 긴 인생 여정을 그림만 보고 살아온 권 작가, 그는 오늘도 묵묵히 화실에서 해바라기를 그리고 있다. 권 작가와의 전화 인터뷰는 지난 12월30일 오후에 이뤄졌다.

권인영 작가는 어릴적부터 공예가를 꿈꿨다. 멋스런 칠공예 작품이 그를 '예술'의 길로 인도했다. 대학도 공예를 가르치는 부산여대에 입학했다. 권 작가는 "일부러 칠공예 전공이 있는 학교를 골랐는데 그때는 순수하게 작품만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시 작가로

공예전에 입상하며 재능을 드러냈던 권 작가는 현재 서양화가로 활동 중이다. 권 작가는 "생계 때문에 다른 직업을 찾았다가 지금은 그림 그리는 일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권 작가가 처음 선택한 직업은 미술선생님이었다. 당시 권 작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나름의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남모를 고충도 있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림을 그렸고, 어느덧 그림 그리는 일만 하고 있다. 전업작가가 된 것이다. 권 작가는 "배운 게 이것 밖에 없다"라며 웃었다.

꼬박 1주일 넘게 그려 한 작품이 나올 때마다 권 작가는 성취감을 느낀다고 했다. 작가경력 15년이 된 권 작가는 유명 백화점과 계약을 맺은 '인기 작가'다. 그의 남편은 권 작가의 매니저이자 든든한 후원자다. 이들 부부는 요즘 액자 형태를 벗어난 이미지 아카이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권 작가의 작품은 대개 꽃을 소재로 삼고 있다. 여러 꽃 가운데도 해바라기를 즐겨 그린다. 권 작가는 해바라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외부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권 작가 그린 해바라기에는 '행운'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권 작가는 "예로부터 노란색은 황제가 쓰던 귀한 색이었다"라며 "또 노란색은 희망을 나타내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나 혼자 좋아하는 그림보다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편안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선 하나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권인영표 해바라기'의 차별점은 씨앗이다. 씨앗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그림의 독특한 질감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권 작가는 "해바라기를 가까이서 보면 씨앗마다 꽃이 핀 게 보인다"라며 "예전엔 그저 '예쁘다' 하고 말았지만 자세히 보면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해바라기 그림 15년…씨앗 하나마다 정성
단순하면서 아기자기한 구성…성실한 그림

천의 얼굴을 가진 씨앗은 작가가 발휘하고 있는 상상력의 밑거름이 됐다. 권 작가는 자신만의 꽃그림을 정초하는 방법으로 '관찰'을 제시했다. 권 작가는 꽃그림을 그려보고픈 지망생들에게 "꽃의 특징을 잘 살피라"라며 "(인위적인 연출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작업은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는 듯하다. 축구선수 박지성도 권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백화점과 소품갤러리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바라기는 멀리서 보면 단순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기자기한 구성이 일품이다. 권 작가는 농담조로 "경기가 풀리면 내 해바라기가 집집마다 걸리기를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 작가는 이른바 '금바라기'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금바라기는 금색으로 그려진 해바라기를 뜻한다. 한 카페 주인이 금바라기를 산 뒤 주변 친구들에게 권유해 소위 '공동구매'를 했다는 대목에선 자부심이 묻어났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일종의 컬렉션을 하는 '고객'에 대해선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권 작가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화실이 도자기 체험 학습장 쪽에 있는데 가끔 장애학생들이 와서 시간 나면 수업도 돕고 있다"라며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순수하게 미술을 가르쳐 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든다. 여유가 되면 미술치료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덧칠의 미학

권 작가의 붓은 생계와 직결돼 있다. 그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가는 아니다. 대신 장인처럼 묵묵히 작업에 매진했다. 그 흔한 '슬럼프' 한 번 겪어본 적 없. 옛 공예가들처럼 실용적인 면모가 읽힌다. 권 작가는 "사실 그림을 시작할 때 유화를 고른 건 수정이 편해서 였다"라고도 했다.

그렇다고 허투루 작품을 만들지는 않았다. 권 작가는 색을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켰다. 겹겹이 쌓아 올린 노란 물감은 어쩌면 희망을 품고 성실하게 살아온 권 작가의 삶과 닮아 있다. 새해를 맞아 권 작가가 전달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모두의 가슴 속에 뿌리 내리길 바래본다.


<angeli@ilyosisa.co.kr>

 

[권인영 작가는?]

▲옛 부산여대 예술대학 졸업
▲92 부산 산업디자인전 특선
▲93 칠공예전 입선
▲한국미술대상전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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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