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서민이 알아야 할 2016년 달라지는 것들

돈 없는 민초 삶은 여전히 퍽퍽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최저임금은 오르지만 임금피크제가 확산된다. 한 달 내내 일해야 126만원 남짓 번다. 서민대출은 5조7000억원 규모로 증가세지만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은 강화된다. 최근 정부는 '새해 들어 달라지는 것들'이란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실제 서민의 삶은 달라지는 것이 많지 않다. 의료·복지제도가 일부 개선된 점이 작은 위안거리다.

새해를 맞아 달라진 것 가운데 첫 번째 소개할 분야는 고용·노동 부분이다. 올 1월1일부터 사업장별 최저임금 시급은 6030원이 적용된다. 지난해 대비 8.1%(450원)가 올랐으며,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4만8240원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126만270원(6030원×209시간)이다.

시급 6030원
월 126만270원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다. 임시직·일용직·시간제·외국인근로자 등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단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자, 가사사용인, 정신 혹은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아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수습사용 중인 자로 수습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는 제외)는 최저임금의 10%가 감액(시급 5427원)될 수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된 '아빠의 달' 지원기간은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된다. 아빠의 달 사업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휴직자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월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60세 의무화 규정에 따라 확대된다. 정부가 마련한 지원정책은 2018년까지 3년 더 연장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장하기 위해 피크임금 대비 10% 이상 임금을 감액하면 연간 최대 108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60세 이상을 정년으로 정한 사업장에서 18개월 이상 계속 고용된 55세 이상 근로자 중 연소득 7250만원 미만의 근로자로 한정한다.


또 정부는 '근로시간단축 지원금' 제도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18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50세 이상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 근로자와 사업주에게 지원금이 지급된다. 근로자는 연간 1080만원 한도로 최대 2년 동안 감액된 임금의 50%를 받을 수 있다.

청년들의 해외취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이 일부 보완됐다. 해외취업성공장려금 제도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청년에게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한다. 민간취업알선지원금도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규모를 늘렸다.

10개 대학 200여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한 해외취업 연수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청년취업인턴제가 확대될 예정인데 강소·중견기업의 인턴채용 목표는 3만명 수준이다.

서민대출 연장
인터넷은행 출범

두 번째 소개할 분야는 세제·금융 부분이다. 올해부터 한 계좌로 예금과 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된다. ISA 가입 대상은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자영업자), 농어민이다. 계좌에서 발생한 손익에는 세금이 부과되며 만기인출 때 수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200만원 초과분은 9% 분리과세한다.

저신용·저소득 서민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햇살론 제도가 2020년까지 연장 운영된다. 보증 잔액은 4조4000억원이다. 금리는 10% 초중반대다. 햇살론을 포함해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 금융상품의 연간 지원액은 5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고급사진기, 녹용 등 일부 품목이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서 빠진다. 고급사진기(50%→20%), 녹용(41%→32%), 향수(27%→20%), 가전제품(25%→20%) 등 여행자 휴대용품에 적용되는 간이세율이 감소한다.


최저시급 오르지만 임금피크제 확산
서민대출 늘지만 주택대출은 어려워

올해부터 실손의료보험을 제외하고 보험사가 보험료를 자율 산정할 수 있다. 보험가입자가 해외에 3개월 이상 체류하는 경우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올 4월부터는 인터넷사이트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 상품 조회 시 개인정보와 사고 유무 등을 입력하면 실제 본인의 예상 보험료를 받아볼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 계좌 소유주가 금융기관 한 곳의 등록주소를 변경하면 모든 거래기관의 주소가 일괄 변경된다. 금융감독원은 정기예금과 적금,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연금저축 등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비교 정보를 인터넷에 게재한다. 2분기부터는 대출 후 7일 내 대출계약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해제가 가능하다. 대출기록 역시 삭제된다.

수도권의 경우 2월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소득심사가 강화된다. 여신심사 시 금융기관은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안내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는 LTV/DTI 기준을 완화해 온 기존 부동산대책과 대비된다. 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강화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법인 계좌개설 시 실소유자에 대한 확인 절차가 강화된다. 계좌 실소유주의 성명과 생년월일 등을 금융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올 하반기에는 케이뱅크 컨소시엄과 한국카카오은행이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예정이다. 온라인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 번째 분야는 식품·의약 부분이다. 2014년부터 시행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보상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사망보상금 외에 장애일시보상금과 장례비가 추가된다. 장애보상금은 장애 등급에 따라 1600만원부터 650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순대와 계란, 떡볶이 등 식품군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이 의무화된다. 순대 제조업체와 계란 가공장은 2017년까지, 떡류 제조업체는 2020년까지 HACCP 의무 적용을 완료해야 한다. 정부는 각 식품업체에 대한 현장점검과 교육을 실시하고, 시설개선 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유급식 지원대상은 초·중학생 가운데 중위소득 50% 이하인 34만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야영장 증가
의료보장 확대

네 번째 분야는 통신·안전 부분이다. 오는 6월부터 모든 이동통신사업자는 각 이용자가 약정 한도를 초과해 음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경우 이를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 IPTV(인터넷TV)사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같이 재난방송을 송출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만 받았던 이동전화 요금 감면 서비스는 중위소득 30~50% 이하로 확대된다. 오는 21일부터 보전산지에는 숲속 야영장 및 산림레포츠 시설의 설치가 허용된다. 정부는 야영 및 산림레포츠에 대한 국민 여가 수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우리 동네 안전정보를 지도를 통해 확인하는 '생활안전지도' 서비스가 기존 115개 시·군·구에서 229개 시·군·구로 확대된다. 생활안전지도는 치안, 교통, 재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통해 3차원(2차원도 가능)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섯째 분야는 환경 부분이다. 오는 6월부터 기상기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민간에 개방된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국민이 직접 과거 기상기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기상콜센터(131번)는 정부민원콜센터(110번)와 연계 운영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환경안전관리기준 적용이 의무화된다. 법 적용을 유예 받았던 5만9000곳의 어린이 활동공간은 중금속, 실내공기질 등에 대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단 연면적 430㎡미만인 소규모 사립 어린이집·유치원은 2018년까지 적용이 유예된다.

일부 계층 상대 이동전화 요금 감면
4인 가구 기초생계비 127만원 책정

마지막 분야는 보건·복지 부분이다.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27만원 이하인 가구는 최저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전체 월 소득이 118만원인 가구는 9만원에 대한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간암과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도 확대된다. 간암의 경우 검진주기가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조정됐다. 자궁경부암은 검진 시작 연령을 30세에서 20세로 낮췄다. 또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확대됐다. 4대 중증 초음파검사(전면급여), 수면 내시경(일부 적용) 등 고비용 필수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이 늘어난다. 오는 3월부터는 극희귀질환 및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도 본인부담률을 경감 받는 산정특례가 적용될 예정이다. 한약제는 연조제(짜먹는약)와 정제(알약)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6∼36개월 영아를 정부가 시간제로 돌봐주는 이른바 '시간제보육반'이 380개로 늘어난다. 양육수당 수급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비용은 한 시간에 1000∼2000원이다.


둘 이상 사업장의 합산 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보험료의 50%는 본인이 부담하고 50%는 사용자가 부담해 근로자의 보험료 부담이 경감된다. 기존 시간제근로자는 '한 사업장 60시간 이상 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험료를 자신이 부담했다.

아울러 입양아동 양육수당(월 15만원) 지원 연령은 16세 미만으로 늘었고,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대상자가 올해 3만명에서 내년 3만8000명으로 확대 편성된다.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의 지원 대상자 소득 기준도 현행 199만원에서 263만5000원으로 넓어진다. 지원규모는 최대 100만원까지다.

이밖에 여성가족부는 제도권 교육을 받고 있지 않은 청소년 1만5000명에게 검강검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청소년 특별지원 대상자의 소득확인 방식은 소득·재산 조사방식에서 건강보험료 확인 방식으로 변경된다. 제출 자료 간소화로 신속한 지원이 기대된다. 청소년 한부모(미혼모·부)에게는 자녀가 있을 시 월 10만원의 자립촉진수당이 지급된다.

여행자는 여행 개시 전 불이익 없이 여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민법에 반하는 계약은 그 효력이 상실된다. 가족관계등록사항 공시제도도 개선되는데 현재 전부 또는 일부로 구분되는 증명서 형식을 일반·상세·특정 등 3가지 형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발급을 원하는 자는 사용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병사급여 증가
의사상자 지원

더불어 정부는 의사자 및 의상자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의사자의 배우자와 자녀, 의상자에 대해선 과목별 만점의 5%를 가점 부여하고, 의상자의 배우자와 자녀에 대해선 과목별 만점의 3%를 가점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병사들의 봉급은 작년보다 평균 15%가량 인상된다. 상병 월급은 지난해 15만48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올랐다. 병장 월급은 19만7000원이다. 또 올해부터는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으려면 외국에 365일 이상을 체류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면제 조건은 180일 이상이었다. 끝으로 해군과 공군, 해병대 모집병 선발 과정에서 수능과 내신 성적 반영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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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