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서민이 알아야 할 2016년 달라지는 것들

돈 없는 민초 삶은 여전히 퍽퍽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최저임금은 오르지만 임금피크제가 확산된다. 한 달 내내 일해야 126만원 남짓 번다. 서민대출은 5조7000억원 규모로 증가세지만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은 강화된다. 최근 정부는 '새해 들어 달라지는 것들'이란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실제 서민의 삶은 달라지는 것이 많지 않다. 의료·복지제도가 일부 개선된 점이 작은 위안거리다.

새해를 맞아 달라진 것 가운데 첫 번째 소개할 분야는 고용·노동 부분이다. 올 1월1일부터 사업장별 최저임금 시급은 6030원이 적용된다. 지난해 대비 8.1%(450원)가 올랐으며, 일급으로 환산하면 8시간 기준 4만8240원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126만270원(6030원×209시간)이다.

시급 6030원
월 126만270원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다. 임시직·일용직·시간제·외국인근로자 등 고용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단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자, 가사사용인, 정신 혹은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아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수습사용 중인 자로 수습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는 제외)는 최저임금의 10%가 감액(시급 5427원)될 수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독려하기 위해 도입된 '아빠의 달' 지원기간은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된다. 아빠의 달 사업은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휴직자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월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임금피크제는 정년 60세 의무화 규정에 따라 확대된다. 정부가 마련한 지원정책은 2018년까지 3년 더 연장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장하기 위해 피크임금 대비 10% 이상 임금을 감액하면 연간 최대 108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60세 이상을 정년으로 정한 사업장에서 18개월 이상 계속 고용된 55세 이상 근로자 중 연소득 7250만원 미만의 근로자로 한정한다.


또 정부는 '근로시간단축 지원금' 제도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18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50세 이상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 근로자와 사업주에게 지원금이 지급된다. 근로자는 연간 1080만원 한도로 최대 2년 동안 감액된 임금의 50%를 받을 수 있다.

청년들의 해외취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이 일부 보완됐다. 해외취업성공장려금 제도를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청년에게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한다. 민간취업알선지원금도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규모를 늘렸다.

10개 대학 200여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한 해외취업 연수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청년취업인턴제가 확대될 예정인데 강소·중견기업의 인턴채용 목표는 3만명 수준이다.

서민대출 연장
인터넷은행 출범

두 번째 소개할 분야는 세제·금융 부분이다. 올해부터 한 계좌로 예금과 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된다. ISA 가입 대상은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자영업자), 농어민이다. 계좌에서 발생한 손익에는 세금이 부과되며 만기인출 때 수익의 2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200만원 초과분은 9% 분리과세한다.

저신용·저소득 서민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햇살론 제도가 2020년까지 연장 운영된다. 보증 잔액은 4조4000억원이다. 금리는 10% 초중반대다. 햇살론을 포함해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 금융상품의 연간 지원액은 5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고급사진기, 녹용 등 일부 품목이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서 빠진다. 고급사진기(50%→20%), 녹용(41%→32%), 향수(27%→20%), 가전제품(25%→20%) 등 여행자 휴대용품에 적용되는 간이세율이 감소한다.


최저시급 오르지만 임금피크제 확산
서민대출 늘지만 주택대출은 어려워

올해부터 실손의료보험을 제외하고 보험사가 보험료를 자율 산정할 수 있다. 보험가입자가 해외에 3개월 이상 체류하는 경우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올 4월부터는 인터넷사이트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 상품 조회 시 개인정보와 사고 유무 등을 입력하면 실제 본인의 예상 보험료를 받아볼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 계좌 소유주가 금융기관 한 곳의 등록주소를 변경하면 모든 거래기관의 주소가 일괄 변경된다. 금융감독원은 정기예금과 적금,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연금저축 등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비교 정보를 인터넷에 게재한다. 2분기부터는 대출 후 7일 내 대출계약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해제가 가능하다. 대출기록 역시 삭제된다.

수도권의 경우 2월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소득심사가 강화된다. 여신심사 시 금융기관은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안내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는 LTV/DTI 기준을 완화해 온 기존 부동산대책과 대비된다. 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강화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법인 계좌개설 시 실소유자에 대한 확인 절차가 강화된다. 계좌 실소유주의 성명과 생년월일 등을 금융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올 하반기에는 케이뱅크 컨소시엄과 한국카카오은행이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예정이다. 온라인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 번째 분야는 식품·의약 부분이다. 2014년부터 시행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보상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사망보상금 외에 장애일시보상금과 장례비가 추가된다. 장애보상금은 장애 등급에 따라 1600만원부터 650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순대와 계란, 떡볶이 등 식품군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이 의무화된다. 순대 제조업체와 계란 가공장은 2017년까지, 떡류 제조업체는 2020년까지 HACCP 의무 적용을 완료해야 한다. 정부는 각 식품업체에 대한 현장점검과 교육을 실시하고, 시설개선 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유급식 지원대상은 초·중학생 가운데 중위소득 50% 이하인 34만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야영장 증가
의료보장 확대

네 번째 분야는 통신·안전 부분이다. 오는 6월부터 모든 이동통신사업자는 각 이용자가 약정 한도를 초과해 음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경우 이를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사업자, IPTV(인터넷TV)사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같이 재난방송을 송출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만 받았던 이동전화 요금 감면 서비스는 중위소득 30~50% 이하로 확대된다. 오는 21일부터 보전산지에는 숲속 야영장 및 산림레포츠 시설의 설치가 허용된다. 정부는 야영 및 산림레포츠에 대한 국민 여가 수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우리 동네 안전정보를 지도를 통해 확인하는 '생활안전지도' 서비스가 기존 115개 시·군·구에서 229개 시·군·구로 확대된다. 생활안전지도는 치안, 교통, 재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통해 3차원(2차원도 가능)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섯째 분야는 환경 부분이다. 오는 6월부터 기상기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민간에 개방된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국민이 직접 과거 기상기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기상콜센터(131번)는 정부민원콜센터(110번)와 연계 운영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환경안전관리기준 적용이 의무화된다. 법 적용을 유예 받았던 5만9000곳의 어린이 활동공간은 중금속, 실내공기질 등에 대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단 연면적 430㎡미만인 소규모 사립 어린이집·유치원은 2018년까지 적용이 유예된다.

일부 계층 상대 이동전화 요금 감면
4인 가구 기초생계비 127만원 책정

마지막 분야는 보건·복지 부분이다.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27만원 이하인 가구는 최저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가령 전체 월 소득이 118만원인 가구는 9만원에 대한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간암과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도 확대된다. 간암의 경우 검진주기가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조정됐다. 자궁경부암은 검진 시작 연령을 30세에서 20세로 낮췄다. 또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확대됐다. 4대 중증 초음파검사(전면급여), 수면 내시경(일부 적용) 등 고비용 필수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이 늘어난다. 오는 3월부터는 극희귀질환 및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도 본인부담률을 경감 받는 산정특례가 적용될 예정이다. 한약제는 연조제(짜먹는약)와 정제(알약)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6∼36개월 영아를 정부가 시간제로 돌봐주는 이른바 '시간제보육반'이 380개로 늘어난다. 양육수당 수급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비용은 한 시간에 1000∼2000원이다.


둘 이상 사업장의 합산 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보험료의 50%는 본인이 부담하고 50%는 사용자가 부담해 근로자의 보험료 부담이 경감된다. 기존 시간제근로자는 '한 사업장 60시간 이상 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험료를 자신이 부담했다.

아울러 입양아동 양육수당(월 15만원) 지원 연령은 16세 미만으로 늘었고,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대상자가 올해 3만명에서 내년 3만8000명으로 확대 편성된다. 노인 무릎인공관절수술의 지원 대상자 소득 기준도 현행 199만원에서 263만5000원으로 넓어진다. 지원규모는 최대 100만원까지다.

이밖에 여성가족부는 제도권 교육을 받고 있지 않은 청소년 1만5000명에게 검강검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청소년 특별지원 대상자의 소득확인 방식은 소득·재산 조사방식에서 건강보험료 확인 방식으로 변경된다. 제출 자료 간소화로 신속한 지원이 기대된다. 청소년 한부모(미혼모·부)에게는 자녀가 있을 시 월 10만원의 자립촉진수당이 지급된다.

여행자는 여행 개시 전 불이익 없이 여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민법에 반하는 계약은 그 효력이 상실된다. 가족관계등록사항 공시제도도 개선되는데 현재 전부 또는 일부로 구분되는 증명서 형식을 일반·상세·특정 등 3가지 형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발급을 원하는 자는 사용 목적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병사급여 증가
의사상자 지원

더불어 정부는 의사자 및 의상자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의사자의 배우자와 자녀, 의상자에 대해선 과목별 만점의 5%를 가점 부여하고, 의상자의 배우자와 자녀에 대해선 과목별 만점의 3%를 가점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병사들의 봉급은 작년보다 평균 15%가량 인상된다. 상병 월급은 지난해 15만48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올랐다. 병장 월급은 19만7000원이다. 또 올해부터는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으려면 외국에 365일 이상을 체류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면제 조건은 180일 이상이었다. 끝으로 해군과 공군, 해병대 모집병 선발 과정에서 수능과 내신 성적 반영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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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