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린 강신명 경찰청장 속사정

한상균, 충성경쟁 제물 됐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1급 수배자의 실질적인 죄명은 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죄다. 경찰은 1계급 특진까지 내걸며 '한상균 검거'에 매진했다. 검거 과정에서 청와대 출신 전·현직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누가 더 '충심'이 깊은지 경쟁했다. 충성경쟁의 제물이 된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30분께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해 있는 조계사를 깜짝 방문했다. <연합뉴스> 등 국내 주요 언론은 구 청장의 조계사 방문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이날 구 청장은 조계사 주지인 지현스님과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스님을 만나고자 했다. 구 청장은 면담에서 한 위원장의 자진 퇴거를 요청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 방문
충성경쟁 전조

그러나 구 청장은 이들 스님을 만나지 못했다. 두 스님 모두 면담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구 청장은 조계사에서 삼배를 올리고 준비해 온 서한을 전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구 청장의 조계사 방문은 사전 조율이 생략된 '일방적인 진입'이었다.

비공개 면담이 가능했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구 청장의 조계사 방문 소식을 흘렸다. 면담이 거부되자 구 청장은 "한상균 위원장의 도피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라며 "빠른 시일 내로 자진 퇴거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수십대의 마이크가 구 청장 앞에 몰렸고, 이곳저곳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구 청장은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 집행을 할 수 밖에 없다"라고도 했다.

구 청장의 강경발언에 여론은 들썩였다. 주목할 것은 강신명 경찰청장의 급작스런 입장 변화다. 하루 전인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 청장은 "여러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중략) 제일 낮은 단계는 경찰이 조계사에 물밑작업을 하는 것이겠고, 제일 높은 단계는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조계사 진입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 예컨대 1∼5단계를 계획했을 때 2단계쯤에서 해결되면 진입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런데 강 청장은 구 청장이 조계사에 방문하자 하루도 못가 입장을 바꿨다. 8일 오후 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강 청장은 "9일 오후 4시까지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집행에 나서겠다"라며 조계종을 압박했다.

'사생결단'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신병확보 과정서 구은수와 신경전

특히 이날 강 청장의 발언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즐겨 쓰는 표현인 '배신'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강 청장은 "12월6일까지 자진 퇴거 약속을 어기고 불법투쟁을 선언한 것은 20일 넘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준 국민과 불자들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후 상황은 경찰의 조계사 경내 진입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의 중재, 한 위원장의 자진 퇴거로 이어졌다. 경찰 입장에서 보면 목표했던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셈이다. 그럼에도 강 청장의 입지는 여전히 위태롭다. 11일 오전 강 청장의 거취와 관련한 풍문이 확산되는 등 경찰 안팎에서는 교체론이 대두되는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강 청장의 교체설과 얽힌 인물이 바로 구 청장이다. 지난 7~8월쯤 구 청장은 '강 청장이 총선을 앞두고 사임하면 경찰 총수를 꿰찰 것'이란 소문에 휩싸였다. 강 청장은 이 같은 '총선 출마설'을 적극 부인했다. "내년 8월로 예정된 임기를 마치겠다"라는 입장을 수차례 드러냈다.

지난해 8월까지 구 청장은 대통령비서실 사회안전비서관(치안감)을 역임했다. 파견이 종료되자 구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에 내정됐다. 이는 박근혜정부 들어 '청와대 출신 서울청장' 코스를 밟았던 강 청장과 같은 이력이다.

불거진 경질설
박심은 구은수?


단 이들은 경찰 내 서로 다른 이익집단을 대변한다. 강 청장은 엘리트그룹인 경찰대 출신이며, 구 청장은 기존 기득권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출신이다. 때문에 강 청장과 구 청장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강 청장 측에서는 총선 출마설을 비롯한 '음해성 루머'를 퍼뜨린 배후로 '동국대 라인'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구 청장은 지난 2일 검찰 수장이 된 김수남 검찰총장처럼 청와대의 강한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8일 조계사 방문도 강 청장의 지시가 아닌 다른 경로의 요구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강 청장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배경에는 일종의 '위기의식'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강 청장의 '라이벌'이자 소위 '조정정년' 대상자인 구 청장은 어떤 형태로든 연말 인사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정정년은 경찰청장을 제외한 만 57세 이상 경무관이 스스로 용퇴하는 경찰 조직만의 관행이다. 조정정년에 따를 경우 구 청장은 늦어도 올해 안에는 옷을 벗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찌감치 강 청장의 후임으로 구 청장을 낙점했다고 한다. 차기 경찰청장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권 보호의 책무를 진 막중한 자리다. 때문에 강 청장은 지난 6월 "조정정년 폐지를 검토하겠다"라고 한 바 있다. 자신의 임기를 보장해주면 'BH(청와대)의 뜻'에 따르겠다는 신호를 준 셈이다.

위기의 강신명
제물이 필요해

그러나 2000년부터 이어 내려온 관행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찰 고위간부의 인사 적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경찰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구 청장의 조계사 방문은 청와대를 의식한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보안수사대, 광역수사대, 정보과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사본부를 설치해 지난달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자를 수사하기도 했다.

이를 견제하듯 강 청장은 '조계사 진입 예고'라는 초강수로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했다. 수천명의 경찰 병력은 한 위원장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박심'을 붙잡기 위해 움직였다. 다시 말하면 경찰 내 충성경쟁의 불똥이 조계사로 옮아붙은 것이다. 현재 강 청장은 민주노총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며 청와대와의 교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일 경찰청은 한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쌍용차지부 조합원 이모씨를 구속했다고 알렸다. 같은 혐의로 구속된 사람은 11일 기준 10명이다. 경찰은 관련 수사대상자가 731명에 이른다고도 밝혔다.

청와대 출신 전현직 서울청장 
인사설 맞물려 '박심' 경쟁

지난달 21일 강 청장은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민주노총 본부를 겨냥한 압수수색은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처음이다. 강 청장은 지난 2013년 12월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재직했을 당시 경향신문 사옥 민주노총 본부에 5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철도노조 간부 검거 작전을 지휘했다. 이때 남긴 강렬한 인상이 지금의 강 청장을 있게 한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정기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강 청장에 대해 "양면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말단 직원의 경조사를 기억하고, 고충을 상담하면서 '격려 문자'도 직접 보내는 등 배려가 있는 리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처럼 제거해야 할 '적'이라고 인식되면 가혹할 정도로 수사를 밀어붙인다고 덧붙였다. 농민 백남기씨에 대한 직사살수, 사고 수습 과정에서의 사과 거부는 강 청장의 양면성을 잘 드러내는 사건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19일 3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집회의 명분은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5법' 통과를 막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업종을 뿌리산업까지 확대하는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주류 언론이 만든 '폭력시위' 프레임에 갇혀 시민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16일과 19일 집회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강 청장과 구 청장의 명암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 청장의 해임은 구 청장의 영전을 의미하며, 강 청장의 유임은 구 청장의 인사 발령과 연결된다. 강 청장이 유임된다면 구 청장은 공석인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내정될 가능성이 있다.

19일이 기로
구은수 거취는?

11일 유포된 '경찰 고위간부 인사설'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공석이 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 '구 청장의 후임으로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 황성찬 경찰대학장, 이상원 경찰청 차장 등이 경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강신명 교체설'의 연장선으로 풀이되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민주노총에 대한 공세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질서 확립을 부르짖고 있는 권력 이면에는 청와대를 향한 '충성경쟁'과 '자리싸움'이 혼재한다. 경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731명 외에도 시위 가담자 800명에 대한 신원확인을 진행 중이다. 최근 경찰이 한 위원장에 대해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충성경쟁의 발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 당시 집회 참가자를 "아이스(IS)"라고 지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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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