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국정감사, 저질국감 주역들

개그가 따로 없네…국민들은 웃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막말과 성의 없는 질의, 딴 짓 하기, 자리비우기…’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고질적인 병폐가 반복됐다. 특히 여야 할 것 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몸은 국감장에 있으면서 마음은 지역구에 있는 의원들 탓에 역대 최악의 부실 국감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끝난 올해 국감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역대 최악의 부실 국감이 됐다. 특히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원들이 국감보다 지역구 관리에 힘을 쏟았다. 내년 총선 공천이 오픈프라이머리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몸은 국감장에 있으면서 마음은 지역구에 있는 의원들 탓에 맹탕 국감이 이어졌다. 지역구 관리를 위해 국감 도중 자리를 뜨는 의원들도 많았다.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을 맹탕 국감으로 만든 주역은 다름 아닌 양당 대표들이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 홍금애 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하필 국감 기간 재신임 문제를 들고 나와 국감준비에 한창이던 당을 내홍에 빠뜨리고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등 공천방식 문제로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국감 기간을 총선정국으로 바꿔놨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추석 연휴 직후 2차 국감 기간에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문제를 들고 나와 열심히 2차 국감을 준비했던 의원들을 맥 빠지게 했다.

막말 국감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당 총재가 국감을 앞두고 직접 점검회의를 할 정도로 국감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당 총재가 이번 국감 때 무얼 할 것인지 의원 한명 한명에게 모두 물어봤다. 그러니 의원들이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지금 양당 대표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의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국감을 다른 이슈로 묻어버리는 꼴이니 저질 국감의 주역이라고 해도 마땅하다”고 말했다.

저질 국감을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막말 공방’이다. 올해 국감장에서도 여지없이 여야 의원들 간 막말 공방이 이어졌다. 일례로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새누리당 연찬회 건배사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두고 연일 막말과 고성만 반복하다 파행을 거듭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이 야당의 정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문제 삼은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을 향해 “여당 수석부대표란 양반이 여기와서 깽판을 놓으려고 그래?”라며 언성을 높였고, 조 의원은 “누구를 가르치려 드는거냐”고 맞서면서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또 기획재정부 국감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길어지자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이 “제 질의시간을 다 잡아먹으려고 하느냐, 얼굴은 빨게지셔 가지고…”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일부 야당의원들이 피감기관장에게 인격모독적이고 인격살인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창피해서 같이 앉아있기 힘들다”고 말했다가 야당의 항의에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은 지난달 11일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에게 “일어서서 회장 ‘물건(성기를 지칭)’ 좀 꺼내봐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류 회장의 성희롱 의혹을 질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류 회장이 “여직원 A씨가 진료예약 사항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대학 병원 비뇨기과 ○월○일’이라고 보고하자 류 회장이 여직원에게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르키며 ‘내 물건이 얼마나 튼실한데 비뇨기과라고 하느냐’ 이렇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 했다. 그러나 류 회장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성의 없는 질의에 딴짓·자리비우기
혹시나 했는데 역시…정책 실종 정쟁만

수준 미달의 질의도 부지기수였다. 대표적으로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는 지난 달 17일 10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불러내는데 성공했으나 신 회장을 출석시켜놓고 한 질문은 고작 “한국과 일본이 축구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것이었다.

이 같은 수준이하의 질의를 한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튿날 사과했다. 또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은 신 회장에서 국감과 무관한 지역 민원성 발언을 늘어놓기도 했다. 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산에 롯데가 건설 중인 골프장 공사와 관련 “통행금지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역 민원을 늘어놔 비난을 받자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바쁜 와중에 증인을 불러다놓고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달 21일 국방위 국감장에 출석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은 4시간 동안 군 사법개혁에 대한 질문 1개만 받고 자리를 떴다. 같은 날 보건복지위원회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국감’에서도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 등 증인 5명은 한마디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증인을 채택해놓고는 정작 답변은 듣지 않고 호통에만 열을 올리는 ‘망신주기 국감’도 흔한 장면이다. 지난 달15일 경찰청 국감에서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가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모의 권총을 주고 격발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감장에서 딴 짓을 하다 포착된 의원들도 있었다. 지난달 14일 국회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노트북으로 자신의 회고록을 작성하다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의원은 이 날 뿐만 아니라 지난달 17일과 18일에도 회고록을 작성했다.

언론 보도로 문제가 되자 김 의원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면서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같은 당 신의진 의원은 국감 도중 책상 밑에 소설책을 감추고 틈틈이 꺼내 읽다 포착됐다. 신 의원은 “책을 읽은 것은 사실이지만, 질의 내용을 귀담아 듣고 있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했다.

맹탕 질문

국회의원들도 문제지만 피감기관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도 빈축을 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뭘 답변하라는 겁니까? 제가 머리가 나빠 가지고 7분 동안 계속 말씀하시니까 뭘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딴청을 피웠다. 또 복지위 국감에서는 정진엽 복지부 장관이 줄곧 “정확한 것은 모르겠는데…”라는 식으로 답변을 일관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처럼 국감장 곳곳에선 업무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해 질타를 받는 광경이 흔했다. 부실한 자료 준비로 재탕, 삼탕 질문을 반복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매번 반복되는 질의와 고쳐지지 않는 시정 조치 사항은 ‘국감 무용론’의 가장 큰 이유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 따르면 18대 국회와 19대 국회 국감질의 10건 중 1건이 중복 질의였다. 그러나 여야는 ‘저질 국감’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악의적 허위 폭로, 기본적 사실관계 오류, 인신공격·황당·막말 등의 질의를 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 때문에 저질 국감이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잘못을 바로잡자는 야당의 목소리를 정치공세라고 하면서 파행이나 일삼는 행위 때문에 야당까지 국민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제발 밥값 좀 하자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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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