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유지 대량 매각설 진상

나라땅 야금야금 팔아먹는 대~한민국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전 국토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국유지(국가가 소유한 토지)는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으로 구분한다. 행정재산은 사권 설정이 제한돼 매각이 불가하므로 국유재산법에 의거해 용도폐지 절차를 거쳐 일반재산으로 전환해야 매각이 가능하다. <일요시사>는 올해 국유지 잠정 수치와 최근 5년간 국유지 매각 규모를 살펴봤다.

국토교통부 지적통계연보와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관리운용총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토면적 10만284㎢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만4521㎢(24.45%)가 국유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유지의 재산별 규모는 행정재산이 2만3668㎢(96.52%, 411조8541억원), 일반재산이 853㎢(3.48%, 25조6151억원)로 조사됐다.

일반재산은 증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국유지 규모를 살펴보면 ▲2010년 1만6660㎢(행정재산 1만5585㎢, 일반재산 1075㎢) ▲2011년 2만4024㎢(행정재산 2만3031㎢, 일반재산 993㎢) ▲2012년 2만4056㎢(행정재산 2만3129㎢, 일반재산 927㎢) ▲2013년 2만4236㎢(행정재산 2만3359㎢, 일반재산 877㎢) ▲2014년 2만4521㎢(행정재산 2만3668㎢, 일반재산 853㎢)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국유지는 2010년에 비해 1.5배 늘어났다. 국유지가 매년 증가한 것은 산업단지 및 자유구역 부지조성을 위한 매립지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유지 잠정수치를 2만3373㎢(행정재산 2만2496㎢, 일반재산 877㎢)로 보고 있다. 행정재산 중 도로, 하천, 항만 등의 공공용 재산을 포함한 국유지 잠정 재산은 439조1185억원이다.

국유지는 전산화 작업이 실시된 2001년 이후 매년 규모가 확대돼 왔다. 실제로 2001년에는 1만5559㎢로 조사됐으며, 지난해까지 8962㎢의 국유지가 증가했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잠정수치로 정한 국유지 규모는 국유지 전산화 작업 실시 이래 처음으로 나타난 감소치다.


지난해에 비해 국유지가 1148㎢ 줄어들었으며, 일반재산도 여의도 면적(2.9㎢)의 8.3배인 24㎢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기획재정부가 국유지 대량 매각을 위해 행정재산을 용도 폐지한 후 일반재산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반재산 증가 규모는 최근 5년(2010∼2014년)간 매각된 국유지 규모와 비슷하다.

기획재정부의 국유지 잠정수치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매각재산총량제 도입 계획을 지난 3월16일 발표, 매년 국유지의 매각 및 매입 총량을 미리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유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유지 매각 규모와 행정재산의 일반재산 전환 규모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기철 사무관(국유지담당)은 “예민한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5년간 24.722㎢ 매각…여의도 8.5배 수준
2010년 대비 1.5배↑ “매립지 확대 때문”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각한 국유지 규모를 조사한 결과, 여의도 면적의 8.5배에 달하는 24.722㎢의 국유지가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토지의 매매가는 3조8773억9100만원이다. 이는 5000만 국민이 한 해 동안 사용한 전력기금의 양과 비슷한 규모다.

국유지의 매각 규모도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001㎢(5885억6400만원), 2011년 3.378㎢(6945억9800만원), 2012년 4.310㎢(7855억200만원), 2013년 7.280㎢(9157억2900만원), 2014년 6.753㎢(8929억9800만원)의 국유지가 매각됐다. 지난해의 국유지 매각 규모는 2010년 대비 2.3배 수준이다.
 

한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관리 중인 국유지의 무단점유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캠코에 대한 국정 감사에서 국유지의 무단점유 비율이 16.2%(10만530필지, 7월말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의도 면적의 16.5배에 해당되는 규모다. 무단점유 비율은 2011년 8.5%(3만7230필지), 2012년 9.4%(5만1612필지), 2013년 14.9%(9만2007필지), 2014년 16.03%(9만9583필지)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기획재정부 측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던 무단점유지 관리가 2010년 5월부터 자산관리공사(캠코)로 일원화되면서 무단점유가 심각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캠코 측은 “개인에 의한 무단점유가 대부분”이라며 “도시에서는 판자집으로, 시골에서는 밭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단점유 심각

무단점유 국유지에 대해 캠코는 임대료의 1.2배에 해당하는 변상금을 부과하나 미납에 대한 처벌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변상금 징수가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캠코가 2012년 이후 무단점유자들에게 총 1792억3400만원의 변상금을 부과했으나 758억7800만원(42.3%)이 미납액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 감사에서 신의원은 “국유지 무단점유 비율이 늘면서 무단점유 국유지에 부과하는 변상금도 매년 늘고 있지만 회수가 제대로 되지 못해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유지 현황>

구분 행정재산(㎢) 일반재산(㎢) 계(㎢)
2010년 15,585 1,075 16,660

 

2011년

23,031 993 24,024
2012년 23,129 927 24,056
2013년 23,359 877 24,236
2014년 23,668 853 24,521
2015년(잠정수치) 22,496 877 23,373

<국유지 매각 규모 현황>

구분 면적() 매각금액(만원)
2010년 3,001 5885억6400
2011년 3,378 6945억9800
2012년 4,310 7855억200
2013년 7,280 9157억2900
2014년 6,753 8929억9800
24,722 3조8773억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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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