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코스의 필요충분조건

운보다 실력이 드러나는 코스가 GOOD!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장은 태평양의 은빛 파도와 바닷바람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뉴저지주 파인밸리골프장은 사람의 손을 최소화한 친환경적인 코스라는 이유로, 매년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유리알처럼 빠른 그린과 잡풀 하나 보이지 않는 양탄자 같은 페어웨이 덕에 골퍼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이처럼 골프장은 코스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황무지나 다름없던 곳이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오픈대회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는 코스로도 탈바꿈한다. 이로 인해 골프코스 설계는 100만㎡에서 펼치는 종합예술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골프장 코스 설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국내 골프장 30%는 외국인 작품, 잭니클라우스 ‘최상급’
토목공학·조경학·상상력 등 동원, ‘난이도보단 재미’

국내 설계자 쇠퇴, 세부 모형 전문설계가 고용
비제이 싱·우즈 등은 기본적인 레이아웃만

전 세계에 만들어진 골프장은 대략 3만5000개로 추산된다. 200개 국가에 골프장이 있고, 미국이 1만6000개로 단연 많다. 영국 2700개, 일본 2400개, 캐나다 2100개, 호주 1500개, 독일 750여개, 중국 700개, 한국 500개 정도 된다. 이른바 ‘세계 100대 코스’라 불리는 명코스들은 미국과 영국이 3분의2를 차지하고 있고, 각 나라별로 많게는 5~6곳, 적게는 1~2곳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코스
코스설계가 계보

명코스로 불리는 잘 만들어진 코스는 우선 골프를 즐기는 데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잘 맞았을 때와 못 맞았을 때의 변별력이 있어야 한다. 잘 맞은 샷이 해저드에 빠지거나, 경사지에 떨어지면 공정성이 떨어지는 코스가 된다. 운이 잘 따르는 코스는 좋은 코스라고는 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00대 코스를 선정할 때 기준은 여럿 있지만 경관(View)을 보는 심미성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샷 밸류’다. 하이, 미디엄, 로 샷 밸류로 구분하는데 오거스타내셔널, 페블비치 등이 ‘하이 샷 밸류’ 코스로 평가받는다. 즉 18홀 모두가 다르고 치는 사람마다 변별력을 달리한다. 샷을 할 때 구질(드로, 페이드, 스트레이트)을 다르게 해도 잘 친 사람과 못 친 사람의 차이가 다르게 느끼도록 해주는 코스를 말한다. 미디엄과 로 샷 밸류로 갈수록 변별력이 낮아져 ‘상(償)과 벌(罰)’이 모호해진다.
코스 설계가들은 “어렵게 설계하는 것은 쉽지만 재미있게 설계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코스 설계가는 골퍼들의 실력에 따라 만족을 주는 설계를 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 때문에 코스 설계가는 먼저 상상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런 다음 골프를 잘 쳐야 하고, 토목공학과 미학, 조경학, 그리고 상상력(이미지네이션)과 영감(인스피레이션)이 있어야 한다.
코스 설계가 중에는 유난히 유명선수 출신이 많은 것도 출중한 기량을 앞세워 누구보다도 골프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잭 니클라우스를 비롯, 아널드 파머, 게리 플레이어, 그레그 노먼, 비제이 싱, 타이거 우즈까지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코스 설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기본 레이아웃(홀 배치, 벙커 위치, 그린 언듈레이션 등)만 정하고 세부적인 설계는 전문 설계가를 고용해 활용한다. 이름값으로 코스설계를 하는 셈.
선수 출신 중에는 니클라우스의 코스설계 비용이 가장 높다. 자신이 직접 사인을 한 이른바 ‘시그니처 코스’인 경우 250만달러로 최상급이다. 파머, 플레이어, 노먼 등 유명선수들은 150만달러 정도다.
전문설계가 중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코스 설계가로 꼽히는 톰 파지오를 비롯, 로버트 트랜스 존스 주니어, 피트 다이, 리스 존슨, 톰 독, 카이 필립 등이 잘나가는 설계가 그룹이다. 파지오는 파지오는 명성답게 설계비로 최고 800만달러를 받기도 한다.
500개 시대를 맞은 국내 골프장 가운데 3분의1은 외국인 코스 설계가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외국인을 선호하는 데는 설계가가 갖는 ‘유명세’ 때문이다. 반면 토종 코스 설계가들은 ‘찬밥’ 대우다. 외국인은 토종 설계가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더 받는다.
하지만 대개 구릉지 코스만을 해온 외국인 설계가들은 한국처럼 산악지형 설계 경험도 부족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반드시 ‘명품 코스’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니클라우스가 설계했다는 이름을 내건 국내 골프장이 10여 곳 있지만 니클라우스가 직접 디자인에 관여한 곳은 강원 보광휘닉스파크와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 2곳 밖에 없고 나머지는 니클라우스디자인회사에서 설계한 코스다.
국내 코스 설계가 1호는 1940년대 전 일본선수권을 제패한 연덕춘이다. 그는 1960년부터 코스 설계에 참여하면서 국내 코스 설계의 장을 열었고, 이후 장정원, 임상하, 김명길, 김학영 등이 계보를 잇고 있다.

국내 코스 설계 현실
토종 설계자 찬밥

한국골프코스설계가협회에는 현재 10여명의 전문 코스 설계가들이 활동 중이다. 국내 대표적인 코스 설계가인 송호씨가 운영 중인 송호디자인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55개, 해외에서 5개 정도 코스 설계를 했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 신규 건설이 포화상태에 빠져 토종 코스 설계가들이 폐업하거나 전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규모를 갖추지 못해 여의치 않다.
골프장도 시대에 따라 트렌드에 맞게 바꾸는 리모델링도 필요하지만 공사기간 동안 영업 손실을 걱정하는 골프장 측에서 50년 전 코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곳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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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