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탄 여름에 잘나가는 이유

푹푹 찌는 데 불 땔 일 많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우리나라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1년 연속 자살률 1위로 기록돼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OECD 평균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명당) 12.1명의 2.4배에 달하는 28.5명(2012년 기준)으로 조사된 것이다. 최근 번개탄 자살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번개탄에 대한 구매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의 ‘사망 원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대 사인으로 인한 사망자 18만6769명 가운데 1만4427명(7.72%)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9.5명이 자살로 사망하는 셈이다. 자살사망률은 2003년 대비 5.9명이 늘어난 28.5명(인구 10만명당)으로 조사됐으며,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사인으로 밝혀졌다. 특히 10대·20대·30대의 사인 1위, 40대·50대의 사인 2위로 ‘자살’이 지목됐다. 자살자의 성별 구분에서도 남자가 1만60명, 여자가 4367명을 차지했으며 자살률도 각각 39.8명, 17.3명으로 나타났다.

베르테르 효과

보건복지부가 2013년 자살사망자의 사인을 분석한 결과, 3대 사인은 목맴, 추락, 번개탄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7년까지 3대 자살 사인에는 번개탄 대신 음독이 기록됐으나 2008년 이후 번개탄 자살사망자가 음독 자살사망자보다 더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실제로 번개탄 자살사망자의 규모는 2004년 50명, 2005년 62명, 2006년 64명, 2007년 66명, 2008년 262명, 2009년 721명, 2010년 641명, 2011년 1125명, 2012년 1069명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사망자가 1825명으로 나타나 2004년 대비 10년 만에 36.5배나 증가했다.

2008년 이후 번개탄 사용 자살사망자가 급증한 데는 유명인의 자살에 대한 베르테르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08년 9월8일 배우 고 안재환이 자동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사망하면서 번개탄을 사용한 자살사망자가 급증하게 됐다는 것이다. 고 안재환의 사망 전후 번개탄 자살사망자는 2007년 66명에서 2008년 262명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2014년과 2015년 번개탄 자살사망자가 2000여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 안재환의 자살 이후 번개탄 자살사망자가 급증한 데 이어 유명인들의 번개탄 자살이 2013년부터 연달아 발생한 이유다.

2013년 7월23일 드라마 <모래시계>의 연출은 맡았던 고 김종학PD가 경기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3년 5월 가수 손호영의 당시 여자친구의 번개탄 사망에 이어 손호영도 뒤따라 자살을 기도했다가 시민의 신고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바 있다. 무명배우 판영진도 지난 6월22일 자동차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원진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번개탄 자살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만큼 이미 비슷한 사회 문제를 겪은 홍콩과 대만의 규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국내 연탄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접근을 제한하는 건 어렵지만 자살을 막기 위해 부분적으로라도 규제하는 걸 심각하게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 센터장도 “위험성 물질인 번개탄을 경고 문구 삽입이나 나이 제한 같은 규정 없이 온라인에서까지 누구나 살 수 있게 한 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1998년 한 여성화학자의 번개탄 사망 이후 번개탄 자살사망자가 16명에서 2002년 276명으로 급증했다. 각종 언론 및 방송에서 여성화학자의 사망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자 홍콩인들이 번개탄 자살에 대해 신체적 손상 및 고통이 없는 것으로 인식한 까닭으로 분석된다.

이에 홍콩 정부는 실외에서 취사할 때 번개탄 대신 전기 그릴을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대만의 신베이시는 번개탄을 자물쇠가 달린 보관함에 보관하고, 구매희망자에게는 사용목적을 물은 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대만 타이난시도 번개탄 자살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술과 번개탄의 동시 구매를 억제하고 판매원에게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번개탄 구매 시 사용 목적과 사용 장소를 판매원에게 알려줘야만 하는 방안을 내세워 실행 중이다.


캠핑족보다 많은 자살기도자 구매율
세 번째 사인…외국처럼 규제 나와야

홍콩·대만·일본 등의 번개탄 자살사망자 예방책을 두고 우리 국민들도 번개탄 구매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2017년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신형 번개탄 개발 방안만 제시할 뿐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번개탄 자살 등을 포함한 치명적 수단 차단 방안, 심층적 자살예방정책 수립 위한 심리적 부검 실시 등의 방안을 담은 3차 국가자살예방 5개년계획을 6∼7월 중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번개탄을 제조하는 업체들도 영세하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영세한 서민이다 보니 일괄 규제를 하는 것은 어렵다”며 “번개탄의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떨어뜨리면 시중에 시판되는 번개탄보다 사망까지 이르는 시간이 배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중간에 깨어나 자살 의지를 스스로 꺾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번개탄의 구매 접근성과 번개탄 자살률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름휴가철 숯불구이용 번개탄 구매율 급증에 따라 자살기도자의 구매도 높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번개탄은 인근 슈퍼마켓 및 마트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쇼핑몰에서는 성인인증 절차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구매가 가능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0대의 자살 사인 1위가 자살로 나타나 청소년에 대한 번개탄 구매 제한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터넷쇼핑몰 G사의 경우 번개탄의 낱개 당 최저 248원에서 최대 840원까지 40개 묶음 내지 60개 묶음으로 판매하는 업체가 1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일발송해주는 업체도 있었다.

예방문구 표기

번개탄의 포장지 및 박스에 자살예방 문구가 표기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환경부는 자살예방문구 표기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지난해 1월 밝힌 바 있으나, 에너지 재활용 정책에 따라 대책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경기도만이 지역 내 유일 번개탄 제조업체인 대명챠콜과 자살예방문구 표기를 지난 4월 합의했다. 9개 거래처에 제품을 납품하는 대명챠콜의 번개탄 포장지에는 ‘생명은 소중합니다’는 자살예방문구와 자살위기상담전화(1577-0199) 및 콜센터(120)의 연락처가 표기돼 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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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