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보신탕 반대하는 김나미 세이브코리안독스 대표

“복날, 개 좀 그만 때려잡아요”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한민국의 7월, 국민 중 일부는 허해진 몸을 달랜다는 명목으로 ‘개고기’를 찾는다. 해당 식당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국내·외 여론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에도 ‘보신문화’는 바뀌지 않고 있다.

 

“개고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나가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앞서와 같은 질문을 하면 다들 손사래 치기 바쁘다. “안 먹어요.” “개를 어떻게 먹어요.” 비교적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해서일까 온통 부정적 반응뿐이다. 그러나 초복을 맞은 지난 13일 여의도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는 신나게 ‘개’를 잡기 시작했다. 몰려오는 손님을 쳐내기 위해서다.

개 먹는 나라

‘복날에 개 잡는 일’은 악습과도 같이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세계는 이미 수차례 문제제기해온 상태. 지난 13일만 해도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는 동물연대 회원들이 모여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규탄하고 나섰다. 국내 여론은 말할 것도 없다.

‘세이브코리안독스’(이하 코리안독스)는 그간 한국에서 자행되는 살상을 막고자 행동으로 나섰다. 미국 가디언스레스큐 한국지부장 김나미씨가 대표로 있는 이 단체는 식용으로 거래되고 있는 개는 물론 학대당하고 있는 반려견들까지 구조해 해외로 입양 보내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듣고 세계 곳곳에서 몰려드는 자원봉사자도 많다. 그중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외국인 세 명이 있어 <일요시사>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 사람의 이름은 메들린(영국), 에이슨(캐나다), 안리(미국). 이들은 SNS를 통해 알게 된 코리안독스의 활동을 보고 한걸음에 한국을 찾았다.

“에이슨과 저는 7월2일에 왔어요.”

언제 한국에 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메들린이 답했다. 미국에서 온 안리는 조금 늦은 7월11일에 왔다고 전했다. 세 사람 모두 시종 진지한 자세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국제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월부터 외국인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코리안독스의 공고를 보고 한국에 가야되겠다고 결심했어요. 국제적으로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인식이 바뀔 수 있겠다 싶었죠.” 안리는 한국행을 택한 계기에 대해 설명해줬다.

한국의 개식용 문화를 처음 알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메들린이 충격이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대답했다.

“중국 사람들이 개를 먹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한국이 먹는다는 것에 충격을 받게 됐죠.”

에이슨이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고로 발전한 한국이 개고기를 먹다니…. 사실 과정이 더욱 충격이었어요. 너무 잔인하고 끔찍하게 개를 도살합니다. 이웃에 살던 개가 갑자기 도살되고 그것을 서로 먹는다는 거잖아요.”

여름에만 200∼250만 마리 도살
개고기 보신문화 금지법안 주장

안리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와서 한국에서 개고기 먹는 사람은 소수라고 얘기해 줍니다. 그러나 복날에 도살되는 개의 수가 200만∼250만마리라고 해요. 적은 사람이 먹는다고 했지만 수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어요.”

하나의 문화로 인정해 줘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훌륭한 사람과 기술력을 가진 국가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개고기로 인해 한국은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메들린이 답했다.

세포생물학을 전공했다는 에이슨은 좀 더 구체적으로 왜 개를 먹으면 안 되는지 설명했다.

“동물에게 어떤 잔혹한 도살로 인한 고통이 가해졌을 때 세포분열상 독이 됩니다. 개고기를 한국에서는 보신탕이라고 말한다죠? 그렇게 도살된 개고기를 먹으면 보신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몸을 해롭게 할 것입니다.”

안리도 동의했다. “개는 고기로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예요. 개의 피부에는 질병과 그 외 섭취했을 때 인체에 안 좋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개를 영양적으로 섭취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죠.”

에이슨은 국제적 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한민국은 삼성, LG, 기아를 가진 나라입니다. 갤럭시 휴대폰 같은 걸 만들어 내는 나라에서 어떻게… 같은 국가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푸아그라’를 아는가. 송로버섯인 트러플, 철갑상어알인 캐비어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이것은 거위간이다. 그런데 이 간을 일부러 키우기 위해 사람들은 거위의 입에 호수를 채우고 하루 종일 음식을 주입한다.
동물학대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 사람에게 물어봤다. 메들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푸아그라는 우리 나라에서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제 영국에서는 푸아그라가 잔인하다는 이유로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개 먹는다는 건 사람 먹는 것”
동물 학대·잔인한 도살 반대

에이슨이 말을 받았다. “푸아그라가 어떤 것인지 알고부터는 그것 또한 반대하고 있습니다. 동물 학대·잔인한 도살 모두 반대합니다. 그러나 푸아그라는 이미 거의 사라졌는데 반해 개고기는 여전히 200∼250만마리 먹고 있어요.” 이어서 에이슨은 잘못되었다(wrong)는 말을 반복했다.

<일요시사> 독자들 및 한국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메들린은 이내 입을 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가… 개고기만 안 먹으면 더 좋은 국가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에이슨은 핵심 메시지를 전했다. “반드시 보신탕 먹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제발 한국정부에 얘기 쫌 해주세요. 금지 법안을 만들 수 있게요.”

안리도 거들었다. “(해외에서는)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음에도 개식용 문화로 그러지 못할 수 있는 거죠.”


“충격 받았죠”

세 사람과의 대화 중간에 통역을 도와주던 김나미 대표가 짧은 동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영상에서는 피켓을 들고 있는 메들린이 개고기를 파는 상인에게 구타와 욕설을 당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들은 한국을 직접 찾았다. 만만치 않은 비행기 값을 동물단체에 후원금으로 내는 게 더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이 직접 한국을 찾은 이유는 이곳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고국에 돌아갔을 때 지인들에게 알리고 위해서다.

다가오는 23일, 8월12일은 중복·말복이다. 다르게 말하면 아직 100만∼150만 마리의 개가 앞으로 도살될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과 김 대표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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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