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흔드는 ‘검은 손’ 추적

“보호는 못해줄망정…” 세계적 지도자 깎아내리는 부끄러운 대한민국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22일 출국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남기고 간 것은 많았다. 비록 방북 허가가 하루 만에 철회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지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외교가 하루가 다르게 고립되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국내에 머문 100여 시간 동안 정치권과 언론 등 사회 각층에서는 반 총장 활용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반 총장이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는 동안에는 ‘성완종 사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급기야 반 총장은 일정 중 관련 의혹에 대해 진화에 나설 만큼 끊임없는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일각에서는 관심을 받아야 할 공식 일정이 묻혔다며 지나친 표적보도를 우려했다.

4박5일 일정
성완종과는?

국내 최대 검색포털사이트인 ‘네이버’를 기준으로, 반 총장이 국내에 있는 4박5일 동안 보도된 기사는 4000여건을 훨씬 넘는다. 이는 하루에 약 1000개 이상의 기사가 쏟아진 것으로 국내 언론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그 중 집중적으로 보도된 내용은 크게 세 가지, ▲성완종과의 관계 ▲방북추진 ▲대권도전 의사가 그것이다.

언론은 연일 반 총장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를 보도했다. 두 사람 간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었다. 공식 석상에서도 성 전 회장과의 인연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이에 반 총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직접 입을 열었다.

반 총장은 지난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세계교육포럼’ 기자회견 자리에서 “성 전 회장과는 충청포럼 회원으로 몇 번 함께 참여한 일이 있고 장학재단을 설립해 많은 학생에게 희망을 주는 일도 했다”며 “국내에 있을 때는 여러 차례 만났고 유엔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서울에 들어오면 간혹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은 “성 전 회장을 포함해 누구와도 국내정치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성 전 회장과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 둘이 앉아서 그런 논의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대서특필했다. 200여건이 넘는 관련기사가 나가는 동안 세계교육포럼에 대한 내용은 뒷전이었다. 반 총장이 밝힌 내용 중 성 전 회장에 관한 발언만을 뽑아내 보도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세계교육포럼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한 현장관계자는 “포럼 내용보다 반 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제사기 의혹’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동생인 반기상씨의 아들로 알려진 반주현씨가 국제적 사기를 펼쳤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반 총장은 그에 대한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본의 아니게 친인척이 ‘반기문 흔들기’를 한 셈이 됐다.

결국 반 총장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조카와 관련한 보도를 한 것을 봤다”며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물의를 일으켜 저 자신이 민망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반 총장은 “조카의 사업활동 등을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여한 일도 없고 아무런 관계없는 일이란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도와주지 않는
반기문 친인척

성 전 회장과의 관계와 묶여 주목받는 것은 반 총장의 대권도전 의사다. 그간 반 총장은 끊임없이 국내정치에는 뜻이 없음을 밝혀왔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반 총장은 방한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정치는 한국 발전에 헌신할 분들이 국민 판단을 받아서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아예 다음부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저를 포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이 거부의사를 표했지만 정치권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의 발언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은 없지 않느냐”며 반문한 뒤 “방북일정을 계획했다는 것은 엄연한 정치적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보기에는 반 총장이 꾸준히 대권도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정계전문가들은 여의도 한켠에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꾸준히 군불을 지피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여·야 모두 당내 유력 대권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반 총장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 측면에서 친박·비노세력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이는 한창 반기문 대망론이 기치를 높였던 2014년 11월에도 나왔던 주장이다.

4박5일 방한, 질문은 ‘성완종’이 전부?
성완종과의 고리 찾기 “하나만 걸려봐!”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김무성 대표가 압도적 대선주자로 치고 나감에 따라 친박계가 반 총장 이름을 계속 거론하고 있는 것이라 보는 시선이 많다. 뚜렷한 차기 대선주자가 없는 친박계에서는 반 총장의 국제·국내에서의 입지가 탐날 수밖에 없다.

우선 친박계는 반 총장을 영입하는 시나리오를 최고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입하지 못하더라도 적임 후보자를 찾는 동안 김 대표 ‘견제카드’로는 꾸준히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비노계도 마찬가지다. 동교동계·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등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대한 견제카드로 반 총장의 이름을 꺼내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문 대표가 부침을 겪고 있는 지금 확실히 견제하겠다는 복안이 숨어있는 것으로 정계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2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발표된 내용을 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반 총장이 36.4%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새누리당 김 대표가 11.2%로 2위를 기록, 다음으로 새정치연합 문 대표가 10.3%로 3위에 랭크됐다. 지난 15일에서 1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반 총장은 김 대표와 문 대표를 각각 20% 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반기문 활용
여·야 군불

이번 여론조사 결과 중 친박·비노계에서 가장 탐낼만한 부분은 두 가지, ▲전 연령대와 ▲영·호남을 아우르며 나타나는 고른 지지가 그것이다. 반 총장은 20대(41.8%), 30대(34.2%), 40대(34.8%), 50대(35.0%), 60대 이상(36.6%) 등 전 세대에서 30% 이상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지역적으로는 고향인 대전·충청권에서 45.0%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에서도 33.7%, 호남권에서도 33.3%의 지지율을 나타내며 ‘어디서든 통한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친박·비노의 반 총장 활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이유다.


‘방북추진’도 결과적으로 성사되지 못하면서 반 총장에게 숙제를 남겼다. 반 총장은 일정상 지난 21일 북한에 위치한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하루 전날인 지난 20일 갑작스레 반 총장의 방문 허가를 취소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22년 만의 유엔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이 철회된 것에 대해 반 총장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 총장은 “저의 개성공단 방북 허가결정을 철회한다고 알려왔다. 갑작스러운 철회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은 없었다. 이런 평양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친박·비노 반기문 활용 ‘견제카드’ 전락
급작스런 북한의 변덕, 숙제로 남나?

북한에서는 별다른 이유를 말하지 않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을 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 공정성과 형평성을 내버리고 주권존중의 원칙, 내정불간섭의 원칙들을 스스로 포기한 기구로 전락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지만 갑작스런 철회 이유로는 타당치 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어서 대한민국에 대해 “핵 타격 수단 소형화와 다종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라며 “도발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반 총장을 만나기 부담스러워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칫 들러리로 전락해 반 총장만 돋보일 것이란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전문가들은 “갑작스런 북한의 말 바꾸기로 한반도 긴장 완화는 물론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도 희박해졌다”고 보고 “이것이 반 총장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분석했다.

반기문 흔들기
누가 득보나?

반 총장의 방북은 무산됐지만 여전히 그는 한국 정치판의 주요 변수다. 명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황이라 언제든 태세를 전환할 수 있다고 정가는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반 총장의 이름이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타의에 의해 계속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측근은 “본인이 나서겠다면 누가 뭐라 하겠냐만은 주위에서 먼저 저렇게 (대망론에 대해) 말하니 반 총장 입장에서는 스스로 언행에 제약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반 총장이 남은 임기를 잘 마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내후년에 대권 도전 얘기를 꺼내도 늦지 않다”고 자중을 촉구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퇴 ‘왜?’
이래저래 시끄러운데 총선 준비나?


첫 여성 정무수석으로 화제가 됐던 조윤선 정무수석이 지난 18일 전격 사의를 표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국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다른 여성의원들도 함께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지난해 6월부터 정무수석에 임명돼 11개월간 직무를 수행해 왔다. 정치권에서는 그녀가 그간 당·청 사이의 가교역할을 무난히 수행해왔다며 그녀의 이번 사퇴가 급작스러운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조 전 수석의 정확한 사퇴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전 수석이 직접 밝힌 이유는 ‘공무원연금개혁 변질’이다. 그녀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애초 추구하셨던 대통령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논의마저 변질되고 있는 현실에서 개혁 과정에 하나의 축으로 참여한 청와대 수석으로서 이를 미리 막지 못한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직접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정치권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금 개혁의 주무부처를 이끌고 있는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그대로 두면서 정무수석을 경질한 것은 국회로선 협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 전 수석이 내년 총선 출마 등을 고려한 결정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사의가 미리 계획된 것이며 시기를 조절하던 중 마침 연금개혁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리에서 내려왔다는 주장이다.

내년 총선 서초갑 필두로 종로 도전설
나경원과 쌍벽, 구로에서 박영선과 한판?


이에 조 전 수석이 과연 어느 지역에서 출마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종로와 서초갑, 그리고 구로가 꼽힌다. 서초갑의 경우 본인의 거주지라는 이점이 있어 출마가 가장 유력한 지역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선 조 전 수석의 이름값을 고려해 당세가 약한 험지로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따라서 종로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로의 경우 ‘정치1번지’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있는 지역이다. 당은 물론 조 전 수석 입장에서도 욕심나는 부분이다.

종로를 두고 나경원 의원과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도 동작을에 출마할 것이 유력한 나 의원은 그러나 종로 출마도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장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 의원이 종로 당선을 시작으로 다음 서울시장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 내 수위를 다투는 미녀 정치인인 두 사람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구로구 출마의 경우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과의 여·야를 대표하는 여성들 간의 대결이 기대된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전통적 야권 강세 지역인 구로를 잡기 위해 조 전 수석을 전략공천 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략공천을 싫어하는 당 지도부의 성향을 고려해 봤을 때 이루어지기 힘든 시나리오라는 의견도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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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