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국가기밀누설 의혹 대해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통령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시간 또한 거꾸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2008년 이명박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청와대 기록물을 봉하마을로 가져간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적 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이 전 대통령 또한 자신의 사저에 대통령 기록물을 열람하기 위한 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한차례 <대통령의 시간>으로 홍역을 치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회고록 집필 과정에서 기록물을 불법적으로 확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다.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는 국가기록원과 주고받은 정보공개요청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강남구 사저
기록물 봤나

정보공개센터가 주장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국가기록원에 ‘2010년 1월 1일부터 2015년 2월 23일까지 전직 대통령의 대통령기록 온라인 열람 요구에 따라 온라인 열람 장비 등을 설치한 현황에 대해 설치일, 요청한 전직 대통령 이름, 설치 장소 등을 포함해 공개하라’고 서면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2013년 2월24일 서울 강남구 사저에 대통령 기록 온라인 열람 장비를 설치했다’고 회신했다. 강남구에는 이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추가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측근·비서진과 주고받은 공문서 목록 및 문서사본이 있는가’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자 국가기록원은 ‘정보부존재’를 통지, 서로 주고받은 공문서 및 문서 사본이 없음을 알렸다.

의혹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인 <대통령의 시간>을 보면 대통령지정기록으로 관리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교 및 남북관계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언급돼 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의문점을 파헤치던 중 기록원에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결국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 작성을 위해 자신의 사저에 온라인 장치를 설치해 두고 열람한 것 아니냐는 주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회고록이 출간된 시점에 수많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과 맥을 같이한다.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시 비밀기록은 한 건도 남기지 않고 대부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전환했는데 책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 정상과의 회담과 전화 통화, 북한과의 비밀 접촉,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내용 등 지정기록물을 열람하지 않고서는 확인하기 힘든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친이계는 이러한 의혹에 전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의 시간> 집필을 총괄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한 언론사를 통해 “청와대에 마지막까지 있지 않아서 (사저에 대통령기록 온라인 열람 장비를 설치했는지) 그 부분은 알지 못한다”면서 “근거 없이 추리로 얘기하는 것에 대해 답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 중 한명은 “국민에게 추리를 하게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기록원의 분명한 해명만이 의혹을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불거지는 의혹에 기록원은 해명 자료를 게재했다. 내용을 보면 “이 전 대통령 사저에 전직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위한 장비는 설치되어 있다”면서도 “장비로는 대통령기록물 중 일반기록물에 한해 온라인으로 열람이 가능하며, 비밀기록물과 지정기록물을 온라인으로 열람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는 물론,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설치는 사실
열람은 거짓

이어서 기록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온라인으로 지정·비밀 기록물을 열람하였다는 정보공개센터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끝을 맺었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자 소관부서인 대통령기록관 기록제도과에 문의했지만 관계자는 “이번 건과 관련하여 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였다”고 짧게 답했다.

기록원의 해명이 있음에도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즉각적인 수사 착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김희경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간한 <대통령의 시간>에 대해서는 국익을 저해하거나 국가안보에 직결된 내용을 공개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청와대도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며 “법으로 열람이 금지된 대통령지정기록물 및 비밀기록을 보고 작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온라인 열람은 대통령지정기록물 및 비밀기록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시민단체 “회고록 위해 온라인장비 설치?”
기록원·이명박 측 “설치했지만 보진 않아”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사건을 언급했다. 천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정책연구와 집필을 위해서 온라인 열람을 호소했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범죄자로 몰아간 당사자가 자신은 열람 장치를 버젓이 설치해놓고 편의를 누린다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하고 파렴치한 일”이라며 “국가기록원은 지정기록물은 열람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철저히 조사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사건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거주하던 봉하마을에 ‘이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것과 유사하다 보고 있다. 2008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청와대 온라인 업무관리 시스템인 이지원을 구축한 사실을 알고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대통령 기록물 반출의혹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였다. 또한 이후 ‘사초폐기 사건’ ‘NLL 대화록 사건’으로 이어진 시발점이라는 견해로 보면 한국 근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이에 과거 사건과의 형평성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봉하 이지원
사과 받아내

이 전 대통령 측은 설치 자체를 부인하다 최근 “지정기록물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즉 장비를 사저에 설치한 것은 맞으나 지정기록물을 열람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열람을 하지 않고 회고록을 작성할 수 있었을까? <한겨레>에 단독으로 보도된 내용을 보면 그 해답에 다가갈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집필을 총괄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월1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회고록 집필 과정에서) 대통령이 위임한 사람이 대통령기록관에 가서 대통령기록물을 수차례 열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기본적으로 대통령과 참모들의 기억이 있고, 메모도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회고록에 나오는 수치가 상세하고, 외국 정상들과 북쪽 인사들 발언이 직접 인용됐다’는 지적에 대해 “참모들의 기억이나 그때 배석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종합해서 쓴 것이고, 정확한 내용은 대통령기록관에 가서 조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기억과 메모를 기본으로 하되 수치와 같이 정확한 내용이 필요할 때는 대통령기록관에 가서 조회를 한 것이다. 이는 이 전 대통령 측과 기록원 사이에 주고받은 공문서가 ‘부존재’했다는 내용과 대치되는 것이다.

봉하마을 설치 땐 고강도 수사…지금은?
퇴임 대통령, 기록물 대한 인식 바꿔야

이에 대해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이 말한 것처럼 이 전 대통령 측 사람들이 기록원에 방문해서 조회한 것이 맞다”면서 부존재로 답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문서의 존재 유무에 대한 공개 요청이기에 부존재라 적힌 것이다. 실제로 공문서를 주고받은 사실은 없다. 요청서를 주고받은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정보공개센터 측 관계자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공문서라고 적시한 것이다”며 “만약 요청한 내용이 불확실했다면 담당자가 요청인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을 궁금해 하는지 물어보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인데 기록원 측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보를 종합해보면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저에 온라인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통령지정기록물 등을 온라인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기록원을 직접 찾아가 열람한 사실을 알기위해 정보공개센터가 공문서 존재 확인을 요청했으나 부존재로 답이 왔다. 확인하고자 한 사실이 신청서나 요청서가 아닌 ‘공문서’였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측근이 기록원을 방문해 조회한 내용을 회고록에 실은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만천하에 대통령기록물의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기록원이 밝힌 바와 같이 법을 위반한 사실은 없으나 도의적 책임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록물 인식
이젠 바꿔야”

200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대통령 기록물을 가져가려 하자 강하게 이의제기했던 이 전 대통령. 그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 전 대통령 측의 반응에 참여정부 시절 주요관계자는 전화인터뷰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노 전 대통령 때와) 똑같은 일인데 그때는 수사를 시작해서 사과까지 받아냈으면서 퇴임 후에는 본인이 그렇게 했다니…”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최 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기록물을 가지고 나가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역대 대통령들 모두 그런 의혹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 원장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해석하면서도 “퇴임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한다. 사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원외교국정조사에 대한 국민여론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7명 가량은 국회에서 열리는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 자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뉴스타파>의 의뢰로 이 전 대통령의 증인 채택 여부를 묻는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의견이 67.2%를 기록, 반대의견인 17.3%보다 4배가량 더 높게 조사됐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5.5%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증인 채택 여부에 대해서도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찬성의견이 58.7%로 반대의견 29.0%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2.3%였다.

10명 중 7명 “MB 증인으로 나서야…”

새누리당은 이 전 대통령,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에 대해 증인 채택을 요구해 온 새정치연합에 노무현정부 시절 자원외교의 주축으로 알려진 문재인 대표에 대해서도 증인 채택을 해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론조사가 발표된 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는 홍영표 의원 등 새정치연합 소속 자원외교국조특위 위원 7명이 이 전 대통령의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회견문을 통해 “새누리당의 증인 채택 거부로 자원개발국정조사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제는 이 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자원외교 국부유출의 주범인 이 전 대통령이 청문회에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진실을 외면하고 여당 뒤에 숨는다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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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