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레이더> 잘나가는 형지 위험한 선택, 왜?

속 더부룩∼오바이트 조심!

[일요시사 경제팀] 김성수 기자 = 에스콰이아의 새 주인이 된 패션그룹 형지. 잔칫집 분위기다. 회사 전체가 잔뜩 들떠 있다. 최병오 회장이 그토록 바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는 주변의 시선은 싸늘하다. ‘저럴 때가 아닌데…’란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왜 그럴까.

 
형지가 에스콰이아를 품에 안았다. 형지는 지난달 30일 계열사인 교복업체 에리트베이직을 통해 제화기업 이에프씨(EFC)의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마냥 웃을 때가…
 
EFC는 에스콰이아, 영에이지 등 제화 브랜드를 비롯해 소노비, 에스콰이아컬렉션 등 핸드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제화잡화 기업이다. 형지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여성복, 남성복, 아웃도어, 학생복, 골프웨어, 유통 등 기존 사업영역에 제화와 잡화 부문을 추가하게 됐다. 종합 패션·유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회사 관계자는 “EFC는 금강제화, 엘칸토와 함께 국내 제화산업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브랜드로 경기불황과 경영악화에도 연간 1500억∼2000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달성해온 기업”이라며 “형지의 역량을 적극 활용해 자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키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최병오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인수 전 여려 차례에 걸쳐 강한 자신감과 의지를 내비쳤다. 인수 확정 후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이전부터 제화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며 “직원들에게 인수를 적극 추진하라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돈이다.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670억원. 형지는 아무런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오래 준비해 왔기 때문에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유상증자, 사내유보금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도 “(인수 후유증에서)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잘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싸늘하다 못해 얼음장처럼 차갑다. 인수 능력을 의심하는 눈길이 적지 않은 것. 과연 통큰 베팅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물음표다. 형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업계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게 형지의 자금 사정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잇단 M&A가 발단이 됐다. 형지는 2012년 남성복업체 우성I&C를 시작으로 이듬해 교복업체 에리트베이직, 쇼핑몰 바우하우스, 베트남의류업체 C&M을 인수했다. 지난해 프랑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인수한데 이어 이탈리아 명품 여성복 브랜드 스테파넬과 아웃도어 와일드로즈의 라이선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670억 베팅’ 제화명가 에스콰이어 인수
재무구조 괜찮나…‘승자의 저주’ 우려
 
물론 그에 따라 덩치가 불었다. 연매출 1조원대 회사로 발돋움 했다. 반면 재무구조엔 빨간불이 켜졌다. 차입금이 불어나 부채비율이 한때 300%를 웃돌았다. 형지의 총부채는 2012년 1277억원에서 2013년 1675억원으로 늘더니 2014년 3319억원까지 불어났다.
 
위기를 느낀 형지는 인수한 회사를 도로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 지난해 총부채가 2434억원으로 줄고, 부채비율도 200% 수준으로 낮췄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형지가 EFC를 직접 인수하지 않고 자회사인 에리트베이직을 내세운 것도 재무구조 때문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는 경쟁에서 이겼지만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대가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화그룹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홈에버를 인수한 이랜드, 남광토건을 인수한 대한전선,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 등도 모두 비슷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M&A 시장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무턱대고 인수전에 나섰다가 큰 코 다친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무게가 있는 M&A엔 항상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이 따른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EFC가 형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61년 서울 명동에 차린 10평 남짓의 작은 구둣방이 모태인 에스콰이아는 1970년대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금강제화와 제화업계 양대산맥을 형성했다. 질주는 2000년대 들어 서서히 감속한 후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IMF 외환위기 때만 해도 잘 버텼다. 그러다 2003년부터 곤두박질쳤다. 2009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모펀드사인 H&Q AP코리아(현 EFC)에 인수됐고, 201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 사정이 악화됐다. 급기야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데 이어 12월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563억원,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형지가 운영한다고 해서 에스콰이아가 나아질 보장이 없다”며 “오히려 당장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등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목 잡힐라
 
형지는 EFC 인수와 관련 실사를 받고 있다. 이게 끝나고 대금을 납입하면 인수가 마무리 된다.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형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 갈 길을 갈지 주목된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에스콰이아 몰락 스토리
 
제화명가로 이름을 날리던 에스콰이아가 위기를 맞은 이유는 경기판단 착오에 따른 무리한 투자였다. 에스콰이아는 IMF가 거의 마무리됐다고 판단한 2003년부터 호경기를 예상, 제화는 물론 패션부문에 투자를 늘렸지만 곧바로 터진 ‘카드대란’폭탄을 맞고 풍전등화의 처지에 내몰렸다.
 
무엇보다 상품권 남발은 품질 저하로 이어져 기존의 명품 이미지를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싸구려’로 인식된 것. 한때 에스콰이아의 상품권 발행은 매출 60%선까지 육박했고 시중엔 최대 반값에 상품권이 거래되기도 했다.
 
2005년엔 신뢰감과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상품권 판매를 일반상품 판매로 위장해 신용카드 영수증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거액을 탈세했다는 내부 직원들의 폭로가 잇따라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게다가 오너 2세가 각종 구설수에 올라 창업주가 40년 가까이 어렵게 쌓아올린 깨끗한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창업주의 아들 이모씨는 1980년대 중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미모의 인기탤런트와 결혼했다가 9개월 만에 이혼했다. 2008년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동업자를 폭행하고 돈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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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