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 마나' 기상청 잇단 헛발질 논란

일본 일기예보가 더 정확하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영종대교 106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기상청의 안개특보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상청은 그동안 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안개특보를 시범운영했지만 그 실효성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이런 기상청을 두고 ‘가상청’ ‘구라청’이라고 부르는 조롱도 이어지고 있다. 모든 사고의 원인을 기상청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이번 사고가 ‘예고된 인재’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11일 오전 인천 영종대교 상부 도로에서 서울 방향으로 가던 차량 106대가 연쇄적으로 추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날 사고는 10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게 낀 상태에서 최초 사고 후 뒤따르던 운전자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연달아 추돌하며 발생했다. 이번 영종대교 106종 추돌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추돌사고 중 최대 규모다.

사실상 찍는 수준
 
오전 9시40분께 인천 영종대교 상부도로 서울 방향 3.8km 지점 1차로에서 유모(60)씨가 운전하던 택시가 앞에 달리던 또 다른 택시(운전자 한모씨·62)를 들이받고 멈췄다. 이에 뒤따라오던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와 트럭·승용차·승합차 등이 연이어 추돌했고, 불과 20여분만에 차량 106대가 추돌하게 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안개가 짙게 끼어 있어 가시거리가 10m 정도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종대교와 가장 가까이 있는 항공기상청에서 관측한 인천국제공항의 가시거리는 약 600m다. 영종대교에는 기상 관측 시설이 없어 사고 지점의 정확한 가시거리 측정은 불가능하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에서 ‘안개특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안개특보는 정확도가 낮고, 이번 추돌 사고가 발생한 영종대교는 안개 사고가 잦음에도 안개 관측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006년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해대교 추돌사고 당시 원인이 안개로 지목되자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9년 4월부터 안개특보를 1차 시범 운영해왔다. 하지만 정확도가 22.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6년이 지난 지금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안개특보 정확도는 34.3%에 그쳤다. 시범운영 시작 직후인 지난 2010년에는 안개특보 정확도가 56.9%였지만 이후 4년 연속 30%대에 머물고 있다. 예보의 3분의 2가 오보인 셈이다. 주 의원은 “예보정확도를 높이고 안개로 인한 사고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시범운영하고 있는 안개특보를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고, 안개관측망을 238개소에서 263개소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기상청은 안개관측을 위한 관측망 구축에 약 40억4000만원, 안개특보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에 1억5000만원, 정보화용역 5억4000만원, 시스템용 서버구입에 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미비점이 많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돈 쏟아 부어도…3개 중 2개 오보
예측시스템 오작동 빈번 ‘나몰라’
 
기상청은 미세먼지 농도 관측 결과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발표했다. 강원 영서에서 ‘나쁨’, 그 밖의 권역에서는 ‘보통’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의 실시간 대기환경정보 서비스인 ‘에어코리아’의 내용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기상청과 환경부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쾌적했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의 관측은 달랐다. 일본기상협회가 동아시아 지도에 색상을 6단계로 나눠 표시하는 미세먼지 농도 그래프에서 같은 시간 중국 동부와 한반도는 미세먼지로 뒤덮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수도권의 경우 최상위 단계인 ‘매우 많음’으로 붉은색, 다른 지역은 상위 3번째인 ‘많음’으로 노란색 그래프가 그려졌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미세먼지 농도 예보와 차이가 있었다.
 
 
환경부 측은 “현재 미세먼지 예측 정보는 기본적으로 미세먼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초미세먼지를 기준으로 삼은 일본의 예측 정보와 다르다”며 “초미세먼지를 기준으로 삼은 예측 정보 역시 일부 지역에 한해 정보를 제공 중에 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중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경우 초미세먼지로 분류된다. 이는 인체 내 기관지 및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기 쉬워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미세먼지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기상청은 기상관측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고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2013년부터 해당 관측기간이 생산한 자료에 대해 품질평가제를 도입했다. 품질평가제란 수집된 자료 중 정상적으로 사용가능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류, 품질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정상자료율 80% 이상이면 기상관측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품질평가제는 유명무실했다. 기상방재 연구의 기초가 되는 기온, 강수량 등 관측자료가 유관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상청=구라청?
 
지난해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년 관측자료 품질등급제 현황’에 따르면 총 4만1580곳의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 기상관측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관측자료를 제공한 곳은 이 중 절반인 2만2734곳에 그쳤다. 들어온 자료 중 30%(6914건)는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로 판명났다. 이 같은 사실은 기상방재 시스템이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철저한 준비 없이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기상청 ‘날씨앱’ 폐지
 
 
공공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에 대한 일제 정비가 추진된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공공데이터 활용 서비스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그동안 많은 앱과 웹을 개발해 왔으나 민간 시장을 오히려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민간과 유사하고 활용이 저조한 공공앱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운로드 건수 1000건 미만인 모바일 앱과 방문자수 1000명 미만인 웹 등 이용실적이 낮은 공공앱과 웹 등이 우선 폐지된다. 또 민간 앱과 서비스 품질 차이가 없는 기상청 ‘날씨앱’, 민간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국토부 ‘브이월드 앱’이 폐지된다.
 
이와 함께 공공앱의 일몰제 적용과 등록을 의무화하는 한편 정부가 직업 앱을 개발·운영하는 방식을 탈피, 필요한 공공서비스 기능을 정부가 제안하고 민간이 개발 운영하는 민간앱 개발 공모전도 개최해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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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