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나가요걸' 원정 떠나는 이유

‘한 번 하는 데…’ 한국은 20만원 외국선 200만원

[일요시사 경제2팀] 최현목 기자 = 현재 한국의 원정 성매매 실태를 보면 16세기 영국의 금융가였던 토머스 그레셤이 말했던 법칙이 떠오른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즉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해외에서 한국 여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점을 이용해 그 이면에서는 원정 성매매 조직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일부 사람에 의해 한국 여성 전반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4년 9월23일에 정부는 그동안 말이 많았던 ‘성매매특별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성매매를 강요한 업주에 대한 처벌은 대폭 강화하는 한편 성매매를 강요당한 피해 여성의 인권은 최대한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법의 목적과는 다르게 갈 곳을 잃은 성매매 여성들은 음지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외로 원정을 떠나는 한국 여성의 수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한국 여성
해외서 인기

성매매특별법이 소위 한국의 직업 여성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배출 요인’이라면 돈은 해외에서 한국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결정적 ‘흡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유모씨(30)는 중국 마카오에서 한국인 여성들의 성매매를 알선해 주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국내에서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하며 알게 된 여성들을 마카오 현지로 보냈고 주로 돈 많은 중국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시켰다.

그들은 중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과의 하룻밤을 원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한차례 성행위를 하기 위해서 남성들은 210만원의 비용을 지불했고 그중 성매매 여성에게 107만원, 모집책은 43만원, 업주는 43만원, 호객꾼은 21만원씩 각각 나눠가졌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일당은 마카오가 한국과 가까워 항공비가 적게 든다는 점, 카지노가 위치해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씀씀이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범죄를 시작한 것으로 전했다. 결국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마카오에서 성매매를 한 여성은 모두 10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돈뿐만 아니라 익명을 보장해 준다는 알선책의 말을 믿고 원정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 활동할 경우 자신의 얼굴이나 신분 등이 쉽게 노출이 되는 것에 비해 해외 원정은 짧은 기간 비자를 발급받아 갔다 오기 때문에 신분 노출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해외에서는 자신을 알아볼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심리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수입 25∼3500만원 보장광고에 현혹
화대 확연한 차이…돈 보고 해외서 성매매

그 외에 화려한 생활과 명품에 중독된 여성들이 해외 원정을 곧잘 떠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마카오 성매매 같은 경우에도 원정을 떠난 여성들이 현지의 고급 호텔에서 중국 남성과 함께 며칠에 걸쳐 투숙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여성이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는 점도 마카오를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경찰은 전했다.

성매매특별법으로 음지에서 생활해 왔던 그녀들에게 고급 호텔과 그곳에서의 대접은 더없이 화려해 보였다. 심지어 미국·호주 등 영어권 국가로 원정을 떠났을 때 현지 남성들에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원정 성매매를 나갔다가 당국에 적발된 사례도 있다. 그중 대부분은 직업 여성이 아닌 회사원과 여대생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녀들이 기대한 것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의 알선책들은 원정을 떠난 여성들의 여권과 비자를 빼돌리고 성매매를 강요한다. 꿈꾸던 화려한 생활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돈을 벌어도 사채업자나 중간 브로커들에게 뺏기기 일쑤였다. 이미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상황에서 비밀이란 없었다.

오히려 알선책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녀들의 얼굴은 물론이고 나이, 이름, 심지어 신체사이즈까지 적힌 프로필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광고했다. 그토록 보장된다던 그녀들의 익명성은 비행기를 타는 순간 존중되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들의 은밀한 여행은 만천하에 공개됐다.

한국 여성의 원정 성매매 행위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한 호주의 한인 사이트에는 구직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내용은 현지에서 가라오케 도우미로 일하면 시간당 70달러를 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글을 올린 일당은 영어도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신종 아르바이트라 속여 호주로 유학 온 젊은 여성을 모집한 후 현지 성매매 업소에 넘겼다. 이들은 취업관광 비자를 이용해 한국 여성 89명을 호주의 유흥업소에 취직시킨 뒤 알선수수료를 챙겨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 배우러
미국 등 원정

미국에서도 한국인 성매매 여성을 체포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성매매를 하던 한국인과 중국인 등 여성 5명이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가 하면 국내에서 “월수입 2500만∼3500만원을 보장한다”며 한국 여성들을 모집해 미국으로 넘긴 브로커 일당과 성매매 업주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그들은 광고를 보고 연락 온 여성들에게 반라 사진을 찍게 한 뒤 미국 성매매 업주에게 보내 심사를 받게 하는 등 치밀한 사전 점검을 했는데 이렇게 미국으로 넘긴 한국 여성이 1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작 미국으로 간 여성들은 보장된다던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월 1000만∼1500만원의 금액을 받았고 이마저도 숙박비, 미용 비용,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가장 많은 수의 한국 여성이 원정 성매매를 떠나는 곳이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지금까지 한국 여성 수천여명이 일본 각지로 원정 성매매를 떠났다. 언뜻 보면 그녀들은 마치 인신매매나 위장 취업 등으로 인한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경찰 조사에 의하면 실상은 90% 이상이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한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그중에는 대학생부터 평범한 직장인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날 수 있는 여성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일본을 드나드는 한국 성매매 여성의 수가 늘어나자 일본 당국은 단속을 강화했고 적발된 여성들을 강제 추방했다.

그러나 그녀들의 일탈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 워킹 홀리데이를 악용한 여성들이 등장해 국제적 망신으로 번지게 된다. 한국으로 추방당한 여성들은 다시 일본으로 성매매를 떠나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은 것이다. 다시 말해 해당 국가에서 관광, 취업, 어학연수 등을 빙자해 성매매를 떠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되자 일본 정부는 만 26세 이상의 한국 여성이 신청한 워킹 홀리데이 비자 발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강수를 둔다.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영사가 심사권한을 갖고 있기에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들어오는 여성의 대부분을 잠재적 성매매자로 인식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조치였다.

일본으로 떠나
“국제적 망신”

지난 2013년 부산에서는 전직 연예인과 현직 레이싱 모델이 포함된 외국 원정 성매매 여성들이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다. 당시 해당 경찰서는 일본, 호주, 대만, 미국 등으로 원정 성매매를 한 혐의로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적발된 성매매 여성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으로 전직 연예인부터 현직 모델까지 포함돼 있었고 그중에는 전직 공무원과 평범한 가정주부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한편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알선책들은 외국으로 나가기 꺼리는 여성에게 무속인까지 붙여 ‘외국으로 나가면 대박난다’는 식으로 포섭하는 영민함까지 보였다.
 

사태의 심각성은 몇몇 여성들의 이러한 일탈 행위에 대부분의 다른 선량한 여성들이 피해를 보게 됨은 물론이고 국가적 망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지난 2013년에 ‘일본 원정녀’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P2P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포된 적이 있는데 영상에는 한국인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나와 일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다. 해당 동영상은 일본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빠르게 유포됐고 그 와중에 영상에 나온 여성의 전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인터넷에 등장하는 등 큰 화제가 됐다.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여성의 동영상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2010년에는 국내에서 성인 방송을 하던 여성들이 대거 일본 AV계로 진출한 사실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여성 인기 상승
국내 단속 심해지자 단체로 뜨기도

반일 감정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도화선이 된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원정 성매매를 오는 여성과의 하룻밤을 보낸 뒤 후기를 공유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일본 네티즌은 “이름 루비아, 업소명은 모델라인입니다. 외모는 상기 사진을 참조하시고 167cm정도에 슬림한 체격, 수술하지 않은 가슴. 전형적인 한국 마스크(얼굴)에 하얀 피부를 가졌습니다. 침대 위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성격도 사교성이 뛰어난 편이지만 일본어가 전혀 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등의 후기 글을 올려 한국 여성을 평가하는가 하면 “한국 남성들보다 강한 일본인의 파워에 (여성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어로 내는 신음소리에 쾌감을 느꼈다”며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밖에도 각 여성의 신체적 특징에서부터 잠자리 성향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 사이트에는 “한국 여성과 가지는 잠자리,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된다”며 “다른 업소 여성들보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한국인에게 일본 남성의 힘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도발하는 일본 네티즌도 있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한국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유흥업소 종사자는 물론, 대학생, 이혼녀에 이르기까지 일본에서 성매매를 통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간 한국 여성들이 도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찰관계자는 “일본 현지 출장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직접 국내에서 여성을 모집하기도 한다”며 “일본 등 해외 사법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해외 원정 성매매 방지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녀 꼬시기
개정판까지 등장

미국에서는 속칭 <한국 여자 꼬시는 방법(Making Out in Korean)>이라는 책이 출간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책에는 “한국 대학로에는 창녀가 아니면서 섹스할 준비가 된 여자들을 만날 수 있다”라며 “외국에서 살다 왔거나 외국인 친구를 사귐으로써 더이상 순결한 여성으로 돌아갈 수 없는 여자들로 가득하다.

유흥에 익숙하고 열린 마음으로 외국인 남성을 찾는 여자들이다”라고 한국 여성을 소개하는 등 경악을 금치 못할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 이 책은 개정판(More Making Out in Korean)까지 나왔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의 네티즌들은 “이 책을 구독한 외국인들이 과연 한국 여성을 어떻게 생각할지 심히 우려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발표된 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외 성매매 적발 사례는 일본이 6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필리핀, 미국, 호주가 그 뒤를 이었다고 한다. 또한 해외의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며 성을 매매한 여성은 최근 5년 새 7배 이상 증가했고 성매매 알선 사범도 2009년 22명에서 지난해 149명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다 적발된 여성은 2009년 40명, 2011년 194명에서 2013년 283명으로 계속해서 늘어가는 추세다. 성매매 여성도 유흥업소 종업원에서 가정주부, 전문직 여성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 측에서는 뾰족한 묘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갈수록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어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북한 성매매 실태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성매매 및 강제노역의 주요 공급국으로 지목했다.

2014년 발표된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인신매매 현황 파악 및 퇴치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최하위인 3등급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탈북 여성들의 성노예 피해, 북한 정권의 인신매매 참여, 강제 노동 캠프 등을 들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북한 전문가가 한 언론매체와 나눈 인터뷰에 따르면 “북한에서 성매매는 마약 외에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며 “북한에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의 여성들이 주로 성매매 인력으로 차출돼 해외로 보내진다. 이 나이대 여성들이 당국이 시키는 대로 말을 잘 들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탈북 여성이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탈북 여성 김모(24)씨가 성매매를 하다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녀는 경찰 조사에서 “북한에 남겨둔 가족들의 탈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를 했다”며 “200만원 남짓의 월급을 받으며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가족들의 탈북비용을 마련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진술했다. 그 외에도 북한 여성들은 일본과 중국, 캄보디아 등 주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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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