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태> 변태들의 로드뷰 사용법 ‘천태만상’

거리의 ‘쭉빵녀’ 보면서 ‘불끈’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인터넷 포털사이트 로드뷰·거리뷰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도에서 해당 장소를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다. 보통 초행길인 경우 미리 길을 파악할 때 사용된다. 간접적으로 나마 특정 장소에 가보고 싶을 때에도 그렇다. 로드뷰·거리뷰만 실행시키면 앉아서도 전국 곳곳을 누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다. 세심한 촬영 탓에 일반인들의 애정행각 등 은밀한 사진이 노출되면서 변태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9년, 포털사이트 다음은 국내 최초로 ‘로드뷰’를 선보였다. 로드뷰는 전국 각지의 실제 거리 모습을 DSLR 카메라 고해상도 파노라마로 사진을 촬영, 골목 구석구석을 생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360도로 촬영된 파노라마 사진은 자체 제작한 플래시 뷰어를 통해서 상하좌우 둘러보기 및 확대·축소 보기가 가능하며, 원하는 지점에서 지도와 함께 확인이 가능하다.
 
클릭질 하나로
전국 누비는 변태들
 
로드뷰는 360도 파노라마를 촬영할 수 있는 특수제작된 촬영장비와 GPS 추적장치를 이용해,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특·광역시 등 주요 도시 곳곳을 촬영한다.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는 차량 위에 특수촬영장비를 고정해 촬영을 진행하고, 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도로나 공원, 아파트 단지 등은 역시 특수 제작된 1인용 전동이동경비 세그웨이나 파노집을 이용해 촬영한다.
 
다음이 로드뷰 서비스를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네이버도 ‘거리뷰’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로드뷰가 한 발 앞서는 시점에 네이버가 새롭게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네이버 거리뷰는 기존 서비스 외에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을 촬영한 ‘항공뷰’를 연계하면서 이용자를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앞다퉈 전국을 누비며 생생한 지도 제작에 열을 올리면서 많은 이용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주기적인 업데이트도 이어지고 있어 로드뷰·거리뷰는 가히 살아있는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탄탄한 서비스와 편의성 덕분에 길눈이 어두운 이른바 ‘길치’도 스마트폰 하나로 길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초행길에 나서기 전에 이 서비스를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정도다. 순기능만 놓고 보면 정말 편리한 서비스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는 법. 로드뷰·거리뷰 서비스 시행 이후 역기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로드뷰·거리뷰 서비스의 대표적인 역기능은 변태들의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곳곳을 누비는 거리지도 서비스 특성상 일반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변태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거리지도 서비스를 통해 시내 번화가 등 거리를 샅샅이 뒤져 몸매가 훤히 드러난 여성들의 사진을 담고 있다. 변태들에게 새로운 자극물이 생긴 것이다.
 
 
로드뷰·거리뷰를 통해 일반인의 섹시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드뷰녀’ ‘거리뷰녀’ 등의 이름이 붙은 사진들이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급속히 퍼졌다. 특히 노란색 밀착원피스를 입은 볼륨감 넘치는 여성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슴이 엄청 크네. 진짜 섹시하다” “바로 저장해야지. 오늘은 이거다” “나도 드라이브하면서 여자들 몸매 구경해야겠다” “야동(야한 동영상), 야사(야한 사진)보다 훨씬 낫다” 등 자극적인 표현이 난무했다.
 
가슴 큰 여성
골라서 저장
 
또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무릎 위에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성을 앉히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모텔로 들어가는 커플의 모습도 그대로 담겨있었다. 이외에도 로드뷰·거리뷰를 통해 많은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 중인 섹시한 몸매의 여성, 몸을 숙여 엉덩이를 드러낸 여성, 달리면서 흔들리는 가슴을 내보인 여성 등 실제 거리에서도 볼 수는 있지만 대놓고 볼 수 없었던 여성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었다.
 
이처럼 로드뷰·거리뷰에는 ‘미니스커트녀’ ‘원피스녀’ ‘스타킹녀’ 등의 이름을 단 다양한 사진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이중 해수욕장 앞에서 담배를 물고 오토바이를 탄 육감적인 여성의 사진 또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등 갖은 사이트를 돌다가 결국 ‘거유천국’이라는 성인사이트에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불륜커플의 모습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한눈에 봐도 불륜을 의심케 하는 남녀가 청계천에서 손을 잡고 걷는 모습도 로드뷰·거리뷰 카메라에 찍혔다. 주차된 차량도 카메라를 피할 수는 없다. 남녀가 동승한 차량 중 일부는 ‘그것’을 의심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처럼 일반인들의 사진이 여과 없이 공개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성매매 업소가 버젓이 드러나 있는 경우다. 실제로 로드뷰·거리뷰를 이용하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집창촌의 위치와 일부 성매매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속옷만 입은 채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 쇼윈도 안에서 TV를 시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현실에서는 청소년통행제한구역이지만 로드뷰·거리뷰에선 초등학생도 홍등가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에 나이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은밀한 사진 노출…새로운 자극거리
‘자위감’ 찾아 클릭! 전국 누빈다
 
이 밖에도 해수욕장에서 태닝하는 여성의 모습, 술에 취해 토하는 모습 등 개인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노출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역기능이 드러나면서 각 포털은 사람의 얼굴과 차량의 번호판을 블러링(blirring·화면 흐리게 하기) 처리했다. 그럼에도 사생활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단순히 부분만 가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의 스트리트뷰 일명 ‘구글뷰’를 보면 국내 사례는 약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맨체스터의 한적한 길거리에서 성인남녀의 격한 성행위 장면이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당시 사진에는 표범무늬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뒤로 바지를 내린 남성의 모습이 담겨있었으며 대담하게 보란 듯이 길거리에서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구글 측은 해당 사진을 강하게 블러링 처리했다가 결국 완전히 삭제 편집했다. 그럼에도 이 사진은 인터넷을 타고 계속 유포됐고, 이들의 성행위에 대해 ‘이게 바로 맨체스터 스타일’이라는 식의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앞서 2010년에는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주택가 잔디밭에서 10대 남녀가 누운 채 키스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사진에 등장한 소녀의 어머니는 큰 충격을 받았다. 키스를 한 당사자들은 “우리는 단지 첫 키스를 나눴을 뿐”이라며 울며 겨자먹기로 해명을 하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역시 구글 측에 의해 삭제 편집됐다.
 
국내는 양반
해외 더 심해
 
같은 해 영국 잉글랜드 헤리퍼드우스터주 우스터 지역에서 촬영된 스트리트뷰 사진 속에는 어린 소녀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있어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당시 외신들이 공개한 사진 속에는 한쪽 신발이 벗겨진 어린 소녀가 도로 위에 엎드린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 아 사진을 목격한 주민들은 구글 측과 지역 언론사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신으로 오인을 받은 아이는 스트리트뷰 촬영 차량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동네에서 친구들과 시체놀이를 하고 있었다.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것에 대해 오히려 신나했다. 구글 측은 개별 사진에 대한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간단한 신고 절차로 게재된 사진을 신속히 삭제하거나 블러링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독일에서 벌거벗고 차 트렁크에 들어가 있는 남성이 발견되는가 하면, 스페인 길거리에서 보란 듯이 소변을 보는 여성, 나체로 수영하는 여성, 쓰레기통에 박힌 남성, 아이에게 총을 겨누는 남자 등 엽기적인 사진들이 넘친다.
 
그런데 이러한 노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범죄현장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가 적지 않아 충격을 안겨준다. 지난 2010년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살인 장면이 촬영된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여러 장의 네이버 거리뷰 사진을 캡처해 올렸다. 사진 속에는 흥건한 혈흔 자국과 피해자로 보이는 사람이 주차되어 있는 트럭에 기대고 있었다.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가해자로 보이는 남성이 상의를 탈의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살해현장이다”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 섬뜩한 사진에 많은 이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진위 여부를 묻는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골목 구석구석 생생한 장면 확인
‘허걱’ 기존 음란물과 다른 짜릿함
 
범죄현장으로 추정되는 거리뷰 사진에 대한 의혹은 일파만파 퍼졌고 결국 공중파 방송을 탔다. 당시 방송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20대 남성 3명이 폭행사건에 연루됐다.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경찰은 이미 조사가 끝난 사건이라고 했다. 경찰이 사건현장에 갔을 때도 3명 모두 있었고, 싸움은 끝난 상황이었다는 것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살해 의혹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당시 네이버 측은 공지를 통해 부적절한 이미지 노출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자동차로 촬영한 내용을 리뷰하는 과정에서 더욱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이용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베타서비스 기간이라 하더라도 세심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네이버 측은 지도서비스 긴급 작업을 통해 문제가 된 사진들을 제외하거나 블러링 처리를 진행했다. 사생활보호를 위해 더욱 애쓰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충격적인 현장이 포착된 사례는 더 있었다. 과거 다음 로드뷰 이용자는 강원도의 한 지역을 확인하고자 드라이브를 하던 중 주택가 앞에 신발장으로 보이는 곳에 어린 여자아이가 힘없이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확대해 자세히 보니 팔은 비정상적으로 돌아갔고 발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마치 시체 같았던 것이다. 당시 이용자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시체로 확인돼 이후 블러링 처리가 됐다고 전해졌다.
 
또한 토막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아파트 내 어린이놀이터에서 여행용 가방에 담긴 신원미상의 변사체가 심하게 부패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이 아파트 주민들은 놀이터에 수개월째 방치된 리어카에서 어린이들이 넘어져 부상을 입고 있다며 경비원에게 리어카를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비원은 리어카를 치우던 도중 사람의 손이 보이는 여행용 가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손수레에 실린 아이스박스 안의 검은색 여행용 가방에 비닐봉지에 싸여 있었으며 알몸 상태였다.
 
범죄 현장도
그대로 노출
 
시신을 처음 발견한 경비원은 “방치된 리어카를 치우려는데 가방에서 심한 냄새가 나, 가방을 칼로 찢어보니 손발이 나와 변사체라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함께 지문 감식을 의뢰했다. 이후 시신은 박모씨로 밝혀졌지만 범인을 붙잡지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리어카 토막시신이 발견되기 1년여 전에 이미 한 거리뷰 이용자가 의심을 품었었다는 점이다. 뭔가 수상하다는 것이었다. 그저 평범해 보이던 거리뷰 사진 한 장에는 범죄현장의 잔혹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현재 다음 로드뷰와 네이버 거리뷰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지역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업데이트 시기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업데이트 시 일반인들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 등의 블러링 처리가 누락되는 경우다. 사생활 침해 부분에 있어 더욱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구글뷰 새로운 기능
언제 어디서나 지도로 시간여행
  
구글의 스트리트뷰 일명 ‘구글뷰’가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구글뷰는 기간별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곳의 사진도 찍는다. 남극을 포함한 모든 주요 대륙을 돌아다니며, 전 세계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구글뷰 차량이 다음에 어디를 가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구글 등 거리지도가 하지 못했던 것 중 한 가지는 과거를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로의 여행이 자유롭게 됐다. 구글 측은 “드로이언(DeLoraen, 영화 백투더퓨처에 나왔던 시간여행자)은 잊어라.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구글 지도를 통해 가상으로 세계의 현재 모습과 과거를 탐험할 수 있다. 즐거운 시간여행 되시길”이라고 밝혔다.
 
이용자가 특정 지역, 예를 들어, 한국의 서울역이나 광화문에 방문한다고 가정하고, 화면 왼쪽 상단에 시계 아이콘을 클릭하면 몇 년 전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 경과에 따른 서울역과 광화문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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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