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 ‘김성주 리스크’ 막전막후

회사 어려운데…회장은 자리 욕심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성주그룹의 패션 브랜드 MCM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정치권에 입성하던 2012년 하반기부터다. MCM의 실적은 화려한 김 회장의 행보와 반대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실적이 나오지 않는 국내 백화점 매장까지 빼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김 회장이 정치에 한눈파는 사이 MCM의 위상은 뒷걸음질 쳤다. 김 회장을 둘러싼 온갖 논란은 MCM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정ㆍ재계 안팎으로 화제를 낳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가방브랜드 MCM을 지금의 명성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무섭게 성장해왔다. 모든 전략을 중국 고객에 집중했다. 하지만 중국시장만 신경 쓴 탓일까. 정작 국내 백화점에서 MCM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에서는 명품 대접을 받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서 외면 받는 분위기다.

말 바꾸기
도덕성 논란

MCM이 국내 백화점 매장 정리에 들어갔다. 판매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면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A백화점에서 MCM 매출은 2012년 -9%, 2013년 -12%, 2014년 상반기(1~8월)까지 -14% 등을 기록했다. 3년 연속 하락세다. B백화점 MCM 매출은 2012년 0.7%였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17%로 크게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12%로 줄었다. 이어 지난 9월에도 -20%의 내림세를 보였다. 그나마 지난달에는 -15%로 약간의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국경절로 요우커(중국인관광객)가 몰렸던 덕분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다시 -19%로 크게 꺾였다. C백화점에서 MCM 매출은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0%나 빠졌다. 지난해에는 백화점에서 대량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이월상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MCM이 한 백화점에 1층 단독 매장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이야기가 회자됐다. 그야말로 명품 브랜드의 굴욕이다.


이에 따라 MCM은 매출이 저조한 국내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각 백화점과 철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의 MCM 31개 매장 중 8개점은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할 계획이다. 대신 이면 계약으로 중국 현지 백화점 입점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측에는 추후 4개 매장을 접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갤러리아 등과는 매장 위치나 면적 등을 놓고 논의하는 등 전반적인 국내 영업 전략의 재편을 진행 중이다.

반면 면세점에서는 중국인 매출에 힘입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올해 상반기 MCM 매출 가운데 중국 은련카드 결제액 비중은 59.86%로 백화점에 입점한 모든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A면세점에서 MCM은 2012년 140%, 지난해 30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B면세점 역시 매출이 2배 증가했다. 요우커 소비에 힘입은 MCM은 면세점 중심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디자인과 색상도 중국인 고객에 맞췄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황금색, 분홍색, 보라색, 레오파드 문양 등의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심플한 색상과 디자인의 명품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는 멀어져갔다. 업계에서도 지나치게 중국인 고객을 의식한 MCM제품 디자인이 국내 소비자들을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성주그룹은 경기불황을 이유로 들며 MCM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성주그룹 관계자는 “백화점 실적 하락은 비단 MCM 뿐만 아니라 현재 어떤 명품 브랜드도 국내 실적이 좋지 않다”며 “훨씬 심각한 상황의 명품 브랜드도 많은 상황에 MCM의 경우는 오히려 무난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제품도 있지만, 매장 안에 들어와 보시면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우리는 중국인 고객뿐 아니라 영국, 미국 등 글로벌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는데 요우커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시각은 왜곡된 시각”라고 설명했다.

명품업계의 시선은 따갑다.

명품업체 한 관계자는 “명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길을 간다는 뜻이고, 디자인 자체가 심플해질 수밖에 없어 그만큼 유행자체에 휘둘리지 않는다”며 “불황에 흔들릴 수는 있지만 한번에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한 눈에 봐도 유행이 크게 휘둘리는 MCM을 명품이라고 봐야할지 의문스럽다”면서 “한 가지만 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에 김 회장이 본업이 아닌 부업에 신경 쓰면서 이미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발들이고
여기저기 ‘불똥’

실제로 MCM의 하락세는 김성주 회장이 정치권과 연결된 2012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회장이 2012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이후부터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9월 대한적십자사(한적)의 차기 총재로 선출되면서 김 회장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1949년 한적 창립 이래 첫 기업인 출신이자 최연소 총재의 등장이었다.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나서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었던 그의 선출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언론계에서도 잡음이 들끓었다. 김 회장은 2012년 말 대통령 선거 참여 뒤 약 1년반 동안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9월 MCM 사업계획 발표회에 등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더 이상 정치 참여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불과 한 달만에 김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취임한 것이다. 자신이 한 말을 뒤집으며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잘 나가다…실적 가파르게 추락
중국인 신경쓰고 한국인은 외면

총재가 되고 나서도 김 회장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달에는 국정감사 출석 ‘뺑소니’로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10월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이틀 앞선 21일 중국 출장 등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비행기를 타버린 것. 이에 정치권에서는 국감을 회피하기 위한 ‘도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나흘 늦은 27일 국감장에 지각 출석한 김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이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공인이 돼본 적 없이 기업인으로 살다보니 생각이 짧았다” “공부한 것이 국제정치학이라 잘 몰랐다”는 등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다.

이후 김 회장의 과거 행적은 도마에 올랐다. 불똥은 성주그룹뿐 아니라 그의 오빠 기업 대성산업에까지 튀었다. 김 회장 일가에 대한 4000억원 특혜 대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이 대성산업에 4000억원 특혜 대출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자료에서 정책금융공사는 2012년 11월 대성산업의 용인구갈 토지 대금 관련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을 위해 3개월 동안 브릿지론 4000억원을 지급 보증했다. 브릿지론은 개인이나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질 경우 일시적으로 자금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대출이다. 즉 임시방편 자금 대출이다. 당시에도 대성산업에 대한 정책금융공사의 지급보증 결정은 박근혜 후보를 의식한 정책금융공사의 정치적 특혜 결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소·중견기업 지원도 아니고 지원규모도 이례적으로 컸던 탓이다.

이 같은 지적에도 정책금융공사는 브릿지론 4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브릿지론 만기 시점인 지난해 2월 산업은행과 함께 6개월을 기한을 두고 4000억원을 2차로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대성산업의 2차 대출과 회사채 상환을 위해 대주단을 모집해 6000억원의 신디케이티드론(다수의 은행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주는 중장기 대출)을 일으켜 추가적인 지원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지난해 5월 5000억원을 다시 융자해 기존 2차 대출금을 상환토록 하면서 추가로 1000억원을 지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해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가족이 경영 중인 대성산업에 대한 특혜적 보증과 대출의 만기를 거듭 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김 회장은 총재로서 5년 동안 적십자사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자격 미달’ 논란을 증폭시켰다. 총재 선출 후 뒤늦게 특별 회비로 100만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적십자 노조에서는 그의 퇴출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김 회장이 성주그룹 직원을 적십자사 총재 비서실에 상주하게 하면서 적십자사의 인사 자료, 병원 운영 상황, 적십자 회비 모금, 혈액사업 자료 등을 요구해 열람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주그룹은 김 회장이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주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은 대의명분이 강하신 분”이라며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으셨던 것도 절대 정치권에 욕심이 있어서가 아닌데, 언론에 비친 모습은 왜곡된 점이 많다”고 호소했다.

어디로 튈지 몰라 직원들 ‘골머리’

상황이 이런데도 김 회장의 MCM의 글로벌화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는 야심을 김 회장은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 8월에는 MCM을 루이비통급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당시 김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MCM의 비전과 목표를 발표했다.

김 회장은 “성주그룹을 루이비통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며 “2020년까지 전세계 MCM 매장을 450개로 확대하고 매출도 현 7000억원 수준에서 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2년 후에는 MCM의 고향인 독일 뮌헨에 MCM 박물관을 건립해 재 입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면세점 사업을 확장해 2017년까지 국내면세점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라선다는 게 김 회장의 목표다.

성주그룹 측에서도 50%로 양분된 국내외 매출에 대해서는 해외시장의 비율을 점차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70%로 육성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차가웠다.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MCM은 외국에서 한국 브랜드로 인식하기 보다는 국적불명 브랜드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MCM은 중국에서만 유명할 뿐, 글로벌 브랜드는 인지도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5년 내 유럽 명품 브랜드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급성장 하다
갑자기 삐끗

과거 해외 유명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기업에 불과했던 성주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김성주 회장의 결단력 덕분이었다. 지난 2005년 김 회장은 성주그룹에서 수입했던 독일 브랜드 MCM을 인수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리뉴얼을 거쳐 국내 100개 매장을 포함해 전세계 300개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로 키웠다.

김 회장의 자신감과 결단력은 MCM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그 자신감과 결단력은 엉뚱하게도 정치권을 향했다. MCM을 위기로 몰아세우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보다는 유행에 휘둘린 모습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김 회장이 어떤 자구책을 마련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이다. 알아주는 한국의 재벌 막내 딸로 태어났지만, 김 회장은 전통적이고 엄한 가정교육에 저항했다. 김 회장은 한국에 존재하는 성별의 벽을 온몸으로 허물었다. 집안의 도움 없이 기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냈고, 대표적 여성CEO로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태면서 화제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떠올랐다.

10년 전 그는 모두의 우려를 딛고 독일 패션브랜드 MCM을 인수해 연간 7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냈다. 한국의 지사가 해외의 모회사를 인수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김 회장은 명품 마케팅 전략으로 대박 신화를 실현했다.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도 정치권에 발을 들이면서 악재를 불러 모았다. 적십자사 총재 내정에 대한 낙하산 인사, 국감 불참 논란 등의 구설에 이어 집안 문제까지 회자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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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