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비선조직? '반사모' 실체 대해부

그들이 움직이면 대권이 움직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출마설이 불거지면서 반 총장의 팬클럽인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임덕규)'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사모는 반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선출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끈끈한 조직력과 정치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참여인사들의 면면이나 그 규모는 베일에 쌓여있어 반사모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망론’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반 총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야 모두 반 총장에게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반 총장의 측근이 찾아와 반 총장을 야당 대권 후보로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반기문 영입 타진설’까지 제기해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반사모의 실체는?
모아지는 관심

상황이 이쯤 되자 반 총장의 친동생인 반기호 보성파워텍 부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반 부회장은 “형님이 한국을 떠난 지가 8년”이라며 “형님은 측근을 두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들끼리 ‘반사모’니 뭐니 만들었다는데 나는 관여해 본 적도 없고 그들의 실체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 부회장의 설명과는 달리 반 총장과 반사모의 관계는 남달라 보인다. 반 총장은 자신의 대권 출마설이 불거지자 반사모 임덕규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선 출마 의지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임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외교 전문 영문 월간지 <디플로머시>의 고위 관계자도 <일요시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임 회장님이 반 총장님과 간간히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두 사람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반 총장의 측근은 없다던 반 부회장의 설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단순 친목모임? 대선 비밀조직?
모임 규모나 회원 명단은 '비공개'

임 회장과 반 총장의 인연은 지난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벌써 40년이 넘은 인연이다. 임 회장은 한국·인도 친선협회 간사로, 반 총장은 인도대사관 3등 사무관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두 사람은 충청권 출신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임 회장은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반 총장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당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벤치마킹해 만든 것이 바로 반사모다.

임 회장은 반 총장에게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처음으로 권유했던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005년 반사모를 결성한 이후 반 총장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외국 대사들을 만나 인사를 할 때면 한국말로 ‘반사모!’를 복창시킬 정도로 반사모 활동에 열성적이었다.

30년 넘게 외교잡지를 발간하면서 구축한 전 세계 인적네트워크도 반 총장의 당선을 위해 모두 가동시켰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던지 임 회장은 반 총장의 당선을 확인한 후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에 당선된 바로 다음 날 임 회장을 문병하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반사모
백소회

정치권이 반사모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반사모가 사무총장 선거 당시 보여줬던 끈끈한 조직력과 정치력 때문이다. 대선후보로서 반 총장의 최대 약점은 국내에 별다른 조직이 없다는 것이 꼽힌다. 반 총장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선거는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하부 조직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하기만 하면 반사모를 곧바로 대선조직화해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사모의 규모와 실체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사모의 실체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반사모는 노사모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여느 정치인 팬클럽들과는 다르게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종의 소수 엘리트 조직이다. 인터넷에 반사모 카페가 존재하지만 임 회장이 운영하는 원조 반사모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반사모 회원들은 모두 연령대가 높아서 인터넷카페 같은 것들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사모는 철저한 오프라인 조직이다.

반사모의 핵심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원이 누구인지, 몇 명이나 되는지 어떤 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반사모에는 (유엔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결성됐기 때문에) 한국 회원이 없다. 모두 주한 외국 대사들과 같이 외국 분들이며 외교관그룹이다. 때문에 정치세력화될 수가 없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반 총장 새정치연합 영입 타진설’의 주인공으로 지목되고 있는 성완종 전 의원에 대해서도 “반사모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일부 언론에서 성 전 의원을 반사모 회원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일일이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며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보가 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성 전 의원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 당시 반 총장을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성 전 의원은 애초에 반사모에 가입한 적이 없으며 충청포럼이란 다른 단체를 통해 반 총장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이다.

한편 임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디플로머시>의 고위관계자는 <일요시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반사모는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사적인 모임”이라며 “다만 (임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모임인) 백소회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으며 전직 국회의원과 같은 인물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백소회는 매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으며 한번 모임을 가질 때마다 대략 30~40명의 회원이 모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소회의 사무실은 따로 없지만 임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디플로머시>가 위치한 무교동 근처에서 주로 모임을 갖고 있다고 한다.


백소회 회원들은 주로 충청권 인사들로, 그중에는 외교관도 있고 정치인도 있으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모임은 아니고 사랑방처럼 모여서 누가 좋은 일 있으면 축하해주는 그런 사적인 모임으로 안다고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임 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백소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이 모임의 위세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권력의지 부족?
권력의지 충만?

백소회는 ‘백제의 미소’ ‘100번 웃자’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충청권 사람들이 모여 후배를 돕고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현재 백소회에는 전현직 장·차관, 국회의원, 법조인, 금융인 등 충청권 출신의 수많은 저명인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 송인준 전 헌법재판관 등은 직접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서청원 의원 등 충청권 출신 유력 정치인들도 모두 백소회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강 전 의장은 충청권 최초의 국회의장으로 당선된 이후 백소회 회원 수십명을 초청해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특히 백소회는 ‘충청권 사람들이 모여 후배를 돕고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창립 취지처럼 모임 때마다 충청권 인재육성에 주력하자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출마 가능성 제로, 정치는 NO?
'충청대망론' 충청이 부르면 출마?

반 총장 역시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청권 인사다. 백소회는 지난 1992년 만들어졌기 때문에 물론 반 총장을 염두에 두고 결성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기만 한다면 반사모는 물론이고 백소회도 임 회장의 주도하에 반 총장의 대선 조직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반 총장이 만약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후 대선플랜을 가동시킨다면 성공을 좌우할 핵심인물은 바로 임 회장이 될 것이란 평가다. 임 회장이 그동안 국내에서 갈고 닦아 놓은 조직을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반 총장의 대권행보에 더 이상 걸림돌이 될 것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반 총장의 권력의지다. 반 총장은 대권 도전설이 불거지자 자신은 국내정치에 관심 없고, 대선 출마설로 유엔 사무총장 업무에 지장을 준다며 공식적인 보도자제까지 요청하고 나섰다. 반 총장은 이미 여러 차례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고 주변 인물들도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0(제로)라며 호언장담하고 있다.

충청 홀대론
충청 대망론

그런데 임 회장은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키맨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충청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충청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특히 충청권 인사들은 충청권의 인구가 이미 호남을 추월한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충청권 출신 대통령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심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충남 아산 출신의 윤보선 대통령이 있지만 4·19혁명으로 이승만의 자유당정권이 붕괴된 이후 내각책임제하에서 선출됐고 재임기간도 2년이 채 안됐다.)

임 회장이 이끌고 있는 백소회도 이런 충청인들의 콤플렉스가 어느 정도 반영된 단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충청권 관련 행사에 반드시 참석할 정도로 충청권에 대한 애향심이 깊은 반 총장에게 임 회장이 충청 홀대론을 앞세워 설득하면 먹혀들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과연 베일에 가려져 있는 반사모의 실체는 무엇일까? 단순한 친목도모 단체일 뿐일지, 아니면 반 총장의 차기 대권 도전을 함께할 비밀 조직일지 그 실체는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 이후에나 밝혀질 전망이다.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