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 단풍여행 ④경기 가평

75번 국도 따라 단풍의 바다에 풍덩

가평에는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해발 1468m)을 비롯해 명지산, 연인산, 유명산, 운악산 등 명산이 즐비하다. 산 정상에서부터 시작된 단풍의 물결은 국도변 들머리와 유원지, 마을 깊숙한 곳까지 뻗어 내려간다. 가평의 가을풍경이 더욱 장관인 까닭이다. 10월의 가평은 어디라 할 것 없이 단풍이 지천이지만 산이 많은 북면, 그중에서도 석룡산의 조무락골과 명지산이 으뜸이다. 가평 8경 중 하나인 ‘명지단풍’을 보려면 익근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계곡을 따라 명지폭포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좋다. 산을 오르지 않고 단풍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청평댐 부근에서 가평읍을 거쳐 연인산, 명지산, 조무락골 들머리, 그리고 강원도 화천군과의 경계인 도마치재까지 이어지는 75번 국도를 따라 구간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조무락골과 명지산…단풍 지천 명산 즐비
골짜기마다 풍성한 계곡과 크고 작은 폭포

가평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여행지다. 대성리, 청평, 자라섬, 아침고요수목원, 쁘띠프랑스 등 잘 알려진 관광지가 여럿이고, 유원지와 캠핑장, 펜션도 수두룩하다.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주말 산행지로도 각광받는다. 경기도 최고봉인 해발 1468m의 화악산을 비롯해 명지산, 연인산, 칼봉산, 호명산, 유명산, 운악산 등 높고 아름다운 산들이 즐비하고, 등산로도 한둘이 아니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지여서 산과 산이 만나는 골짜기마다 계곡이 풍성하고 크고 작은 폭포가 형성되어 산행의 재미도 남다르다. 산 정상에서 일제히 시작된 단풍의 물결이 국도변의 산 들머리와 유원지, 마을까지 내려앉는 가평의 가을 풍경은 그래서 더욱 장관이다. 10월의 가평은 어디라 할 것 없이 단풍이 지천이지만 특히 산이 많은 북면, 그중에서도 석룡산의 조무락골과 명지산이 첫손에 꼽힌다. 

조무락골은 북면 조무락골길의 석룡산(1147m)과 화악산 중봉(1423m) 사이를 흐르는 계곡이다. 산세가 빼어나 새들이 춤을 추며 즐겼다 해서 조무락(鳥舞樂)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고, 새들이 재잘(조무락)거려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들머리는 삼팔교 용수목이다. 가평읍에서 75번 국도로 연인산, 명지산 입구를 지나 삼팔교까지 약 30km 거리이고, 가평터미널에서 용수동 종점행 버스도 다닌다. 차 한대가 다닐 만한 비포장길로 석룡천을 오른쪽에 끼고 30분쯤 걸으면 마지막 산장인 조무락 산장이 나온다. 이 구간엔 펜션과 음식점들이 몇 있어 여름이면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로 왁자하지만, 행락인파가 적은 요즘은 제법 호젓하게 걸을 수 있다. 닭백숙과 촌두부, 막걸리 등을 파는 조무락 산장은 대개 하산길에 많이 찾는다.
산장을 지나면 수풀이 우거진 오붓한 산길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길과 계곡길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계곡길을 택해 조무락골을 거쳐 석룡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 1시간 30분~2시간 걸린다.

새들이 재잘재잘
춤추는 조무락골
 

조무락골은 청정계곡으로 이름났다. 깊은 산중을 길게 흘러내리는 넓은 물줄기와 푸른 이끼에 덮인 바위,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복호동폭포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산장에서 30분가량 올라간 지점에 우렁차게 쏟아져 내리는 3단 폭포로, 호랑이가 엎드린 것 같은 모양이라서 복호동(伏虎洞)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폭포는 특히 여름철이면 20m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석룡산 정상을 밟고 출발점으로 돌아오려면 족히 5시간은 잡아야 하나, 계곡과 단풍을 즐기는 데는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산행을 즐기는 이들 중 더러는 석룡산 정상에 올라 도마치재 쪽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거꾸로 도마치재에서 시작해 석룡산, 조무락골을 거쳐 삼팔교로 하산하기도 한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인 도마치재는 조무락골 들머리인 삼팔교 용수목에서 75번 국도를 따라 계속 북으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해발 1267m로 화악산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명지산은 낙엽활엽수가 많고, 길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수려한 폭포를 품고 있어 가을철 단풍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산세는 웅장하지만 길이 험하지 않아 초보자도 무리 없이 오를 만하다.


단풍의 물결 마을 깊숙한 곳까지 침투
마을까지 내려앉은 가평의 가을 풍경 장관

가평 8경의 하나로 꼽히는 명지단풍 탐방로는 75번 국도변 익근리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명지산의 으뜸 경관인 명지폭포까지 가는 것이 목표. 탐방안내센터를 지나 승천사 옆길로 오르면 왼쪽에 익근리계곡이 따라붙는데, 넓은 바위 사이로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계곡이 명지폭포까지 계속 이어진다. 붉게 물든 숲길은 완만한 오르막이라 걷기에 편안하고, 숲 사이로 파고든 햇살에 눈이 부시다.
쉬엄쉬엄 한 시간가량 오르면 폭포로 내려가는 길을 표시한 이정표가 보인다. 나무계단으로 60m 내려가면 명지폭포가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명주실 한 타래를 모두 풀어도 그 끝이 바닥에 닿지 않았을 정도로 깊다 해서 명지폭포라 불린다는데, 아닌 게 아니라 물빛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짙푸르고, 잠깐만 앉아 있어도 한기가 느껴진다.
산 입구에는 명지산생태전시관이 있어 자녀를 동반했다면 함께 둘러보며 자연학습의 기회로 가져볼 만하다.
산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75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단풍을 만끽할 수도 있다. 청평댐 부근에서 가평읍을 거쳐 연인산, 명지산, 조무락골 들머리, 그리고 강원도 화천군과의 경계인 도마치재까지 이어지는 75번 국도는 구간에 따라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다.
청평길은 푸른 호수와 어우러진 단풍길이 낭만적이고, 프랑스풍 테마 공원인 쁘띠프랑스를 지나 복장리와 산유리, 이화리 마을을 통과하는 길엔 정겹고 평화로운 시골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프랑스풍 테마공원
쁘띠프랑스 낭만

가평읍을 지나 북면으로 접어들면 불쑥 높은 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연인산과 명지산을 지나 왼쪽으로 가평천을 두고 달리는 길은 마치 강원도 깊은 산속을 통과하는 기분이다. 드라이브는 도마치재에서 마친다. 가평과 화천의 경계인 도마치재에는 작은 휴게소 겸 식당이 있고, 주차장 위쪽으로 난 산길로 들어가면 석룡산 정상을 거쳐 조무락골로 하산할 수 있다.
가평 먹을거리로는 특산물인 잣을 갈아 만든 국물에 역시 잣가루를 섞어 반죽한 면을 말아낸 고소한 잣국수, 그리고 메밀면에 매콤한 양념을 넣어 비벼먹는 막국수가 유명하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삼팔교 용수목→조무락골 탐방→75번 국도 드라이브
· 익근리 주차장→명지폭포→75번 국도 드라이브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익근리 주차장→명지폭포→75번 국도 드라이브
· 둘째 날 : 삼팔교 용수목→조무락골→석룡산 정상→삼팔교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가평군 문화관광 www.gptour.go.kr


문의 전화
· 가평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580-2066
· 명지산군립공원 031)582-0103

대중교통 정보
전철>
7호선 상봉역에서 경춘선(평일 05:10~23:08)으로 갈아타 가평역에서 하차, 약 53분 소요.
기차> 용산역-가평역 : ITX 청춘열차 30분~1시간 간격 (06:00~22:00)운행, 약 55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가평 : 동서울터미널에서 15~40분 간격 하루 29회(06:35~22:05) 운행, 약 1시간 10분~2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가평시외버스터미널 031)582-2308

자가운전 정보
· 서울춘천고속도 화도 IC→목동삼거리→명지산 익근리 주차장→조무락골 입구(용수목 삼팔교 앞)

숙박 정보
· 연인산다목적캠핑장 : 경기 가평군 북면 백둔로, 070)4060-0828, http://gpyeonin.co.kr
· 연인산온천리조트 : 경기 가평군 북면 가화로, 031)581-8842, www.yeoninsanspring.kr
· 가둘기정원펜션 : 경기 가평군 북면 꽃넘이길, 031)581-2961, www.gadulgi.kr

식당 정보
· 송원막국수 : 막국수·제육, 경기 가평군 가평읍 가화로, 031)582-1408
· 명지쉼터가든 : 잣국수, 경기 가평군 북면 가화로, 031)582-9462
· 백둔리인천집 : 보리밥·두부전골, 경기 가평군 가평읍 석봉로, 031)581-5533

주변 볼거리
· 남이섬, 자라섬, 아침고요수목원, 제이드가든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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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