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서방파 이후… 전국구 최대 폭력조직 5

김태촌·조양은 이은 최고의 주먹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한국 조직폭력계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경찰이 '범서방파' 조직원을 대거 검거한 데 이어 조폭을 겨냥한 추가 단속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잔존하는 216개파 5300여명의 조폭 모두가 집중관리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올해 연말까지 사법처리 여부를 결판 짓겠다는 각오다. 이른바 '3대 패밀리'의 악명을 이어 받은 대형 조폭들이 최우선 단속 대상으로 거론된다. 외형은 줄었지만 더욱 악랄해진 수법으로 활동하고 있는 폭력조직 5곳을 조명했다.

이른바 '3대 패밀리'가 악명을 떨쳤던 전국구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대다수 폭력조직은 조직을 슬림화한 뒤 지역 상권에 밀착했다. '범서방파'나 '양은이파'가 와해되는 동안 지방에 남았던 조폭은 전국구 부럽지 않은 세력을 키웠다. 때로는 지역 경찰들과 유착해 세력을 유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경찰이 파악한 국내 폭력조직은 모두 216개였다. 조직원 수는 5425명으로 전년(2012년)에 비해 41명 늘었다. 이 숫자는 최근 경찰이 범서방파 조직원을 대거 검거하는 등 집중 단속을 벌여 일부 변동됐다. 그러나 변동폭이 미미해 5300여명 정도가 관리 대상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조직]
충북 파라다이스파

그렇다면 한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조직은 어디일까. 간부급을 기준으로 76명이 활동하고 있는 '파라다이스파'가 꼽혔다. 파라다이스파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1986년 전후 결성된 폭력조직이다. 신원이 확인된 간부만 수십명인 만큼 실제 조직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초반 파라다이스파는 충북 4대 조직으로 불렸다. '시라소니파' '화성파' '비룡파' 등과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시라소니파는 파라다이스파와 조직의 뿌리가 같다. 이들은 '야망파'라는 집단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재판 기록을 인용하면 파라다이스파는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북문로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1986년 5월부터 지역 유흥업소 영업부장, 지배인 등의 자리를 확보하며 20년 넘게 경영권을 행사했다.

당시 ▲형님들에게 90도로 인사하고 예의를 지켜라 ▲선배의 명령지시에 절대 복종하라 ▲의리를 지키고 조직원 간에 단합을 잘하라는 등의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또 상하 간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확립하여 활동구역 일대 유흥업소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폭행·협박하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경쟁 조폭의 출현을 감시하고 유사시에는 흉기를 휘둘러 경쟁세력을 제압했다. 파라다이스파는 거의 매년 기수별로 조직원을 영입했다.

파라다이스파가 전국에 알려진 사건이 있었다. 두목 신윤식(당시 38세)씨가 살해된 실버스타나이트클럽 습격사건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93년 5월28일 밤 청주관광호텔 실버스타나이트클럽 대표였던 윤식씨는 경쟁조직인 시라소니파 행동대원 김모씨 등 20여명의 기습을 받고 자신이 운영하던 나이트클럽에서 숨졌다. 김씨 등은 범행에 앞서 무심천 인근에 집결한 뒤 회칼과 낫, 일본도 등으로 무장하고 잠들어있던 윤식씨를 찾아가 무참히 도륙했다.

이들은 사건 당일 후배 조직원이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에게 습격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다이스파와 시라소니파는 1992년 6월에도 조직 간 칼부림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파라다이스파 최모씨와 정모씨는 시라소니파 김모씨와 안모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또 1990년 4월에는 북문로 한 제과점 앞에서 선혈이 낭자한 난투극을 벌였다. 당시 시라소니파가 휘두른 흉기에 등을 찔린 곽모씨는 피를 흘리며 지하상가로 피신하다 과다출혈로 숨졌다. 사건의 발단은 "왜 후배인데 인사를 하지 않느냐"였다.

2000년대 들어서도 조직 간 갈등은 계속됐다. 2006년 7월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은 시라소니파가 장악한 나이트클럽의 종업원을 엘리베이터에서 수차례 폭행하는가 하면 2007년 8월 주점에서 사소한 말다툼 끝에 또 다시 난투극을 벌였다.

당시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은 폭력계 선배인 시라소니파 조직원을 때려 기절시켰고, 싸움이 커지자 주점에서 식칼을 가져와 휘두르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이들의 패싸움에는 알루미늄 배트가 동원됐다.

아울러 파라다이스파는 조직 내 하극상이 발생하자 이를 수습한다며 자신들끼리 손가락을 잘랐다. '줄빠따'로 기강을 잡은 것은 물론이었다. 이외에도 파라다이스파는 조직원을 모 대학 총학생회장으로 만들어 거액의 학생회비를 횡령했고, 2011년에는 가족 간 재산문제에 개입해 자산가를 납치·살해하는 끔직한 범행을 저질렀다.

문제의 파라다이스파 2대 두목 신모씨는 1993년 5월 두목 윤식씨가 사망하자 조직을 물려받아 후배 조직원에게 폭력을 사주한 혐의(범죄단체 수괴죄 등)로 지난 2001년 구속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충북 내 조폭에게 범죄단체 수괴죄가 적용된 최초의 판례로 남아 있다.

[전국 넘버2 이상]
대구 동성로파

파라다이스파에 이어 간부급 조폭이 가장 많은 조직은 대구 향촌동파(75명)였다. 그러나 대구에서 패권을 쥐고 있는 조직은 동성로파로 전해진다. 향촌동파와 동성로파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성로파는 1973년 결성된 폭력조직으로 1988년께 간부급 조직원이 줄줄이 구속되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범죄와의 전쟁'으로 두목 오모씨가 도피 6개월 만에 검거되며 사실상 와해됐다.

그러나 동성로파의 김모씨는 두목의 유고를 틈타 조직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하부 조직원을 유흥업소에 취업시키거나 사채업을 하면서 자금을 모았다. 1994년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소위 봉덕동계를 주축으로 '경제건달'이라는 새로운 조직폭력개념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 선배들을 배제하고 경쟁 계파인 신천동계를 몰아내며 "나의(김씨) 시대가 왔다"는 말을 퍼뜨렸다.

1995년 6월 두목 오씨가 출소하자 김씨는 두목을 찾아가 반강제적인 '승낙'을 받아냈다. 같은 해 7월 김씨는 모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조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후계자로 지명됐다. 김씨는 ▲조직을 탈퇴하면 보복한다 ▲조직 내의 일을 외부로 누설하지 않는다 등의 강령을 만들어 이를 따르도록 했다.

이후 김씨는 가족동반 단합대회, 하·동계 단합대회, 망년회, 식사모임 등으로 조직을 공고히 했다. 활동영역은 동성로 일대에서 대구시내 전역으로 확장했다. 자신의 후배들을 이용해 대구시내 주요 호텔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7개, 양복점과 제화점 등을 접수했다. 한편으로는 광주 콜박스파 등 다른 조폭과의 연계를 강화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김씨가 챙긴 돈은 무려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앙숙인 향촌동파와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향촌동파를 압도하게 될 정도로 조직이 강화됐다"고 쓰여 있다.


대대적인 조폭 단속 '범서방파' 사실상 와해
지역 밀착 형님들 기승…외형 줄이고 더 악랄

과거 동성로파는 유령회사를 인수해 딱지어음을 발행하는가 하면 슬롯머신사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2011년에는 보험사기에 연루된 한 조직원이 체포됐으며, 최근에는 수상레저 사업권을 놓고 경쟁조직과 집단 패싸움을 도모한 조직원들이 대거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있었던 2013년 6월 동성로파는 포항의 폭력조직인 삼거리파를 기습하려 원정을 떠났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동성로파 추종세력인 김모씨 등은 대명동 유흥주점에서 기물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다 인근 편의점에서 흉기를 꺼내 향촌동파 조직원을 찌른 혐의로 구속됐다. 보복에 나선 향촌동파 조직원 10여명은 동성로파 조직원 윤모씨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한 혐의로 나란히 법정에 섰다.

[세력 간 이합집산]
동작 신이글스파

수도권에선 조폭들의 입지가 좁아지다 보니 조직 간 세력을 규합해 활로를 찾는 일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남부지역 최대조직인 이글스파는 서울 동작구와 금천구 일대의 세력을 연합해 신이글스파를 형성했다.

이글스파는 1978년께 당시 모 상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윤모씨 등 12명이 결성한 불량서클 '이글스'에서 출발했다. 윤씨는 1979년 8월께 강간치상혐의로 출교된 뒤 평소 친분이 있던 인근 건달들을 모아 관악구 신림동 신림사거리를 중심으로 금품을 갈취하기 시작했다.


1987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정당 관악지구당 청년국장이었던 A씨는 이글스를 선거운동에 동원하기로 계획했다. A씨의 요구에 윤씨는 한가람청년회를 결성한 후 이를 모태로 조직을 체계화했다.

이글스파는 1988년 충북 괴산군 화양계곡에 집결해 씨름과 장기자랑 등 단합대회를 열었다. 대선에 가담한 윤씨 등을 주축으로 신림동 일대의 상권을 차례로 장악했다. 이글스파는 유흥업소에 조직원을 강제 취업시키고 발생한 수익을 갈취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당시 '산이슬파' '선우회' 등의 군소조직은 이글스파에 편입됐다.

이글스파는 다른 조직과 유사한 행동강령을 정하고 합숙소를 지정해 정기 모임을 가졌다. 매달 축구대회를 열며 조직의 기강을 다졌다. 관악구 일대 중고교 불량학생들을 영입해 조직원으로 키웠다. 2005년 검찰 수사 당시 이른바 '일진'으로 불린 대다수 학생은 예외없이 이글스파에 가입돼 있을 정도로 유착이 심했다.

특히 이글스파는 악랄한 범행 수법으로 유명했다. 업주들이 상납을 거부하면 비가 쏟아지는 대로변에 무릎을 꿇리고 폭행하는가 하면 옷을 찢어 알몸으로 만든 뒤 맥주병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피투성으로 만드는 등 신림사거리의 무법자로 자리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검·경은 수차례 집중 수사로 이글스파를 감옥에 잡아넣었다. 그때마다 이글스파는 보란 듯이 부활했다. 재개발현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아파트 공사 이권에 개입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글스파 행동대장 고모씨 등 20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일명 '보도방' 업주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등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서남부지역 일대 유흥업소와 보도방 업주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3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았다.

또 유흥업소 기물을 부수거나 문신을 보여주면서 업주들을 협박했고, 폭력을 행사해 경영권을 헐값에 넘겨받았다. 명절에는 10만원상당의 한우갈비세트를 요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글스파는 회식을 할 때 업주들이 여성 도우미를 보내지 않거나 성접대를 하지 않으면 집단으로 폭행하는 등 수준 이하의 악행을 저질렀다.

[정관계 유착?]
전주 월드컵파

지난 8월 660억원 규모의 면세담배 유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의 중심에는 전주 월드컵파 조직원 김모(39)씨가 있었다. 김씨는 KT&G직원, 담배 구매업자, 무역업자 등과 공모해 면세담배 2933만여갑을 빼돌렸다. 김씨는 밀수한 담배를 국내로 유통한 총책이었다.

월드컵파는 전주 나이트파와 더불어 전북 지역 최대조직으로 꼽힌다. 시기상으로 월드컵파가 먼저 결성되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나이트파가 생겼다고 한다.

전성기 때 조직원은 100명 남짓해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월드컵파가 전국구에 준한 명성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 두목 주모씨의 화려한 경력이다.

주씨는 지난 범죄와의 전쟁으로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검찰은 주씨에게 범죄단체 수괴죄를 적용했다. 당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주씨는 상당한 '거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씨는 1980년대 전북승마협회 부회장직을 맡아 사회고위층과 어울렸다. 1987년 4월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인 일명 '용팔이사건'에 연루되는 등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지역에서는 골재채취회사 등을 운영하며 사업가 행세를 했지만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서울 강남·이태원 일대 유흥가에 진출했다. 주 수입원은 슬롯머신 사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월드컵파는 경쟁조직을 제거할 목적으로 강남 모 병원 응급실에서 나이트파 조직원을 무참히 살해했다.

상하 엄격한 위계질서
기수별로 조직원 모집

월드컵파는 이글스파처럼 소규모 폭력서클로 출발했다. 이후 전주 완산구에 있는 나이트클럽 '월드컵'을 접수하면서 '월드컵파'란 이름을 갖게 됐다. 월드컵파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부두목 김모씨의 역할이 컸다. 김씨는 일대 어느 조폭보다 폭력적이며 잔인했다고 한다. 김씨의 '주먹'에 힘입어 주씨는 일대 상권을 손쉽게 거머쥘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 몸집을 불린 나이트파와는 수차례 칼부림을 벌여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83년과 84년 연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1989년에는 보복살인이 오가며 '피바람'이 불었다. 당시 월드컵파 조직원 4명은 나이트파 두목 김모씨의 친구에게 가스총을 쏘는 등 충격적인 범행으로 시민을 경악시켰다.

1990년 8월 주씨 구속 후 월드컵파의 외형은 급격히 축소됐다. 그러나 일부는 서울과 경기로 거주지를 옮겨 아직도 폭력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로 자영업이나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개별 조폭들이 정관계와 유착해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주월드컵파가 모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월드컵파 조직원은 수감생활 중 알게 된 교도관을 꾀어 수억원을 투자받은 뒤 반환을 요구하는 교도관을 폭행해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유일한 전국구]
부산 칠성파

3대 패밀리가 몰락한 후 전국구에 가장 근접했던 조직은 '칠성파'라는 것이 정설이다. 조폭 최초로 '프랜차이즈화'를 시도했으며, 갈라져 나온 분파가 각 지역마다 자리하며, 토호 조폭을 견제했다는 등의 소문이 전해진다.

얼마 전 칠성파가 범서방파와 서울 강남에서 대규모 패싸움을 벌이려 했다는 비화가 뒤늦게 밝혀졌다. 5년 전 칠성파는 차량 수십대를 동원해 조직원 80여명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권 다툼을 벌이던 범서방파와 결전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당시 칠성파는 회칼과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했는데 이를 사전에 인지한 경찰이 '전쟁'을 막았다는 후문이다.

칠성파는 1960년대 초부터 부산시내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1980년대 들어 세력이 급격히 팽창했다. 슬롯머신업소, 향락업소, 유흥·숙박업소 등 탄탄한 수입원을 기반으로 조직폭력계 주도권을 장악했다. 반대급부로 형성된 신20세기파와는 오랜 기간 라이벌로 대립했다.

범죄와의 전쟁 이후 칠성파는 여러 조직으로 분파됐다. 초대두목 이강환씨는 구속 수감된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온천장 칠성, 서동 칠성, 기장 칠성 등으로 나뉜 조직은 부산을 넘어 수도권으로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신20세기파와 일대 전면전을 벌여 이 사건이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칠성파는 2대 두목 한모씨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구심을 잃었다. 2010년을 기점으로 군소조직을 통합하며 '제2의 전성기'를 노리던 한씨는 신20세기파와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조직의 두목을 살해하려 했다. 이러한 첩보를 입수한 검찰은 한씨 등 칠성파 조직원 25명을 체포하며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 모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도박 빚을 갚으라며 폭력을 행사하는 칠성파 조직원이 적발되고 있다. 조직의 뿌리가 깊은 만큼 지하세계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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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 1조 물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 1조 물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