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서방파 이후… 전국구 최대 폭력조직 5

김태촌·조양은 이은 최고의 주먹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한국 조직폭력계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경찰이 '범서방파' 조직원을 대거 검거한 데 이어 조폭을 겨냥한 추가 단속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잔존하는 216개파 5300여명의 조폭 모두가 집중관리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올해 연말까지 사법처리 여부를 결판 짓겠다는 각오다. 이른바 '3대 패밀리'의 악명을 이어 받은 대형 조폭들이 최우선 단속 대상으로 거론된다. 외형은 줄었지만 더욱 악랄해진 수법으로 활동하고 있는 폭력조직 5곳을 조명했다.

이른바 '3대 패밀리'가 악명을 떨쳤던 전국구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대다수 폭력조직은 조직을 슬림화한 뒤 지역 상권에 밀착했다. '범서방파'나 '양은이파'가 와해되는 동안 지방에 남았던 조폭은 전국구 부럽지 않은 세력을 키웠다. 때로는 지역 경찰들과 유착해 세력을 유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경찰이 파악한 국내 폭력조직은 모두 216개였다. 조직원 수는 5425명으로 전년(2012년)에 비해 41명 늘었다. 이 숫자는 최근 경찰이 범서방파 조직원을 대거 검거하는 등 집중 단속을 벌여 일부 변동됐다. 그러나 변동폭이 미미해 5300여명 정도가 관리 대상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조직]
충북 파라다이스파

그렇다면 한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조직은 어디일까. 간부급을 기준으로 76명이 활동하고 있는 '파라다이스파'가 꼽혔다. 파라다이스파는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1986년 전후 결성된 폭력조직이다. 신원이 확인된 간부만 수십명인 만큼 실제 조직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초반 파라다이스파는 충북 4대 조직으로 불렸다. '시라소니파' '화성파' '비룡파' 등과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시라소니파는 파라다이스파와 조직의 뿌리가 같다. 이들은 '야망파'라는 집단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재판 기록을 인용하면 파라다이스파는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북문로 일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1986년 5월부터 지역 유흥업소 영업부장, 지배인 등의 자리를 확보하며 20년 넘게 경영권을 행사했다.

당시 ▲형님들에게 90도로 인사하고 예의를 지켜라 ▲선배의 명령지시에 절대 복종하라 ▲의리를 지키고 조직원 간에 단합을 잘하라는 등의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또 상하 간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확립하여 활동구역 일대 유흥업소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폭행·협박하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경쟁 조폭의 출현을 감시하고 유사시에는 흉기를 휘둘러 경쟁세력을 제압했다. 파라다이스파는 거의 매년 기수별로 조직원을 영입했다.

파라다이스파가 전국에 알려진 사건이 있었다. 두목 신윤식(당시 38세)씨가 살해된 실버스타나이트클럽 습격사건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93년 5월28일 밤 청주관광호텔 실버스타나이트클럽 대표였던 윤식씨는 경쟁조직인 시라소니파 행동대원 김모씨 등 20여명의 기습을 받고 자신이 운영하던 나이트클럽에서 숨졌다. 김씨 등은 범행에 앞서 무심천 인근에 집결한 뒤 회칼과 낫, 일본도 등으로 무장하고 잠들어있던 윤식씨를 찾아가 무참히 도륙했다.

이들은 사건 당일 후배 조직원이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에게 습격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다이스파와 시라소니파는 1992년 6월에도 조직 간 칼부림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파라다이스파 최모씨와 정모씨는 시라소니파 김모씨와 안모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또 1990년 4월에는 북문로 한 제과점 앞에서 선혈이 낭자한 난투극을 벌였다. 당시 시라소니파가 휘두른 흉기에 등을 찔린 곽모씨는 피를 흘리며 지하상가로 피신하다 과다출혈로 숨졌다. 사건의 발단은 "왜 후배인데 인사를 하지 않느냐"였다.

2000년대 들어서도 조직 간 갈등은 계속됐다. 2006년 7월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은 시라소니파가 장악한 나이트클럽의 종업원을 엘리베이터에서 수차례 폭행하는가 하면 2007년 8월 주점에서 사소한 말다툼 끝에 또 다시 난투극을 벌였다.

당시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은 폭력계 선배인 시라소니파 조직원을 때려 기절시켰고, 싸움이 커지자 주점에서 식칼을 가져와 휘두르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이들의 패싸움에는 알루미늄 배트가 동원됐다.

아울러 파라다이스파는 조직 내 하극상이 발생하자 이를 수습한다며 자신들끼리 손가락을 잘랐다. '줄빠따'로 기강을 잡은 것은 물론이었다. 이외에도 파라다이스파는 조직원을 모 대학 총학생회장으로 만들어 거액의 학생회비를 횡령했고, 2011년에는 가족 간 재산문제에 개입해 자산가를 납치·살해하는 끔직한 범행을 저질렀다.

문제의 파라다이스파 2대 두목 신모씨는 1993년 5월 두목 윤식씨가 사망하자 조직을 물려받아 후배 조직원에게 폭력을 사주한 혐의(범죄단체 수괴죄 등)로 지난 2001년 구속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충북 내 조폭에게 범죄단체 수괴죄가 적용된 최초의 판례로 남아 있다.

[전국 넘버2 이상]
대구 동성로파

파라다이스파에 이어 간부급 조폭이 가장 많은 조직은 대구 향촌동파(75명)였다. 그러나 대구에서 패권을 쥐고 있는 조직은 동성로파로 전해진다. 향촌동파와 동성로파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성로파는 1973년 결성된 폭력조직으로 1988년께 간부급 조직원이 줄줄이 구속되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범죄와의 전쟁'으로 두목 오모씨가 도피 6개월 만에 검거되며 사실상 와해됐다.

그러나 동성로파의 김모씨는 두목의 유고를 틈타 조직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하부 조직원을 유흥업소에 취업시키거나 사채업을 하면서 자금을 모았다. 1994년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소위 봉덕동계를 주축으로 '경제건달'이라는 새로운 조직폭력개념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 선배들을 배제하고 경쟁 계파인 신천동계를 몰아내며 "나의(김씨) 시대가 왔다"는 말을 퍼뜨렸다.

1995년 6월 두목 오씨가 출소하자 김씨는 두목을 찾아가 반강제적인 '승낙'을 받아냈다. 같은 해 7월 김씨는 모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조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후계자로 지명됐다. 김씨는 ▲조직을 탈퇴하면 보복한다 ▲조직 내의 일을 외부로 누설하지 않는다 등의 강령을 만들어 이를 따르도록 했다.

이후 김씨는 가족동반 단합대회, 하·동계 단합대회, 망년회, 식사모임 등으로 조직을 공고히 했다. 활동영역은 동성로 일대에서 대구시내 전역으로 확장했다. 자신의 후배들을 이용해 대구시내 주요 호텔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7개, 양복점과 제화점 등을 접수했다. 한편으로는 광주 콜박스파 등 다른 조폭과의 연계를 강화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김씨가 챙긴 돈은 무려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앙숙인 향촌동파와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향촌동파를 압도하게 될 정도로 조직이 강화됐다"고 쓰여 있다.


대대적인 조폭 단속 '범서방파' 사실상 와해
지역 밀착 형님들 기승…외형 줄이고 더 악랄

과거 동성로파는 유령회사를 인수해 딱지어음을 발행하는가 하면 슬롯머신사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2011년에는 보험사기에 연루된 한 조직원이 체포됐으며, 최근에는 수상레저 사업권을 놓고 경쟁조직과 집단 패싸움을 도모한 조직원들이 대거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있었던 2013년 6월 동성로파는 포항의 폭력조직인 삼거리파를 기습하려 원정을 떠났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동성로파 추종세력인 김모씨 등은 대명동 유흥주점에서 기물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다 인근 편의점에서 흉기를 꺼내 향촌동파 조직원을 찌른 혐의로 구속됐다. 보복에 나선 향촌동파 조직원 10여명은 동성로파 조직원 윤모씨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한 혐의로 나란히 법정에 섰다.

[세력 간 이합집산]
동작 신이글스파

수도권에선 조폭들의 입지가 좁아지다 보니 조직 간 세력을 규합해 활로를 찾는 일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남부지역 최대조직인 이글스파는 서울 동작구와 금천구 일대의 세력을 연합해 신이글스파를 형성했다.

이글스파는 1978년께 당시 모 상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윤모씨 등 12명이 결성한 불량서클 '이글스'에서 출발했다. 윤씨는 1979년 8월께 강간치상혐의로 출교된 뒤 평소 친분이 있던 인근 건달들을 모아 관악구 신림동 신림사거리를 중심으로 금품을 갈취하기 시작했다.


1987년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민정당 관악지구당 청년국장이었던 A씨는 이글스를 선거운동에 동원하기로 계획했다. A씨의 요구에 윤씨는 한가람청년회를 결성한 후 이를 모태로 조직을 체계화했다.

이글스파는 1988년 충북 괴산군 화양계곡에 집결해 씨름과 장기자랑 등 단합대회를 열었다. 대선에 가담한 윤씨 등을 주축으로 신림동 일대의 상권을 차례로 장악했다. 이글스파는 유흥업소에 조직원을 강제 취업시키고 발생한 수익을 갈취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당시 '산이슬파' '선우회' 등의 군소조직은 이글스파에 편입됐다.

이글스파는 다른 조직과 유사한 행동강령을 정하고 합숙소를 지정해 정기 모임을 가졌다. 매달 축구대회를 열며 조직의 기강을 다졌다. 관악구 일대 중고교 불량학생들을 영입해 조직원으로 키웠다. 2005년 검찰 수사 당시 이른바 '일진'으로 불린 대다수 학생은 예외없이 이글스파에 가입돼 있을 정도로 유착이 심했다.

특히 이글스파는 악랄한 범행 수법으로 유명했다. 업주들이 상납을 거부하면 비가 쏟아지는 대로변에 무릎을 꿇리고 폭행하는가 하면 옷을 찢어 알몸으로 만든 뒤 맥주병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피투성으로 만드는 등 신림사거리의 무법자로 자리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검·경은 수차례 집중 수사로 이글스파를 감옥에 잡아넣었다. 그때마다 이글스파는 보란 듯이 부활했다. 재개발현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아파트 공사 이권에 개입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글스파 행동대장 고모씨 등 20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일명 '보도방' 업주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등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서남부지역 일대 유흥업소와 보도방 업주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3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았다.

또 유흥업소 기물을 부수거나 문신을 보여주면서 업주들을 협박했고, 폭력을 행사해 경영권을 헐값에 넘겨받았다. 명절에는 10만원상당의 한우갈비세트를 요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글스파는 회식을 할 때 업주들이 여성 도우미를 보내지 않거나 성접대를 하지 않으면 집단으로 폭행하는 등 수준 이하의 악행을 저질렀다.

[정관계 유착?]
전주 월드컵파

지난 8월 660억원 규모의 면세담배 유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의 중심에는 전주 월드컵파 조직원 김모(39)씨가 있었다. 김씨는 KT&G직원, 담배 구매업자, 무역업자 등과 공모해 면세담배 2933만여갑을 빼돌렸다. 김씨는 밀수한 담배를 국내로 유통한 총책이었다.

월드컵파는 전주 나이트파와 더불어 전북 지역 최대조직으로 꼽힌다. 시기상으로 월드컵파가 먼저 결성되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나이트파가 생겼다고 한다.

전성기 때 조직원은 100명 남짓해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월드컵파가 전국구에 준한 명성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 두목 주모씨의 화려한 경력이다.

주씨는 지난 범죄와의 전쟁으로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검찰은 주씨에게 범죄단체 수괴죄를 적용했다. 당시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주씨는 상당한 '거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씨는 1980년대 전북승마협회 부회장직을 맡아 사회고위층과 어울렸다. 1987년 4월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인 일명 '용팔이사건'에 연루되는 등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지역에서는 골재채취회사 등을 운영하며 사업가 행세를 했지만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서울 강남·이태원 일대 유흥가에 진출했다. 주 수입원은 슬롯머신 사업이었다. 이 과정에서 월드컵파는 경쟁조직을 제거할 목적으로 강남 모 병원 응급실에서 나이트파 조직원을 무참히 살해했다.

상하 엄격한 위계질서
기수별로 조직원 모집

월드컵파는 이글스파처럼 소규모 폭력서클로 출발했다. 이후 전주 완산구에 있는 나이트클럽 '월드컵'을 접수하면서 '월드컵파'란 이름을 갖게 됐다. 월드컵파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부두목 김모씨의 역할이 컸다. 김씨는 일대 어느 조폭보다 폭력적이며 잔인했다고 한다. 김씨의 '주먹'에 힘입어 주씨는 일대 상권을 손쉽게 거머쥘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 몸집을 불린 나이트파와는 수차례 칼부림을 벌여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83년과 84년 연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1989년에는 보복살인이 오가며 '피바람'이 불었다. 당시 월드컵파 조직원 4명은 나이트파 두목 김모씨의 친구에게 가스총을 쏘는 등 충격적인 범행으로 시민을 경악시켰다.

1990년 8월 주씨 구속 후 월드컵파의 외형은 급격히 축소됐다. 그러나 일부는 서울과 경기로 거주지를 옮겨 아직도 폭력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로 자영업이나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개별 조폭들이 정관계와 유착해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주월드컵파가 모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월드컵파 조직원은 수감생활 중 알게 된 교도관을 꾀어 수억원을 투자받은 뒤 반환을 요구하는 교도관을 폭행해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유일한 전국구]
부산 칠성파

3대 패밀리가 몰락한 후 전국구에 가장 근접했던 조직은 '칠성파'라는 것이 정설이다. 조폭 최초로 '프랜차이즈화'를 시도했으며, 갈라져 나온 분파가 각 지역마다 자리하며, 토호 조폭을 견제했다는 등의 소문이 전해진다.

얼마 전 칠성파가 범서방파와 서울 강남에서 대규모 패싸움을 벌이려 했다는 비화가 뒤늦게 밝혀졌다. 5년 전 칠성파는 차량 수십대를 동원해 조직원 80여명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권 다툼을 벌이던 범서방파와 결전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당시 칠성파는 회칼과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했는데 이를 사전에 인지한 경찰이 '전쟁'을 막았다는 후문이다.

칠성파는 1960년대 초부터 부산시내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1980년대 들어 세력이 급격히 팽창했다. 슬롯머신업소, 향락업소, 유흥·숙박업소 등 탄탄한 수입원을 기반으로 조직폭력계 주도권을 장악했다. 반대급부로 형성된 신20세기파와는 오랜 기간 라이벌로 대립했다.

범죄와의 전쟁 이후 칠성파는 여러 조직으로 분파됐다. 초대두목 이강환씨는 구속 수감된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온천장 칠성, 서동 칠성, 기장 칠성 등으로 나뉜 조직은 부산을 넘어 수도권으로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신20세기파와 일대 전면전을 벌여 이 사건이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칠성파는 2대 두목 한모씨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구심을 잃었다. 2010년을 기점으로 군소조직을 통합하며 '제2의 전성기'를 노리던 한씨는 신20세기파와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조직의 두목을 살해하려 했다. 이러한 첩보를 입수한 검찰은 한씨 등 칠성파 조직원 25명을 체포하며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 모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도박 빚을 갚으라며 폭력을 행사하는 칠성파 조직원이 적발되고 있다. 조직의 뿌리가 깊은 만큼 지하세계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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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