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패배 수습 나선 새정치연합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일요시사 정치팀] 이민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지난 2012년 4·11총선 이후 세 번째 비상운영체제로 들어갔다. 7·30재보선 완패 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혁신’에 방점을 찍은 국민공감혁신위원회(비상대책위)를 출범시킨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향후 제시할 혁신의 방향성 등을 <일요시사>가 전망해 봤다.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재보선 패배의 거센 후폭풍이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을 휘감고 있다. 당을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박영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국민공감혁신위가 오는 20일 출범한다. 과연 어떤 혁신을 이룰지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재건 ‘혁신’에 방점

당 안팎에선 재창당 수준의 강도 높은 혁신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까지 최고위원을 지낸 조경태 의원은 지난달 31일 <일요시사>와 전화인터뷰에서 “뼈저린 자기반성 속에 새인물로 ‘물갈이’를 시작해야 한다”며 “새 지도부는 계파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주선 의원은 최근 성명을 통해 “체질개선과 혁신은 ‘투쟁하는 야당론’의 폐기와 ‘생산적 야당’으로의 전환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은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슈만 따라다니는 동네축구를 극복하고, 강한 선명야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적었다.  

투쟁 아닌 생산적 대안 야당 유턴


모두 분명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엔 공감하고 있으나, 각론에선 온건파와 강경파 간 대안 야당과 선명 야당으로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총대를 멘 박 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패배에 따른 조건반사적 변화와 혁신이 아닌 국민이 공감하는 변화, 국민이 지지하는 혁신을 하겠다”며 “더디 가는 한이 있더라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처음부터 다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계파 청산을 에둘러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4일 의원총회를 통해 혁신 위원장으로 추인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박 위원장이 “투쟁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활정치의 실현” 등을 역설한 대목이다. 국민이 공감하는 혁신과 함께 투쟁노선을 지양하고 생활정치를 구현해 대안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동시에 찾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일단 선명야당보다는 대안야당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읽힌다는 얘기다.

일련의 기류를 볼 때 향후 혁신위가 제시할 안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경제와 복지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박 위원장이 ‘생활정치의 실현’에 무게를 실고 있는 점은 의미심장하다는 게 일각의 평가다. 그가 원조 강경파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이 5월 초 원내대표에 선출되자 당내에 강경파가 득세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였다.

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6·4지방선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2012년 총·대선 패배에 이어 7·30재보선까지 대패했다”며 “선거 때마다 ‘정권심판론’을 제기했는데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 점 등이 대안 정당으로 재창당해야 한다는 의견에 탄력을 붙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2년 전 패인과 현재의 모습 동일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혁신안을 실천하지 않아 또 다시 비상운영체제가 들어서게 됐다는 날선 비판과 지적을 내놓는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서울대 한상진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대선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평가위는 보고서를 통해 생활정치·민생정책을 실천하지 않은 점 등을 패인으로 꼽았다.

실제 보고서엔 “시대정신과 공약을 구분하고 국민들의 생활에 맞닿은 정책을 내놓는 등 민생정치를 중점 실시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계파 갈등의 문제점을 적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이 2년 전 생활정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과 계파 갈등을 청산해야 한다는 진단 등을 받고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엔 생활정치 실현? 

결론은 돌고 돌아 다시 생활정치로 귀결된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이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2년 전 나왔던 ‘쓴소리’를 이번에는 달게 받아 들여 제대로 된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kpeace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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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