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놀라는' 카페베네 급성장의 비밀

‘오버페이스’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커피업계 신화이자 청년들의 멘토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그가 청년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도전의식이 부족하다고. 도전은 기회와 함께 존재한다. 카페베네는 가맹점주의 절박함과 노동자들의 고달픔을 긁어모아 부를 축적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질주 그 자체다. 그런 그의 질주가 요즘 한계치에 치닫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사업자 카페베네가 ‘악덕기업’이라는 오명에 온갖 부정적인 이슈로 흔들리고 있다. 김 대표의 경영 능력은 도마 위에 올랐다. 손대는 사업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노동력 착취 논란은 김 대표의 발목을 붙잡았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새롭게 진출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줄줄이 실패했다. 최근에는 불공정한 갑질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베네’

카페베네의 별명은 여러 가지다. 소비자들은 카페베네를 ‘바퀴베네’ ‘달면 삼키고 쓰면 베네’라고 부른다. 커피업계 점주 및 직원들 사이에서는 ‘등골빼네’로 통한다. 모두 좋은 별명은 아니다. 맛없는 커피를 팔면서 커피가 아닌 기형적인 방식으로 수익을 챙기는 카페베네를 비웃는 말이다. 특히 카페베네의 ‘갑질’ 행태는 업계에서 지독하기로 유명하다.

최근에도 카페베네가 가맹점주들에게 판촉비용을 떠넘기며 ‘갑의 횡포’를 부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이 카페베네 음료를 구입할 때 통신업체 제휴카드인 올레KT를 내밀면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공정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계역서상 내용과 달리 할인 비용의 절반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겼다. 또한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공사 시 특정업체와 계약하도록 강요했다는 정황도 적발됐다.

계약서는 카페베네가 공개할 수 없다고 해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매장 인테리어 비용은 3.3㎡당 250만원이다. 반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업체들의 3.3㎡당 인테리어 비용이 200만원으로 전해진다. 다른 업체에 비해 카페베네 인테리어 비용은 27% 정도 비싼 셈이다. 카페베네의 상징인 ‘대형시계’ 하나당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조만간 카페베네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카페베네에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며 “회의를 통해 제재 수위를 논의할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공정위의 심사가 완료 되지 않은 상태라 현재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가맹점주에게 할인 부담을 떠넘겼다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사 할인 비용 중 50%는 통신사가, 50%는 점주가 부담한다는 것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사안”이라며 “할인은 가맹점주의 동의를 얻고 진행되는 것으로, 이를 거부한 가맹점은 할인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할인 부담을 거부한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은 할인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연예인 아끼고
알바비 아끼기

김 대표는 스타마케팅을 발판으로 카페베네를 빠르게 키웠다. 공격적인 확장전략과 스타마케팅은 카페베네를 국내 1위 커피전문점으로 우뚝 올라서게 만들었다.

카페베네는 2009년 커피업계 최초로 연예인을 내세운 방송광고를 내보냈다. 효과는 좋았다. 론칭한지 불과 5년도 되지 않아 전국에 100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한 국내 최대의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됐다. 2008년 3호점을 열고, 2009년 120호점, 2010년 446호점, 2011년 500호점, 2012년 810호점, 지난해에는 1000호점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스타마케팅에 거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인모델 한예슬과의 인연도 깊다. 김 대표는 2009년부터 톱스타 한예슬을 모델로 기용했다. 2009년은 한예슬이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이후 몸값이 한창 치솟던 때였다. 올해로 한예슬과의 인연은 6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김 대표는 카페베네 모델로 한예슬과 3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한예슬에게 2012년 개점한 미국 LA지점을 넘겨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걸그룹 크레용팝을 모델로 발탁했다.


스타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김 대표는 드라마 및 영화 제작지원 홍보에도 매달렸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드라마 <대물>, <시크릿가든>, <옥탑방 왕세자>, <넝쿨째 굴러온 당신>, <최고다 이순신> <돈의 화신> 등 방송 프로그램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악덕기업’ 오명에 부정적 이슈들 가득
젊은 대표의 한계?…경영 능력 도마위

이처럼 스타마케팅에는 거금을 아끼지 않았지만 아르바이트 근로자와 가맹점주, 직원들에게는 인색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베네의 근로기준법 위반율은 98.3%에 달했다. 당시 카페베네는 점검 대상 56개 곳 중 55개 지점이 근로기준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최저임금 위반 42건, 임금 정기 미지급 23건, 성희롱예방교육 미시행 32건, 근로계약서 미작성 45건 등 총 245건이었다.
 

2011년 청년유니온은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를 임금체불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카페베네에서 일하던 조합원 중 한명은 주 40시간 이상을 일하고도 법적으로 보장된 주휴수당조차 지급받지 못했다. 사업자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알바생이 1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당시 청년유니온 조사 결과 카페베네 주휴수당 예상체불 금액은 60억원이었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카페베네는 부랴부랴 직영점 알바생들에게 체불된 주휴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가맹점에도 해당안을 권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알바연대가 카페베네 60곳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지점은 87%에 달했다. 수십억 원은 드라마 제작 및 스타 모델 섭외에 투자하면서 알바비는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카페베네는 동반성장을 이유로 직영점에서 일하던 100여명의 직원을 권고사직 형태로 퇴직시켰다. 임직원 월급은 30%나 깎았다. 이런 상황에 김 대표는 지난1월 <조선일보>에 ‘청년들이여. 도전하라’는 글을 기고했다가 청년들에게 “너나 잘하라”라는 몰매를 맞았다.

내실 없는
덩치 키우기

그렇게 카페베네는 가맹점주와 알바생들을 철저하게 부리면서 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김 대표가 야심차게 진출한 사업은 줄줄이 철수했다.

2011년 김 대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를 시작으로 2012년 베이커리 전문점 마인츠돔을 인수했다. 이어 세 번째 브랜드 드러그 스토어 ‘디셈버24’를 여는 등 계속해서 사업영역을 넓혔다.

그러나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출점 규제로 카페베네는 블랙스미스 마인츠돔을 잇따라 철수 하기로 했다. ‘디셈버24’ 사업은 시작한지 5개월만에 사업을 접었다. 김 대표는 지난2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의 지분 50%를 마인츠돔 창업자 홍종흔 대표에게 매각했다. 법인의 지분을 매각해 사실상 해당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카페베네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카페베네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손대는 사업마다 부진
노동 착취 논란 발목
스타 마케팅엔 ‘펑펑’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카페베네의 매출액은 348억원으로 전년 419억원보다 크게 떨어졌다. 연매출만 봐도 2012년 2207억원의 매출에서 2013년 1873억원으로 15.1%나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억5000만원이다. 2012년 66억3400만원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 19억6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665%에 달했다. 이렇게 되면서 2012년부터 준비해왔던 기업공개(IPO)와 증시 상장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결국 김 대표는 사업 확장 중지를 선언했다. 청담동에 있던 옛 사옥도 광고대행사에 매각했다. 카페베네는 본사 사옥을 40억원에 팔아 넘겼다. 2005년 신축된 이 건물은 2011년 4월 카페베네가 매입해 사옥으로 사용해왔던 건물이다.

청담동 경기고 사거리에 위치한 본사 사옥도 매물로 내놨다.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앤드리스백'은 기업이 현금 유동력을 늘리거나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해 많이 쓰는 방식이다. 그만큼 현금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당분간 커피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연예인을 내세워 눈길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카페베네 커피 맛은 여전히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인점 장사에 혈안 ‘바퀴베네’
가맹점주·알바생들 ‘등골빼네’

상황이 이런데도 김 대표의 카페베네 덩치 키우기 집착은 끝이 없어 보인다. 김 대표의 야심은 아직도 멈추지 못했다.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만개 매장을 오픈해 스타벅스와 경쟁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다.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17일 카페베네 양주공장 준공식에서 “2017년까지 전 세계 40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각 진출국가별 매장과 제조품 등에 들어가는 원두를 전량 양주 글로벌 플랜트에서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제 커피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카페베네에 대한 국내의 평가가 해외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김선권 대표가 커피에 일가견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보니 커피 맛이 좋을 수가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메인메뉴인 커피는 외면 받고 엉뚱하게도 팥빙수나 케이크같은 서브메뉴만 팔려나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맛이 아닌 곁가지로 승부를 보는 업체는 한계가 있다는 부연이다.

대표님의 욕심
도대체 어디까지?

이 관계자는 “오히려 국내에서는 운 좋게도 맛이 아닌 스타마케팅과 유럽풍 인테리어가 지금까지 통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맛을 중시하는 커피 전문점이 많은 해외에서 카페베네가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커피전문가가 아닌 오로지 경영자의 시각으로 커피숍을 이끌어가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매장 내에 있는 책꽂이가 손이 닿기 어려운 높은 곳에 위치해있고, 책 종류도 김 대표의 자서전을 비롯해 대부분 자기계발서로 비치돼 있는 것만 봐도 얼마나 실속 없이 겉모습에 치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맛 보다는 스타마케팅과 가맹점포 수에 의지하는 수익구조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의 무모한 마케팅은 초창기 인지도를 높이는데 어느 정도 기여했지만 카페베네를 위기로 몰았다. 맛의 성장 없이 마케팅에만 매달려온 카페베네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김 대표가 어떤 자구책을 마련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카페베네 대표 김선권은 누구?

국내 커피시장 1위 업체 카페베네의 창업자 김선권 대표는 처음부터 커피전문점을 운영했던 것은 아니다. 카페베네를 창업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만큼 김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커피업종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뜻밖의 경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28세 취업을 할 나이에 김 대표는 일본에 갔다가 게임기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 온갖 악재 속에서도 3년 만에 400여개의 가맹점을 세웠다. 하지만 개설 수익 외에 운영 수익이 발생하지 않자 외식사업에 도전했다.

2000년 삼겹살 전문점, 2004년 감자탕 전문점 행복추풍령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프랜차이즈 미다스의 손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었다. 그런데 해외여행을 갔다가 보게 된 커피전문점은 김 대표에게 새로운 아이템으로 다가왔다. 이후 그는 커피사업을 본격적으로 계획한다. 2007년 그가 커피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인들은 김 대표를 말렸다. 주변인의 만류에도 김 대표는 2008년 커피사업을 시작했고, 우려와 달리 카페베네를 국내 1위 커피전문점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너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온 탓일까. 요즘 김 대표의 카페베네는 난항을 겪고 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 착취, 가맹점에 대한 갑의 횡포 논란에 이어 실적악화까지 겹쳐 온갖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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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