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④>2009년 뒤흔든‘신드롬 9’

기쁨보단 눈물이 환희 보단 분노가

2009년 국민들이 열광한 신드롬은 어떤 것일까. 거성들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쏟은 국민들은 모질게 불어닥친 불황 앞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이런 와중에 유행한 신종플루는 ‘죽음의 공포’에까지 떨게 만들었다. 미중년 열풍에 동참하려는 중년남성들의 꽃단장은 길어졌고 고단한 하루의 마감은 막걸리 한 사발이 함께했다. <일요시사>에서는 2009년 한 해를 물들였던 신드롬 9가지를 뽑았다.

정신적 지주였던 거성들의 죽음 잇따라 눈물 마를 날 없어
최악의 불황 닥치면서 불황타파 신 풍속도 여기저기 등장

2009년 대한민국을 흔든 신드롬 중 하나는 정신적 지주였던 거성들의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이다. 유난히 큰 인물들의 죽음이 많았던 2009년,국민들의 안타까운 눈물도 끊이지 않는 해였다.

1>영웅들의 죽음

그중 하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국민들의 슬픔과 충격은 더욱 컸다. 때문에 전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몇 달 동안 향냄새가 가실 줄을 몰랐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서거 당시 전국에서 추모객들이 찾아와 못다 이룬 그의 꿈과 안타까운 죽음을 기렸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도 여전히 국민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한평생 화해와 사랑을 전한 김 추기경은 지난 2월16일 향년 87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1969년 한국인 최초로 추기경에 서임된 김 추기경은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는 ‘어른’으로 존경받았다. 가난한 자와 약한 자, 고통 받는 자들의 편에서 언제나 바른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은 연일 이어진 조문행렬이 말해줬다. 고인이 된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명동성당으로 달려간 국민들의 수는 무려 40만명. 늦겨울의 추운 날씨 속에서 수 시간을 대기해야 했지만 누구도 불평 없이 김 추기경의 마지막을 눈물로 보냈다. 같은 하늘 아래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줬던 또 하나의 인물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몇 번씩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던 김 전 대통령이었기에 그의 서거는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인동초의 삶을 살며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섰던 김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도 이념과 지역을 초월한 슬픔은 가실 줄 몰랐다.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뜬 지 불과 3개월 만에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을 잃어 국민들의 허망함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

2>불황이 부른 슬픈 신드롬

거성들의 죽음이 가슴을 시리게 했다면 돌아온 불황은 몸을 시리게 했다. 외환위기 10년 만에 닥친 불황은 갖가지 신풍속도를 만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돈을 쓰는 방식이다. 불황에 잘 팔린다는 제품들이 어김없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것.그중 하나는 야한 속옷이다. 비싼 겉옷보다는 상대적으로 싼 속옷으로 기분전환을 원하는 이들의 손길이 야한 속옷으로 향한 것이다. 또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속옷 매출을 늘리는 요인이기도 했다.

나영이 사건, 마약인구 증가 등 해결 못한 사회문제들
낮에는 신조어, 밤에는 막걸리로 하루 시름 달래기도


미니스커트 열풍 역시 불황방정식과 맞아떨어졌다. 심지어 23cm의 ‘마이크로 미니스커트’까지 등장해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칼바람 속에서도 미니스커트는 여전히 사랑받는 아이템 중 하나다. 도시락 열풍도 불황의 단면을 보여줬다. 학창시절 등교 버스 안에서나 날 법한 김치 냄새가 출근길 지하철에서 풍긴 것도 도시락 열풍이 가져온 현상이다. 먹고 마시고 입는 데 돈을 아껴야 하는 샐러리맨들의 선택이다.

불법 사채업자들이 저지르는 끔찍한 악행들도 불황의 그림자로 남았다. 돈이 궁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사채업자들은 이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뱃속을 채웠다. 자신들이 정해놓은 고리의 이자를 갚지 않을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행각이 이어졌다. 감금과 협박, 폭행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채무자를 자살로 내몰기도 했다. 특히 여성 채무자들은 성희롱, 성폭행을 당하거나 성매매업소에 팔려가는 등 수치스런 대가가 뒤따랐다.

3>신종플루에 국민들 ‘벌벌’

2009년 4월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역시 사망자의 등장과 함께 각종 신드롬을 퍼트렸다. 가정에서 직장, 공공장소까지 신종플루가 만든 다양한 신풍속도가 나타나기도 했다. 먼저 따가운 시선이 두려워 공공장소에선 마음 놓고 기침 한번 못하는 각박한 세태가 생겼다. 직장인들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 메뉴선정부터 회식문화까지 생활 전반의 모습이 바뀌었다.

그런가 하면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분위기로 인해 여행이나 외식업 등 관련 산업이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건강염려증이 확산되는 풍조도 생겨났다. 건강식품을 과하게 챙겨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건강염려증의 한 단면이다. 2009년 후반에 들면서 신종플루 공포가 서서히 줄어들었지만 해가 바뀌어도 신종플루가 만든 풍속도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4>어린이 성범죄 현주소

이른바 ‘조두순 사건’으로 촉발된 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역시 2009년 대한민국을 우울하게 만든 신드롬 중 하나다. 2008년 12월, 초등학생 나영이를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을 저지른 범인 조두순은 나영이가 평생 겪어야 할 아픔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이는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져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와 함께 아동성폭력의 심각성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어린 시절 성폭력을 당해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야 했던 피해자들과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주변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피해사실을 알리면서 파문은 날로 커졌다. 이에 따라 관련 법규가 제정되는 등 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진일보한 결과를 얻기도 했다.

5>‘엽기동영상’ 신드롬

‘저런 걸 도대체 왜 찍어서 유포하는 거야?’ 보기만 해도 손사래를 치게 되는 엽기동영상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 것도 2009년이다. 이 동영상들은 대부분 청소년들이 촬영하고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제목도 끔찍한 엽기동영상 중 하나는 ‘여학생 알몸 폭행’이란 동영상. 화면 속에는 옷을 벗은 채 또래 여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여학생들이 등장한다.

동영상을 찍은 목적은 더욱 흉악했다.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고 여학생들에게 성매매를 시킬 목적이었던 것. 이밖에도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을 성희롱하는 장면이 담긴 ‘선생님 꼬시기’, 초등학생들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장면이 담긴 ‘초딩 낚기’ 등의 제목을 단 동영상들이 등장해 충격을 준 바 있다.

6>백색가루 유혹 ‘마약 열풍’

환각의 세계를 잊지 못하는 이들로 인해 2009년 마약신드롬은 어느 때보다 거셌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계 마약파문에 신종마약의 습격까지 백색가루는 어디서나 국민들을 유혹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서울 홍대나 이태원 일대의 클럽은 마약으로 신음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마약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호식품’쯤으로 전락하면서 죄의식없이 마약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수도 급증했다.

이태원의 한 클럽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요즘 젊은이들은 마약을 접하는 일이나 환각에 빠져드는 것을 대단한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말해 최근의 마약열풍을 짐작케 했다. 그는 “과거 마약쟁이들이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날 목적으로 마약에 손을 댔다면 지금은 좀 더 신나게 놀고 춤추기 위해 스스럼없이 마약을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마약인구가 증가하자 정부는 단속과 마약범 색출에 주력하겠다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그 효과가 새해부터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7>미중년 신드롬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인기로 꽃남 열풍에 불이 붙은 가운데 중년층의 반란도 심상치 않았다. 축 처진 뱃살에 근육이라곤 없는 몸, 술과 피로에 찌들어 주름살과 기미로 가득한 얼굴로 대변되던 중년남성들이 외모 가꾸기에 돌입한 것. 외모에 관심이 많은 중년남성들을 일컫는 노무족(No More Uncle의 줄임말)이란 신조어가 생긴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주일에 2~3일은 폭음에 시달리던 중년남성들은 헬스클럽에 가기 위해 과감히 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내에게 맡긴 채 나 몰라라 했던 패션에도 관심을 가진다. 죽기보다 싫은 게 쇼핑이었지만 옷차림에 신경을 쓴 이후로는 유행하는 스타일을 공부하려 백화점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고스톱을 치거나 증권현황을 알아보는 것이 전부였던 인터넷생활도 바뀌었다. 피부관리법이나 뱃살 줄이는 비법을 찾아보는 데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년남성들의 반란이 일어난 이유 중 하나는 ‘꽃중년’ 연예인의 등장이다. 배 나오고 머리숱 빈약한 남성들로 그려지던 드라마 속 중년남성의 변화는 남성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중년남성도 충분히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사회분위기다.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매력적인 외모를 가꾸게 된다는 것. 이로 인해 중년남성들의 성형열풍, 남자 화장품 판매량 급증 등의 현상이 뒤따르기도 했다.


8>막걸리의 귀환

맥주와 와인에 밀려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막걸리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번화가마다 막걸리집이 속속 생기는가 하면 콧대 높은 백화점 진열대에도 막걸리 병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엔 홍대 클럽에까지 막걸리가 등장하는 등 그 열기가 날로 뜨겁다. 중년들에겐 아련한 추억으로, 젊은이들에겐 촌스러운 술로 기억되던 막걸리가 돌아온 것에는 불황이 자리한다.

싼값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막걸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기 때문이다. 서양 술에 비해 어울리는 안주도 비교적 싸다. 두부김치, 빈대떡 등 싸고 맛좋은 안주들이 막걸리와 안성맞춤이다. 복고열풍 역시 막걸리의 인기를 불렀다. 즐겁기만 했던 시절을 함께한 술을 마시면서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추억을 더듬으려는 이들에게 막걸리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날로 세련미를 더해가는 막걸리 맛의 변신도 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들쩍지근하고 텁텁했던 막걸리는 수십 년의 개량과정을 거쳐 감칠맛나면서도 깔끔하게 변모했다. 한국인을 넘어 세계인들의 입맛까지 유혹하는 막걸리의 변신은 앞으로도 기대할 만하다.

9>‘신조어’ 열풍

한 해 만들어진 신조어는 그 사회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증거다. 2009년에도 기발한 신조어들이 등장해 울고 웃게 만들었다. 특히 2009년 등장한 신조어에는 새로운 남녀상을 표현하는 단어가 많았다.  먼저 남성을 지칭하는 신조어에는 결혼할 생각 없이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초식남, 김밥에 들어가는 우엉처럼 존재감 없고 비실비실한 우엉남, 근육질 몸매에 마초 같은 행동으로 여심을 유혹하는 짐승남, 잘나가는 ‘부인 남편 친구’를 뜻하는 부친남,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키 작은 남성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여 파문이 일었던 ‘루저남’ 등이 있다.

반면 여성을 지칭하는 신조어는 많지 않다. 직장에서는 똑 부러지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집에 들어오면 건어물에 맥주를 마시며 외로움에 떠는 건어물녀가 대표적이다. 인터넷에는 더욱 아리송한 신조어들이 넘쳐났다. 주로 한 문장을 세 글자 정도로 줄인 말이 대세를 이뤘다.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줄인 ‘넘사벽’, 닥치고 본방 사수를 줄인 ‘닥본사’, 스크린샷을 줄인 ‘스샷’,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를 줄인 ‘솔까말’, 개인소장을 줄인 ‘갠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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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