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②> 2009 검찰 수사 총결산‘검풍’ 스친 기업&총수 현주소

변죽만 울린 기축년 스캔들 “구린내만 풍겼다”

검찰은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이명박(MB) 정부 출범 직후 시작된 검찰발 기업 사정 작업은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올해 중반부터 속도를 냈다. 여기에 새로 부임한 김준규 검찰총장이 강한 기업비리 척결 의지를 보이면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검풍이 매섭게 몰아쳤다. 그 결과는 어떨까. ‘기업 손보기’에 나선 검찰의 기축년 성적표를 펼쳐봤다.

김준규 총장 취임 직후 전방위 기업비리 수사 속도   
전국서 동시다발 ‘사정폭풍’…윗선·정치권 겨냥


올해 들어 기업 비리에 날 선 칼날을 들이댄 검찰은 전체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지난 상반기까지 ‘권력형 비리’란 꼬리표를 달고 수사선상에 오른 사건은 10여 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 구린내만 풍기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등 ‘소문난 잔치’ 또는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로 흐지부지 끝났다.

상반기 깃털만 ‘만지작’
하반기 용두사미로 끝나

그나마 간신히 ‘은팔찌’를 채운 기업인들도 하나같이 무혐의나 집행유예, 보석, 불구속 등 개운치 않은 결과로 ‘묵은 먼지’를 털어냈다. 올해 처음 검찰에 꼬리가 잡힌 재계 인사는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이다.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이 회장 등이 2005년 이주성 전 국세청장과 관련 포스코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 연루된 정황을 파헤쳤지만 지난 1월 무슨 이유에선지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검찰의 수사 종결 발표 3일 전 돌연 사퇴해 또 다른 의혹을 낳기도 했다. 같은 시기 CJ의 탈세 의혹도 석연치 않게 마무리됐다. 검찰은 지난 1월 CJ CGV가 2005년 3월부터 2년여 동안 관람객 숫자를 조작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혐의를 포착, CJ CGV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섰지만 흐지부지됐다.

전 자금관리팀장의 살인청부 혐의 조사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차명계좌가 확인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묻혀진’ 형국이다. 검찰은 당초 이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해 소환조사 뜻을 밝혔지만 지금까지 ‘꿀 먹은 벙어리’ 신세다.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은 회사 공금 20억원을 빼돌려 청탁 명목으로 설범 대한방직 회장에게 15억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불과 한 달 만인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벌 봐주기’란 비난을 받았다.

채 부회장은 지난 4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의혹도 조용히 일단락됐다. 검찰은 조 부사장이 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다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수사 의뢰에 따라 9개월 동안 수사를 벌였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각각 지난 3월과 9월 “범죄가 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종결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MB정부의 사정기관이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 사건을 다룸에 있어 한없이 관대한 ‘봐주기’ ‘감싸기’ 수사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 1년여 동안 깃털만 만지작거리다 전광석화처럼 덮었거나 굼벵이 수사로 지지부진한 대형 부정부패비리 사건들이 수두룩하다”고 비판했다. 수사 대상 기업들은 변죽만 울린 검찰의 헛발질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와중에 지난 5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와 이에 따른 총장 중도사퇴, 새로 지명된 총장 후보자의 낙마 등의 여파로 검찰은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다. 이도 잠시, 자존심을 구긴 검찰은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 8월 지휘봉을 잡으면서 ‘재계 손보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업을 향한 검찰의 칼끝이 더 예리해진 것.

인사청문회에서 “특별수사에 일선 지검의 특수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김 총장은 자신의 구상대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각 지역 검사장들을 잇달아 불러 토착비리와 기업비리 척결을 적극 주문했고, 이후 검찰의 사정 폭풍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매섭게 몰아쳤다.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이 대통령의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도 힘을 보탰다.

그 첫 신호탄이 국내 굴지의 기업인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현대산업개발 등이다.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강압 논란을 빚은 대검 중수부 대신 일선 지검 특수부를 각개전투식으로 선봉에 세워 이들 4개의 기업을 정조준했다. 대한통운,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조선해양, 현대산업개발 수사를 각각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와 인천지검 특수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울산지검 특수부가 맡은 것.

세 갈래의 수사 방향은 횡령, 비자금 조성, 특혜, 로비 등 고질적인 기업 스캔들과 그룹의 ‘윗선’ 또는 정치권으로 향했다. 검찰은 지난 9월 대한통운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결국 곽영욱 전 사장을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했다. 곽 전 사장이 이 돈을 정·관계 인사에게 건넸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수사는 예상대로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었다. 곽 전 사장이 2007년 초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고 진술한 것.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한 전 총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한 전 총리가 이를 거부하면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검은돈’ 정황 캐내고
‘돈 흐름’ 단서 못잡아

검찰은 지난 7월 임원들의 개인 비리 정황을 포착,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도 압수수색했다. 이어 지난 10월 계약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대우조선해양건설 전 대표 김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회사 측이 납품업체와 짜고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검은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현직 임원들이 정부지원금 79억원을 빼돌린 것. 검찰은 지난 11월 국책연구 과정에서 연구개발비용을 부풀려 정부지원금을 빼돌린 혐의로 두산인프라코어 계열사 사장 김모씨와 전직 임원 박모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임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두산 측은 이들이 가로챈 79억원을 전액 반환하기로 했지만 그룹 전체로 수사가 확대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하청·협력업체들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현대산업개발 공사현장 임원을 포함한 전·현직 간부들을 무더기 적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전국 6곳의 공사현장에서 하청·협력업체 6곳으로부터 모두 3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토착비리 수사는 대형 건설사들을 정조준한 형국이다.

“내사만 질질” 여전히 지지부진 사건도 수두룩
LG 곤지암, 효성 비자금, 태광 큐릭스 인수 등


재계에선 검찰의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대기업 비리에 대한 대대적 사정작업이 본격화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그 대상에 올라있는 기업은 한진, 두산, OCI(옛 동양제철화학), 신동아건설, 대림산업, SK건설, 금호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광범위한 사정작업은 특정 인물, 특정 기업을 겨냥한 수사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과 김 총장이 토착비리 등에 대한 척결 의지를 밝힌 이후 기업 비리에 대해서도 축적됐던 첩보를 하나하나 확인해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속도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사건들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이 있든 없든 무수한 기업들이 도마에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의혹과 소문만 키운 채 뜸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 1조원대의 부동산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LG그룹의 곤지암리조트 특혜 의혹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직 밝혀진 사실이 전혀 없다.

지난해 12월 개장한 곤지암리조트는 LG그룹이 1995년 착수한 대형 리조트개발사업이다. 문제는 리조트가 들어선 곤지암 일대가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인 탓에 그동안 개발이 제한됐는데 참여정부 때인 2004년 갑자기 사업이 재개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지난 3월부터 이 부분에 대해 내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이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을 둘러싼 의혹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효성그룹 일본 현지법인 수입부품 거래과정에서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200∼300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부자 제보에 따라 지난 2월 수사에 착수했지만 별 성과가 없는 상태다. 검찰은 지난 9월 효성그룹 비자금 중 일부가 조석래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개인용도로 사용된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태광그룹의 큐릭스 인수 의혹도 답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검찰은 태광그룹의 티브로드가 올초 편법으로 업계 경쟁사인 큐릭스를 인수하면서 정치권 인사 등을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부터 첩보를 수집해 지난 9월 본격 내사에 나섰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2006년 12월 큐릭스의 대주주인 큐릭스 홀딩스의 지분 30%를 군인공제회가 인수한 후 2년 내에 태광그룹 산하 태광관광개발에 옵션을 붙여 되팔 수 있도록 이면 계약했다”고 주장했다.

티브로드는 방송통신위윈회가 큐릭스 인수 승인 결정 직전인 지난 3월 유흥업소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접대한 것으로 드러나 로비 의혹을 받았지만 이 역시 용두사미로 끝났다. 최근엔 검찰이 야심차게 덤볐던 SLS조선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싱겁게 마무리됐다. 검찰은 기업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허위로 공시한 혐의로 이국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 회장으로부터 공사 인·허가 등 행정편의를 봐준 대가로 미화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진의장 통영시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외주 가공업체를 설립해 공사금액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45억원의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이 회장의 형인 이여철 SLS조선 대표이사와 계열사 관계자 등 4명을 구속 기소했지만 그 돈이 로비에 사용된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미술품 강매 사건과 해외부동산 불법 취득에 연루된 기업들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 중이지만 뾰족한 단서를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검찰은 지난 8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을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C사, L사, S사 등 기업 5곳에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부인이 운영하는 가인갤러리 미술품과 조형물 등 36억원어치를 팔았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 기업 외 굵직한 다른 대기업에 대해선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 넘긴 미스터리들
“뾰족한 수 있을까”

해외부동산 불법 취득 건도 사정은 비슷하다. 검찰은 지난 10월 재벌그룹 오너일가의 해외부동산 불법 조성 매매에 대해 수사에 착수, 부동산 자금 출처와 이동 경로 등을 추적하고 있으나 3개월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재미교포 안치용씨는 지난 9월 자신의 블로그에 효성그룹, 두산그룹, 애경그룹 등 재벌그룹 일가의 초호화 미국 부동산 거래를 공개해 재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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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