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대권잠룡 '스타워즈'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18 13: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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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이기면 대권직행, 패하면 정치낭인"

[일요시사=정치팀] 6·4 지방선거의 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당초부터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띠며 매우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참여 가능성까지 잇달아 점쳐지면서 차기 대권 전초전 성격까지 띠게 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뜨고, 누군가는 바닥까지 추락한다. 사실상 정치명운을 건 한판승부다. 별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6·4 지방선거를 미리 들여다봤다.




도박과도 같은 한판승부가 시작됐다. 6·4 지방선거가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방선거 참여 가능성이 잇달아 점쳐지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들은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반면 패할 경우엔 하루아침에 정치낭인으로 전락하며 재기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건 도박과도 같은 한판 승부다.


대선 전초전
지방선거 올인


올해 지방선거는 당초부터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으로 그 중요성이 컸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띠게 되면서 여야 모두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대권잠룡들에겐 최대 기회이자 위기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음 대선까진 특별한 선거나 정치이벤트가 없다.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도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여의도 정치경력에 행정경험을 보태 믿을 수 있는 대권후보라는 이미지도 가질 수 있다.

지방선거는 그동안 대권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재선 의원 신분에 불과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고 지난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방선거 빼곤 지지율 견인 방법 없어
유력 대권잠룡들 정치생명 걸고 '올인'


지방선거의 파괴력은 벌써부터 입증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경우 모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2월 첫째 주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차기대권주자 지지도가 한 주 만에 4.3%나 급상승해 1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줄곧 1위를 차지해 오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2위로 밀려났다.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던 정 의원도 최근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한 이후에는 태도가 돌변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1일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처음으로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1일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서울시장 출마선언식에 참석해서는 "저도 출마선언을 하려면 준비를 조금 해야 할 것 같다"며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 의원 측은 처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대결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자체적으로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현재는 당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정 의원은 이미 이같은 정치적 도박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경험이 있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한 정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후 당의 요청에 따라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


당선가능성 충분
해볼 만한 도박


동작을 선거에서 정 의원은 민주당 대권후보를 지낸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단숨에 당내 입지를 굳혔고, 인지도 및 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확대했다. 이는 전학생에 불과하던 정 의원이 다음해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하는 발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황식 전 총리 역시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당초 MB정부가 끝난 후 자연스럽게 은퇴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평가를 뒤엎고 단숨에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이미 대법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내며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은 서울시장에 만족하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대권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만약 김 전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만 한다면 대권도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지방선거를 통해 자천타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게 될 잠룡들은 많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는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했지만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끊이질 않는다.




현직인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역시 재선 성공 시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설이 거론되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과 제주지사 선거 출마설이 거론되는 원희룡 전 의원도 지방선거 출마설을 통해 최근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한때 새정치추진위원회 내부에서 흘러나왔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직접 출마설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선거는 명실상부 대선 전초전으로 격상될 수 있다.

또 직접 출마하지는 않더라도 이번 지방선거는 대권잠룡들의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대권 잠룡들에게 권역별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당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대권잠룡들은 이를 마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권역별 선거 결과에 따라 대권잠룡들의 명암도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청원 의원에게 경기, 김무성 의원에게 부산·경남, 이인제 의원에게 충청권 선거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중 김 의원은 대권잠룡으로 분류되고 서 의원과 이 의원은 새누리당 당권주자로 분류되는데 지방선거의 여파가 당권 경쟁에까지 여파를 미치게 됐다. 민주당의 경우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경기, 문재인 의원은 부산·경남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성적표
대권 성적표


문 의원의 경우는 최근 잇달아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친노인사들이 얼마나 큰 활약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이들이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문 의원은 또 한번 날개를 활짝 펼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경우는 지방선거에 아예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창당을 준비 중인 안 의원에겐 지방선거의 성적표가 당과 본인의 향후 정치행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대권잠룡들에게 장밋빛 전망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의원직까지 내던지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대권잠룡들은 자칫 하루아침에 정치낭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력 대권주자와 정치낭인 사이를 오고가는 치열한 한판승부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임기는 2018년 6월까지다. 반면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 치러진다. 대선에 도전하려면 중도사퇴가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대권잠룡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대권잠룡들에게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중도사퇴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하라'며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예선 무대 된 지방선거
대선 전 릴레이 사퇴? 부작용도 우려


중도사퇴를 확약하지 않고 지방선거에 임한다면 당선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확약을 하면 대선기간 내내 발목이 잡힌다. 물론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처럼 중도사퇴를 택하지 않고 대권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역사회의 십자포화를 견뎌야 한다. 대권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대권잠룡들의 딜레마다.

대권잠룡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다른 사례도 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경우다. 김 전 지사는 군수 출신으로 현 안전행정부 장관에 해당하는 행정자치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지난 2010년에는 야권연대를 통해 이례적으로 경남도지사에까지 당선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임기 도중인 지난 2012년 도지사직을 던지고 대선에 뛰어들었다가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패하며 정치낭인으로 전락했다. 야권연대를 통해 어렵게 따낸 경남도지사직을 내던지면서 야권에선 공공의 적이 됐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의 중도사퇴로 이제 경남지사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는 일은 향후 30년간 없을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들려왔다. 김 전 지사의 재기 전망이 어두운 이유다.


재기전망 어두워
부작용도 우려


이처럼 대권잠룡들이 지방선거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부작용 우려도 있다. 대권잠룡들이 지방선거에서 대거 승리해 광역단체장으로 입성한 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잇달아 중도 사퇴하거나 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임할 경우다. 엄청난 행정공백이 우려된다.

또 처음부터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가 아닌 대권이라는 순수하지 않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당선되는 것은 지역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등의 대규모 사업을 벌였는데 야권에선 차기 대권을 위한 전시성 행정이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엄청난 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운명까지 걸고 전력질주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의 무게감은 엄청나게 커졌다. 과연 6월에 웃게 될 대권잠룡은 누구일까?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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