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대권잠룡 '스타워즈'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18 13: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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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이기면 대권직행, 패하면 정치낭인"

[일요시사=정치팀] 6·4 지방선거의 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당초부터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띠며 매우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참여 가능성까지 잇달아 점쳐지면서 차기 대권 전초전 성격까지 띠게 됐다. 선거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뜨고, 누군가는 바닥까지 추락한다. 사실상 정치명운을 건 한판승부다. 별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6·4 지방선거를 미리 들여다봤다.




도박과도 같은 한판승부가 시작됐다. 6·4 지방선거가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방선거 참여 가능성이 잇달아 점쳐지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이들은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반면 패할 경우엔 하루아침에 정치낭인으로 전락하며 재기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건 도박과도 같은 한판 승부다.


대선 전초전
지방선거 올인


올해 지방선거는 당초부터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으로 그 중요성이 컸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띠게 되면서 여야 모두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대권잠룡들에겐 최대 기회이자 위기이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음 대선까진 특별한 선거나 정치이벤트가 없다.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도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여의도 정치경력에 행정경험을 보태 믿을 수 있는 대권후보라는 이미지도 가질 수 있다.

지방선거는 그동안 대권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재선 의원 신분에 불과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고 지난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방선거 빼곤 지지율 견인 방법 없어
유력 대권잠룡들 정치생명 걸고 '올인'


지방선거의 파괴력은 벌써부터 입증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경우 모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2월 첫째 주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차기대권주자 지지도가 한 주 만에 4.3%나 급상승해 1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줄곧 1위를 차지해 오던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2위로 밀려났다.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던 정 의원도 최근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한 이후에는 태도가 돌변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1일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처음으로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1일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서울시장 출마선언식에 참석해서는 "저도 출마선언을 하려면 준비를 조금 해야 할 것 같다"며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정 의원 측은 처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대결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자체적으로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현재는 당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정 의원은 이미 이같은 정치적 도박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경험이 있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한 정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후 당의 요청에 따라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


당선가능성 충분
해볼 만한 도박


동작을 선거에서 정 의원은 민주당 대권후보를 지낸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단숨에 당내 입지를 굳혔고, 인지도 및 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확대했다. 이는 전학생에 불과하던 정 의원이 다음해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하는 발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황식 전 총리 역시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당초 MB정부가 끝난 후 자연스럽게 은퇴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평가를 뒤엎고 단숨에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이미 대법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내며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은 서울시장에 만족하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대권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만약 김 전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만 한다면 대권도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지방선거를 통해 자천타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게 될 잠룡들은 많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는 대권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피력했지만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끊이질 않는다.




현직인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역시 재선 성공 시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설이 거론되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과 제주지사 선거 출마설이 거론되는 원희룡 전 의원도 지방선거 출마설을 통해 최근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한때 새정치추진위원회 내부에서 흘러나왔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직접 출마설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선거는 명실상부 대선 전초전으로 격상될 수 있다.

또 직접 출마하지는 않더라도 이번 지방선거는 대권잠룡들의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대권 잠룡들에게 권역별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당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대권잠룡들은 이를 마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권역별 선거 결과에 따라 대권잠룡들의 명암도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청원 의원에게 경기, 김무성 의원에게 부산·경남, 이인제 의원에게 충청권 선거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중 김 의원은 대권잠룡으로 분류되고 서 의원과 이 의원은 새누리당 당권주자로 분류되는데 지방선거의 여파가 당권 경쟁에까지 여파를 미치게 됐다. 민주당의 경우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경기, 문재인 의원은 부산·경남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성적표
대권 성적표


문 의원의 경우는 최근 잇달아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친노인사들이 얼마나 큰 활약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이들이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문 의원은 또 한번 날개를 활짝 펼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경우는 지방선거에 아예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창당을 준비 중인 안 의원에겐 지방선거의 성적표가 당과 본인의 향후 정치행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대권잠룡들에게 장밋빛 전망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의원직까지 내던지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대권잠룡들은 자칫 하루아침에 정치낭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유력 대권주자와 정치낭인 사이를 오고가는 치열한 한판승부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임기는 2018년 6월까지다. 반면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 치러진다. 대선에 도전하려면 중도사퇴가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대권잠룡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대권잠룡들에게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중도사퇴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하라'며 이들을 압박하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예선 무대 된 지방선거
대선 전 릴레이 사퇴? 부작용도 우려


중도사퇴를 확약하지 않고 지방선거에 임한다면 당선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확약을 하면 대선기간 내내 발목이 잡힌다. 물론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처럼 중도사퇴를 택하지 않고 대권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역사회의 십자포화를 견뎌야 한다. 대권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대권잠룡들의 딜레마다.

대권잠룡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다른 사례도 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경우다. 김 전 지사는 군수 출신으로 현 안전행정부 장관에 해당하는 행정자치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지난 2010년에는 야권연대를 통해 이례적으로 경남도지사에까지 당선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임기 도중인 지난 2012년 도지사직을 던지고 대선에 뛰어들었다가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패하며 정치낭인으로 전락했다. 야권연대를 통해 어렵게 따낸 경남도지사직을 내던지면서 야권에선 공공의 적이 됐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의 중도사퇴로 이제 경남지사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는 일은 향후 30년간 없을 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들려왔다. 김 전 지사의 재기 전망이 어두운 이유다.


재기전망 어두워
부작용도 우려


이처럼 대권잠룡들이 지방선거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부작용 우려도 있다. 대권잠룡들이 지방선거에서 대거 승리해 광역단체장으로 입성한 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잇달아 중도 사퇴하거나 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임할 경우다. 엄청난 행정공백이 우려된다.

또 처음부터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가 아닌 대권이라는 순수하지 않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당선되는 것은 지역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등의 대규모 사업을 벌였는데 야권에선 차기 대권을 위한 전시성 행정이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엄청난 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운명까지 걸고 전력질주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의 무게감은 엄청나게 커졌다. 과연 6월에 웃게 될 대권잠룡은 누구일까?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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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