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부인’ 정희자 피소 내막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4.02.17 14: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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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고가 미술품 11점 ‘어디로?’

[일요시사=경제1팀] ‘몰락한 황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또 다시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을 제기한 곳은 한때 정씨가 소유했던 우양산업개발. 이곳은 지난해 6월에도 정씨 부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의 악연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더불어 이번 수사가 김 전 회장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7조원대 천문학적 추징금을 안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피소됐다. 우양산업개발 소유의 미술품을 무단으로 반출해 횡령과 배임을 저질렀다는 게 주 내용.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장기석)는 해당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정씨와 우양산업개발의 악연은 질기다. 지난 2008년 5월 검찰은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베스트리미티드 코리아(베스트리드)’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김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추징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수백억원대 차명주식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추징금 환수 탄력?


당시 베스트리드의 회장은 부인 정씨였다. 경주힐튼호텔과 아트선재미술관을 소유하고 아도니스와 에이원 등 골프장 3곳의 지분 일부를 갖고 있던 베스트리드는 호텔 관광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주로 하던 대우그룹 계열사 ‘(주)대우개발’의 후신이었다.

베스트리드의 지분 구조는 김 전 회장의 차명 주식 90.42%, 정씨의 보유 주식 9.58%로 사실상 부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였다. 검찰은 당시 이 중 김 전 회장의 차명 주식 90.42%를 압류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대행을 의뢰했다.


공매시장에 나온 베스트리드는 몇 차례 유찰 끝에 2012년 부산 소재 중견 수산업체인 ㈜우양수산에 인수됐다. 우양수산은 약 923억원에 베스트리드를 사들이고 이름을 우양산업개발로 바꿨다. 정씨는 인수 직전 베스트리드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우양산업개발이 최근 정씨를 고소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미술품과 관련해, 정씨 소유였던 아트선재미술관은 2년 전 우양수산에 넘어가면서 우양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우양 측은 인수 뒤 자산 점검 과정에서 미술품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우양 측은 독일 사진작가 볼프강 볼츠로부터 9600달러에 구입한 사진 4점이 정씨의 프랑스 별장으로 반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유영교 작가의 대리석 와상 조각과 ‘한국의 피카소’ 중광스님 작품 등 7점도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배임 의혹도 제기됐다. 정씨 부부가 국내에서 주로 머무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한 빌라. 넓이 240제곱미터가 넘는 이 빌라는 시가 수십억 원, 월 임대료만 1000만∼1300만원에 이르는 고급 빌라지만, 정씨는 시세의 5분의 1도 안 되는 헐값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라의 소유주가 김 전 회장 차남 선협씨가 대주주로 있고 우양 측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골프장, 주식회사 아도니스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난 2002년부터 해당 빌라를 보증금 2억원에 월세 250만원에 임차해 사용 중이다.


우양 횡령·배임 혐의로 옛주인 정씨 고소
회사 소유 호화빌라 사적으로 헐값에 거주


법조계 한 관계자는 “보증금 2억원이라면 월세는 1500만원 정도로 봐야한다”며 “아무리 대주주라지만 회사 자산을 이렇게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양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에도 정씨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고액의 보수·퇴직금 등 회사 자금 34억5500여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바 있다. 우양산업개발은 정씨가 지배주주이던 시절 자신의 지위를 악용, 회사를 개인 소유처럼 운영하며 고액의 임금과 퇴직금, 비용 등을 부당하게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양산업개발 측은 “정씨가 지난 1999년 김 전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퇴진하고 그룹이 해체된 ‘대우사태’ 이후 대표이사로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으면서 고액의 보수금을 받아갔다”며 “김 전 회장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이 검찰에 발각된 후 공매로 매각되기 전까지인 2008∼2012년 압류기간 동안 받아간 임금만도 12억5700만여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씨는 경주힐튼호텔 등이 공매로 팔리기 직전인 2012년 7월 사임서를 내고 퇴직했는데 당시 받아간 퇴직금이 14억원에 이른다”며 “이 밖에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1740만원의 퍼스트클래스 항공권을 구입하는 등 회사의 비용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우양산업개발은 정씨가 34억5500여만원을, 이 가운데 2억2500여만원은 부부가 함께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2억2500여만원은 김 전 회장이 임차한 서울힐튼호텔 객실의 청소도우미에게 2008년 이후 수년간 보수로 지급한 돈이다.

우양산업개발 측은 “적은 돈으로 이용하는 것도 모자라 이 방을 청소하는 직원을 고용하는 등에 2억2500만여원의 회삿돈을 썼다”고 밝혔다.

정씨의 잇단 소송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남편인 김 전 회장이 국고에 환수해야할 추징금이 무려 17조9200여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때 재계를 쥐락펴락했던 김 전 회장은 20조원대의 분식회계와 9조8000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벌인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8년6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00억원을 선고받았다가 2008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같은 해 추징금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1000억원대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다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통령과 인연?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가족들과 함께 여전히 호화생활을 한다는 점, 소송을 야기할 정도로 권력을 쥐고 있는 점 등은 현 추징금 제도의 문제점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라며 “이번 수사로 김 전 회장 측 미납 추징금 환수가 탄력을 받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그러나 “부인이나 가족 명의로 된 재산은 추징금 명목으로 환수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김 전 회장의 아버지가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의 은사이고 김 전 회장의 형이 박 대통령의 은사라는 현 실세와 ‘특별 인연’이라는 점에서 아직 그의 영향력을 높게 보는 사람이 많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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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