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간 “2021년 전세가 매매 추월”

2030년까지 주택시장 대예측

앞으로 집값은 어떻게 될까. 전셋값은 얼마나 오를까. 현 추세대로라면 8년 뒤 전셋값이 아파트값보다 더 비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세난이 202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분석을 제기한 주택산업연구원의 ‘수도권 주택시장 전망과 대응’ 자료를 펼쳐봤다.


주산연 ‘수도권 주택시장 전망과 대응’발표
전·월세 고공행진…시장 침체 장기화 예상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지난 5일 ‘수도권 주택시장 전망과 대응’자료를 발표했다. 주산연은 최근의 매매·임차시장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도권의 전세난은 8년 정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가격 상승 매매가격 하락

주산연은 “매매가격은 내리고 전세가격은 오르면서 2021년 전세가율이 100.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가율은 2021년 고점을 기록한 뒤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며 2030년 96.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산연은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전세가격은 2009년 이후 급등한 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009년 9월 이후 현재까지 24% 상승했다. 주산연은 “전세난은 보통 2?3년간 유지되다가 안정되는데 반해 최근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은 4년차에 진입했다”며 “올해에도 이러한 추이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8?2013년 5월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와 매매가격 상승률의 차이는 4.1%로 나타났다. 상승기 전세가격 상승률과 매매가격 상승률의 차이가 4% 이상 유지된 기간을 전세난 시기로 정의하면 수도권 전세난 기간을 40개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재도 진행 중이란 것이다.
각종 통계를 보면 2012년 4월부터 전세가격 상승률이 2?3%로 둔화되면서 전세가격이 안정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의 체감을 고려하면 전세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주산연의 주장이다. 
결국 전세난 기간을 40?47개월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전 전세난(1999?2002년) 기간이 36개월 내외인 것에 비해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전세가격 수준이 상승한 것과 전세계약이 2년 단위로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전세가격 상승체감은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매매가격 대비 상대적 임대료 체감을 나타내는 전세가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9년 9월 이후 2013년 5월까지 수도권 전세가율은 10.
74%p 상승하면서 44.74%에서 55.48%로 상승했다.
주산연은 전세시장 과열에 따라 물량적·점유형태별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기보다 전세시장 잔류 또는 보증부 월세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매매-임차시장의 물량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다주택보유가구의 차가공급에 의존하는 국내 임차시장의 공급은 감소 추세다.


임대주택의 점유형태에 따른 수익성 변동으로 전세 공급이 감소하는 등 임차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임차가격 상승과 수급불균형에 의해 2010년 이후 나타난 반전세의 고착, 깡통전세의 속출 등 시장 불안요인이 시현되고 있는 셈이다.
주산연은 매매시장의 경우 거래와 가격의 침체가 동반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수도권 매매시장의 거래량은 2006년부터 감소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2007년 이후 상승세가 둔화, 2010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의 주택매매거래 호수는 2006년 87만2485호, 2007년 60만7842호, 2008년 57만2846호, 2009년 53만4829호, 2010년 41만2358호, 2011년 48만5993호, 지난해 38만9200호로 감소했다. 지난해 매매거래량은 2006년의 44.6%에 불과하다.
수도권 주택가격 변동률을 보면 2006년 20.3%, 2007년 5.6%, 2008년 5.0%, 2009년 1.2%로 상승세가 둔화 됐다. 2010년부터 -1.7%로 추락했고, 지난해엔 -3%로 곤두박질쳤다. 2011년 5월 이후 2013년 5월까지 25개월 동안 전월대비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이 기간 동안 주택가격은 4.2% 하락했다.
주산연은 인구학적 특성 변화 및 자가보유 의식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주택매매의 수요 감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2인 가구비중은 2016년 50%에 달하고, 2030년엔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인 이상 가구의 자가점유율(53?67%)과 주택소비원단위(1.04?1.34호/가구)가 높은데 반해 1?2인 가구는 20%대의 낮은 자가점유율을 보이며 주택소비원단위(0.58?0.91호/가구)도 크지 않다. 가구주연령 40?50대는 가구비중(48%)이 크고 자가점유율(46?58%)과 주택소비원단위(1.05?10.9호/가구)가 큰 데 반해 가구비중은 감소 추세다.
이러한 가구원수 및 가구주연령 변화는 주택소비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여기에 2000년대 수도권 주택과대소비양상 조정도 시장심리를 압박할 것이라고 주산연은 덧붙였다.
주산연은 현재 시장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해 2030년까지의 시장변화를 전망했다. 다음은 주산연이 예측한 앞으로 주택시장의 시나리오다.

8년 뒤 전세가율 100% 진입
2020년 후 전세난 해소 전망

거래·가격 침체 동반진행형 유지

▲전세난 언제까지? = 주산연은 전세난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매매가격 변동률은 매매거래 및 심리의 위축에 따라 2020년까지 정체(년 0?0.7%)를 보이는 데 반해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속적인 임차수요의 증대로 상승(4.1?17.7%)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변동률은 2010?2030년 연평균 5.4% 상승이 전망된다. 
특히 전세난 기간 동안의 연평균 상승률은 7.3%로 높게 나타나며 전세난이 해소된 후 연평균 3.6%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매매변동률은 연평균 1.6%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난 기간인 2020년까지 연평균 0.5% 하락하나 전세난 해소 이후에 상승 전환돼 연평균 3.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부동산정책 문제해결에 한계

주산연은 “임차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명목 및 실질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등 최근 시장양상이 유지될 경우 전세가율이 100%를 초과할 수 있다”며 “2011?2030년 평균 전세가율은 87.1%에 이른다. 2021년 전세가격 지수는 186.6, 매매가격지수는 101.9에 달해 이때 전세가율은 고점인 100.7%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전세가율은 하락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2030년에는 96.7%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 쏠림현상은? = 주산연은 최근 단기적 전세가격 상승은 차가수요의 증가추세와 수요 쏠림현상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전월세 거래 및 매매 거래 기준, 차가수요는 연평균 109만호, 자가수요는 연평균 52만호, 매매전환수요는 연평균 30만호가 발생하고 있다. 인구, 가구 구조 변화 및 감소, 주요 자가수요계층의 주택원단위 소비감소로 인해 자가수요보다 차가수요가 크게 형성되고 있다.
최근 높은 수준의 차가유지확률과 상대적으로 낮은 매매전환확률로 차가수요 쏠림현상도 나타난다. 201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09년 재고대비 2010년에 거주변화 가구비중은 10.5%, 차가재고 중 거주변동가구 비중은 16.1%, 자가재고 중 거주변동가구 비중은 4.2%로 전월세가구의 거주변동에 따른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
주산연은 “2011?2020년의 차가유지확률 평균은 56.8%로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2021?2030년의 차가유지 확률이 평균 38.3%로 낮아지면서 차가수요의 쏠림현상은 완화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정상화 언제? = 주택시장기능 회복시점은 전세가율이 안정되고 매매가격이 상승전환되면서 일반적인 주택시장 논리가 성립되는 시점이다. 전망 분석에 따르면 자가선호가 2년 이상 지속되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주산연은 “자가선호시점인 2020년 이후 매매가격이 상승반전하고 전세가율이 안정되며 차가유지확률이 크게 완화된다”며 “즉, 점유의 선순환 구조회복과 전세난의 해소가 나타나면서 시장기능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시 말해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0년까지 장기간 거래위축, 주택가격 정체, 차가주택 부족, 전세가격 앙등 등의 주거불안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규제완화(LTV 70%, DTI 60%), 최소 2.5% 이상의 소득증가 유지, 평균 CD금리(91몰) 3% 이하의 저금리 상황 유지, 2% 이하의 자산가치유지율을 가정해야 주택시장 침체기간을 2016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주산연은 주장했다.
▲부동산정책 실효성은? = 주산연은 최근 전월세 대책에 대해 점검하고 대응방향도 모색했다. 4·1대책, 7·24 후속조치, 8·28 전월세 대책 등 최근 부동산 정책은 시장 자율조정기능 회복, 시장 조기회복, 전월세시장 안정 등이 목적이다. 시장기능 회복을 위해 시급한 주택시장 문제의 단기적 지원책과 주택시장기반 확충을 위한 장기적 정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특히 주택시장 평가 및 전망에 있어 임대차시장의 구조적 변화, 임차수요와 매매수요의 높은 연계성을 고려, 매매·전세시장의 동반안정을 유도하는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정책수단으로 부동산규제 완화, 세제 및 금융지원 확대, 분양공급물량 조정, 임대주택공급확대와 함께 다양한 신규 지원책도 포함돼 있다.
주산연은 부동산정책에 금융, 소득보전, 실수요 중심지원, 공급확대 등이 모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전세난 등의 임차시장 과열양상과 매매거래위축 등을 완화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주택시장은 매매-임차, 임대-임차간의 복합적인 수급관계가 얽혀있고, 시장구조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정책 효과 및 시장 문제해결 기대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한 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주택정책은 방향성에 있어 적절하나 지원대상 한정 및 시행 지연 등에 따라 정책실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주산연은 매매-임차, 공급-수요를 고려한 종합정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종합정책의 시너지 확보를 위해 정책발표시점과 시행시점 차이의 최소화 ▲수요자지원 대상의 확대 ▲기업형 임대주택시장의 조속한 정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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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