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측근?" 정수장학회 출신 인맥 지도 대공개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4.08 1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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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욕먹고도 못 놓는 이유 여기 있었네"

[일요시사=정치팀] 정수장학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을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임명하면서 논란이 또다시 거세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수장학회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수장학회의 막강한 인맥 지도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정수장학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진 사퇴한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상청회는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들의 모임이다.

김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를 졸업했다. 이후 방림방적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는 상청회 회장을 맡았고, 박 대통령이 30년 넘게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한국문화재단에서 2009년부터 3년간 감사를 지냈다.

최필립은 갔지만
만만찮은 김삼천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2005~2011년에는 상청회 회장 자격으로 한 해를 빼고 매년 최고한도인 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사퇴한 최 전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2014년 3월까지 정수장학회를 이끌게 된다.

김 이사장의 선임에 야권은 발칵 뒤집혔다. 민주통합당은 "김 신임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직계심복"이라며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언론을 장악할 의지도 없고 할 수도 없다던 박 대통령이 MBC와 <부산일보> 지분을 가진 정수장학회에 친박 심복을 '바지이사장'으로 앉혀서 대리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기간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미 환원했고 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에는 최필립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의 비밀회동이 발각돼 박 대통령의 해명이 사실상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필립 가고 김삼천 왔지만 "그 나물에 그 밥"
야권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사유물" 맹공

최 전 이사장과 이 본부장은 이날 회동에서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을 매각해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를 위해 정치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되지 않겠냐는 대화를 나눴다.

정수장학회는 강제 기부된 김지태씨의 재산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일장학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던 김지태씨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정권으로부터 갖은 협박을 받던 김씨는 1962년 5월25일 문화방송 발행 주식 2만주와 부산문화방송 발행 주식 1만3100주에 대한 포기각서를 작성한 뒤 공소기각결정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바탕으로 5·16장학회를 설립했다가 이후 명칭을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 여사의 '수'를 따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으로 개칭했다.

공익재단?
사유재산?

지난 2005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해 "김지태가 헌납한 재산이 공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5·16장학회를 거쳐 정수장학회로 이어져 오면서 사유재산처럼 관리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은 대대로 박 대통령 본인 혹은 친척이나 최측근이 역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직을 약 10년 동안이나 맡았다.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기간 연간 1억에서 2억원 가량을 보수로 지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교육청은 "이사장의 연봉이 목적사업에 비해 과다하다"며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야권은 그동안 정수장학회 장학생의 모임인 청오회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를 박 대통령의 외곽 지원단체로 지목해왔다. 정수장학회 장학생은 재학시절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청오회'에 가입하게 되고 졸업하면 자동으로 '상청회' 회원이 된다.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상청회가 장학금 지급 대상 학생들로 하여금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절을 하게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해야만 장학금 지급을 하는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세력 확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정수장학회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오회와 상청회는 정기적으로 학술·봉사·기부·친목도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인맥파워를 자랑하는 단체 중 하나다.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청오회 회원 중 상당수는 거의 매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정수장학회 측은 추도식 참석은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갈 수는 있겠지만 단체의 성격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상청회의 홈페이지 배경화면에 적혀있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이란 휘호를 보면 처음부터 정수장학회가 박정희 일가를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케 한다. 이 휘호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으로 물을 마시면서 그 근원을 생각해야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김 이사장도 상청회장 시절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음수사원이란 휘호를 소개하며 "설립자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우리들에게 남겨주신 음수사원의 글귀를 마음 속 깊이 각인해 신뢰받고 약속을 지키는 상청인이 되자"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문제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았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뜻이다.

음수사원
은혜 잊지말자?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이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온갖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수장학회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62년 설립 이후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은 이들은 3만8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른바 '정수장학회 인맥'을 형성하고 우리나라 사회 전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수장학회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수장학회 출신 인사들이 박 대통령을 후원해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미 대통령의 꿈을 이뤘지만 앞으로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도 정수장학회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강력한 지지기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수장학회 출신 인사들의 정·재계 인맥 지도는 무척이나 화려하다.

우선 정계 인물들로는 새누리당에 김기춘, 현경대, 김기도, 강성구 전 의원과 김재경 의원, 민주통합당에 손봉숙, 채수찬, 홍창선 전 의원과 오제세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전 의원 등이 있다. 그중 김기춘, 현경대 전 의원은 상청회장 출신으로 상청회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두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으로 활약했었다.


박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 정수장학회
상청회원 3만8천여 명 각계 고루 포진

법무부장관을 지내기도 한 김기춘 전 의원은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 파견검사를 지냈으며,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에는 코드인사라는 비판에도 김 전 의원을 제9대 여의도 연구소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박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현경대 전 의원은 정수장학회 1기 출신으로 정수장학회 출신 중 가장 먼저 국회에 진출했다. 현 전 의원은 박 대통령 지지 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했으며,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 대통령 대선캠프의 제주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또 법조계에서는 신승남 전 검찰총장, 주선회 전 헌법재판관, 허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성영훈 전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등이 정수장학회 출신이고, 행정관료계에서는 서석준 전 경제부총리,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 등이 정수장학회 출신이다.

방송·체육계에서도 축구해설가 신문선씨, 양상문 전 프로야구 롯데 감독, 정은아 아나운서 등이 정수장학회 출신이다. 하지만 상청회 회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영역은 학계다. 상청회 회원 중 약 400명이 현재 전국 각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 중 몇몇은 자발적으로 청오회 회원들을 지도하며 상청회 회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회계사와 건설회사 대표, 변호사, 병원장, 대학 총장 등 상청회 인사들의 면면은 무척 화려하고 다양하다. 게다가 정수장학회 출신 유력인사들은 앞으로도 계속 배출될 것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러한 강력한 지지기반을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끌어주고
당겨주고


한 정치전문가는 "상청회 조직 전체를 박 대통령의 외곽 지지조직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약 4만 명에 달하는 상청회 회원 중 대부분은 장학금만 받았을 뿐 박 대통령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면서도 "다만 상청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인물들이 박 대통령에게 높은 충성도를 보이며 단단한 지지기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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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