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측근?" 정수장학회 출신 인맥 지도 대공개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4.08 13: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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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욕먹고도 못 놓는 이유 여기 있었네"

[일요시사=정치팀] 정수장학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을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임명하면서 논란이 또다시 거세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수장학회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수장학회의 막강한 인맥 지도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정수장학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진 사퇴한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상청회는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들의 모임이다.

김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를 졸업했다. 이후 방림방적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는 상청회 회장을 맡았고, 박 대통령이 30년 넘게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한국문화재단에서 2009년부터 3년간 감사를 지냈다.

최필립은 갔지만
만만찮은 김삼천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2005~2011년에는 상청회 회장 자격으로 한 해를 빼고 매년 최고한도인 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사퇴한 최 전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2014년 3월까지 정수장학회를 이끌게 된다.

김 이사장의 선임에 야권은 발칵 뒤집혔다. 민주통합당은 "김 신임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직계심복"이라며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언론을 장악할 의지도 없고 할 수도 없다던 박 대통령이 MBC와 <부산일보> 지분을 가진 정수장학회에 친박 심복을 '바지이사장'으로 앉혀서 대리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기간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미 환원했고 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에는 최필립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의 비밀회동이 발각돼 박 대통령의 해명이 사실상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최필립 가고 김삼천 왔지만 "그 나물에 그 밥"
야권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사유물" 맹공

최 전 이사장과 이 본부장은 이날 회동에서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을 매각해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를 위해 정치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되지 않겠냐는 대화를 나눴다.

정수장학회는 강제 기부된 김지태씨의 재산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일장학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던 김지태씨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정권으로부터 갖은 협박을 받던 김씨는 1962년 5월25일 문화방송 발행 주식 2만주와 부산문화방송 발행 주식 1만3100주에 대한 포기각서를 작성한 뒤 공소기각결정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를 바탕으로 5·16장학회를 설립했다가 이후 명칭을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 여사의 '수'를 따 정수장학회라는 이름으로 개칭했다.

공익재단?
사유재산?

지난 2005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해 "김지태가 헌납한 재산이 공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5·16장학회를 거쳐 정수장학회로 이어져 오면서 사유재산처럼 관리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은 대대로 박 대통령 본인 혹은 친척이나 최측근이 역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직을 약 10년 동안이나 맡았다.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기간 연간 1억에서 2억원 가량을 보수로 지급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교육청은 "이사장의 연봉이 목적사업에 비해 과다하다"며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야권은 그동안 정수장학회 장학생의 모임인 청오회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를 박 대통령의 외곽 지원단체로 지목해왔다. 정수장학회 장학생은 재학시절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청오회'에 가입하게 되고 졸업하면 자동으로 '상청회' 회원이 된다.

일각에서는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상청회가 장학금 지급 대상 학생들로 하여금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절을 하게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해야만 장학금 지급을 하는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세력 확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정수장학회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오회와 상청회는 정기적으로 학술·봉사·기부·친목도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인맥파워를 자랑하는 단체 중 하나다.

정수장학회 장학생 모임인 청오회 회원 중 상당수는 거의 매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정수장학회 측은 추도식 참석은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갈 수는 있겠지만 단체의 성격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상청회의 홈페이지 배경화면에 적혀있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이란 휘호를 보면 처음부터 정수장학회가 박정희 일가를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케 한다. 이 휘호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으로 물을 마시면서 그 근원을 생각해야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김 이사장도 상청회장 시절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음수사원이란 휘호를 소개하며 "설립자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우리들에게 남겨주신 음수사원의 글귀를 마음 속 깊이 각인해 신뢰받고 약속을 지키는 상청인이 되자"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문제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았던 은혜를 잊지 말자는 뜻이다.

음수사원
은혜 잊지말자?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이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온갖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수장학회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62년 설립 이후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은 이들은 3만8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른바 '정수장학회 인맥'을 형성하고 우리나라 사회 전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정수장학회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수장학회 출신 인사들이 박 대통령을 후원해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미 대통령의 꿈을 이뤘지만 앞으로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도 정수장학회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강력한 지지기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수장학회 출신 인사들의 정·재계 인맥 지도는 무척이나 화려하다.

우선 정계 인물들로는 새누리당에 김기춘, 현경대, 김기도, 강성구 전 의원과 김재경 의원, 민주통합당에 손봉숙, 채수찬, 홍창선 전 의원과 오제세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전 의원 등이 있다. 그중 김기춘, 현경대 전 의원은 상청회장 출신으로 상청회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두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으로 활약했었다.

박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 정수장학회
상청회원 3만8천여 명 각계 고루 포진

법무부장관을 지내기도 한 김기춘 전 의원은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 파견검사를 지냈으며,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에는 코드인사라는 비판에도 김 전 의원을 제9대 여의도 연구소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박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현경대 전 의원은 정수장학회 1기 출신으로 정수장학회 출신 중 가장 먼저 국회에 진출했다. 현 전 의원은 박 대통령 지지 조직인 한강포럼을 주도했으며,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 대통령 대선캠프의 제주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또 법조계에서는 신승남 전 검찰총장, 주선회 전 헌법재판관, 허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성영훈 전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등이 정수장학회 출신이고, 행정관료계에서는 서석준 전 경제부총리,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 등이 정수장학회 출신이다.

방송·체육계에서도 축구해설가 신문선씨, 양상문 전 프로야구 롯데 감독, 정은아 아나운서 등이 정수장학회 출신이다. 하지만 상청회 회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영역은 학계다. 상청회 회원 중 약 400명이 현재 전국 각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교수들 중 몇몇은 자발적으로 청오회 회원들을 지도하며 상청회 회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회계사와 건설회사 대표, 변호사, 병원장, 대학 총장 등 상청회 인사들의 면면은 무척 화려하고 다양하다. 게다가 정수장학회 출신 유력인사들은 앞으로도 계속 배출될 것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러한 강력한 지지기반을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끌어주고
당겨주고

한 정치전문가는 "상청회 조직 전체를 박 대통령의 외곽 지지조직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약 4만 명에 달하는 상청회 회원 중 대부분은 장학금만 받았을 뿐 박 대통령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면서도 "다만 상청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인물들이 박 대통령에게 높은 충성도를 보이며 단단한 지지기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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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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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