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맞은 ‘줄기세포’ 현주소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2.11 15:18:43
  • 호수 1561호
  • 댓글 0개

황우석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한국 줄기세포·항노화 의료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수십억달러를 노화 역전과 줄기세포 기술에 베팅했다. 반면, 한국은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에 대한 불신과 규제 강화 속에서 뒤처졌다. “역전 가능한 후발 주자”라는 평가와 “과장된 기대를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신중론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최근 베이조스가 투자한 알토스 랩스는 세포를 더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세포 리프로그래밍’으로 노화를 정면 겨냥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1억8000만달러를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쏟아부었다. ‘건강 수명 10년 연장’을 내걸고 10억달러 추가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 나가
맞고 온다

구글이 세운 칼리코는 ‘노화와 수명을 조절하는 생물학을 이해하고 개입하는 것’을 미션으로 내걸고 노화 생물학 연구에 수백명의 연구진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한국 정부와 학계, 산업계 등의 입장을 통해 한국 줄기세포 시장의 기회와 위험을 둘러싼 논쟁을 살펴봤다.

일본은 재생의료 안전법(ASRM)과 의약품 의료기기법(PMD)을 앞세워 재생의료 전용 규제 틀을 만들고, 조건부·기간 한정 허가 제도를 통해 줄기세포·세포치료 임상을 빠르게 현장에 투입했다. 일본·동남아의 고가 의료관광 패키지는 ‘배양 줄기세포 치료+단기 체류+관광’을 묶어 부유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은 규제와 제도 미비로 줄기세포·재생의료 수요 3조~5조원을 이웃나라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척추·관절·성형·피부과 등 임상 경쟁력과 의료관광 경험을 갖춘 한국에도 줄기세포 치료 병원은 있다.

김일천 마디마디 신경외과의 원장(신경외과·줄기세포 전문의)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기존 치료로는 잘 낫지 않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매일 보는 임상의 입장에서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목·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어깨 관절 질환, 난치성 만성통증, 피부 재생·항노화 시술까지 줄기세포 치료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며 “기존 신경차단술·고주파·신경성형술·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이미 수차례 거쳤음에도 호전이 거의 없던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줄기세포 직접 주입과 정맥주사 병행 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줄고, 수면·보행·자세 유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팔이 허리까지밖에 안 올라가 옷을 입고 벗기도 힘들던 어깨 회전근개파열 환자가 파열 부위 주변에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재활을 병행한 뒤 머리 위로 팔을 올리게 되는 경우를 실제로 여러 차례 봤다”고도 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호전 폭·속도는 개인 차이가 크며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는 경우도 분명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짚었다.

가능성 인정, 증거 쌓는 단계
과장 광고와 상업화는 ‘경계’

줄기세포 정맥주사 후 전신 컨디션이 나아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모 기업 회장은 “평소 컨디션이 10점 만점에 3점이었다면, 정맥주사 후 2~3주 지나 7점까지 올라간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허리·어깨·무릎 통증 완화, 수면 질 개선, 피로감 감소를 이유로 정기적인 주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호밍(Homing)이라 불리는 줄기세포의 손상 부위 이동 메커니즘과 맞물린 전신 회복감일 가능성이 있지만, 자연 경과나 플라시보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피부·항노화 분야에서의 체감은 더 직접적이다. 여러 성형외과·피부과 시술을 경험한 환자가 “처음엔 잘 모르겠더니, 어느 순간 안쪽에서 채워지는 느낌과 얼굴에 광이 살아나는 느낌이 3~4개월 계속되더라”고 말했고, “그 좋았던 느낌이 기억나 다시 맞고 싶다”며 반복 시술을 선택하는 사례도 소개된다.

해외 연구에서는 중간엽 줄기세포(MSC) 또는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등이 콜라겐 생성 증가, 피부 두께·탄력 개선, 잔주름 및 흉터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 역시 “연구 근거는 늘고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보장되는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줄기세포가 손상 부위를 메우는 ‘패치’가 아니라 세포 내 수명 시계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를 보호·유지해 세포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기전 연구들이다. 텔로미어·텔로머라아제와 줄기세포 노화의 연관성을 다룬 최신 후기는 텔로미어 단축이 조직 재생력 저하와 만성질환에 핵심 역할을 하며, 줄기세포가 텔로미어를 유지하면 노화 지연·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 끝부분을 보호하는 DNA 서열로, 그리스어로 끝을 뜻하는 ‘텔로스(Telos)’와 부위를 뜻하는 ‘메로스(Meros)’의 합성어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진다. 텔로미어 길이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노화가 시작된다.

확장하는
미용 산업

마치 신발끈 끝의 플라스틱 덮개와 같아서, 이 덮개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텔로머라제(Telomerase)’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를 수리하고 복구하는 효소다. 이 효소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보충해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정상 세포에서는 활성이 낮지만, 생식세포나 암세포에서는 활발하게 작용한다.

김 원장은 “줄기세포는 ‘다친 데만 고치는 세포’에서 ‘늙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세포’로 진화하고 있다”며 “노화를 질병처럼 다루겠다는 빅테크의 패러다임을 실제로 떠받치는 축이 바로 줄기세포”라고 평가했다.

정부와 학계는 줄기세포·첨단 재생 의료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현재는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증거를 쌓아가는 단계”라는 데 방점을 찍는다. 2005년 황우석 사건 이후 한국 줄기세포 연구는 조작과 윤리 위반 문제로 국제적 비판을 받았다.

상당 기간 ‘과학 강국 신화’가 깨진 충격 속에서 신뢰 회복과 제도 정비에 매달려야 했다.


이후 정부는 2020년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시행해 임상연구 단계에서의 안전관리 체계를 우선 구축했다. 2024년 개정을 통해 위험도에 따라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법은 첨단재생의료 실시 기관 지정, 환자 동의, 치료비용 청구, 장기 안전성 모니터링, 이상반응 보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역할 등을 촘촘히 규정해 “임상 연구·치료는 허용하되, 과학적 근거 없는 상업화는 최대한 억제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별도의 허가 교육 워크숍을 열어 첨단 바이오 의약품·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유효성·품질 심사 기준과 보완 사례를 업계에 안내하고, 비임상시험 설계부터 장기 추적조사까지 엄격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열띤 경쟁 속
여전히 논쟁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줄기세포는 잠재력이 크지만, 특정 클리닉에서 임상 근거 없이 고가 항노화 시술로 과장·오남용될 경우 환자 안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허가받지 않은 세포치료를 만병통치인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는 계속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학술지에는 승인받지 않은 줄기세포 시술로 인한 종양, 신경·심혈관계 합병증, 감염 사례들이 보고되며 “증거 없는 줄기세포 개입은 글로벌 공중보건의 문제”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첨단재생의료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언급하면서도 초기부터 안전성·윤리성에 방점을 찍는 이유다.


심화된 의견 충돌을 두고 국내 산업계는 “세계는 노화 역전 경쟁에 뛰어들어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데, 한국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과도한 규제를 유지해 혁신 치료에 접근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한 줄기세포 기업은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JointStem)’ 품목허가가 식약처에서 거절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임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음에도 허가를 반려하는 것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고, 수백만 환자의 치료 기회를 늦추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대로 식약처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사건은 한국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사가 얼마나 엄격한지, 동시에 어떤 기업에게는 얼마나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제 시장조사기관들은 줄기세포 치료시장이 2024년 대비 2030년까지 2~4배 성장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매체에 따르면 “한국이 규제 개선을 미루는 사이 일본·미국·동남아가 줄기세포·재생의학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노화 역전·항노화 기술을 둘러싼 윤리·형평성 논쟁도 거세다. 미국의 경우 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가 노화 지표를 되돌리는 데 성공한 동물실험 성과를 보여주면서도, 종양 위험·장기 기능 이상 등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과 장기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 가속화…한국만 보수적”
혁신 치료 산업 놓친다는 불만 속출

일부 비평가들은 “억만장자들이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동안, 이 기술이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될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고 꼬집는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질문이 제기된다. 고가의 줄기세포 항노화 시술이 상류층의 전유물이 되는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 체계와의 정합성, 의료 자원의 배분, 의사의 설명 의무와 광고 윤리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과제다.

의료윤리학계는 “줄기세포 항노화 시술이 ‘부자들의 동안 시술’로만 소비된다면, 공적 재원을 투입해 제도화할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희귀·난치질환, 퇴행성 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우선 보장하면서 항노화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첨단재생바이오법에서 장기 추적 조사 결과, 이상반응 보고, 환자 동의 절차를 강화하며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재생의료를 상업적으로 활성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초기 우려를 의식해, 연구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반면 개정법은 위험도에 따라 일부 치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이제는 연구에서 치료로 천천히 이동하는 과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안전·윤리·형평성을, 산업계는 혁신·성장·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해외 자본은 노화 역전을, 학계는 근거 축적을 강조한다. 하지만 매일 줄기세포 환자들을 직접 마주하는 임상의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하다.

김 원장은 “줄기세포가 노화도 고치고 암도 고친다는 식의 과장 홍보는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혈액질환·희귀질환·관절염 등에서는 이미 허가된 줄기세포 치료제나 표준치료가 존재하지만, “노화 전체나 다양한 암을 포괄적으로 치료한다”고 말하기에는 대규모·장기 인체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위험한
신기루

그러면서 “줄기세포 정맥주사, 지방·골수 유래 줄기세포, 향후 배양 줄기세포 치료 등 네 가지 축이 퇴행성 질환·통증·항노화·노화 역전 영역에서 앞으로 의료의 한 축을 크게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볼 것인지, 줄기세포를 ‘마지막 희망’이 아닌 표준 치료의 한 축으로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인지는 사회적 합의와 증거 축적에 달려 있다. 한국 줄기세포 의료시장은 골든타임에 들어섰다.

<smk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