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 화이트해커 10인에 물었다

“골키퍼 있어도 골은 들어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내 개인정보가 공공재가 되고 있다.”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한탄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반면 정보 유출에 대한 충격파는 작아졌는데 이는 점점 무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 큰 문제는 사고를 예방하기보다 수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보안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10명의 ‘화이트해커’에게 물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 문자메시지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고수익 보장’ ‘종목 추천’ 등 메시지의 내용도 다양하다. 오는 족족 삭제하고 번호를 차단했지만 다음 날이면 또 다른 번호로, 또 다른 내용의 메시지가 온다. 김씨는 본인 번호가 대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궁금했다.

어디서 새서
어디로 가나

개인정보가 더는 ‘개인’의 것이 아니게 된 모양새다. 안전지대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방위로 털리고 있다. 이름, 나이,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민감한 정보도 예외는 없다.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한 이용자는 “(개인정보는)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서버 해킹 피해와 관련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서버 해킹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화이트해커로부터 LG유플러스에서 내부자 계정을 관리하는 APPM 서버 해킹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은 KISA가 관련 내용을 전달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미국 보안 전문 매체 <프랙>은 해커 집단이 외주 보안업체 시큐어키를 해킹해 얻은 계정 정보로 LG유플러스 내부망에 침투해 8938대의 서버 정보와 4만2256개의 계정, 167명의 직원 정보를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자체 점검을 벌인 뒤 8월 사이버 침해 정황이 없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통보했다.


앞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기술 분야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KISA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사이버 침해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 신고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여러 혼란과 오해가 발생하고 있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LG유플러스가 비밀번호를 암호화하지 않고 소스코드 안에 그대로 노출했다는 것은 금고 바깥에 비밀번호를 써서 쪽지로 붙여 놓은 꼴”이라며 “기술적인 문제 이전에 심각한 보안 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자체적으로 계정 권한 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모바일로 시스템에 접속 시 2차 인증 단계에서 숫자 ‘111111’을 입력하고 특정 메모리값을 변조하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등 모두 8개의 보안 취약점이 드러났다.

또 웹페이지에는 별도 인증 없이 관리자 페이지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가 있었고 소스코드에는 백도어에 접속할 수 있는 비밀번호 3자리, 계정 관리에 필요한 비밀번호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평문으로 노출돼있었다.

이 의원은 “LG유플러스가 서버 운영체계를 재설치하고 이미지를 뜬 것을 제출했는데 (재설치 전) 상황 그대로가 이미지에 담겼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보안 사고 매뉴얼대로 했는지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KISA에 해킹 피해 정황을 신고하면서 국내 통신 3사 모두 보안 문제를 노출했다. 지난 4월 SKT 서버에서 2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해킹 사고가 일어났다. KT 역시 이용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무단으로 소액 결제가 이뤄지고 2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 통신3사 다 털렸다
이용자만 피해보는 구조


SKT 해킹 사고가 일어난 이후 KT와 LG유플러스 등은 보안을 강조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실제 SKT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이용자가 이탈하는 등 통신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보안 사고가 일어나면서 피해는 오롯이 국민 몫으로만 남았다.

일부 이용자는 SKT 해킹 사고로 통신사를 옮겼다가 피해를 당했다.

통신사에서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니었다. 카드사, 은행, 생명보험사 등도 해커의 표적이 됐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해킹 침해 사고는 총 31건, 전산장애는 총 1884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8건, 2021년 5건, 2022년 1건, 2023년 5건, 지난해 4건, 올해는 9월까지 8건이다.

올해 발생한 해킹 건만 보면 IM뱅크(2월28일), KB라이프생명(5월16일), 노무라금융투자(5월16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5월18일), 하나카드(6월17일), 서울보증보험(7월14일), 악사손해보험(8월3일), 롯데카드(8월12일) 등이다.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는 총 5만10004건, 배상 인원은 172명, 배상금액은 2억71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하나카드, KB라이프, 악사손해보험 등은 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대응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해킹 사고가 일어나면 업체는 보상, 정부는 징벌, 국회는 입법 등의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하려 하는데 이미 민감한 개인정보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가 있다는 것이다.

‘뒷북’을 치는 방식으로는 피해에 대한 온전한 보전이 이뤄질 수 없고 재발도 막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전 국민의 절반에 이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유심이 해킹되는 초유의 사고가 일어난 이후 SKT는 보상 명목으로 ‘고객 감사제’를 진행했다. 계약 기간 도중에 통신사를 이동하는 등의 상황에 부과되는 위약금을 면제하라는 이용자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SKT는 답변을 미루다가 국회가 나서자 떠밀리듯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SKT에 약 14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 금액이다. 지난 8월28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SKT에 과징금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SKT 해킹 사고 이후 KISA와 함께 3개월 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그 결과 SKT 이용자 2324만4649명(알뜰폰 포함)의 휴대전화번호, 가입자식별번호, 유심인증키 등 총 25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에 따르면 해커는 2021년 8월 SKT 내부망에 처음 침투해 다수 서버에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했다. 2022년 6월에는 통합고객인증시스템에도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후 이들이 올해 4월18일 홈가입자서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이용자 개인정보 9.82GB를 외부로 유출한 것이 확인됐다.


국회 질타
떠밀리듯

개인정보보호위는 SKT 측이 기본 보안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봤다. SKT는 인터넷·관리·코어·사내망을 같은 네트워크로 연결해 운영하면서 국내·외 인터넷망에서 SKT 내부 관리망 서버로 접근을 제한 없이 허용했다. 또 침입 탐지 시스템의 이상 행위 로그도 확인하지 않아 해킹 시도를 탐지하지 못했다.

국회는 통신3사의 수장들을 불러 모아 강하게 질타했다. 국정감사 시즌과 맞물리면서 해킹 사고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맹공을 퍼부었다. 국회는 이번 국감을 통해 “데이터 해킹은 국가적 재난 수준”이라며 정부와 통신사 모두에 근본적인 체계 개선을 주문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국민의 개인정보를 지켜내는 시스템을 강화하지 못하면 디지털 전환의 신뢰 기반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통신3사 대표들은 국회의원의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단일 기업으로는 해킹 사고를 막기 어렵다는 의견을 토로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21일 국감에서 해킹 사태를 겪은 소감에 대해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며 “전체 대응도 대응이지만 원인 파악을 위해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에서 많이 도와주셨어도 아직까지 누가 이렇게 했는지 범인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것까지 치면 단일 기업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 대표에게 질의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우리나라 기업을 해킹하는 조직들은 국가급 단체고 북한 해커들도 부대급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런 상대에 맞서 싸우는 것을 기업에만 맡겨서 되겠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가급 해커부대들을 상대해서 털리고 그게 발각되면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받으니 기업들이 제대로 신고하겠나”라며 “기업이 신고하고 대응할 수 있는 예방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보안 전문가로 활약 중인 화이트해커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요시사>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화이트해커 양성 프로그램인 BoB(Best of the Best) 멘토들에게 의뢰해 국가 보안 현안에 관해 물었다. KITRI는 ‘정보 보안 우수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적 보안 난제 해소’를 목표로 2012년부터 Bo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3기까지 총 2014명의 보안 리더를 배출했고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방어대회로 알려진 ‘DEFCON CTF’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일요시사> 인터뷰에 응한 화이트해커 10명은 차세대 보안 리더를 양성하는 이들로 국내·외 기업에서 사이버 보안을 위해 일하고 있다.

화이트해커는 해킹 기술을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보안 전문가를 가리킨다. 이들은 기업이나 기관의 시스템을 합법적으로 공격해 보안 취약점을 미리 발견하고 이를 보완해 블랙해커의 공격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즉 공격자의 관점에서 시스템의 약점을 찾아내는 ‘착한 해커’인 셈이다.

한 전문가는 “화이트해커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취약점을 찾고 이를 벤더나 제작자에 알린다. 때에 따라서는 해당 취약점에 대한 수정 방법이나 수정안을 같이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oB 등 전문 교육 과정을 통해 매년 수백 명의 화이트해커를 양성하고 있다”며 “화이트해커의 수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1만명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화이트해커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규모가 커지고 빈도가 늘었다는 주장에 입을 모아 “아니”라고 답했다. 기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사고가 일어났지만 통신사, 군, 정부가 대상이 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나 해킹 시도에 관한 내용을 숨기는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공유해 공격자들이 사용하는 방법과 침투 경로를 공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보상 부실
문화 경직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에 일어난 사고들이 이전보다 규모가 커지고 빈번해진 것도 있지만 과거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사고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SKT 해킹의 경우 해커가 장기간 시스템에 잠복해 활동한 것처럼 이미 알려지지 않은 위협이 내재해 있다가 최근에야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해커와 반대되는 개념인 블랙해커의 목적은 ‘돈’, 즉 금전적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탈취된 개인정보는 다크웹(특별한 소프트웨어나 설정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웹 공간) 등의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에 판매된다.

범죄조직은 확보한 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의 대포폰을 개설하고 소액 결제를 진행한다. 또 금융 정보를 빼내 자산을 탈취하는 등 2차, 3차 범죄를 저지른다.

한 전문가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는 스팸 문자나 광고 전화에 시달리게 되고 심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나 금융 사기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의 보안 조치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들은 “데이터 암호화, 접근 제어, 침입 탐지 시스템, 방화벽, 정기적인 보안 감사 및 취약점 점검 등 기업은 다양한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또 직원 교육을 통해 사회공학적 공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완벽한 보안은 없다. 블랙해커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공격 기법을 개발하고 있어 기업은 항상 최신 보안 기술과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을 확인하기 위해 상시 보안 관제, EDR, DLP, 정기적인 시스템 점검 및 감사 등을 통해 비정상적인 접근이나 데이터 유출 징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다크웹에 대한 모니터링도 (정보 보호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에 관한 기업의 행보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도 나왔다.

화이트해커들은 “대부분 기업은 방화벽, 침입 탐지 시스템 같은 보안 설루션을 도입하고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하는 등 법과 제도적 요구 사항을 이행하는 수준의 조치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최소한의 방어 조치일 뿐 고도화되는 해킹 기술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는 “근본적으로 최고경영자가 보안을 비용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보안 전문가 양성 등 정부의 보안 정책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화이트해커들의 개별 기술력은 세계 최정상급으로 각종 국제 해킹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과 사회 전반의 보안시스템과 인식 수준은 이러한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그 배경으로 보안을 비용으로 취급하는 문화와 경직된 규제 환경을 꼽았다.

이들은 “정부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 화이트햇 스쿨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며 “그러나 항상 예산 삭감 및 소극적인 지원으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보상·과징금으로 ‘사후약방문’
“더 많은 보안 전문가 양성해야”

우리나라에서 보안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묻자 “화이트해커의 역할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취약점을 찾고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런 일이 한국에서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저는 미국에서 만든 주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 대한 취약점을 찾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도 화이트해커가 보안 취약점을 찾았을 때 보상하는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유명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운영하는 보상 프로그램은 굉장히 적다”며 “많은 보안 전문가들이 KISA를 통해 취약점을 알리고 보상을 받아왔지만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화이트해커들은 그 이유로 KISA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아니고, 권고만 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들은 “KISA는 취약점에 대한 사후 관리가 미흡하고 보상도 노력 대비 현저히 낮다”며 “KISA가 보상 프로그램에 예산을 쓸 게 아니라 관련 법안을 만들고 각 소프트웨어 공급자들에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이트해커들은 경영진의 낮은 보안 인식을 활동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들은 “보안 투자는 당장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기에 비용으로 취급돼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망 분리와 같이 현실과 맞지 않는 획일적이고 경직된 정부 규제가 변화하는 위협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또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고 보고해도 이를 해결하기보다 숨기기에 급급한 조직문화 역시 전문가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가장 어려운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한탄했다.

화이트해커가 힘들게 취약점을 찾아 알려줘도 담당자가 ‘괜히 일을 만들었다’고 말하거나 임원이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수정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한 화이트해커는 “우리는 의사처럼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 IT 분야에서 병을 진단해주는데 환자가 진단을 거부하고 의사를 가볍게 여기는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고 자조했다. 화이트해커들은 보안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업과 제도적 지원을 늘려달라는 요구였다.

한 전문가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노트북의 성능이 매우 낮다. 최신 해킹 기술, 정보 보안 기술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한 전문가는 “정부는 데이터의 중요도와 흐름에 기반한 유연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 기업이 보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고경영자가 보안을 비용이 아닌 생존을 위한 투자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방어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유능한 화이트해커를 고용하거나 버그 바운티(취약점 포상제)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보안체계를 갖추고 취약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이트해커들은 “BoB와 같은 실질적인 정보 보안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해 국가 사이버 보안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전문가를 최대한 많이 양성할 수 있도록 예산 및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며 국가적 노력을 요구했다. 또 “기업이 보안 사고를 냈을 때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공개하면 과징금을 감면하는 ‘자수 감면 제도’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지원 늘리고
환경 만들어야

아울러 “해킹당하고 싶어서 적당하게 일하는 보안 담당자는 없다. 그들도 최선을 다하지만 해킹 사고 발생에 따른 막대한 책임으로 다들 해당 직무를 기피한다”며 “보안 담당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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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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