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 -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 회장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5.27 10:10:39
  • 호수 1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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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복지 실종 과도한 지원 역효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반려동물 병원비를 표준화해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의 원장이기도 한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은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지난해 기준 전체의 28.6%다. 통계청의 2023년 인구총조사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650만가구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21년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회 평균 반려동물 진료비는 약 8만4000원이었고, 응답자의 82.9%가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답변했다.

주먹구구 계산

이처럼 동물병원 진료비는 체감상 비싸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러자 보험사들은 펫보험 재가입 주기를 줄이고 자기 부담률을 높인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진료비를 표준화하지 않은 동물병원서 과잉 진료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자 금융 당국이 선제적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변화다.

<일요시사>와 만난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은 새 정부에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진료를 지원하는 데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동물 학대 및 불법 번식장 규제, 김 후보는 유기 동물 입양 지원과 맹견 사육 허가제 등을 제안했다. 당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를 위한 공약은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서울시수의사회는 의료복지 향상과 시장 확대를 위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보험이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서울시수의사회는 지난 3월30일 정기총회를 열어 정책상임이사 직책으로 ‘보험이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책상임이사는 본회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신설된 분과를 총괄하거나 기존 분과를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회장은 총 8명의 정책상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새롭게 신설된 보험이사는 수의료 건강보험 연구 및 도입, 민간보험 제도 검토, 보험 관련 분쟁 조정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서울시수의사회는 메리츠화재 등 보험회사와 함께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 황 회장은 “수의사회와 펫보험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캠페인은 장기적으로 동물의료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펫보험은 보호자가 경제적 부담을 덜고, 수의사가 적절한 진료를 권유해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제도”라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보험이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회원 윤리 심의를 담당할 윤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 규정을 신설해 보다 체계적인 윤리 기준을 확립하기로 했다.

후보들의 수백만 반려인 표심 잡기
“병원비 표준화 비용 부담 낮춰야”

서울수의사회는 지난 한해 동안 ▲국내 임상 콘퍼런스 개최 ▲중국·미국 등 해외 학술대회 참석 및 협약 체결 ▲각종 반려동물 행사 참여 등을 통한 내장형 동물등록 지원 ▲유실·유기 및 구조동물 대상 봉사활동 ▲수의대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황 회장은 “올해 춘계 수의임상콘퍼런스 등록자 수가 작년보다 증가하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며 “회원 간 소통과 분회 활성화를 통해 수의사 권익 보호, 동물복지 향상, 수의료 발전을 도모하고 더욱 탄탄한 수의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취재진과 인터뷰서 정부 차원의 반려동물 보호 시스템이 미비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정확한 반려동물 인구수에도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약 15% 수준(312.9만가구)에 그친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여전히 반려인 1000만~1500만이라는 통계가 자주 인용되고 있다.

담당 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다는 것이다.

동물 등록제의 경우, 농식품부의 발표 내용(2021년 기준 누적 등록 반려견 282만6766마리)을 적용하면 이미 동물등록률이 70% 수준에 육박한다. 이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참고로, ‘282만6766마리’라는 통계에는 사망, 말소, 중복 등록 등이 제외되지 않은 수치다.

황 회장은 “현실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에 관한 명확한 개념이 없고, 추측성 통계로 인해 많은 혼란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반려인구가 1000만 혹은 1500만이라는 정체불명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동물 등록률에 외국 사례를 들며 펼치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처럼 병원을 차린 수의사들 간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안 갖춰진 상태서 정확하게 숫자를 파악할 수 없다”며 “우리가 추정하기로는 병원에 오는 반려동물도 대략 3분의 1 정도로 생각하지만, 한 가구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는 분도 있고 여러 마리를 키우는 분도 있다. 또 어떤 반려인의 한 마리는 우리 병원 오는데 다른 한마리는 또 다른 병원 가거나 뭐 그럴 수 있기에 병원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동물병원 바우처 좋은 선례”
“기존에 있는 병원 활용해야”

황 회장은 수의사법에 관한 비판도 제기했다. “현재 수의사법은 수의사와 동물병원 운영에 관한 규제만 있지 반려동물에 관한 동물 복지라는 개념은 없다”며 “소, 돼지, 닭과 같은 산업 동물에 관한 동물복지는 있으나, 반려동물은 사치품으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인지, 동물복지의 개념이 없어 의료 혜택 등을 지원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농림부와 함께 동물의료법을 신설하고 시행 규칙을 통해 반려동물 복지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냐고 묻자 황 회장은 “정부 차원서 시립 동물병원을 지어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치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이는 개원 수의사를 죽이는 일”이라며 “서울시의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은 굉장히 좋은 선례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 임원진은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불법 동물병원·동물진료행위 점검, 반려동물 기초의료 보장 확대 등의 현안을 건의했다. 당시 오 시장 면담에는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과 우연철 미래정책부회장, 서울특별시수의사회 황정연 회장과 허정 부회장이 자리했다.

동물약품이나 동물병원 전용 용품을 우회 판매할 목적으로 사무장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사례가 회의 내용의 주를 이뤘다. 당시 반려동물 기초의료 보장 확대도 건의했다. 서울시는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과도한 개입


이에 더해 예방접종, 조기 검진 등으로 반려동물 건강을 지키려면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사업 수혜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수도권에 최초로 연 ‘성남시립 동물병원’의 경우, 인근 수의사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황 회장의 주장이다.

황 회장은 “시립병원을 새로 만들어서 인력, 공간, 예산 낭비를 할 게 아니고 기존에 있는 병원들을 활용해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면 환자들도 확보할 수 있고, 병원장들도 보람을 느끼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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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