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고’ 민주당 3김 오월동주

일단 찔러보는 조기 대선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두관·김동연·김경수 세 사람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저마다 야심 차게 칼을 뽑아 들었으니 허공에 휘두르기라도 해야 한다. 과연 ‘어대명’을 꺾을 것인가? 아니면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날 것인가?

본격적으로 조기 대선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도 하나둘 후보가 정해지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재명 대세론’이 견고한 탓에 뻔한 결과가 예상된다지만 후보들은 저마다 굳은 다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개헌 띄운
김두관

민주당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건 김두관 전 의원이다. 김두관 후보는 남해군수를 비롯해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 국회의원까지 두루 거친 인물이다. 참여정부의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앞서 김두관 후보는 2012년 경남지사직을 사퇴하고 제18대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경선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19대 대선에도 출마했으나 경선 도중 사퇴하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전 대표를 공개 지지했다.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김두관 후보는 지난 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원존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제7공화국을 여는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두관 후보는 “국민의 일상은 뿌리째 흔들렸고, 삶은 풍전등화였다. 국민 모두가 고통의 터널을 지나왔지만 대통령 파면 자체가 새로운 시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국민께 드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척간두 진일보’의 결기를 다진 김두관 후보는 “김두관정부는 국가 경제의 수도권,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분권 성장으로 전환해 전국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 폭망한 외교, 시급히 경제 외교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 관계의 복원은 우리의 지정학적 숙명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과의 관계를 조절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한반도 평화 교섭의 주도권을 되찾는 데 김두관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동의한 모든 세력이 함께하는 완전 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도 제안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다수의 힘으로 ‘국민연합 정권교체’ ‘국민연합 국가대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완전개방형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 후보는 압도적으로 제21대 대통령이 되고, 내란 극우 세력을 제압하고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해 8월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서 이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나섰다. 당시 그는 12.12%를 득표해 85.40%를 득표한 이 전 대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8월 ‘어대명’ 전당대회 오버랩
개헌·경제·민생 저마다 한소리

여전히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탄탄한 만큼 이번 경선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김두관 후보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경선’에 왜 출마하느냐 묻는다. 어대명 경선으로는 본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에 출마한다”고 답했다.

중도 확장성이 부족하면 윤 전 대통령 같은 후보에게도 패배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두관 후보는 자신이 중도 확장성이 가장 높은 ‘본선 필승 후보’인 점을 강조하며 “민주진보 개혁 세력, 탄핵 찬성 세력, 계엄 반대 세력 모두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이 연합을 만들어야 확실하게 승리와 내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분권형 개헌’을 주장해 온 그는 출마 이전부터 이 전 대표가 개헌에 소극적인 점을 꼬집었다. 개헌과 조기 대선 투표가 동시에 치러져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 측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명쾌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김두관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던 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조기 대선과 동시에 개헌 투표를 하자”는 입장을 밝혀 힘을 받는 듯했으나, 우 의장이 사흘 만에 제안을 철회하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개헌으로 승부수를 띄운 김두관 후보가 주목받기 위해서는 개헌의 필요성에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 9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편에 속한다. 그는 지난 2021년 정당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시 유력 후보였던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를 선언하고 사퇴했다. 이후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전 미국 출장길에 오르기 전 인천공항 출국장서 취재진들을 만나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동연 후보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17년 탄핵 후 첫 경제부총리를 맡으며 위기를 해결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30년 넘게 쌓은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김동연 후보는 ▲10개 대기업 도시 조성 ▲기후산업 400조 투자 ▲감세중단과 국가채무비율 조정으로 200조 재정 마련 등 ‘경제 대연정’을 공약으로 밝혔다. 아울러 ▲기획재정부·검찰 해체 수준 개편 ▲전관 카르텔 혁파 등 ‘기득권 개혁’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관료 김동연
친문 김경수

김동연 후보는 김두관 후보와 마찬가지로 개헌 논의를 띄웠다. 개헌을 통해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와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지금 대부분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계엄 대못 개헌 등을 함께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경선 과정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 전 대표도 함께 설득하고 참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선 끝나고 대통령이 뽑히면 개헌 동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유력 주자인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실천하지도 못할 공약으로 장밋빛 거짓말 하지 않겠다”며 “무책임하게 감세를 남발하는 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직하고 당당한 대통령’을 강조하며 포퓰리즘 정책을 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동연 후보는 첫 번째 일정으로 2박4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출마 선언 이튿날인 지난 10일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광진 아메리카’ 현지 간담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번 ‘관세 전쟁’은 미국 경제와 국제 경제에 대한 자해 행위”라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공급망 체제가 흐트러지게 되면 자칫 한국 산업의 공동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트럼프발 관세에 대응하는 모습을 통해 관료 출신으로서 위기 해결 능력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친문(친 문재인) 적자’로 불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3일 세종시청서 “대통령실과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유학 중이던 김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5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귀국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문심(문 전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고 대권 행보를 밟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김 전 지사는 탄핵 정국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윤 전 대통령의 빠른 파면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서기도 했다. 14일간 천막 단식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키웠지만, 아직 대선 출마 명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친문 적자라는 꼬리표가 부족한 명분을 채워줄 수 있을지 또한 불투명하다.

3김 연합
가능성 보니…

한편 원외 비명(비 이재명)계 조직 ‘초일회’ 소속인 박용진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은 분의 조언을 듣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경선 후보가 아닌 평당원으로서 국민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제 역할을 찾아 헌신하기로 했다”며 “조기 대선서 민주당의 승리가 작은 승리가 아닌 국민 모두의 큰 승리가 되도록 국민통합, 사회정의, 경제성장에 분명한 목소리를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 공지방 개설로 대권 출마가 점쳐졌던 김부겸 전 총리는 민주당 경선 불참 의지를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그간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통합의 새로운 대한민국의 전진을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이 아닌 민주당 경선 불출마인 만큼 단일화, 창당 등의 방법으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창당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전했다. 대권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김영록 전남지사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대선 경선은 이재명 VS ‘신 3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신 3김이 손 잡을 가능성도 내다봤다. 견고한 이 전 대표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남은 주자들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점에서다.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후보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것보다 단독 후보로 그만두는 것이 명예롭다는 설명이다.

세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 전 대표 한 명을 뛰어넘지 못하는 점 또한 난관이다. 최근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과가 무죄로 나오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경선 승리 가능성마저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치는 발언? 그래도 대비해야
당 대표? 도지사? 어디로 갈까?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32% ▲김동연 4% ▲김경수 1% 순으로 나타났다. ‘태도유보’(없다+모름/무응답)는 27%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 3김의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 이 관계자는 “셋 모두 원하는 바가 다르다. 이변이 일어나 경선을 통과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출마는) 조기 대선이 끝난 뒤에 각자의 길을 찾기 위한 과정 아니겠는가. 경선 시작도 전에 초 치는 발언일 수 있겠지만 이 전 대표를 꺾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때 여의도에서는 김 전 지사가 차기 민주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이 이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사면 후 바로 치러지는 대선서 제대로 겨루기엔 무리가 있으니, 당 대표직을 통해 친문 세력을 재건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김 전 지사는 ‘이 전 대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선언하면서 등장하지 않았나. 성격 자체도 책상에 앉아 꼼꼼하게 서류를 들여다보는, 안정적인 걸 추구하는 인물이다. 성급하게 대통령이 되려 하기 보다 당에서 큰 역할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두관 후보와 김동연 후보의 경우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로 체급을 키워 또 다른 자리를 찾아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역시나 민주당에 오래 몸 담았던 한 야권 관계자는 “김동연 후보가 8월 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김두관 후보는 경남도지사에 재도전할 길이 열린 것”이라고 내다봤다.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출사표를 던지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 경선은 6인 이내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당헌당규상 경선 참여자가 6명 이하일 경우 예비 경선 절차가 생략되고 곧바로 본경선에 돌입한다. 5월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본경선 역시 지난 8월 전당대회처럼 조용히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어대명 기류 속 경선을 흥행시키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 전 대표와 대립하는 구도만이 유일한 가운데 어떤 인물과 붙여놔도 ‘뻔한 대결’이 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모로 가도
대권으로

일각에서는 민주당 경선의 흥행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전 대표 독주 체제는)절대적으로 국민이 신임하고 있고 지지를 보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관심이나 그런 걸 쏟게 하기 위해 다르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 역시 “민주당은 흥행의 효과를 갖고 선거를 할 게 아니라 통합된 힘으로 더 넓게 중도외연까지 확장해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중요하다”며 “흥행은 후보가 미약할 때 흥행의 힘으로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강력한 후보가 있으니까 경선하는 분들이 있지만 경선 후에 더 단합되고 통합된 힘으로 끌고 가는 전략을 펴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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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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