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대담> 황교안이 회상한 권한대행 경험담

“그땐 장관들이 적극 협조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박희영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5개월에 대해 “위기의 기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적극적으로 일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후 5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을 맡았다. <일요시사>는 설을 앞두고 황 전 총리를 만나 현 시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황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지난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곧바로 들었던 생각과 소감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깨가 무겁고, 할 일이 엄중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쏟아졌다. 탄핵소추가 안 되길 바라다가 소추돼서 놀랐고, 많은 무거움이 있었다. “다시는 탄핵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탄핵은 임기가 정해진 정치인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특히 우리는 연임되지 않는다. 5년 동안 잘한 것도 있을 거고,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종합해서 판단한 후 평가해야 한다. 중간에 탄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많은 사람이 후회했다. 나는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명확한 이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상황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는 구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제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다 뒤집어씌워졌다. 이런 탄핵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다. 회복이 안 된다. “임기 동안 충실히 잘하도록 독려하고, 임기 종료 후 평가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고건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로부터 참고한 게 있다면?


▲제일 먼저 준비한 자료는 고 전 총리의 권한대행 시절 각종 자료집이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뭔지, 가장 어려운 점이 뭔지 파악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5개월 동안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자부하는 것과 아쉬운 것은?

▲그 5개월은 위기의 기간이었다. 다행히도 우리 국무위원들이 다 협력했다. 당시 국무위원 23명 중 4명은 고등학교 선배였다. 후배가 권한대행이 됐다고 소극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적극적으로 같이 협력했다. 나도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사방의 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IOC 과학기술 산업화와 벤처 창업을 위한 3조6000억원 상당 펀드를 만들었다. 규제도 없애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갈등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쉬운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그 자체였다. 고통스러웠다. 박 전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해 더욱 아쉽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대표 재임 기간과 관련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구태 정치가 아닌 새 정치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당 지지율은 10%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 재보궐선거가 진행돼 당 차원서 선거를 지휘했고 지지세를 결집했다. 덕분에 한 곳에선 승리할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선 (우리가)계속 이기다가 마지막 투표함 2개가 남았을 때 개표소의 불이 꺼졌다. 20~30분 후 불이 다시 켜졌는데, 직후 개표를 다시 진행하자 갑자기 반전돼 우리가 508표 차이로 졌다. 그사이에 준비된 조작을 한 것 같다. 당시 “뭉쳤더니 어려운 상황서도 이겼다”는 교훈을 얻었고,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판단을 했다.


-‘최순실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특검은 소임을 다했으면 일을 마쳐야 한다. 수사가 끝났는데 정치적인 이유를 붙여 연장 수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봤다. 제가 볼 땐 이미 수사는 다 끝났다. 기간을 연장했다면, 정치 분란이 있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저도 평생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록과 내용을 보면 금방 안다. 그래서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 들어 연장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도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고, 최 권한대행이 이어받았다.

▲탄핵으로 국정을 중단시키면 안 된다. 전쟁 등 상황서 대통령이 중상을 입는 등 사태가 발생하면 모를까, 이런 방법은 안 된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나라가 거둔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서 탄핵·하야 등 상황을 거쳐 잘 된 경우가 별로 없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준비를 잘 하기 어려웠다.

-직무정지된 한 총리와 최 권한대행에게 각각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권한대행에게도 권한이 있다. 나는 총리의 권한을 갖고 권한대행을 했다. 대통령을 지킬 때와 똑같이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엔 다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일하시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국민과 함께 가는 권한대행이 됐으면 좋겠다. 한 총리도 정상적으로 총리로 복귀해 직무를 마칠 수 있길 바란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최근 헌법재판관 공석 3명 중 2명을 임명했다. 권한대행 재임 중 헌법재판소장은 임명하지 않았지만, 이선애 전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나는 “임명하지 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받고 있고, 파면되지 않았다.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임명해야 한다. 나는 박 대통령이 파면된 후 이 전 재판관을 임명했다. 탄핵 심판이 종국된 상황과 진행 중인 상황은 전혀 다르다.

“적극적 하되 헌법재판관 임명 말았어야”
최상목 권한대행에 건네는 뼈 있는 조언

-야당과 학계 일각선 “국회 추천 몫이므로 형식적 임명”이라고 주장하는데…

▲무슨 소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법을 아는 사람들인가? 그건 추천일 뿐, 임명이 아니다. 장관급 인사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임명된다. 추천과 임명은 전혀 다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윤 대통령이 구속됐다.


▲구속하면 안 된다. 처음엔 내란죄라고 문제 삼더니, 소추 사유서 제외했는데, 이는 본체를 뺀 것이다. 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재판 관할도 서울중앙지법이다.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다른 지법서 진행할 수 있다. 지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 그렇다면 원칙대로 서울중앙지법서 진행해야 한다. 많은 하자가 있다. 공수처 자체가 잘못된 조직인데, 불법 체포에 이어 구속까지 했다. 법에 없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해선 안 되는 일을 한다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체포에 최 권한대행은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만 했고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직권남용이 뭔지나 아는지 모르겠는데, 아무 죄명이나 붙이고 있다. 북한은 형법이 유명무실하다. 처벌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때그때 법을 만들어 집행한다. 우린 법치국가라서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법을 운용해야 한다. 동의를 못 얻는 법은 법이 아니다.

-서울서부지법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준항고도 기각했다.

▲공수처가 왜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을까? 저는 ‘영장 담당 판사를 선택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저는 그 판사가 다른 사람들이 우려하는 단체서 활동했다고 들었다. 그 단체 이름은 얘기하지 않지만 “편향된 판단을 했다”고 본다. 공수처는 경기도 과천에 있다. 일부러 서울서부지법에 갈 필요가 없다. 서울중앙지법이 더 가깝다. 어려운 일일수록 오해가 없어야 한다. 원칙대로 해야 한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는 게 원칙이다.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권한은 무엇인가?

▲대행할 수 있는 모든 걸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돌아온 뒤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은 권한대행이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복귀한 뒤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장급 공무원 정도는 권한대행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명할 수 있다. 그런데 장관은 대통령의 정신이 담겨 있는 분을 임명해야 한다. 장관을 바꾸면, 대통령이 복귀한 후 자신이 쓸 사람이 없어진다. 장관급은 임명하면 안 된다.

-권한대행도 정상 외교를 할 수 있나?

▲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선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복귀 후 결정해야 할 일을 진행하면 안 된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국정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위기서 지켜내는 일에 주력했다. 권한대행 5개월 동안 외국에 나간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땐 트럼프 1기가 출범했고, 곧 2기가 출범한다. 트럼프 1기 출범에 어떻게 대응했나?

▲(권한대행이었던 당시)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씩 몇 차례 전화 통화했다. 우리의 현 상황과 현안을 얘기했다. 그때와 비교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부정선거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는 것 같고, 백악관 스태프 및 장관들도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로 채웠다.

우리도 그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빅테크와 4차 산업혁명은 굉장히 중요한데, 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거의 대비하지 못했다. 현 정부도 민주당의 방해를 받았다. 그래서 굉장히 엄중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잡은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최근 정치활동은 부정선거 의혹 관련 활동과 접목돼있나?

▲그건 아니다. 나라를 제대로 다시 세우려는 것이다. 저는 문재인정부 당시 너무 망쳐놔서 정치를 시작했다. 나라의 은혜를 입은 내가 나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후 6개월 동안 언론 보도를 지켜보면서 잘못된 좌파 정책을 펼친다는 것을 인지했다. 잘한 건 하나도 없고, 잘못한 것만 쌓였다.

문정부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경제 관련 조직을 만들었고, 소득분배성장에 대한 대안으로 민부론을 제시했다. 아울러 당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기 위해 징비록을 작성했다. 안보 정책도 재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도 했다.

정치개혁·당 개혁·공천개혁에 대한 대안을 만들었고, 자유 우파 대통합도 이뤘다. 당시엔 “당을 꼭 살리자”는 의지를 갖추고, 국회 의석 과반수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배수진을 치고 “과반을 얻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결국 과반을 얻지 못해 사퇴하면서 ‘제1차 행복한 정치’가 끝났다. 이후엔 어렵고 힘든 길을 이어왔다.

‘꽉 막힌’ 경제 상황 타파할 방법은?
“매일 10억씩” 창업 배틀 400조 효과

-현재에 이르러 보수가 많은 타격을 입었다. 재집권할 수 있는 방법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회복됐다. 40%로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싸울 때 싸우고, 좋은 정책을 만들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알려드리면 된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진위를 잘 모르셨다가, 이제 진위를 아신 후 모이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다 막아놔서 마지막 돌파구로 비상계엄을 통해 부정선거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밖에 없었다. 나라를 살리는 방법이었다. 국민이 이를 깨닫고 집결하고 있다. 길은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집계된 조사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진행해 지난 5일 발표한 조사였다. 민주당은 질문이 편향됐다는 점을 들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공정한 여론조사를 했다고 본다. 고발 의사를 밝힘으로써, 민주당은 스스로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자기 편에 유리하면 제대로 된 여론조사고,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고발한다면서 억압하는 건 반민주적 행동이다.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중임제가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개헌할 때가 아니다. 나라를 망칠 개헌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적절한 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30년 자유민주 정권 창출론’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민주당·조국혁신당 같은 좌파에 한번 더 정권을 빼앗기면, 나라가 끝장난다.

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을 살려내 정상화한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여야가 다시 경합하고 있다. 우리의 길을 가기 전에 반드시 나라부터 살려야 한다. 정책적으로 사회주의 국가가 다 됐다. 국민이 공산주의에 굉장히 부정적이셔서 함부로 못했지만, 한번만 더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무대뽀로 끌고 갈 거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서 경제를 살릴 방법은 무엇인가?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나는 매일 창업 배틀을 여는 방법을 생각한다. 우승하면 10억원을 주는 것이다. 10억원이면 약 3년치 기업 유지비용이 될 텐데, 2~3개월 동안 매일 10억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주는 거다. 그후 3년이 지나 해당 기업들이 일어나면 창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 가려고 애쓰던 사람들이 창업으로 몰리게 되면, 우리 사회 전체가 벤처 창업 중심 경제구조로 바뀐다.

배틀서 진 사람도 준비해서 다시 도전하는 식으로 이어지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3650억원에 부수 비용을 합치면 약 4000억원이 필요하다. 그 4000억원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인데, 정부 입장서 이 금액은 정말 껌값이다. 많은 벤처 창업 중 하나가 터지면, 4000억원이 400조원이 된다. 이를 토대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나는데, 우리 청년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길은 만드는 대로 생긴다.

-끝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설 덕담 한마디 한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 바뀐다. 우리나라는 맨 밑바닥서 출발하는 나라다. 세계서 두 번째로 가장 못 사는 나라로 출발했는데, 오늘에 이른 것을 감사해야 한다. 너무 높이 올라가 잠깐 조정기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정말 정신 차리고 제대로 나라를 생각하면서 나아간다면 금방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새해와 설 명절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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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