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내란 수사 전쟁

조직 명운 걸고 윤 수갑 채우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지고 10여일이 지났다. 국가 수사기관은 모두 해당 사건에 조직의 명운을 건 듯하다. 검찰이 가장 발 빠르게 핵심 인물을 구속하고 수사하고 있지만 경찰, 공수처, 국방부가 함께 출범시킨 공조본이 이제는 수사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게다가 국회에선 상설특검이 통과되고 일반특검도 준비 중이다. 비상계엄 사태가 중요한 만큼 중심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수사기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한다.

12월3일 오후 10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수사기관들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에 몰두해 있다. 이런 상황에 검찰과 경찰, 그리고 공수처가 각각 수사에 돌입하면서 수사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내란 상설특검이 통과되고 국정조사권이 발동돼 혼란이 예상된다.

내란죄
주체는?

수사기관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검찰이다. 검찰은 지난 6일, 검사 60명을 투입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를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했다. 특수본은 박세현 본부장(서울고검장)을 포함한 검사 20여명과 검찰수사관 30여명 군검찰 파견 인원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2일 대검은 특수본에 30여명의 검사를 추가 파견하기도 했다.

특수본은 출범 직후 비상계엄 관계자들의 엇갈린 진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진술 확보가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김 전 장관 측은 같은 날 자진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지난 8일 새벽 출석했다. 

특수본은 출석 후 6시간 동안 조사하고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했으며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이어 9시간 뒤인 지난 9일 오후 5시 김 전 장관을 다시 불러  2차 조사를 7시간가량 진행했다. 


특수본은 같은 날 오후 세 번째 조사를 마치고 김 전 장관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세 번째 조사를 진행하면서 내란에 가담한 군대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특수본은 지난 9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정진팔 합동참모차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방첩사령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다만 계엄 당시 병력을 동원한 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육군 특수전사령부, 특수전 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 등은 당시 압수수색 대상서 제외됐다.

결국 김 전 장관은 지난 1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지난 5일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계엄 직후 유심을 바꾸면서 사용한 휴대전화만 3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특수본은 윤 대통령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8일 만에 핵심 피의자를 구속하고 윗선인 윤 대통령까지 입건하는 등 계속해서 윗선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검, 김용현 구속으로 법적 정당성 얻어
경, 내부자들 인원 조사·체포 속도전

하지만 당초 검찰이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현직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면 재직 중 불소추특권이 있기 때문에, 내란 혐의를 수사할 수 없다면 계엄 선포의 정점인 윤 대통령을 직접 수사할 수 없다.


하지만 검찰은 ‘인지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선 직접 수사할 수 있다는 검찰청법 규정을 들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한 뒤 관련 범죄로 윤 대통령 내란 혐의에 대해서도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사 당시 법원서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법원은 조지호 경찰청장의 내란·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공무원 범죄로 봐 검찰이 수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조 청장과 공모 관계에 있는 김 전 장관의 내란 등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의 범죄와 관련된 범죄로서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검찰이 일반적으로 내란죄 자체를 직접 수사할 수 있는지, 이른바 ‘검수원복(검찰수사 원상복구)’ 시행령에 의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게 된 직권남용 혐의를 기본 범죄로 보고, 그와 관련된 혐의로 내란죄 수사를 할 수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기도 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으로 경찰과 공수처가 검찰의 수사 권한을 문제 삼을 명분이 다소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12·3 비상계엄 사건이 발생하자 150명 규모의 경찰 국가수사본부 산하에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을 꾸렸다. 우종수 특수단장(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9일 경찰청 브리핑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수사하라는 국민 여론이 높다. 행정부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대상에는 인적·물적 제한이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국가수사본부는 내란죄 수사 주체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면서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을 중심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동원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한줌의 의혹이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공수처와 수사권 갈등을 벌이는 것에 대해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은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 지휘감독권이 없다”며 “지금까지 국수본부장인 저를 중심으로 고발장 접수 이후 신속하게 피의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면서 특수단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김준영 경기남부청장 등 내부 인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특수단은 지난 11일 새벽 3시49분께 조 청장, 김봉식 청장을 내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전날 조 청장은 오후 4시부터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김 청장은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수단은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12·3 내란 사태 당시 경력을 동원해 국회를 통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46분부터 돌발 사태 발생에 대응하겠다며 국회를 일시 통제했다가 20분 만에 국회 관계자에 한해 출입을 허가했다.

이제 와서
법과 원칙?

하지만 다시 31분 만에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한 바 있다. 경찰은 포고령이 발동된 뒤인 같은 날 오후 11시37분부터 약 2시간8분 동안 국회를 전면 봉쇄했다.


특수단은 김준영 청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이번 내란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경찰을 투입한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조 청장은 지난 3일 오후 10시41분 김 청장에게 선관위 청사와 선거연수원에 대한 안전 조치와 우발 대비를 지시했다.

이에 김준영 청장은 오후 10시44분쯤 경비과장에게 경력 배치를 지시했고, 경비과장은 곧바로 과천경찰서와 수원서부경찰서에 이를 전달했다. 과천경찰서는 오후 11시48분쯤 경찰관 13여명을 동원해 현장에 도착했다. 수원서부서도 오후 11시25분쯤 현장에 경찰관 10여명을 배치했다.

당일 오후 11시50분쯤에는 기동대 1개 제대가 선관위에 도착했으며, 이튿날 오전 12시55분쯤에는 2기동대가 선거연수원에 배치됐다. 7기동대는 오전 1시20분쯤 선관위에 도착했으며, 기동대 경력은 오전 6시40분쯤 철수 지시를 받았다.

특수본은 지난 10일 문진영 과천경찰서장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김재광 수원서부경찰서장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내란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부 인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특수단은 곧바로 윤 대통령을 향해 수사 방향을 틀었다. 특수단은 지난 11일 대통령실에 18명의 수사관을 보내 계엄 당시 열린 국무회의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려 했지만 경호처가 진입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 방식으로 넘겨받았다.


이날 특수단과 경호처는 8시간 가까이 대립했다.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피의자는 윤 대통령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국무회의실, 경호처 등이 압수 대상이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접 대통령실 청사 등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강력히 요청했으나 (경호처가)공무·군사상 비밀 등 이유로 직접 들어가지 못한다고 거부했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 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도 비상계엄 수사에 열을 내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4일 순직 해병 등 모든 사건 수사를 일시 중단한 채 ‘비상계엄수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오동운 처장과 이재승 차장, 그리고 휴직이나 사직 의사를 밝힌 검사를 제외한 공수처 검사 11명과 수사관 36명 등 공수처 인원 전원이 투입됐다.

이 차장은 이날 “현재 비상계엄 관련한 국가 중대사가 더 우선이라 순직해병 사건 조사 등은 미룰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지난 11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참고인 조사했다. 공수처 비상계엄 수사팀(팀장 이대환 수사3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로 출장을 나가 홍 전 차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임무는?

홍 전 차장은 지난 6일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과의 면담서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들을)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인물이다.

홍 전 차장은 또 “윤 대통령과 통화 이후 여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들었다”고 주장해 왔다. 홍 전 차장이 밝힌 체포 대상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3명이다.

공수처는 이날 홍 전 차장을 상대로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는지, 여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명단을 들은 것이 맞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수처는 검찰 및 경찰이 공수처와 중복된 수사를 할 때 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가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구하는 경우 검·경은 이에 응해야 한다는 공수처법을 근거로 들며 검찰과 경찰에 비상계엄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점점 더 격해지는 수사 경쟁에 검찰은 경찰과 공수처에 수사 협의를 진행하자며 회동을 제안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지난 9일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과 공수처에 각각 공문을 보내 수사 관련 협의를 제안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경찰 국수본은 “3개 기관이 모두 참석한다면 안 갈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공수처 역시 “대검찰청과 국수본이 참여하는 협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진 협의체에는 검찰만 쏙 빠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1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공수처, 그리고 국방부와 함께 공조본를 출범했다.

공조본은 국수본의 수사 경험과 역량, 공수처의 법리적 전문성과 영장 청구권, 국방부 조사본부의 군사적 전문성 등 각 기관의 강점을 살려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검찰만 빼고 공조수사본부 구성
국회에선 특검과 국정조사권 발동

검찰 주도로 군검찰이 합류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대응해 경찰 주도로 공수처, 국방부가 힘을 합쳐 윤 대통령 등 내란 혐의자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검찰은 공조본에 대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공조본 출범에 관해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안한 수사 협의에 경찰과 공수처도 응하겠다고 한 후 협의 일정을 조율하는 중에 공조본이 출범하면서 3파전이던 비상계엄 수사는 2파전으로 바뀌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에 수사 혼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서도 검찰이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검찰이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 관련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서 열린 ‘3년은너무길다 특별위원회(탄추위)’ 회의에 참석해 “(검찰이)내란 수괴 윤석열 대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 인물로 만들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대표는 검찰에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보된 신병과 수사 자료를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고, 나중에 영장청구와 기소 준비나 하라”고 촉구했다.

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건너뛰고 일개 장관에 불과한 김용현에게 계엄 사태에 대한 전체 책임을 뒤집어 씌우겠다는 것”이냐며 “증언과 증거를 조작하는 범죄집단 검찰이 제 버릇 개 못 주는 짓을 또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의 특수본 자체를 해제시켜야 한다”며 “검찰은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즉시 사건을 이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곽 전 특전사령관이 지난 10일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서 검찰이 이번 내란 음모와 내란 실행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아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처럼 질문했냐는 조 대표의 질의에 “그렇습니다”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서 재석 287명 중 찬성 210명, 반대 63명, 기권 14명으로 가결됐다.

상설특검안은 우선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계엄 통제 권한을 무력화하는 등 내란을 총지휘한 혐의로 윤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비상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계엄사령관을 추천하는 등 윤 대통령의 내란 모의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김 전 장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과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이에 검찰 특수본과 공조본, 그리고 상설특검까지 다시 수사가 3파전으로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수사 권한
어디까지?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추진한다고 밝히며 조사·수사는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우 의장은 “계엄은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비상한 조치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격히 시행돼야 하며 계엄이 선포되더라도 국회는 통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의 압도적 판단에 비춰볼 때, 이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는 국회의 책무라는 게 국회의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