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내란 수사 전쟁

조직 명운 걸고 윤 수갑 채우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지고 10여일이 지났다. 국가 수사기관은 모두 해당 사건에 조직의 명운을 건 듯하다. 검찰이 가장 발 빠르게 핵심 인물을 구속하고 수사하고 있지만 경찰, 공수처, 국방부가 함께 출범시킨 공조본이 이제는 수사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게다가 국회에선 상설특검이 통과되고 일반특검도 준비 중이다. 비상계엄 사태가 중요한 만큼 중심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수사기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봐야 한다.

12월3일 오후 10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수사기관들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에 몰두해 있다. 이런 상황에 검찰과 경찰, 그리고 공수처가 각각 수사에 돌입하면서 수사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내란 상설특검이 통과되고 국정조사권이 발동돼 혼란이 예상된다.

내란죄
주체는?

수사기관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검찰이다. 검찰은 지난 6일, 검사 60명을 투입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를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했다. 특수본은 박세현 본부장(서울고검장)을 포함한 검사 20여명과 검찰수사관 30여명 군검찰 파견 인원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12일 대검은 특수본에 30여명의 검사를 추가 파견하기도 했다.

특수본은 출범 직후 비상계엄 관계자들의 엇갈린 진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진술 확보가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김 전 장관 측은 같은 날 자진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지난 8일 새벽 출석했다. 

특수본은 출석 후 6시간 동안 조사하고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했으며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이어 9시간 뒤인 지난 9일 오후 5시 김 전 장관을 다시 불러  2차 조사를 7시간가량 진행했다. 


특수본은 같은 날 오후 세 번째 조사를 마치고 김 전 장관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세 번째 조사를 진행하면서 내란에 가담한 군대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특수본은 지난 9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정진팔 합동참모차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방첩사령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다만 계엄 당시 병력을 동원한 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육군 특수전사령부, 특수전 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 등은 당시 압수수색 대상서 제외됐다.

결국 김 전 장관은 지난 11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지난 5일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계엄 직후 유심을 바꾸면서 사용한 휴대전화만 3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특수본은 윤 대통령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8일 만에 핵심 피의자를 구속하고 윗선인 윤 대통령까지 입건하는 등 계속해서 윗선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검, 김용현 구속으로 법적 정당성 얻어
경, 내부자들 인원 조사·체포 속도전

하지만 당초 검찰이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현직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면 재직 중 불소추특권이 있기 때문에, 내란 혐의를 수사할 수 없다면 계엄 선포의 정점인 윤 대통령을 직접 수사할 수 없다.


하지만 검찰은 ‘인지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선 직접 수사할 수 있다는 검찰청법 규정을 들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한 뒤 관련 범죄로 윤 대통령 내란 혐의에 대해서도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사 당시 법원서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법원은 조지호 경찰청장의 내란·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공무원 범죄로 봐 검찰이 수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조 청장과 공모 관계에 있는 김 전 장관의 내란 등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의 범죄와 관련된 범죄로서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검찰이 일반적으로 내란죄 자체를 직접 수사할 수 있는지, 이른바 ‘검수원복(검찰수사 원상복구)’ 시행령에 의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게 된 직권남용 혐의를 기본 범죄로 보고, 그와 관련된 혐의로 내란죄 수사를 할 수 있는지는 판단하지 않기도 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으로 경찰과 공수처가 검찰의 수사 권한을 문제 삼을 명분이 다소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12·3 비상계엄 사건이 발생하자 150명 규모의 경찰 국가수사본부 산하에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을 꾸렸다. 우종수 특수단장(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9일 경찰청 브리핑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수사하라는 국민 여론이 높다. 행정부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대상에는 인적·물적 제한이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국가수사본부는 내란죄 수사 주체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면서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을 중심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동원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한줌의 의혹이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공수처와 수사권 갈등을 벌이는 것에 대해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은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 지휘감독권이 없다”며 “지금까지 국수본부장인 저를 중심으로 고발장 접수 이후 신속하게 피의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면서 특수단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김준영 경기남부청장 등 내부 인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특수단은 지난 11일 새벽 3시49분께 조 청장, 김봉식 청장을 내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전날 조 청장은 오후 4시부터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김 청장은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수단은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12·3 내란 사태 당시 경력을 동원해 국회를 통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46분부터 돌발 사태 발생에 대응하겠다며 국회를 일시 통제했다가 20분 만에 국회 관계자에 한해 출입을 허가했다.

이제 와서
법과 원칙?

하지만 다시 31분 만에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한 바 있다. 경찰은 포고령이 발동된 뒤인 같은 날 오후 11시37분부터 약 2시간8분 동안 국회를 전면 봉쇄했다.


특수단은 김준영 청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이번 내란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경찰을 투입한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조 청장은 지난 3일 오후 10시41분 김 청장에게 선관위 청사와 선거연수원에 대한 안전 조치와 우발 대비를 지시했다.

이에 김준영 청장은 오후 10시44분쯤 경비과장에게 경력 배치를 지시했고, 경비과장은 곧바로 과천경찰서와 수원서부경찰서에 이를 전달했다. 과천경찰서는 오후 11시48분쯤 경찰관 13여명을 동원해 현장에 도착했다. 수원서부서도 오후 11시25분쯤 현장에 경찰관 10여명을 배치했다.

당일 오후 11시50분쯤에는 기동대 1개 제대가 선관위에 도착했으며, 이튿날 오전 12시55분쯤에는 2기동대가 선거연수원에 배치됐다. 7기동대는 오전 1시20분쯤 선관위에 도착했으며, 기동대 경력은 오전 6시40분쯤 철수 지시를 받았다.

특수본은 지난 10일 문진영 과천경찰서장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김재광 수원서부경찰서장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내란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부 인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특수단은 곧바로 윤 대통령을 향해 수사 방향을 틀었다. 특수단은 지난 11일 대통령실에 18명의 수사관을 보내 계엄 당시 열린 국무회의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려 했지만 경호처가 진입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 방식으로 넘겨받았다.


이날 특수단과 경호처는 8시간 가까이 대립했다.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피의자는 윤 대통령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국무회의실, 경호처 등이 압수 대상이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접 대통령실 청사 등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강력히 요청했으나 (경호처가)공무·군사상 비밀 등 이유로 직접 들어가지 못한다고 거부했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 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도 비상계엄 수사에 열을 내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4일 순직 해병 등 모든 사건 수사를 일시 중단한 채 ‘비상계엄수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오동운 처장과 이재승 차장, 그리고 휴직이나 사직 의사를 밝힌 검사를 제외한 공수처 검사 11명과 수사관 36명 등 공수처 인원 전원이 투입됐다.

이 차장은 이날 “현재 비상계엄 관련한 국가 중대사가 더 우선이라 순직해병 사건 조사 등은 미룰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지난 11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참고인 조사했다. 공수처 비상계엄 수사팀(팀장 이대환 수사3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로 출장을 나가 홍 전 차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처
임무는?

홍 전 차장은 지난 6일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과의 면담서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들을)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인물이다.

홍 전 차장은 또 “윤 대통령과 통화 이후 여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들었다”고 주장해 왔다. 홍 전 차장이 밝힌 체포 대상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13명이다.

공수처는 이날 홍 전 차장을 상대로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는지, 여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명단을 들은 것이 맞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수처는 검찰 및 경찰이 공수처와 중복된 수사를 할 때 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가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구하는 경우 검·경은 이에 응해야 한다는 공수처법을 근거로 들며 검찰과 경찰에 비상계엄 사건을 이첩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점점 더 격해지는 수사 경쟁에 검찰은 경찰과 공수처에 수사 협의를 진행하자며 회동을 제안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지난 9일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과 공수처에 각각 공문을 보내 수사 관련 협의를 제안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경찰 국수본은 “3개 기관이 모두 참석한다면 안 갈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공수처 역시 “대검찰청과 국수본이 참여하는 협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진 협의체에는 검찰만 쏙 빠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1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공수처, 그리고 국방부와 함께 공조본를 출범했다.

공조본은 국수본의 수사 경험과 역량, 공수처의 법리적 전문성과 영장 청구권, 국방부 조사본부의 군사적 전문성 등 각 기관의 강점을 살려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검찰만 빼고 공조수사본부 구성
국회에선 특검과 국정조사권 발동

검찰 주도로 군검찰이 합류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대응해 경찰 주도로 공수처, 국방부가 힘을 합쳐 윤 대통령 등 내란 혐의자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검찰은 공조본에 대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공조본 출범에 관해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안한 수사 협의에 경찰과 공수처도 응하겠다고 한 후 협의 일정을 조율하는 중에 공조본이 출범하면서 3파전이던 비상계엄 수사는 2파전으로 바뀌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에 수사 혼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서도 검찰이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검찰이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 관련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서 열린 ‘3년은너무길다 특별위원회(탄추위)’ 회의에 참석해 “(검찰이)내란 수괴 윤석열 대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 인물로 만들려고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대표는 검찰에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보된 신병과 수사 자료를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고, 나중에 영장청구와 기소 준비나 하라”고 촉구했다.

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건너뛰고 일개 장관에 불과한 김용현에게 계엄 사태에 대한 전체 책임을 뒤집어 씌우겠다는 것”이냐며 “증언과 증거를 조작하는 범죄집단 검찰이 제 버릇 개 못 주는 짓을 또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의 특수본 자체를 해제시켜야 한다”며 “검찰은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즉시 사건을 이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곽 전 특전사령관이 지난 10일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서 검찰이 이번 내란 음모와 내란 실행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아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처럼 질문했냐는 조 대표의 질의에 “그렇습니다”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서 재석 287명 중 찬성 210명, 반대 63명, 기권 14명으로 가결됐다.

상설특검안은 우선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계엄 통제 권한을 무력화하는 등 내란을 총지휘한 혐의로 윤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비상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계엄사령관을 추천하는 등 윤 대통령의 내란 모의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김 전 장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과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도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이에 검찰 특수본과 공조본, 그리고 상설특검까지 다시 수사가 3파전으로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수사 권한
어디까지?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추진한다고 밝히며 조사·수사는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우 의장은 “계엄은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비상한 조치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격히 시행돼야 하며 계엄이 선포되더라도 국회는 통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의 압도적 판단에 비춰볼 때, 이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는 국회의 책무라는 게 국회의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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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